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세상에서 경험하는 보더랜드의 맛은 어떨까. 기어박스의 신작, 타이니 티나의 원더랜드의 미디어 프리뷰가 진행됐다.

타이니 티나의 원더랜드는 보더랜드 시리즈의 등장인물인 티나가 만들어낸 보드게임 세상, 원더랜드를 배경으로 한 루터슈터 게임이다. 이번 프리뷰는 3월 25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데모 빌드로 진행되었다. 찌름술사와 묘태술사 두 가지의 클래스, 크로 산 지역을 경험할 수 있었으며 플레이타임은 대략 30분에서 한 시간 정도였다.


아주 일부밖에 플레이하지 못했으나 티나가 만들어낸 이 보드게임은 확실히 제목 그대로 이상한 나라의 보더랜드에 가깝다. 총을 난사하고, 총을 줍고, 또 주운 총을 난사하고, 또 다른 총을 줍고, 주문을 난사하고, 주문을 줍고, 또 주운 주문을 난사하고.

루터슈터와 총기라는 보더랜드의 특징적인 부분을 살리면서도 보드게임과 환상의 세계라는 타이니 티나의 원더랜드만의 세계관을 나름 잘 표현했다. 함께 보드게임을 즐기고 있는 티나와 프렛, 밸런타인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맵 중간 중간에는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주사위가 숨겨져 있다. 여기에 누가 환상의 세계 아니랄까 봐 고블린이 등장하고 상어도 등장하고 와이번 비슷한 것도 날아다닌다.

▲ 너희의 목소리가 들려

타이니 티나의 원더랜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바로 판타지 세계관에 걸맞은 공격 수단인 마법 주문과 검, 둔기와 같은 근접 무기, 여기에 확실히 드러나는 클래스별 특징적 측면이다.

그 중에서도 마법 주문들은 전투를 좀 더 다이나믹하게 즐기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클래스 스킬에 비해 훨씬 짧은 쿨타임을 가졌기에 총기를 난사하는 사이사이 꾸준히 주문을 사용할 수 있었으며, 공격 주문을 쓸 것인지, 유틸 주문을 쓸 것인지, 혹은 공격 주문을 쓴다면 연발 주문을 쓸 것인지, 차징 주문을 쓸 것인지 등 나름 다양한 선택지가 주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스킬 뿐 아니라 능력치 포인트까지 직접 줄 수 있는 점도 한몫했다.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액티브 클래스 스킬은 각각 독특한 강점과 특징을 가졌기에 남은 추가 패시브 스킬들도 그에 맞춰서 분배, 하나의 클래스로 완전히 다른 스타일의 플레이를 즐기는 재미가 있었다.

또한 민첩, 지능, 조율 등 6개의 능력치에 포인트를 분배해 총기 공격에 힘을 줄 건지, 아니면 주문이나 스킬 쿨타임을 줄여 자주 사용할 것인지, 혹은 한방을 노릴 것인지 등 자신이 원하는 전투 스타일을 좀 더 강화할 수도 있다.

다만 근접 무기의 경우 데미지가 워낙 약하기에 단순히 유틸적인 측면에 그친다는 느낌이 강했다. 심지어 원거리 공격 후 근접 무기를 사용하면 데미지가 증가하는 찌름술사의 패시브를 활용했을 때도 큰 메리트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데미지가 기본적으로 매우 약했다.


▲ 완전히 다른 특징의 액티브 스킬

물론 이 게임 역시 보더랜드 시리즈 아니랄까 봐 기본 무기는 총이다. 제조사마다 특징적인 공격 스타일이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어디까지나 수많은 총이 메인 무기로 사용되며 근접 무기나 주문은 이를 보조하는 역할이다. 잠깐 플레이했음에도 다양한 총기들이 등장했으며 환장, 아니 환상의 세계인 만큼 석궁 스타일의 총도 확인할 수 있었다.

