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 라이엇 게임즈

북유럽 아이슬란드에서 열리는 2021 MSI 개막전 경기가 다음 달 6일 열립니다. 이번 MSI는 대회 우승 지역에게 월드 챔피언십 시드권을 한 장 더 주기로 하면서 중요도가 크게 올랐습니다. 덕분에 LCK 소속의 많은 팀들도 현재 담원 기아의 선전을 응원하고 있다고 하네요.

개막전에 출전하는 담원 기아의 첫 상대로 북미 LCS 프로게임단 Cloud9이 선정됐습니다. Cloud9은 우리에게 많이 익숙한 팀이지요? 하지만 지금은 낯선 듯 낯설지 않은 미묘한 팀으로 변했습니다. 로스터 변화부터 시작해서 감독, 코치, 그리고 전략까지 많은 부분이 달라졌고, 친숙한 얼굴들이 그 자리를 대신했기 때문인데요. 2021년 Cloud9은 어떤 팀으로 변했을까요?

▲ LCS 임모탈스 선수 시절의 '레인오버' 김의진

2020년 월드 챔피언십 진출에 실패한 Cloud9은 리빌딩을 시도했습니다. 먼저, 팀에서 5년 동안 지휘봉을 잡았던 ‘레퍼드’ 복한규 감독이 팀 성적에 책임을 지고 사임했습니다. Cloud9은 곧바로 새로운 사령탑을 자리에 앉혔는데요. 그 자리를 대신한 사람이 바로 ‘레인오버’ 김의진입니다.

‘레인오버’는 지난 2019년부터 코치로 Cloud9과 인연을 맺었습니다. 이후 Cloud9의 아카데미 감독직을 거쳐 1군 팀의 감독직에 올랐고, 부임한 첫 시즌에 스프링 시즌 우승컵을 안기며 성공적인 감독 생활을 이어가는 중입니다. ‘레인오버’ 김의진은 선수 시절에도 굉장히 똑똑한 플레이를 하기로 유명해서 코치로도 좋은 활약을 할 거란 기대를 많이 받았습니다. 그리고 한국인 감독답게 팀 스타일도 오브젝트 위주의 LCK스러운 모습이 자주 보이는 편입니다.

'레인오버'가 감독으로 자리잡은 이후로 Cloud9은 정글 중심의 초반 운영에서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글러 출신의 '레인오버'가 팀의 정글러 '블라버'에게 많은 지도를 했다고 관계자는 전했는데요. 정글러가 많은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현재 메타에서 Cloud9은 방향성을 잘 잡은 것으로 보입니다.

▲ G2 e스포츠를 유럽 명문 게임단으로 만든 '퍽즈'와 '즈벤'(사진출처: 라이엇 게임즈)

‘젠슨’과 ‘스니키’로 기억되던 Cloud9의 딜러 라인은 지금 ‘퍽즈’와 ‘즈벤’이 대신하고 있습니다. 이 둘은 무려 5년 전 G2 e스포츠의 초창기 시절 함께 호흡을 맞추면서 팀을 유럽을 대표하는 게임단으로 자리 잡게 했었지요. 시간이 흘러 즈벤은 활동 무대를 LCS로 옮겨 활동해왔고, 우연치 않게 Cloud9에서 ‘퍽즈’와 다시 만나면서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게 되었습니다.

‘퍽즈’와 ‘즈벤’은 LCS에서 리그 정상급 선수로 활약 중입니다. LCS 플레이오프급 대회인 ‘미드 시즌 쇼다운 2021’에서 두 선수가 보여준 지표는 모두 각 포지션의 최상위급입니다. 분당 CS 수급, 15분 CS 리드, 팀 내 피해량 기여도 등 대다수의 중요한 지표에서 다른 모든 LCS 미드 라이너보다 뛰어난 기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퍽즈’와 ‘즈벤’이 국제 무대에서도, 그리고 담원 기아를 상대로도 이런 정상급 라이너 입지를 유지할지 많이 궁금하네요.

