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담이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 서비스는 반다이코리아가 할 예정이다. 건담의 판권을 지닌 반다이코리아가 직접 발을 담갔다. 덕분에 기체에 관한 고증과 참전 기체에 대한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모바일 게임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에 개발단계에서부터 실패의 위험성을 줄이고 성공 가능성을 높여주는 방법으로 기존 온라인 게임이나 다른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의 IP(Intellectual Property, 지적 재산권)를 모바일 게임으로 선보이는 방법이 많이 고려되고 있다.

IP를 활용한 게임의 경우 원작의 주인공 혹은 세계관을 직접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내포하고 있으며 신뢰받는 브랜드와 검증된 콘텐츠가 있기에 출시 전부터 유저들에게 강한 기대감을 불러올 수 있다.

하지만 IP의 후광만을 믿고 게임성을 등한시한다면 결과는 당연히 실패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트리니티게임즈가 개발하고 반다이코리아가 서비스할 'SD건담 슈터'는 IP의 장점을 잘 활용한 수작인지 아니면 IP만을 믿은 작품인지를 판단 하기위해 직접 게임을 보고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 반다이코리아 디지털 사업부 모바일 총괄 최윤희 과장(좌), 트리니티게임즈 임성길 모바일 개발PD(우)


지난 2월 26일, 반다이코리아는 웨스틴조선호텔에서 'SD건담 슈터' 등을 공개하는 '2015 반다이 코리아 디지털 라인업 발표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반다이코리아는 한국에 직접 모바일 게임을 최초로 서비스함을 밝혔다.

반다이코리아가 보유한 온·오프라인 매장과의 연계를 통해 다양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들이 한국에 최초로 선보이는 'SD건담 슈터'는 횡스크롤 슈팅 RPG로 지금까지 건담 게임이 채택했던 대전 액션 등의 장르에서 변화를 주었다.

▲ 'SD건담 슈터' 영상


임성길: 'SD건담 슈터'는 다양한 건담 기체를 얻고 성장, 조합시켜 최강의 소대를 만드는 것이 목표인 게임입니다. 성장, 강화, 각성뿐만 아니라 조합을 통해 더욱 강력해질 수 있습니다.

기본적인 조작은 원 버튼으로 이루어집니다. 터치하면 기체가 상승하고 놓으면 하강하는 방식이죠. 기본적인 스테이지 모드와 함께 여러 모드를 제공합니다. 스테이지 모드는 유저에게 익숙한 스테이지 진행방식으로 게임의 가장 기본적인 진행 방식입니다.

각 시리즈별 주요 기체가 등장하며 원작을 바탕으로 한 스테이지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건담 원작을 접한 유저라면 더욱 몰입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도전모드는 하드코어 유저를 위한 콘텐츠로 보스러쉬, 무한 모드 등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자신의 강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도감 목록을 격납고 형식으로 표현해서 기체의 상세정보와 더불어 각종 모션을 직접 볼 수 있습니다.


최윤희: 최신 건담 시리즈인 '건담 G의 레콘기스타'의 유닛까지 등장해요. '건담 G의 레콘기스타'가 등장하는 건담 게임은 'SD건담 슈터'가 처음 아닐까 해요.

▲ 기동전사 건담부터 다양한 시리즈의 기체를 만나볼 수 있다.


격납고로 표현된 도감은 확실히 건담 팬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실제 애니메이션을 보는 느낌이랄까. 흡사 건프라를 격납고에 도열시킨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그러나 이야기만 들었을 때는 기존에 존재했던 캐주얼 슈팅게임에 성장요소를 첨가한 것으로밖에 생각이 들지 않았다. 임성길 PD는 직접 게임을 플레이하며 'SD건담 슈터'의 차별점을 소개했다.

'SD건담 슈터'는 원작 애니메이션의 유명 대사나 장면 등을 상황에 따라 콘솔 게임을 하듯 연출하여 볼 수 있게 했다. 또한, 소대를 오펜스, 디펜스, 팔로잉 세 개의 포메이션으로 변경하며 상황에 맞는 전투를 펼치게 했으며 어썰트 공격, 필살기 등 스페셜 공격으로 액션성을 더 했다.

