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라독'. 초창기 모바일 게임을 한 사람이라면 잊을 수 없는 이름일 겁니다. 2011년 처음 모습을 드러낸 '팔라독'은 iOS 앱스토어에서 8주 연속으로 1위를 차지함으로써 4명이서 시작한 스타트업 페이즈캣을 베테랑 모바일 게임 회사로 성장시켰습니다.

그러면서도 안주하지 않았습니다. 전작의 IP에 새로운 시스템을 들고 '팔라독 미니'를 출시해 다시 한 번 '팔라독' 명성을 드높였습니다. 시장에 흐름에 맞게 자신을 변화시킨 거였죠.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어느새 사람들의 기억에서 '팔라독'은 잊혀갔습니다. 바로, 5일 전까지만 해도 말이죠. 2년 만에 다시 한 번 모습을 드러낸 '팔라독 & 히어로즈'.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항상 새로운 모습을 하고 온 '팔라독 & 히어로즈'에 대해 디앱스게임즈의 주승호 PD, 조운형 PD를 만나 다양한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 디앱스게임즈 주승호 PD, 조운형 PD (좌측부터)



Q.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팔라독 & 히어로즈'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합니다.

주승호 : '팔라독 & 히어로즈'는 퍼즐과 전략 RPG 요소가 결합한 게임입니다. RPG의 성장 요소로는 팔라독의 장비에서부터 함께 싸우는 동물 영웅들, 팔라독의 마법, 유물, 펫, 룬 등 다양한 것들이 있고, 이것들을 조합해서 전략적인 전투를 펼칠 수 있는 자유도가 높은 게임입니다.


Q. 다양한 조합이 있다는 건 전술의 다양성이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너무 복잡하다고 여기진 않을까 걱정되기도 하는데 어떤가요?

주승호 : 처음부터 다양한 요소들을 보여주고 '이 중에서 최적의 세팅을 찾아라!' 하진 않습니다. 다양한 조합이 가능한 만큼, 그런 요소들을 레벨에 따라서 차근차근 공개되도록 해서 유저들이 익숙해지고 익히기에 어려움이 없도록 레벨 디자인에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 '팔라독 & 히어로즈'에서는 팔라독의 장비, 마법 등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다


Q. '팔라독 & 히어로즈'는 확실히 전작들보다는 좀 더 신경 써야 할 게 많은 느낌입니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지금의 모습을 가졌던 건가요?

주승호 : 초기에 저희가 페이즈캣과 함께 게임을 접했을 때는 지금보다 더 가벼운 게임이었습니다. 거기에 저희가 퍼블리싱을 하면서 전략성과 RPG 요소, 비즈니스 모델 등을 강화해서 지금의 모습으로 서비스하게 됐습니다.


Q. '팔라독 & 히어로즈'를 개발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네요. 팔라독이라는 IP라면 좀 더 다양한 게임들을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데 말이죠.

주승호 : '팔라독'의 경우 디펜스 형식의 게임이었습니다. 그 후속작으로 나온 '팔라독 미니'는 아케이드 요소를 강화해서 좀 더 가벼운 게임으로 개발됐죠. 상대에 따라 내가 뽑을 영웅들을 계산하는 퍼즐 요소가 있었습니다.

'팔라독 & 히어로즈'의 경우는 '팔라독'이 갖고 있던 전략성을 충분히 살리는 한편, '팔라독 미니'가 갖고 있던 다소 가벼운 부분과 퍼즐 요소를 융합하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출발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두 전작의 요소들을 적절히 조합하는 한편, RPG의 성장요소 등의 다양한 요소를 접목해 지금의 '팔라독 & 히어로즈'가 나오게 됐습니다.


Q. 모바일 게임은 초기 유저 반응이 중요하죠. '팔라독 & 히어로즈'는 어떤가요?

주승호 : 게임이 좀 어렵다는 의견들이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전작과는 다른 시스템이라 아직 어려워하는 것 같습니다. 또한, 유저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해서 난이도를 수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구글 피처드나 마케팅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신규 유저들이 유입되고 있는 경향입니다.

사전 예약의 경우 약 16만 명 정도가 지원했는데요. 사전 예약 기간을 그리 길게 잡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저희가 예상했던 수치와 유사한 인원이 지원을 해줬습니다.

▲ 빠른 플레이 스타일은 유저들에게 다소 불만으로 작용했다


Q. '팔라독 & 히어로즈'만의 장점이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주승호 : 전술적인 요소가 가장 큰 차별점이자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팔라독'은 상황에 따라 영웅을 뽑는 일종의 디펜스 게임이었습니다. 그런 전술을 더욱 강화한 부분으로, 스테이지 마다 사용하는 영웅이나 마법 등의 조합을 다르게 해야 하는 부분이 있도록 했습니다. 전술마다 일종에 상성이 있어서 다양한 전술적인 플레이가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으로는 아무래도 출시 초기에는 이런 전술적인 부분에 너무 집중해서 상성에 따라서는 특정 스테이지를 깨지 못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전반적인 조정을 통해 난이도를 하향하기도 했습니다.


