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와 K-IDEA는 금일(18일), 오전 11시 ‘게임산업과 게임물관리 10년 그 변화의 물결’을 주제로 지스타가 개최되는 벡스코에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작년에 이어, 위원회와 업계가 함께 게임산업과 게임물관리의 과거와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날 키노트 발표에서 게임위 여명숙 위원장은 “기업과 유저 모두 게임위를 악의 축으로만 생각한다”며 아쉬움을 토로하는 한편, “규제와 진흥은 동면의 양면적인 관계라고 말하고 싶다”라며 게임위의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를 함께한 K-IDEA 강신철 협회장은 “한때 게임강국이었던 한국의 게임산업이 지금은 많이 쇠락했다. 하지만 우리에겐 그간 축적한 노하우가 있다. 앞으로 규제가 완화되고 민관이 협력한다면 언젠가 다시금 게임강국의 위상을 드높일 수 있을 거라고 본다”며 게임규제 개정이 가져올 미래에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제는 강제적 규제에서 자율규제로 이행해야 한다고 말하는 여명숙 위원장과 강신철 협회장의 키노트 발표를 간략하게 정리했다.



■ 게임물관리 위원회 여명숙 위원장 - "게임 진흥과 규제는 동전의 양면"

▲ 게임위 여명숙 위원장

단상에 오른 여명숙 위원장은 우선 “게임물관리법이 개정된 지 10년이 넘었는데, 지금 현재의 상황으로 보면 이게 유저를 위한 건지, 기업을 위한 건지 애매하다”며 입을 열었다. 어느 한 쪽을 위한 법이 아니지만, 현재 게임물관리법의 경우 기업과 유저 모두에게 혹평을 듣고 있었기 때문이다. 기업으로서는 규제와 관련해서 불만을 늘어놓고, 유저 역시 셧다운제를 비롯한 규제에 불만을 표시했다.

좋은 취지로 개정한 법이 낡고 오래됐기에 이제는 기업과 유저의 발목을 잡는 상황이 된 거다. 그렇다면 왜 모두가 싫어하는 규제가 계속되고 있는 걸까. 이 물음에 여명숙 위원장은 규제와 진흥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규제가 뭐라고 생각하나? 무조건 막거나 제한을 두는 게 규제는 아니다. 여러분도 ‘바다이야기’라는 게임을 알 것이다. 이 게임은 사행성이 너무 심해서 규제를 한 게임이다. 그리고 심심찮게 들려오는 불법 사설 서버 검거에 대한 얘기도 있을 것이다. 이것도 우리 게임위가 하는 역할로서의 규제다. 이 과정에서 기관원들이 욕설을 듣던가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 불법게임장 단속도 게임위의 역할이다

여명숙 위원장이 말했듯, 게임위가 하는 순기능으로서의 규제는 게임산업을 비롯해 문화 전반에 큰 도움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곧바로 반론이 나오기도 했다. 그렇다면 사행성 게임도 아니고, 불법 사설 서버를 쓰는 게 아닌 게임은 왜 규제하느냐는 거였다.

이 부분은 규제에 대한 오해가 있었다고 여명숙 위원장은 말했다. 게임위는 현재 나온 게임들의 사후관리는 물론이고 새로운 게임들의 심의도 함께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행성 게임에 대한 규제를 계속 하다 보니 소통 없이 규제만 하는 기관으로 인식됐다는 거다.


발표의 마지막, 여명숙 위원장은 앞으로는 게임위가 하는 규제가 아닌 개정된 자율 규제에는 민관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게임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앞으로는 기관이 하는 규제에서 자율 규제로 점차 바꿔 게임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으려고 한다. 하지만 모든 걸 자율에 맡기는 건 아니다. 산업을 지키고 성인 콘텐츠에 노출된 청소년을 보호하는 정도의 규제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게임위는 게임이라는 물을 관리하는 물 관리 기관으로 최선을 다할 테니 지켜봐 주길 바란다.”



■ K-IDEA 강신철 협회장 - "국내 게임규제의 해법, 타율에서 자율로!"

▲ K-IDEA 강신철 협회장

본래 한국에서 게임 산업은 국가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몇 안 되는 산업이었다. 한창 잘 나갈 때는 온라인 게임 열풍에 힘입어 이대로라면 글로벌 게임사로 당당히 이름을 올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한 때도 있었다. 하지만 시장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며 콘솔, 패키지 게임 개발사들도 온라인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져가 온라인 게임이란 우위가 무의미해지게 됐다. 그리고 지금은 모바일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온라인 게임의 매력도 빛이 바래졌다.

하지만 강신철 협회장은 다시금 국내 게임 시장이 세계에 도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껏 쌓은 노하우와 등 돌린 유저들을 품는다면 다시금 도약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것.

그러면서 그는 유저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선 지금의 타율적인 규제를 기업의 자율 규제로 바꾸고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의 규제는 국내 게이머들에 대한 불신이 표출된 규제들이었다. 셧다운제를 예로 들자면 게이머가 스스로 게임을 종료하지 못한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있어서 강제적으로 종료하게 하는 거다.”

그렇다면 자율규제를 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강신철 협회장은 자율 규제를 하게 되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과 유저 간에 합리적인 문제 해결 방안을 마련하고, 그로 인해 유저와 기업의 신뢰가 회복될 거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자율 규제가 시작되고 난 후 정부의 역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자율규제의 최대의 적은 조급함이라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잘될 순 없다. 무턱대고 초기의 반응을 보고 “거봐, 안 되잖아. 다시 정부 주도의 규제로 해야겠어”하는 쪽으로 가서는 안 된다.”며, 정부에서 자율규제를 믿고 지켜봐 준다면 다시금 세계와 경쟁하는 도약의 길을 열 수 있을 거라며 발표를 끝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