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그리고 '광고'.

사실 게임과 광고의 관계는 생각보다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않는다. 게임을 하다가 난데없이 광고를 본다거나, 게임 안에 광고를 끼워 넣는 것. 어떻게 생각해봐도 부자연스러울 수밖에 없다. 게임을 광고하는 것쯤이야 자주 보는 일이지만, 게임을 통해 무언가를 광고한다는 것은 그만큼 낯선 개념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그다지 이상할 것도 없다. 대중적인 문화 매체치고 광고가 따라붙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영화가 그렇고, TV가 그렇다. 하다못해 잡지에도 광고는 한 다발씩 붙어 있기 마련이다. 광고를 다루는 사람들에게 있어 많은 사람이 공유하는 문화 매체는 사막의 오아시스와도 같다. 그리고 게임은 당연히 그럴 만한 잠재력이 있다.

물론 정당한 돈을 지불하고 구매하는 게임에 광고가 포함된다는 것은 구매자들에게 좋은 인식을 주기 어렵다. 게다가 제공자가 아닌, 사용자가 직접 흐름을 조절하는 게임의 특징상 광고를 끼워 넣는 일은 더 어려울 거다. 하지만 이제 게임도 예전 같지 않다. 광고가 포함되어 있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고, 그러면서도 많은 이들이 즐기는 게임이 버젓이 서비스 중이다. 무료로 내려받아 플레이할 수 있는 모바일 게임. 광고를 심어두기엔 최적의 매개체가 아닐 수 없다.

▲ 모바일 게임은 광고 무대로서의 잠재력이 충분하다

'유니티 애즈(Unity Ads)' 또한 모바일 게임을 매개체로 삼는 광고 플랫폼 중 하나다. 세계적으로 높은 점유율을 보여주고 있는 '유니티 엔진'의 유니티 산하의 '유니티 애즈'. 근데 이쪽은 조금 생각을 다르게 했다.

몇 판을 플레이하고 나면 한 번의 광고가 나오는 구조는 모바일 게임을 매개로 하는 광고 플랫폼의 기본이다. 헌데 유니티 애즈는 여기에 '보상형'이라는 구조를 끼워 넣었다. 게이머가 원치 않으면 광고를 보지 않아도 상관없다. 하지만 광고를 보게끔 한다. 어떻게? 광고를 보는 것만으로도 게임 내 재화를 획득할 수 있게 만들어 두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다. 여기까지만 들어보면 게이머, 개발사, 그리고 광고주까지 모두가 승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지만, 그게 유니티 애즈의 전부는 아닐 테다. BIC 2016이 열리고 있는 부산 영화의 전당. 유니티 애즈의 함영호 이사와 유니티 애즈를 사용한 모바일 게임 '우리동네 짱'을 개발한 '일리아스 커뮤니케이션'의 고정웅 대표를 만났다. 이론상으론 훌륭한 유니티 애즈. 직접 사용한 개발자의 입장에선 과연 어떨까?

▲ 유니티 애즈 함영호 이사(좌), 일리아스 커뮤니케이션 고정웅 대표(우)



Q. 먼저 '유니티 애즈'가 정확히 어떤 역할을 하는 시스템이고, 어떻게 그 시스템이 만들어지는지 묻고 싶다.

함영호 이사 : 조금 길지만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모바일 동영상 보상형 광고 플랫폼'이라고 말할 수 있다. 게임을 플레이하다가 사용자가 게임 내 재화를 얻고 싶을 때, 광고를 보고 나면 보상을 얻을 수 있는 시스템이 기본이 된다. 물론 광고를 보느냐, 보지 않느냐는 게이머 개개인의 선택에 달린 문제다.


Q. 그럼 보상형 광고를 사용하면 보통 게임들이 많이 사용하는 BM인 '인앱 결제'보다 더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가?

함영호 이사 :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한다고까지 말하기는 조금 어려울 것 같지만, 수익 창출의 다른 선택지를 만들 수 있는 것은 맞다. 소규모 스튜디오에서 만든 인디 게임들은 인앱 결제만으로 충분한 수익을 올리기에는 한계가 있다. 때문에 인앱 결제의 보조적인 수익 창출 경로로 보상형 광고가 주로 사용되긴 하지만, 최근에 이르러서는 인앱 결제의 보조가 아닌 보상형 광고를 아예 주력으로 하는 게임들도 만들어지는 중이다.