무기들은 뭐하나 똑같은 것 없이 공격 스타일도, 속도도, 탄창 용량도, 데미지도, 효과도 모두 제각각이다. 그저 하나하나 써보고 마음에 드는 총인지 석궁인지 여튼 쏠 것을 선택해서 난사하면 된다. 여기에 근접무기까지 있다 보니 무기와 장비들을 하나하나 확인하는 것만 해도 시간이 정말 잘 지나가더라.


시리즈 특유의 정신이 아득해지는 유머 코드도 여전하다. 짤막한 플레이 분량 중에서도 그 블랙코미디스러운 부분은 아주 확실하게 느껴질 정도였으니.

이번에 플레이 가능했던 부분은 억압받고 있는 광산 고블린들을 '고블린의 자유와 탈출을 위한 모임'의 일원으로서 해방해주는 스토리라인이었다. 그런데 정말 아찔하게도 도움을 필요로하는 이 모임의 이름이 다름아닌 '고자탈모'더라. '고'블린의 '자'유와 '탈'출을 위한 '모'임.

▲ '고'블린의 '자'유와 '탈'출을 위한 '모'임

고자탈모의 리더 격인 고블린 자라는 계속해서 고자탈모를 위하여!를 외치고, 고자탈모 포스터를 붙여달라고 하며, 고자탈모 정치범들을 석방해달라고 한다. 나중에는 고자탈모라는 단어를 볼 때마다 정말.. 뭐라 말할 수 없는 감정이 들었다.

와중에 등장하는 엔피씨들은 플레이어를 시켜먹는 데 아주 익숙하다. 정작 고자탈모 고블린 녀석들은 고자탈모를 위한 싸움에서는 모조리 한발 떨어져 있으며, 제조 경력을 당연한 듯 위조한 뒤 또 너무나 당연한 듯 그 위조 경력을 위한 철광석을 캐오라고 시키는 로봇도 있다.

▲ 당당한 위조범

그래픽의 경우 텍스처들이 좀 더 세밀해졌기에 전체적으로 부드러워진 편이다. 물론 특유의 선 굵은 느낌은 그대로다. 또한 시리즈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만화와 같은 그래픽과 색감이 판타지 세상, 원더랜드와 잘 어울리면서 어딘가 발랄하고 통통 튀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비틀린 귀여움이 느껴졌달까.

플레이한 부분은 전체 한국어 더빙이 되어있었으며, 성우들의 연기 또한 훌륭했다. 특히 중간중간 플레이에 대해 훈수를 두는 티나와 프렛, 밸런타인의 목소리는 확실히 게임을 혼자가 아닌 여럿이 함께하고 있다는 느낌을 줬다. 딱 이쯤이면 쓸쓸하네 싶은 타이밍에 맞춰 그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아쉬운 점도 몇 가지 있었다. 특히 구역의 크기에 비해 배치된 적들이 너무 일부분에만 밀집되어 있다 보니 전체적으로 황량하고 텅 비어있는 느낌이 강했다. 적들은 과하게 한 곳에 몰려있고, 겨우겨우 모조리 처치하고 나면 또 너무 아무것도 없고. 주문의 사용감이랄까 타격감이 꽤나 낮다 보니 공격 시의 호쾌함과 속도감이 줄어든 것도 아쉬운 점이다.

하지만 어쨌든 타이니 티나의 원더랜드는 확실히 본편이 기다려지는 타이틀이다. 단순히 총만 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주문을 활용하는 재미가 꽤 쏠쏠했고, 무엇보다 흑마법사, 도적 등 클래스 특징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아마 본격적으로 스킬 포인트와 스탯 포인트를 활용하기 시작하면 훨씬 다채로운 게임 플레이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타이니 티나의 원더랜드는 2022년 3월 25일에 Xbox Series X|S, Xbox One, PlayStation5, PlayStation4로 출시되며, PC 플랫폼의 경우 에픽게임즈에서 단독 출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