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ARETE는 강했다!


지스타 2013의 두 번째 날인 11월 15일, 워게이밍 부스에서는 한국과 일본 서버 대표팀이 자존심을 건 승부를 벌였다. 15일, 16일 양일에 걸쳐 진행되는 '월드오브탱크 한.일 국가 대항전' 1차전은 한국의 ARETE가 3:1로 승리를 거두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지난 TCG 2013에서 일본 대표로 선발된 HSR 팀은, 온라인에선 이미 '적수가 없을 정도'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뛰어난 실력을 자랑한다. 하지만 한국과는 달리 독립적인 일본 서버가 없고, 리그 등의 출전 기록이 없기에 한국에서는 HSR에 대한 정보가 많이 부족한 상태.


반면 한국 대표팀인 ARETE는 스스로 '가장 핫 한 팀'으로 소개할 만큼 승승장구하고 있는 팀이다. WTKL 시즌1 우승에 이어 WCG 국가대표, 한일전 대표로 선발되는 등, 각종 대회를 휩슬고 다니는 ARETE는 그 실력이나 자신감 등 모든 면에서 물이 올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일 국가 대항전은 공식 리그와는 무관한 이벤트 매치임에도 WTKL 결승전을 방불케 하는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각국의 자존심을 건 이번 경기는 각 경기마다 5판 3선승제로 진행되고, 2차전종료 후 승패가 가려지지 않으면 최종전으로 돌입해 승부를 짓게 된다.







◆ 1경기 - 힘멜스도르프 : ARETE 승

첫 번째 세트는 힘멜스도르프에서 시작되었다. IS-3 세 대와 AMX 50 100 두 대라는 정석적인 조합으로 시작한 ARETE, 일본 팀인 HSR는 IS-3 대신 AMX 50 100을 한 대 더 가져가며 공격적인 모습을 취했다. 첫 번재 경기는 초반 T1 싸움에서 결정되었다. ARETE가 9번 라인과 동쪽 언덕에서 HSR의 T1을 모두 잡아내자, HSR은 ARETE가 의도한 페이스에 말려들 수 밖에 없었다. ARETE는 T1을 이용하여 HSR의 기지를 점령하며 주력 병력을 유인해 하나 하나 그 수를 줄여나갔지만 HSR의 저력도 만만치는 않았다.


북쪽 시가지에서 기지 근처로의 백업을 막으려는 ARETE 병력을 놀라운 실력으로 맞대응하며 비슷한 숫자까지 줄여내는 데 성공한 것이다. 하지만 파괴된 전차를 엄폐물로 삼고 IS-3의 호위를 받는 ARETE의 점령 게이지를 초기화 시키지 못했고 결국 1세트를 내어주게 된다. ARETE는 기분좋은 1승을 거두며 2세트를 이어갔다.






◆ 2경기 - 엔스크 : HSR 승

2세트는 엔스트에서 진행되었다. 양 팀 모두 IS-3와 AMX 50 100을 주력으로 했지만, HSR팀은 110을 선두에 앞세웠다. 경기가 시작되자, ARETE는 서쪽 시가지를 의식한 듯한 방어진형을 구축한 채 상대의 움직임을 살폈고, HSR은 T1의 강행정찰을 선두로 동쪽에 병력을 집중시켜 전진했다. 맵의 북동쪽에서 양 팀의 T1이 서로를 스팟했지만, ARETE의 T1이 HSR의 T1을 일격에 격파하지 못하고 뒤따라오는 110에게 격파당하고 말았다.


하지만 ARETE는 진격해 오는 HSR의 주력 병력을 확인하자마자 IS-2 대를 방어용으로 남겨둔 채 IS-3 한 대와 AMX 50 100을 남쪽으로 전진시켰다. 역공을 눈치챈 듯한 HSR은 발빠르게 3대의 병력을 보내 ARETE의 진격을 멈추게 한 뒤, 북쪽에서 선공을 감행했다. 방어를 맡은 ARETE의 IS-3가 무너지자 수적으로 유리한 입장이 된 HSR은 무서운 기세로 몰아쳤다. 북쪽 ARETE의 기지를 점령함과 동시에 중앙으로 병력을 보내 남쪽 진영에 위치한 ARETE의 발까지 묶어버리는 데 성공한 것.


ARETE는 HSR의 기지 점령을 막지 못한 채 2세트를 내어주게 되었다.







