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기사를 마무리하면서 기회가 되면 또 보자고 했는데...어쩌다 보니 올해도 또 오게 됐습니다. 아키하바라! 그래서 그런지 올해는 좀 더 여유를 가지고 둘러보고 착실히 주변을 둘러봤죠.
지난해 기사를 내보내고 주변 지인들로부터 많은 연락을 받았습니다. "너, 아키하바라 다녀왔다며? 나도 가보려고 하는데 어디 가보는게 좋겠냐?"라는 연락을 많이 받았죠. 그때마다 이래저래 방문할만한 매장을 간략하게 설명을 해주긴 했지만, 뭔가 아쉽긴 하더라고요. 그래서 올해는, 아키하바라를 둘러볼만한 곳이 어느 곳이 있는지 기사를 통해서 소개를 해보려고 합니다.
소개할 컨셉은 '게이머'들이 방문하기 좋은 곳으로 잡았습니다. 레트로 게임샵부터 중고 게임 및 신규 게임 매장, 일본의 인디게임문화라고 할 수 있는 동인 게임 전시 코너나 게임 OST를 다루는 판매점 등등. 또한 게임관련 굿즈나 서브컬처제작물등을 볼 수 있는 곳까지요. 물론 제가 소개해드릴 장소가 100% 완벽하게 아키하바라를 즐길 수 있는 곳은 아닙니다. 개인마다 선호하는 취향이 다를 수 있으니 어디까지나 '참고'용으로 확인해보시길!
1. 다시 '명소'로 도약할 수 있을까? '라디오 회관'
과거 아키하바라가 '전자상가'로 유명했던 때 부터 명소로 이름을 날린 라디오 회관. 1962년 오픈한 이후부터 성황리에 운영되다가, 전자제품의 인기가 사그러들자 위기를 맞이하기도 했습니다. 그 이후부터는 소위 오타쿠 문화라고 불리던 취미용품들 매장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오타쿠'의 성지로 변화하면서 라디오회관도 조금씩 체질을 바꾸며 영업을 이어나갑니다. 유명 매장들도 하나 둘 씩 들어오기 시작했죠.
하지만 2012년 라디오 회관은 한 차례 문을 닫게 된 후, 유명 매장들이 아키하바라 곳곳에 흩어지게 됩니다. 위기라고 할 수 있었지만 2014년 새롭게 다시 라디오회관이 오픈하게 되고, 다시 유명 매장들이 입점했습니다. 지금은 '종합 매장'이라고 하는 게 적절할 것 같습니다. 라디오회관을 한 번 둘러보면 아키하바라에서 어떤 품목들이 있는지 한 번에 이해하기 쉽거든요. 서적부터 게임, TCG, 구체관절 인형과 밀리터리 샵과 전자제품까지 정말 많은 물품들의 매장이 있답니다.
물론 라디오회관만의 고유 유명 매장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매장이 바로 'K-BOOKS'입니다. K-BOOKS는 신간 도서 및 만화, 중고 서적 등 '서점'으로서 아키하바라에서 가장 유명한 곳 중 하나이며 다양한 게임 관련 서적도 다루고 있습니다. 또 하나 유명했던 매장인 VOLKS는 라디오 회관 바로 옆에 위치해있으니, 피규어나 게임 굿즈에 관심이 있다면 방문해보시는 게 좋습니다!
2. 일본 전국에 퍼진 게임매장, 원조는 여기다! '게이머즈'
라디오회관에서 나오면 바로 볼 수 있는 매장입니다. 1999년 아키하바라를 전세계적으로 알릴 수 있는 유명 애니메이션 '디지캐럿'을 마스코트로 쓰고 있는 매장이기도 하죠. '게이머즈' 역시 한 번 쯤 게이머들이 방문하기 좋은 장소입니다.
게이머즈 아키하바라 본점역시 다양한 물품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1층은 서적, 2층은 라이트노벨과 게이머즈 관련 상품, 그리고 3층은 캐릭터 굿즈와 TCG 등등. 4층은 게임과 함께 OST CD, DVD등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게이머들은 1~4층까지가 충분히 둘러볼 가치가 있는 곳입니다. 특별하게도 게이머즈는 5층부터 7층까지 이벤트존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이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 주말에는 유저들이 매장 앞에서 줄을 서있는 진풍경도 볼 수 있습니다. 주로 성우와 애니메이션 관련 이벤트가 열린다고 합니다.
3. 게이머들에게 강력 추천! 중고 전문 매장 '트레이더'
게이머라면 아키하바라에서 꼭 가보길 추천하는 곳입니다. 트레이더는 중고 및 미개봉 게임, 게임기들을 주로 판매하는 곳이며, 이 외에도 DVD나 모바일 기기, 과거 게임 잡지나 공략본, OST 등 게임에 관련한 상품들은 대다수 다루고 있습니다.
트레이더는 아키하바라에만 세 지점이 있으며, 각 지점마다 다루고 있는 물품도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1호점 매장에 물건이 없다면 문의를 통해서 다른 매장에도 있는지 확인해볼 수 있죠. 게임은 주로 PC, 콘솔과 고전 게임도 가리지 않고 받는 편입니다. 마치 일본 게임의 역사관 같은 느낌이랄까요? 현대부터 고전까지, 신상 게임들과 게임기와 고전 게임들이 함께 어우러진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전 세계적인 명작들과 일본 특유의 게임들도 함께 볼 수 있죠.