임성길: 슈팅 장르 자체의 한계 때문에 언뜻 보면 단순한 게임처럼 보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SD건담 슈터'에는 단순한 슈팅행위 뿐만 아니라 각 기체의 성장요소를 추가하여 다양한 기체를 만나는 즐거움과 플레이에 대한 동기부여를 하고 있습니다.

'SD건담 슈터'는 일반 슈팅 게임과 조금 다른 시선에서 슈팅을 바라봤습니다. 보통 슈팅 게임의 조작이라고 하면 이동과 사격 행위가 있죠. 'SD건담 슈터'는 거기에 전략적인 요소를 부여하기 위해 포메이션 시스템을 구현했습니다.

포메이션 시스템은 오펜스, 디펜스, 팔로잉 세 가지 형태가 있으며 상황에 맞춰 팀원들의 포메이션을 바꿀 수 있는 기능입니다. 오펜스 포메이션은 화력을 집중하고 디펜스 포메이션은 방어에 특화되어 체력이 없을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팔로잉은 탄막을 피할 때 좋습니다.

또한 포메이션에 따라 적에게 가할 수 있는 데미지도 달라져 전장 판단을 통해 전황을 유리하게 이끌어 갈 수 있습니다.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자들을 위해 등장하는 적 머리 위에 유용한 포메이션을 표시하기도 했습니다.


▲ 나를 따르라! 팔로잉 포메이션


최윤희: 스페셜 게이지를 모두 채우면 일종의 필살기가 나가요. 원작에 나오는 대사와 모션을 그대로 게임에 옮겼어요. "아무로 출격합니다!"라던지 '화이트베이스'에서 지원 사격을 해준다든지요. 어썰트 게이지를 모아 적을 터치하면 빔샤벨 등으로 근접공격을 가해요.

임성길: 철저하게 그들이 원작에서 보여줬던 연출을 그대로 옮겼어요. 원작을 반가울 것이 틀림없습니다. 빔샤벨을 이용해 적군과 근접전을 벌이는 '어썰트'는 슈팅에서 부족할 수도 있는 액션을 보완하기 위해 넣은 콘텐츠입니다. 대전 액션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만족할 수 있을 정도로 액션 쾌감을 선사합니다.

▲ 건담에 빔샤벨이 안 나오면 섭섭하지


"아무로 이키마스!" 등의 원작 대사와 '화이트베이스'와 같은 존재는 원작을 아는 유저들에게 소소한 재미를 전달한다. 원작의 수많은 대사를 수록해 게임을 플레이하며 대사를 찾는 재미 역시 담았다. 하지만 이것은 '건담'을 아는 사람에 한정된 요소다. 모바일 게임이 자리 잡고 있는 시장 위치를 고려했을 때 너무 매니악한 요소가 아닌지 걱정이 들었다.

최윤희: 건담을 모르는 사람도 즐겁게 즐길 수 있어요. 일단 SD로 재해석한 기체들의 색감이 무척 예뻐요. 아기자기해서 건담에 별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눈길을 주더라고요. 게임을 하며 자신이 애정을 주는 기체를 육성하다 보면 건담에 관심을 가질 수도 있을 테고요. 건담을 이런 식으로 표현하려는 시도가 지금까지는 없었기 때문에 신선하게 바라보는 시각이 많은 거 같아요.

임성길: 라이트 유저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자동전투도 도입했습니다. 자동전투는 본인이 이전에 플레이했던 움직임을 바탕으로 움직입니다. 사실 슈팅 게임에 자동전투를 넣을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만, 유저들의 다양한 요구사항 등을 고려한 결과 자동전투를 넣는 게 옳다고 판단했습니다.



지금까지 건담 게임은 '건담 무쌍'이나 '기렌의 야망', '슈퍼로봇대전'처럼 액션이나 시뮬레이션 장르가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그에 반해 'SD건담 슈터'는 횡스크롤 슈팅 RPG다. 성장요소와 포메이션 시스템으로 차별화를 꾀했다고는 하지만 큰 틀이 슈팅인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파격적인 행보가 아닐 수 없다.

