FXO의 김승철이 AxiomAcer를 상대로 올킬에 성공하며 6개월여 만에 '짐승철'이 되어 돌아왔다.
2013년 4월 20일 강남 곰TV 스튜디오에서 펼쳐진 BenQ GSTL S1 페넌트레이스 5주차에서 FXOpen과 AxiomAcer가 맞대결을 펼쳤다. 디펜딩 챔피언인 FXO는 2연패로 위기에 빠져 있는 상황이었고 AxiomAcer는 시즌 시작 전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달리 2연승을 거두며 상위권에 진입해 있었다. 위기에 빠져 있는 FXO를 구하기 위해 197일만에 김승철이 선봉으로 출전했다.

이날 김승철은 약 6개월 만에 복귀한 선수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엄청난 경기력을 선보였고, 오히려 자유의 날개 시절보다 더 강력해져 돌아왔다. 3:0으로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마지막 승리를 결정지었던 4세트 김승철 vs 김동원, 전략적인 승부와 난전이 펼쳐진 붉은 도시로 들어가보자.

[▲ 보급고를 내려 정찰을 허용한 김승철 ]


[ ▲ 사신으로 일꾼에 피해를 입히는 모습 ]


김승철은 이날 무려 세 번의 테테전을 치렀지만, 매번 새로운 컨셉과 전략을 보여줬다. 4세트, 김승철은 군단의 심장으로 바뀐 뒤 기술실 없이 사신을 생산할 수 있는 점을 활용하여 2병영 사신이라는 독특한 출발을 보여줬다(단, 사신이 본진을 넘어다닐 수 있는 맵에서 가능).

전략적인 빌드를 사용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정찰'이다. 자신의 전략을 상대방에게 들키지 않으면 좋은 것이고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순 없을 것이다. 김승철은 김동원에게 일부러 건설로봇 정찰을 허용시켜 1병영과 정제소만을 보여주며 '2병영 사신'이라는 빌드를 김동원의 머릿속에서 지워버리게 하였다. 김승철은 초반 심리전에서 승리했다. 그 결과 김동원의 건설로봇에 피해를 주고 상대의 의도를 모두 파악하게 된다.


[▲ 테란 유저라면 기술실 위치를 신경 쓰자. ]


[▲ 김동원의 6시 지역을 타격하는 김승철 ]


자원에 타격을 입은 김동원은 곧바로 역공을 감행한다. 김승철은 이를 파악하고 공격에 대한 대비를 착실히 해두어 피해를 입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김승철의 병영 옆에 부착된 기술실이 언덕 아래의 해병에게 사거리가 닿으며 전투자극제 연구 도중에 파괴되었다. 테란유저라면 기술실을 부착할 때 언제나 신경을 써야 한다. 경기에서 승리하긴 했지만, 만약 왼쪽 병영에 기술실을 부착시켰다면 게임은 생각보다 쉽게 승리하였을지 모른다.

기술실 파괴로 시간을 번 김동원은 트리플 사령부까지 비슷한 타이밍에 맞추며 격차를 좁혔다. 하지만 3연승의 기세를 이어가고 있어서일까? 김승철의 움직임은 약 6개월 만에 복귀전을 치르는 선수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깔끔했다. 해병, 공성전차 병력을 김동원의 6시 확장 왼쪽까지 빠르게 진격하여 좋은 자리를 선점하였다.


[▲ 대규모 교전에서 이득을 챙긴 김동원 ]


[▲ 몰래 멀티를 늦게 발견하였다. ]


6시 지역 거점을 확보한 김승철은 의료선 견제 또한 더 수월하게 다닐 수 있었다. 이후 2시 지역에 2개의 동시 확장을 시도하며 격차를 벌려나갔다. 그러나 김동원은 중요한 대규모 싸움에서 좋은 진영을 바탕으로 싸움에서 승리하게 된다. 그 덕분에 김승철의 멀티 지역 파괴라는 성과를 얻어냈다.

하지만 김승철에겐 1시 지역 멀티가 있었다. 붉은 도시, 돌개바람 같은 큰맵에서 몰래 멀티는 큰 변수로 작용하게 된다. 반면 김동원은 병력 운영에서 조금씩 무리하는 모습을 보였다. 싸움에서의 승리와 멀티 지역 파괴 때문에 자신이 유리하다고 느낀 것일까?


[▲ 이것이 바로 의료선의 힘이다. ]


김동원은 김승철의 몰래 멀티를 뒤늦게 확인하였으나 이미 너무 늦은 상태였다. 설상가상으로 멀티를 파괴했던 특공대와 공성전차, 의료선이 모두 잡히며 병력의 조합이 파괴되었다. 김승철은 김동원의 의료선이 없음을 눈치 채고 바로 공격을 시도했다. 이 판단 역시 주효했다. 김승철은 갖춰진 병력으로 해병만 남은 김동원을 제압하며 197일 만의 복귀전 올킬이라는 마침표를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