▲ 광고를 끝까지 보고, 보상을 얻는 것이 기본


Q. '유니티 애즈'는 어떻게 만들어지게 된 것인가?

함영호 이사 : 핀란드에서 동영상 광고를 주로 하던 회사 중 '애플리파이어'라는 회사가 있었다. 유니티의 CEO 또한 덴마크 사람이기 때문에 대표끼리 만나서 이야기하는 자리를 가진 적이 있는데, 이후 유니티에서 애플리파이어를 인수하면서 이름을 '유니티 애즈'로 바꾸게 되었다. 애플리파이어는 이미 동영상 광고 쪽에서 5-6년 정도 서비스를 이어오던 회사였다.


Q. '우리동네 짱'의 경우 개발 단계부터 유니티 애즈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것인가?

고정웅 대표 : 개발 단계부터 유니티 애즈를 생각하고 있었다. '우리동네 짱'은 우리가 스튜디오를 만든 이후 처음으로 만든 작품이다. 처음 내보내는 게임이다 보니 무작정 광고를 넣거나 인앱 결제를 바로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그만큼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없었다. 때문에 여러 가지 수익 수단을 생각하던 중 유니티 애즈에 대해 알게 되었다. 물론 유니티 애즈를 통해 포함된 광고는 게이머가 원하지 않으면 보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본인이 인앱 결제를 따로 하지 않으면서 원활한 게임 플레이를 원한다면 광고만 보아도 가능할 수 있게 만들어 두었다.


Q. 실제로 유니티 애즈를 사용하면서 수익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나?

고정웅 대표 : 게이머로서 인앱 결제는 부담될 수밖에 없는 수단이다. 하지만 보상형 광고는 게이머 개인의 시간은 조금 빼앗지만, 그만큼 가치 있는 보상을 주기 때문에 충분히 많은 분들이 이용하고 있다. 우리도 개발사인 만큼, 차기작을 준비하고 기존 작의 서비스를 원활하게 하려면 고정적인 수익은 필요할 수밖에 없다. 유니티 애즈는 이런 쪽으로 도움을 많이 준다.

▲ 모바일 게임 순위 1위를 차지했던 '우리동네 짱'


Q. 그렇다면 유니티 애즈의 기본적인 목적은 최소한의 '수익 창출'에 있다고 보면 되는 건가?

함영호 이사 : 수익을 창출하는 것 또한 일종의 이유가 될 수 있지만, 그것 말고 다른 이유도 존재한다. 해외 게임사는 유니티 애즈와 비슷한 형태의 광고를 이용해 게임 내 유저의 잔존율을 높이는 데 활용한다. 과금이라는 장벽 때문에 게임을 놓게 되는 유저들이 보상형 광고를 통해 더욱 오랫동안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그러다가 어느 시점에 가서는 보상형 광고만을 이용하던 유저가 과금 유저로 전환하는 예도 있다.


Q. 그럼 유니티 애즈를 주로 사용하는 개발사들은 자본이 부족하고 고정적인 수익 창출원이 드문 인디 개발사들이 주를 이루는 건가?

함영호 이사 : 인디 게임을 개발하는 분들이 유니티 애즈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나, 절대다수를 이루는 것은 아니다. 굵직한 게임사 중에서도 '유니티 애즈'에 관심을 두고 있는 회사들이 많으며 실제로 몇몇 업체의 경우 이미 계약을 한 상황이다. 현재 상황으로 봐서는 앞으로도 이런 경우는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Q. 게임 내에 삽입되는 '보상형 광고'의 분량은 보통 어느 정도인가? 그리고 이에 대한 보상은 어떻게 정해지는가?

함영호 이사 : 웬만하면 15초에서 20초 사이로 조절하는 쪽으로 하지만, 늘 그렇듯 더 긴 때도 있고, 짧은 때도 있다. 광고를 보게 될 때 보상은 우리가 아닌 개발사가 직접 정하게 된다. 그래서 단순히 인게임 재화뿐만 아니라 다른 의미의 보상을 책정하는 경우도 있다.