조운형 : 지금도 난이도 밸런스와 관련해서 다양한 의견을 받고 있습니다. 유저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게임에 적절하게 적용하기도 있기도 합니다. 실제로도 초반에 너무 어렵다는 말이 있어서 출시 이후 초반 난이도를 2번이나 수정하기도 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부분에서 의견을 받아서 밸런스에 신경 쓰려고 하고 있습니다.


Q. 유저들의 피드백을 통해 난이도를 낮춘 점은 소통이라는 측면에서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쉽다고 하는 의견이 제시될 것 같기도 한데요.

조운형 : 이미 상위 단계에서 여러 도전을 하는 유저들의 성취감을 방해하고자 하는 생각은 없습니다. 이런 난이도 하락의 경우는 게임을 처음 접하는 신규 유저들을 위한 부분이 큽니다.



Q. 게임은 결국 콘텐츠 양의 승부라고 생각합니다. '팔라독 & 히어로즈'는 현재 얼마만큼의 콘텐츠가 준비되어 있나요?

주승호 : 일단 근시일 내로 업데이트할 예정인 지옥문이 있습니다. 지옥문은 요일 던전으로 일주일간 도전 미션을 수행해서 다양한 보상을 얻을 수 있습니다. 다양한 보상만큼이나 지옥문은 다소 난이도가 있는 편입니다.

매주 다양한 보스들이 나오고, 같은 보스라도 새로운 패턴들을 갖고 있습니다. 이런 패턴의 다양성을 통해 전술적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한, 중장기적인 컨텐츠로 길드 컨텐츠를 준비 중입니다. 아마도 내년 상반기에는 길드가 공개될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조운형 : 챕터의 경우 현재 10챕터까지 준비가 돼 있습니다. 향후 10개의 챕터를 더 오픈할 예정이고요. 그에 맞춰서 신규 동물 영웅들이 추가될 예정입니다. 한 개의 챕터당 10개의 스테이지와 5개의 정예 스테이지가 준비돼 있어서, 현재 총 170개의 스테이지가 준비 중입니다. 보통은 한 번 업데이트할 때마다 2개 챕터씩 업데이트할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Q. 어느 게임이나 신규 유저의 유입은 매우 중요한데요. 문제는 유저간의 격차가 크게 벌어진다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 생각인가요?

주승호 : 시스템 내부적으로 핫타임 이벤트가 계속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 안에는 경험치 부스팅이라던가 다양한 요소들이 있어서 후발 유저들이라도 충분히 선발 유저들을 따라잡고 새로운 컨텐츠들을 즐길 수 있도록 했습니다.


Q. 길드 컨텐츠를 준비 중이라고 했는데요. 이 길드의 중심이 되는 컨텐츠는 뭔가요?

주승호 : 우선 길드끼리의 대전을 가장 중심으로 삼고 있고요. 길드 커뮤니티 요소를 일차적으로 만들 예정입니다. 거기에는 물론 길드원끼리 협동 할 수 있는 길드 레이드 부분도 준비 중입니다. 그 외에도 길드원끼리 함께할 수 있는 길드 퀘스트나 길드 버프 등 다양한 요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 조만간 길드 컨텐츠가 추가될 예정이다


Q. '팔라독 & 히어로즈'의 대전은 비동기식이었습니다. 동기식이 아닌 비동기식 대전 시스템을 채용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주승호 : 비동기식으로 한 가장 큰 이유는 글로벌 타겟팅이기 때문에 그랬습니다. 글로벌 환경에서는 동기식으로 할 때 매칭 확률이 낮았고, 동기화의 경우 대전에 대한 밸런스가 매우 치밀해야 합니다.

결과적으로 글로벌이라는 시장에 맞춘 것과 함께 더욱 정교한 밸런스적 측면이 필요했기에 비동기식 대전 시스템을 고수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추구하고자 하는 대전은 조작에 대한 부분보다는 전술에 의한 만족감을 주고 싶었던 부분이 컸습니다.


Q. 전술에 대한 걸 언급하셨는데요. 게임을 하면 전투가 빠르게 진행돼서 전술에 대한 부분을 느끼기 힘들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주승호 : 초반에는 적응하는 단계에서는 어쩔 수 없이 하단의 라인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꾸준히 즐기시다 보면 좀 더 여유롭게 전투를 즐길 수 있을 겁니다.

