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상황 속에서 게임의 가치가 재발견됐지만, 그로 인한 부작용도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게임사들이 코로나19 때문에 게임 이용 시간이 늘어난 것을 확률형 아이템 BM 마케팅의 발판으로 삼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25일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는 '코로나 팬데믹, 불법온라인 도박과 자살 문제, 우리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주제로 온라인 심포지엄을 진행했다. 심포지엄 중 게임에 관한 내용은 이해국 교수(가톨릭대학교)와 홍성관 교수(한국IT전문학교 게임스쿨)가 짚었다.

▲ 이해국 교수

이해국 교수는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되자 중독 위험성이 더 대두됐다"며 "게임이나 알콜, 약물 중독에 노출될 위험도는 더 올라갔으나, 치료 서비스 기회는 하락했다"고 전했다. 중독치료는 대면 상담이 필요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접근성이 떨어져서다. 이 교수는 WHO 권고에 따라 "게임이 긴장을 푸는 방법은 될 수 있으나, 집에 있을 때보다 더 많이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내려는 유혹을 받을 수 있다"며 "일상에서 오프라인 활동과 적절한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게임 이용은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에서 긍정적인 면도 있으나, 미성년자나 중독 취약 계층에게는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면대면 상호작용 결핍이 장기화되면, 코로나19 위기가 지나간 후 적응 어려움으로 이어지고 건강하지 않은 생활패턴을 고착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 '#PlayApartTogether'를 게임사들이 왜곡했다고 비판했다. 겉으론 게임 이용의 긍정적인 효과를 발표하면서, 게임사들이 의도적으로 아이템 할인 패키지 판매 등 마케팅을 강화했다는 것. 이 교수는 "게임사들은 코로나19라는 위기를 이윤 극대화의 기회로 생각하지 말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어떻게 하면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홍성관 교수

홍성관 교수는 최근 코로나 고통과 극복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며 사회적 기여에 열심인 게임계의 모습은 칭찬 받아 마땅하나, 그런 노력을 무색케 하는 일부 대형게임사들의 확률형 아이템 BM 마케팅을 중심으로 한 매출 증가는 그림자로 비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코로나19 등의 상황에서 스트레스에 기인한 홧김비용이나 한탕주의 심리가 충동적 과금 등의 소비행위로 작용하게 되는데 이러한 사용자의 심리에 편승한 확률형 아이템 판매 중심의 이벤트 마케팅이 코로나 상황에서 증가했고, 비정상적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고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그 구체적 증거로 홍 교수는 일부 게임사들의 과도한 BM 마케팅을 들었다."4~6월 동안 PC방에서의 이벤트 배너나 확률형 아이템 이벤트 패키지, 모바일 게임 이벤트 등을 보면 '뽑기/강화 등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이는 평소 방학 때 수준, 너무 과하다"며 "게임사들도 코로나로 인한 현실 제약과 스트레스 증폭 상황이 상대적으로 유료 확률형 아이템 BM이 잘 통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잘 알고 마케팅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과도한 확률형 아이템 문제는 바로잡아야 한다고 게임사들도 동의하고 있지만, 현재 모습을 보면 코로나19로 인한 심리를 악용해 더 많은 사람이 확률형 아이템을 충동구매하도록 유인하는 것으로 비쳐진다"고 지적했다.

일부 대형게임사들의 기부와 관련해 홍 교수는 "사회적 기여를 하더라도 안 좋은 행위를 같이 하면서 몇 배 더 많은 수입이 있다면 게임이용자들은 순수한 행동이라 보기 힘들 것이다"고 평가했다.

홍 교수는 "게임사들의 사회적 기여가 요식행위로 왜곡되지 않으려면 스스로의 제약이 있어야 한다"며 "현재 매출을 올리기 위한 마케팅이 점차 커지는 걸 우려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