그만큼 게이머들에게는 인기가 많은 편이고 국내에도 매니아층에게는 잘 알려져있기도 합니다. 일본에서 얼마나 중고시장이 활발히 돌아가고 있는지 판단해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고요. 항상 방문객들이 많고, 잘 찾아본다면 원하는 레어 물품도 구할 수 있습니다!
4. 진짜 보물창고는 여기?! 레트로게임 전문점 슈퍼 포테이토
아키하바라에 있는 레트로 전문 샵입니다. 슈퍼 포테이토 외에도 다양한 매장들이 있지만, 규모나 전시 등 여러가지를 따져봤을 때 가장 방문하기 좋은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건물 5층에는 잠시 과거의 게임들을 즐기면서 쉴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있고, 컨셉에 맞게 과거에 자주 볼 수 있었던 주전부리들도 판매합니다.
위치는 트레이더 2호점과 매우 가깝고 맞은 편에 유명한 아이돌(?) 관련 상품 매장 등 샵들이 많습니다. 피규어 및 애니메이션 관련 상품으로도 유명한 샵 '뮬란'도 가깝고요. 골목 자체가 볼거리가 풍성한 샵들이 많습니다. 그냥 한 번 둘러보기도 좋지만, 레트로 게임이나 고전 게임에 관심이 있다면 반드시 방문하기를 추천합니다! 상세한 내용은 취재기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 [TGS2016] 여기가 보물창고? 아키하바라의 '레트로 게임 전문점'을 가다
5. 서브컬처&동인 게임 전문. '토라노아나'와 '만다라케'
두 매장은 애니메이션 서브 컬처와 관련해서 국내에서도 유명한 편입니다. 또한 양 매장 모두 일종의 인디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의 동인 게임들도 다루고 있습니다.
토라노아나는 아키하바라에 총 3개의 매장이 있으며, 매장마다 성향이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남성향 및 여성향 동인 물품 외에도 애니메이션 피규어, 게임, 게임 관련 물품과 OST 등 다양한 상품들을 다룹니다. 매장 전체가 '업체'보다는 개인 활동에 치우친 만큼 사진 촬영이 엄격히 금지된 부분이 많으니 꼭 주의하세요.
만다라케는 '아키하바라'보다는 나가노 본점이 더 유명한 중고 물품 매장입니다. 하지만 아키하바라의 만다라케 역시 규모가 거대하며 많은 유저들이 방문하고 있습니다. 대신 통로가 매우 좁아서 통행에 불편함이 있으니, 입구에서 본인이 몇 층으로 갈 지 파악하시고 난 후에 이동하시는 게 좋습니다.
게이머라면 대부분 6층을 우선적으로 둘러보실 것 같네요. 이곳에서도 각종 레트로 및 최신 콘솔 게임, PC게임을 볼 수 있으며, 추억이 된 오락기들도 존재합니다. 이 외에도 애니메이션 관련 상품과 일본 유명 작가들의 동인지, 피규어 및 레고(!)도 찾아보실 수 있으니 입구에서 방문할 층을 고민하고 천천히 이동하시길 권장드립니다.
6. 그 외 방문해볼만한 곳들…
아키하바라는 이 외에도 충분히 방문해볼만한 곳이 많습니다. 역 바로 옆에 있는 건담 카페라던가, 스퀘어 에닉스 카페, 도쿄 레저랜드와 같은 아케이드 센터도 있고 다른 샵들도 많습니다. 애니메이션 관련, 동인(서브컬처) 관련, 피규어 상품이나 구체 관절 인형, 혹은 전자 제품도 있고요. 피규어로 유명한 '굿스마일'의 카페를 가보시거나 흔하게 보이는 세가의 아케이드 센터를 방문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죠.
작년에도 느꼈지만, 전체적인 아키하바라의 인상은 올해도 비슷했습니다. 그나마 올해는 좀 더 여유를 가지고 둘러볼 수 있어서 여러가지 작은 샵들이 많은 골목들도 방문해볼 수 있다는 점. 대형 상가와는 다른, 과거에 듣던 아키하바라의 모습이 조금은 남아있는 느낌이 좋았다고 할까요?
아키하바라는 뭐랄까, 보물 던전 같은 느낌입니다. 집을 보러다니는 기분이었어요. 내가 얼마나 걷고 직접 발로 뛰면서 찾아봐야 원하는 물건에 조금 더 근접할 수 있는 느낌이랄까요. 굳이 커다란 대형 샵 말고도, 대형샵 맞은편 작은 상가들이 모인 곳에가면 거기도 나름 레어 물품을 찾아볼 수 있었으니까요.
아키하바라는 주말에 간혹 차량 통제를 시작합니다. 차가 없이 사람들이 도로를 누비면서 기념사진을 찍고, 원하는 샵에 들러서 물품을 쇼핑하고 잠시 쉬어가기도 합니다. 일요일 하루는 정말 자유롭게 거리를 누비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에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 것 같습니다만, 게이머들에게 아키하바라는 한 번쯤 가볼만한, 그런 가치가 있는 장소입니다.
한 번을 가더라도 만족할 수 있도록, 본인이 좋아하시는 취미와 목적을 꼭 확인하고 정보를 더 모으신 다음에 간다면 아주 만족스러운 여행이 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지갑도 가벼워질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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