조운형 : CBT 당시에는 지금보다 더 빠르게 스킬이 쌓이거나 하는 경우도 많았는데요. 사실 지금의 속도도 많은 테스트와 피드백 과정에서 찾은 최적화된 부분입니다. 아마 처음에는 빠르게 느껴진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조금만 더 플레이한다면 충분히 적응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봅니다.


Q. 다양한 조합을 할 수 있는 게임은 이른바 국민덱이라는게 있습니다. 카드 게임 외에도 국민 장비라던가 그런 게 있죠. '팔라독 & 히어로즈'는 어떻습니까.

주승호 : 저희도 테스트하면서 많이 느꼈던 부분입니다. 실제로도 많이 바뀐 부분이 있는데요. 초기에는 팔라독이 매우 강력했는데 밸런스를 수정하면서 다른 영웅이 너무 강력해지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밸런스를 맞춰서 어느 한쪽이 아니라 양쪽 모두 균형적으로 키워야 합니다.

사실 저희가 전술을 짜면서 국민덱이 생길 수는 없게 만들었습니다. 물론 좋은 옵션의 장비는 있지만, 어떤 세팅이 좋다 하는 부분은 없게 했습니다. 이렇게 국민덱이 없게 하니 그만큼 다양한 조합과 전술이 나왔습니다.

조운형 : 특정 장비나 세팅이 과도하게 좋아지는 부분을 막아야 하기도 했습니다. 다른 컨셉으로 다른 덱을 구성해도 흔히 말하는 최적의 덱과 유사한 성능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했습니다. 지금 현재 유저들의 성장 경향을 보면 영웅에 집중해서 키우는 경향이 있는데, 실제로도 마법이나 다른 여러 것들을 균형을 맞춰서 성장시킨 유저들이 많이 득을 보지 않을까 싶습니다.

▲ 장비, 용병, 마법 등 다양한 요소들로 정형화된 틀을 탈피했다


Q. 이쯤 되니 '팔라독 & 히어로즈'의 엔드 컨텐츠가 궁금합니다.

조운형 : 전체적으로 성장과 강화 부분입니다. 용병을 강화하는 부분을 쉽고 빠르게 강력하게 했고요. 팔라독을 자신의 컨셉에 맞춰서 강화하는 부분 역시 그렇습니다.


Q. 전작에 비해선 다소 진입장벽이 있는 것 같은데요. 신규 유저들도 쉽게 즐길 수 있는 팁이 없을까요?

조운형 : 현재 대전 컨텐츠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잘 안 즐기시고 간과하시는 부분이 큽니다. 전 유저분들에게 대전 컨텐츠도 꾸준히 즐기는 게 좋다고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대전에서 얻는 명예 점수는 게임상에서 캐시인 보석과 같은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명예 점수가 100점이면 보석을 100개 가진 것과 같은 거죠. 꾸준히 즐기는 유저들에게는 그만큼 많은 점수를 얻을 수 있도록 만든 만큼, 대전도 잊지 말고 즐겨주시길 바랍니다.



Q. 그러고 보니 전작들은 페이즈캣이 자체 출시했죠. 이번에 디앱스게임즈가 퍼블리싱 하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주승호 : 페이즈캣은 순수한 개발사이다 보니까 게임을 운영하는 부분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저희가 퍼블리싱을 하면서 비즈니스 모델을 개선하는 등 서로를 보완하는 측면이 강했습니다.

여담이지만 많은 퍼블리셔 중에서도 저희가 퍼블리싱을 맡게 된 이유 중 하나로는 아무래도 저희 회사 직원들이 '팔라독'을 많이 즐겼던 부분이 주효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Q. 현재 '팔라독 & 히어로즈'는 안드로이드로만 출시됐죠. iOS 버전은 언제쯤 나올까요?

주승호 : 빠르면 내일, 늦는다고 해도 요번 주 안에는 iOS 버전으로 출시할 계획입니다. 글로벌 계획은 우선 아시아를 타겟팅으로 하고, 차례대로 미국, 유럽에 출시할 생각이며 최종적으로는 중국에 출시하는 걸 계획하고 있습니다.

조운형 : 우선 하나의 빌드로 개발하고 이후에 글로벌을 출시하면 해외 사정에 맞춰서 서버를 둘 생각입니다.


Q. 끝으로 게임에 대한 포부 한마디 부탁합니다.

주승호 : 거창한 포부는 없지만, 유저들이 오랫동안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되길 바랍니다. 실제 '팔라독' 역시 오랫동안 사랑받았던 만큼 저희 '팔라독 & 히어로즈'도 오랫동안 유저들이 사랑받을 수 있는 게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조운형 :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는 게임이 되는 것과 동시에 '팔라독'이라는 IP에 걸맞은 게임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