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게임학회, 한국게임산업협회, 한국게임개발자협회, 한국모바일게임협회, 한국게임법과정책학회, 한국VR산업협회는 금일(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게임콘텐츠 생태계 진단과 발전방향 모색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에는 한국게임개발자협회 윤준희 회장, 명지대 최현선 교수, 한국예술종합학교 이동연 교수가 참여해 각각 '게임산업 지속가능 발전방안', '게임산업 규제 정책 방향', '게임산업과 문화'의 3가지 주제 발표를 진행했다.

주제 발표이후에는 한국게임학회 이재홍 회장의 사회로 종합토론이 진행됐다. 이날 종합토론에는 한국게임산업협회 강신철 회장, 한국모바일게임협회 황성익 회장, 엔씨소프트 황순현 전무, 녹색소비자연대 윤문용 정책국장,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도영임 교수, 문화체육관광부 최성희 게임콘텐츠산업과장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

본격적인 발표에 앞서 금일 토론회를 주최한 국회의원들의 환영사가 있었다. 먼저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이 단상에 올라 "10년 전만 해도 한국 게임산업이 정말 잘 나갔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도 같은 게임이 인기작으로 언급되고 있는 것을 보면 정말 게임산업이 많이 위축된 것 같다"고 말하며 국내 게임산업 축소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이어, "게임산업이 잘못된 규제와 잘못된 인식으로 인해 많이 위축된 상황"이라며, "앞으로의 게임산업에는 자율적, 최소한의 규제만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은 "어떤 사람은 게임산업이 한물갔다고도 하지만, 꾸준히 10조 원 이상의 매출을 거두며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토론회는 4당이 한자리에 모인 뜻깊은 토론회"라며, "게임산업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견인할 수 있는 신성장 동력이 될 수 있도록 지속가능성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 국민의당 이동섭 의원

마지막으로 단상에 오른 국민의당 이동섭 의원은 "대한민국이 게임 강국으로 굳건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중국에 추월당하고 있다"며, "지금이야말로 전문가들의 좋은 의견이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더불어 "e스포츠 시장도 수익 구조 등으로 현재 상당히 어려운 상황인데, 이러한 문제들을 바로잡을 수 있는 좋은 방안이 토론회를 통해 많이 나오길 바란다"고 축사를 했다.

금일 행사에 토론자로서 자리를 함께한 엔씨소프트 황순현 전무는 “게임은 산업과 엔터테인먼트를 포함하는 입체적인 가치가 복합된 콘텐츠이기 때문에, 어떠한 특정 가치만 놓고 규제와 진흥을 논하면 소통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서 "게임을 플레이하는데 익숙한 젊은 유저들은 게임 속에서 실패했을 때 자주 등장하는 'FAIL'이라는 글자를 봤을 때 좌절하기보다, 먼저 'RETRY(재도전)'를 떠올린다"며, "게임산업도 생태계 발전을 위해 어느 규제를 먼저 바꿔야 개선될지 확인하는 방식을 취해야 할 것"이라며 금일 주제 발표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 게임산업 지속가능 발전방안 - 한국게임개발자협회 윤준희 회장

▲ 한국게임개발자협회 윤준희 회장

'게임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방안'에 대해 발표를 진행한 한국게임개발자협회 윤준희 회장은 완만한 성장과 고용 하락, 양극화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현재 한국의 게임 산업에 대해 먼저 설명했다. 한국 게임시장은 11조 원 규모에 달하지만, 성장세는 점차 낮아지고, 고착화 되고 있는 상황이다. 경험 많은 게임 개발자들은 점점 게임계를 떠나고 있고, 고용은 계속 하락하며 2년 연속 종사자 수가 감소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의 원인으로 그는 플랫폼 변화로 인한 시장 선도 기회 상실, 중국의 게임 산업 발전 경쟁력 강화로 인한 입장 역전, 그리고 아직도 사회에 팽배한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언급했다. PC 온라인 게임의 종주국이었던 한국이 모바일 게임으로의 패러다임 변화에 빠른 대처를 하지 못했으며, 4대 중독 관리법이 발의되는 등 게임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인식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발전 방안으로 규제 완화를 위한 메이저 게임사의 노력이 필요하며, 양극화되어버린 시장을 인정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소규모로 게임을 개발하는 인디 게임 개발자는 글로벌 진출까지 생각할 수 있는 게임산업의 활력소이며, 생태계의 다양성을 높이고 외연을 확장할 방안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게임 산업에 대한 투자가 적은 것이 현실이다. 과거 PC 온라인 게임과 달리 모바일 게임은 투자 리스크도 높고 경쟁작도 많아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는 확률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때문에 크라우드 펀딩과 같은 시장의 자생적 투자 메커니즘을 만들고 정부가 현재의 지원 방식을 재검토할 필요성이 있다.

그는 게임 산업에 있어서 R&D 지원과 콘텐츠 제작 지원은 완전히 별개로 분리해서 지원이 필요하며, 게임 창업의 생태계를 만들 수 있는 공간을 지원하는 등 보다 효율적인 정부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하며 발표를 마쳤다.