고정웅 대표 : '우리동네 짱'의 경우 예를 들어 30초의 광고를 본다면, 1분 정도 게임에 투자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정도의 가치를 지급하는 쪽으로 하고 있으며, 게임 진행 상황에 따라 이 보상의 양도 점점 더 많아지게 된다.

▲ 보상형 광고의 보상은 게임사가 직접 결정하는 부분


Q. 앞으로 보상형 광고를 채용하는 게임사가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 작년 한 해의 성장세는 어느 정도였나?

작년 3월경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게임사에 제공되는 수익의 양이 8배 정도 증가했다. 내년에 정확히 얼마만큼의 성장세를 보여줄지는 알 수 없으나, 꾸준히 성장할 것 같다.


Q. '유니티 애즈'는 유니티 엔진을 사용한 게임에만 적용할 수 있는 것인가?

함영호 이사 : 일단 유니티 애즈가 유니티와 별도의 길을 걷는 회사는 아니며, 유니티의 일부인 것은 맞다. 하지만 유니티가 아닌 다른 엔진이나 언어를 이용해 만든 게임들 또한 별도의 SDK를 통해 유니티 애즈를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유니티 엔진을 사용할 경우 보다 쉽게 보상형 광고를 설정할 수 있다.

이는 기존에 서비스중이던 게임 또한 마찬가지다. 이미 몇 년째 서비스를 이어온 게임이라 해도 SDK를 이용한다면 충분히 유니티 애즈를 적용할 수 있다.


Q. 유니티 애즈 뿐만 아니라 광고 플랫폼은 다양하다. 다른 광고 플랫폼들과 유니티 애즈의 차이점이라면 어떤 점을 말할 수 있는가?

함영호 이사 : 사실 광고 네트워크로서의 본질적인 모습은 크게 다르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차이점을 말하자면, '로컬라이징'을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는 철저히 국내 게임에는 국내 광고가 들어가게 하였다. 보상형 광고 시스템은 모바일 게임 시장이 갖는 특이성 덕분에 모바일 게임 시장의 수익 분배라는 선순환을 그려낼 수 있다.

게이머들이라면 알겠지만, 모바일 게임 내에서 볼 수 있는 광고들은 대부분 다른 모바일 게임이다. 광고주와 매개체가 같은 업계에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다른 국가의 게임 광고가 들어오게 되면, 게임업계를 전체적으로 조망할 때 국내업계의 성장에 저해가 올 수밖에 없다. 이는 비단 한국 뿐만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국가에서도 비슷하게 시행되고 있다.

▲ '길건너친구들'은 유니티 애즈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한 좋은 예다


Q. 궁극적으로 미래의 국내 시장에서 유니티 애즈가 추구하는 바는 무엇인가?

함영호 이사 : 세 가지 방향을 축으로 삼고 있다. 일리아스처럼 처음 만들어진 인디 개발사와 지속적인 협력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처음이며, 큰 규모의 파트너사를 영입해 글로벌 진출에 도움을 주는 것이 두 번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게임 외 브랜드 광고를 함께 다루는 것이다. 아직 모바일 게임 내 광고는 대부분 게임 광고가 주를 이루고 있고, 우리 또한 브랜드 광고에 대한 상품 연구가 끝나지 않아 아직 미뤄두고 있다. 하지만 4분기에 들어서면 브랜드 광고 또한 지원할 수 있어질 것으로 본다.


Q. 아직 '광고 플랫폼' 하면 익숙하지 않은 이들이 많다. '유니티 애즈'를 알게 될 분들에게 한 마디 더 남기고 싶은 말이 있나?

함영호 이사 : '광고 탑재' 자체에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계신 분들이 많다. 하지만 광고 기법이 바뀌고, 연구가 계속되면서 사용자 편의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광고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광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이해하지만, 수익 창출과 유저 잔존율의 확보라는 차원에서 생각해보시고, 긍정적으로 생각해보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모두가 이기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것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