◆ 3경기 - 프로호로프카 : ARETE 승

3세트는 프로호로프카에서 진행되었다. 개활지에서의 기동성 활용과 시야 싸움에서 자신감을 보여왔던 ARETE는 퍼싱 한 대와 AMX 13 90 두 대, T69 두 대라는 조합을 선택했다. 반면, HSR은 T32를 두 대나 기용하고 T69 한 대와 AM 13 90 두 대를 가져가며 균형잡힌 전차 조합을 보였다.


상당히 큰 차이를 보였던 양 팀의 전차 조합 만큼이나 양 팀의 전략도 차이를 보였다. 빠른 기동성을 이용해 맵의 절반을 커버하며 넓게 퍼진 ARETE와 비교해 HSR은 T32를 이용한 언덕 싸움으로 이득을 취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퍼싱에 비해 움직임이 상대적으로 둔한 T32를 T69와 AMX 13 90으로 호위한 HSR은 방어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저돌적인 자세로 일관했다. HSR의 T32가 언덕을 넘어오자 T32를 호위하던 AMX 13 90이 과감하게 돌진하며 ARETE의 진형을 흩어놓고, T32와 T69가 공격을 퍼부으며 적극적으로 공격을 시도한 HSR은 넓게 퍼진 ARETE의 진형을 일점돌파 하는데 성공하는듯 싶었다.


하지만 실력이나 자신감에서 한창 물이 오른 ARETE 또한 흔들리지 않았다. T32를 중심으로 뭉친 HSR를 거꾸로 포위해 역공을 가한 것이다. 선제 공격으로 어느 정도 이득을 취한 HSR이었지만, 발빠른 기동성에 초점을 맞춘 ARETE의 주 병력을 T32로 상대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결국 양 팀 모두 심각한 피해를 입고 HSR의 T69와 ARETE의 AMX 13 90의 1:1 상황, 두 전차 모두 서로를 파괴하지 못 한채 재장전 상태를 마주했지만, ARETE의 AMX 13 90의 재장전이 조금 더 빨랐다. 간발의 차이로 ARETE의 AMX 13 90이 HSR의 T69를 잡아내는데 성공하며 극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 4경기 - 광산 : ARETE 승

네 번째 세트는 광산에서 진행되었다. ARETE는 이번에도 기동성이 뛰어난 클립식 전차 위주의 조합을 선택했다. T69 두 대와 AMX 13 90세 대를 가져갔지만 HSR은 정 반대의 성향을 보였다. T32 한 대와 AMX 50 100 한 대, T69 한 대를 기용해 힘사움에 힘을 실은 것.


화력, 내구도, 방어력 등에서 앞서있는 HSR은 전투가 시작된 직후 자신감 넘치는 공격적인 전략을 시도했다. HSR은 중앙 언덕을 장악하기 위해 중전차를 동원해 중앙 진입로가 아닌 북쪽 지역에서 AMX 13 90을 언덕에 올리는 작전에 성공했다. 그 반면 ARETE는 넓은 시야와 기동성을 이용하여 맵 전체에 걸쳐 적의 움직임을 파악하는데 주력했다.


초반부터 성공적으로 중앙 언덕을 선점한 HSR이 전투의 흐름을 쥐는 듯 했지만, 실제 전투는 예상과는 달랐다. ARETE는 HSR의 위치를 파악하고 언덕 사격이 가능한 지역으로 자리를 옮겨 교전을 시작했는데 중형전차와 경전차로 이루어진 ARETE의 병력이 오히려 큰 이득을 가져간 것이다. 날카로운 공격으로 HSR이 주춤하는 사이 ARETE는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T1을 서쪽으로 진격시켜 HSR의 북쪽 기지 점령을 시도한 것이다. ARETE의 T1은 기지 근처에 숨어있던 HSR의 T1을 격파했을 뿐만 아니라 성공적으로 점령 게이지를 올리며 중앙에 위치한 HSR의 주력을 흔들어 놓았고,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음에도 허를 찔렸던 HSR은 ARETE에게 점령패 당하며 1차전 승리를 넘겨주고 말았다.









월드오브탱크 국가 대항전은 지스타 2013 3일차인 16일(토) 2차전에 돌입한다. 2차전 또한 1차전과 동일하게 5판 3선승으로 지스타 워게이밍 부스에서 진행되며, 2차전에서 일본이 승리해 1:1이 될 경우는 연달아 최종전을 진행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