최윤희: 신선한 시도죠. (웃음) 유저들이 기대했던 장르가 아니었기 때문에 건담스럽지 않은 게임 아니겠느냐는 반응이 있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SD건담 슈터'에는 건담만이 가질 수 있는 액션성과 기체 특징이 잘 녹여져 있기 때문에 분명 확실한 재미를 전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보편적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대중성 있는 게임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건담을 좋아하는 코어유저는 물론이고 건담을 잘 모르는 유저도 게임 자체로서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게 말이죠. 건담 팬에게는 원작을 바탕으로 한 드라마를 경험할 수 있게 하고 일반 유저에게는 즐거움을 줄 수 있게요.


임성길: 지금까지 건담의 IP를 활용한 게임은 턴제 시뮬레이션 장르가 많았어요. 저희는 좀 더 액션 쾌감을 주고 싶었습니다. 가장 핵심이었습니다. 파괴에 대한 카타르시스. 단순 슈팅에 전략적인 재미를 부여해 매니악한 장르에 얽매여 있던 건담을 대중적인 무대에 올려놓은 겁니다.

▲ 강화, 성장, 각성, 조합 등 다양한 성장 요소가 있다.


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 중 "일본 기업이랑 일하면 피곤해."라는 말이 있다. 좋은 말로 장인정신이라고 표현되는 이 말은 엄중한 검수와 다양한 검토 구조 때문에 생겨난 말이다. 극단적인 사례로 일본 본사와의 시야 차이 때문에 한국 유저들에게 적합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해 속을 태우는 퍼블리싱 업체도 존재한다. 이런 연유로 '건담' IP를 활용해 게임을 개발하는 일이 쉽지 않았을 터.

최윤희: 저희가 먼저 제안했어요. 시장 흐름에 맞춰 모바일 게임을 계속 계획해 왔거든요. 일본에는 판권원이라는 게 있어요. 그곳을 통해야만 하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준비해 왔어요.

임성길: 작업 과정에서 크게 어려운 점은 없었습니다. 판권원의 검수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습니다만 개발 과정에서 욕심을 내서 다양한 효과를 추가하고 싶었는데 제약이 좀 있었습니다. 빔 라이플 하나, 탄두 하나까지 건담에 등장하는 효과를 그대로 사용해야만 했거든요. 욕심 부분을 제외한다면 들었던것 처럼 힘든 것은 없었습니다.

최윤희: 판권원의 입장에서는 게임성보다는 IP가 우선이기 때문에 약간의 제한이 생길 수밖에 없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액션성과 함께 기체의 디테일을 훌륭하게 표현했어요.

임성길: 건담 같은 거대 IP 보유자라면 저라도 그랬을 겁니다. (웃음) 건담이기 때문에 이펙트 하나하나 원작에 충실해야만 했습니다. 공을 많이 들였습니다. 감각적인 2D 그래픽으로 구현한 기체 디자인이 그 산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위에서 많은 칭찬을 받기도 했죠. 많은 유저들이 격납고를 제일 많이 볼것 같습니다. (웃음) 좀 더 대중적인 접근이 용이하지 않을까 생각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SD건담 슈터' 개발진은 3월 내 출시를 목표로 막바지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임성길 PD와 최윤희 과장에게 이 게임을 왜 해야 하는지 기자를 납득시켜보라는 질문을 던졌다.

임성길: 기존의 건담 게임들이 워낙 매니아들을 위한 게임이 다수 였다 보니 범위를 확장할 만한 게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건담을 움직이면서 느끼는 쾌감을 전달하기 위해 슈팅 액션을 선택했습니다.

겉모습만 보고 단순한 슈팅게임으로 치부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한번 해보면 그 마음이 사라질 겁니다.

원작을 본 유저라면 원작에 등장하는 대사와 무기를 보면서 몰입할 수 있고 원작을 모르는 유저도 게임 내 제공되는 상세정보를 통해 건담 홀릭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습니다.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는 게임입니다. 물론 게임의 재미 역시 보장할 수 있습니다. 전략적 행동과 액션의 쾌감을 담았습니다.


최윤희: 기존의 건담 게임들이 매니아들만 즐겼던 게임이라면 매니아가 아니어도 쉽게 즐길 수 있게 준비했어요.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