■ 게임산업 규제 정책 방향 - 명지대 최현선 교수

▲ 명지대 최현선 교수

'게임산업 규제 정책의 방향'에 대한 발표를 진행한 명지대 최현선 교수는 게임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두 가지 상반된 시각에 대해 언급했다. 게임 산업이 국가적 육성이 필요한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는 시각과 '관리와 규제가 필요한 산업'이라는 시각이다. 이러한 상반된 시각은 효율적인 규제를 만드는 데 걸림돌이 됐고, 건전한 산업 생태계 육성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게임산업 및 게임 친화적인 사회로의 발전을 위하여 자율규제로의 규제 개선 및 미래지향적인 게임산업 정책으로의 전환이 절실하게 된 것이다.

게임산업 자율규제의 현실적 방안을 도출하기에 앞서 그는 자율규제의 개념에 대해 먼저 설명했다. 자율규제에 대한 법적 개념에 대한 보편적인 합의를 이루지는 못했지만, 자율규제의 실체적 개념 요소는 자율규제를 통해 궁극적으로 실현하고자 하는 실행목표를 의미하며, 형식적 개념 요소는 조직법적 요소와 작용법적 요소로서 자율조직, 자율기준으로 요약된다.

이어서 그는 규제의 이슈라고 할 수 있는 '게임물 등급분류 제도', '웹보드 게임물 규제'. '온라인게임 셧다운제', '확률형 아이템 규제' 등을 언급하며 국가의 역할에 관해 설명했다. 그가 말하는 국가의 역할은 산업의 발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것들을 치우고,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부분을 막는 역할을 담당하는 '함께하는 주체'다. 정부가 한 단계 위에서 규제하는 존재가 아닌, 함께 하는 입장으로서 존재할 때 가장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끝으로 앞으로의 게임 산업 규제 정책 방향은 정부가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행정규제 일변도의 접근방식에서 벗어나, 시장에서의 자율과 그에 따른 책임을 강화하는 시장 자율규제 방법이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정책 방향을 위해서는 단기적, 중장기적 접근이 필요하다.

단기적으로는 개별적인 규제에 대한 적절한 자율규제 방향을 논의하는 것이며, 중장기적으로는 향후 게임산업 생태계 조성에 대한 정부와 기업과 시민사회의 로드맵 설정을 하는 것이다. 그는 게임산업의 생태계와 적절한 자율규제에 있어서 정부와 기업의 역할 이외에도 건전한 시민사회의 역할이 요구된다고 말하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 게임산업과 문화 - 한국예술종합학교 이동연 교수

▲ 한국예술종합학교 이동연 교수

끝으로 한국예술종합학교 이동연 교수의 '게임산업과 문화' 발표가 진행됐다. 그는 정부가 게임 산업을 정말 문화라고 생각하는지, 그렇다면 문화로써 적당한 투자가 이뤄졌는지에 대해 질문을 던지며 발표를 시작했다. 게임 중독자를 치료한다는 명분으로 책정된 예산의 백 분의 일이라도 문화 진흥에 투자해야 한다며, 정말로 게임 산업을 문화로써 육성하고자 한다면 더욱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게임산업의 문화적 가치 확산을 위해 '여섯 가지' 주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첫 번째는 바로 '게임셧다운제의 폐지'다. 셧다운제는 청소년들의 문화적 권리를 침해하는 제도이며, 자기 결정권을 일방적으로 무시하고 통제하는 제도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두 번째는 게임의 문화전쟁이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다. 지금은 게임 산업을 육성하자며 토론회도 진행되고 있지만, 게임과 관련된 불미스러운 사건이 또 발생하면 언제 또 게임중독법이 법제화되어 수면위로 올라올지 모르는 것이 현실이다. 더불어 그는 게임을 바라보는 두 가지 관점인 '모방론'과 '반영론'을 설명하며, 기본적인 관점을 모방론이 아닌, 반영론에 두고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 번째는 게임이 뇌를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게임을 하면 도파민이 분비되고, 즐거움을 얻어 뇌를 활성화 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이러한 효과에 대해 '마약'의 그것과 같다며 부정적으로 치부하는 것에 대해서는 "중독시키지 않는 게임은 게임으로서의 존재 가치가 없다"라며, 게임이 주는 도파민 분비는 마약과는 다른 건강한 현상임을 강조했다.

네 번째는 게임이 상품이기에 앞서 문화이고, 예술이라는 관점이다. 그는 게임산업계가 아직도 게임을 문화와 예술로 보려고 하는 인식이 부족하며, 게임문화재단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집단이 게임에 대한 문화적 지원 대신 게임 중독 치료예방에만 전념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게임이 가지는 종합적 가치를 연구하지 않으면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을 때 게임산업을 지켜줄 수 있는 근거가 존재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다섯 번째는 게임이 가지고 있는 가치를 어린 시절부터 배울 수 있도록 적극적인 문화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유년기부터 교육이 진행되는 해외의 예시를 언급하며 게임산업을 교육과 문화적인 것과는 연관이 있으며, 이와 관련된 교육을 의무화시키는 문화교육관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써드라이프(Third Life) 시대'의 도래에 대해 설명했다. '포켓몬 고' 처럼 현실 세계에 적용되는 AR 기술이 등장한 지금, 새로운 기술문화 혁명에 따라 기존의 문화콘텐츠 영역이 변화를 일으키고, 새로운 문화 콘텐츠 산업이 어떻게 하면 지배적인 영역으로 부상할 수 있을지에 대한 전망 연구가 필요해졌다. 그는 '써드라이프'라고 명명할 수 있는 문화현상들을 미래의 게임콘텐츠를 구성할 수 있는 중요한 텍스트로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말하며 발표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