한 가지 불안한 건, '퍽즈'의 기복이 꽤 있다는 것입니다. '퍽즈'는 G2 e스포츠에서 미드 라이너로 활약하다가 원거리 딜러로 포지션을 변경했었습니다. 그리고 Cloud9에 입단하면서 미드 라이너로 다시 포지션을 돌렸습니다. 그 때문일까요? 스프링 시즌 초반 리그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퍽즈'의 경기력은 심하게 널뛰었습니다. 플레이오프로 접어들면서 기복은 점차 줄었지만, 불안한 모습이 가끔씩 나오는 건 여전합니다. 또한, 보통 라이너들이 나이가 들수록 라인전 기량이 줄어드는 데 반해, '퍽즈'는 라인전 능력은 여전히 준수한 데 한타 때 흔들리는 모습이 나온다는 특이점이 있기도 합니다.

▲ 2021 LCS 스프링 시즌 MVP '블라버' (사진출처: 라이엇 게임즈)

마지막으로 눈여겨 봐야할 선수는 정글러 ‘블라버’입니다. ‘블라버’는 Cloud9 아카데미 출신으로 2021년 스프링 정규 시즌 MVP를 차지하며 이제는 북체정 대우를 받고 있습니다. LCS MVP를 2회 수상한 역대 세 번째 선수이고, 로컬 선수로는 최초이기도 합니다. 상당히 공격적이고 똑똑한 경기 운영을 하고, 최근 정글러에게 자주 요구되는 ‘선턴잡이’ 역할을 잘 수행하는 편입니다.

시그니처 챔피언은 ‘올라프’이지만 최근에는 니달리를 자주 꺼내고 있습니다. 물론, 최상위권 팀 정글러답게 다른 정글 챔피언도 모두 잘 다룹니다. 또한, 정글러임에도 팀 내 가장 높은 KDA를 기록하며 뛰어난 안정감을 보이는 중입니다. Cloud9이 이번 MSI에서 반전을 만들어낸다면, 그 시작은 ‘블라버’가 있을 거로 기대됩니다.

단점은, 유리할 때 운영이 탁월한 반면에 불리할 때는 존재감이 많이 옅어집니다. 특히, 중반부 들어 한타 상황에서 어떻게 팀에 기여해야 하는지 아직 터득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Cloud9이 현재 중, 후반에 약한 모습을 보이는 데에는 '블라버'가 해줘야 할 것들이 아직 많기 때문일 듯 합니다.

LCS를 우승한 지역 리그 챔피언이지만 Cloud9의 경기력은 안타깝게도 그리 인상적이지 않았습니다. ‘미드 시즌 쇼다운 2021’에서 Cloud9은 정글러 ‘블라버’의 활약으로 경기 초반에는 대부분 경기 리드를 잡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나 잡은 리드를 이용해 굴리는 속도가 그리 빠른 편은 아니었고, 어물쩍 중,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역전을 허용하는 경우가 잦았습니다.

초반 경기 리드를 잡았음에도 스노우볼의 속도가 느린 점이나 역전은 자주 허용하는 점은 Cloud9에 대한 평가를 박하게 내릴 수 밖에 없도록 만듭니다. 또한, 한타를 여는 때에 판단이 아쉬워서 싸움을 먼저 걸었음에도 오히려 교전에 패배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팀 리퀴드와의 결승전 경기는 Cloud9의 그런 장, 단점이 잘 보입니다.

이번 2021 MSI에서 Cloud9은 PSG 탈론과 함께 2티어 팀으로 평가받았습니다. 지난 월드 챔피언십에서 보여준 LCS 팀들의 성적을 고려하면 어쩔 수 없는 결과지만, 4대 메이저 지역에 포함된 팀 중에는 유일하게 2티어를 받은 것은 꽤나 자존심이 상할 듯합니다. Cloud9은 이번 MSI에서 북미를 향한 의심을 지워낼 수 있을까요? 변화한 Cloud9에 대한 정확한 평가는 6일 아이슬란드에서 열리는 2021 MSI 개막전 담원 기아와의 경기를 통해 가늠해볼 수 있을 듯합니다.


■ 2021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 스테이지1 Cloud9 경기 일정

1경기 vs 담원 기아 - 6일 오후 10시
2경기 vs 데토네이션 포커스미 - 8일 오전 1시
3경기 vs 질레트 인피니티 - 9일 오전 1시
4경기 vs 담원 기아 - 11일 오후 10시
5경기 vs 데토네이션 포커스미 - 12일 오전 1시
6경기 vs 질레트 인피니티 - 12일 오전 3시
* 5월, 한국 시각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