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핀오프 타이틀의 장점은 시리즈 팬들은 일단 플레이해본다는 것, 단점은 반대로 시리즈 팬이 아니라면 손을 대는 게 조금 꺼려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타이니 티나의 원더랜드는 보더랜드를 전혀 해보지 않은, 모르는 사람이라도 충분히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그런 게임이다. 오히려 입문작으로 손색이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 만들어졌다.

일단 재밌다. 이총 저총 다 쏴보는 재미가 있다. 이총은 날아다니는 폭탄을 소환하고 저총은 굴러다니는 전기 구슬을 소환한다. 부족하면 마법도 쾅쾅, 칼이나 도끼를 휘두를 수도 있다. 나름 귀여운 버섯 친구가 함께 독을 쏴주기도 하고 은신해서 적의 뒤통수를 때릴 수도 있다.

그리고 아주 판타지스러운 B급 스토리들이 이어진다. 여기에 같이 벙커 앤 배드애스를 플레이하는 티나 무리는 귀가 따가울 정도로 쉴 새 없이 떠들어대기에 싱글 플레이를 하더라도 외롭다는 생각은 요만큼도 할 수 없을 정도다. 얘네가 무슨 이야기를 하나, 또 다음 스토리는 얼마나 어이가 없을까 기대하다 보면 몇 시간쯤은 우습게 지나간다.

티나가 만들어낸 살짝 나사가 빠진듯한 이 이상한 나라는 정말 생각보다 더 판타지스럽고, 생각보다 더 화려하며 생각보다 더 재밌다. 아 그리고 생각보다 더 기가 막힌다.


게임명: 타이니 티나의 원더랜드
장르명: 1인칭 루터슈터, 액션, RPG
출시일: 2022. 3. 25.
개발사: 기어박스
서비스: 2K
플랫폼: PC / PS / XBOX
관련 링크: '타이니 티나의 원더랜드' 오픈크리틱 페이지

◼︎ PC 버전 리뷰 빌드를 기반으로 작성됐습니다.


스토리와 더빙, 보드 게임의 절묘한 조합


타이니 티나의 원더랜드는 분명 보더랜드의 스핀오프기에 중간 중간 전작들을 플레이했다면 더 재밌게 받아들일만한 요소가 있긴하다. 하지만 딱 단독 타이틀로서만 두고 봤을 때도 아무런 문제 없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이건 타이니 티나의 원더랜드가 단순히 총만 쏘는 게임이 아니라 좀 더 다양한 연출에 신경을 썼다는 말이기도 하다. 지루할 틈 없이 쏟아지는 어이없는, 아니 기가막힌 스토리들과 자신만의 전투 스타일, 여기에 보드 게임이라는 컨셉이 잘 섞여들어서 익숙한 듯 처음보는 게임이 등장했다.

특히 벙커 앤 배드애스를 플레이하는 바깥, 즉 티나와 발렌타인, 프렛, 그리고 플레이어가 있는 현실과 페이트메이커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보드 게임 월드가 참 절묘하게 잘 조합됐다. 이는 다른 게 아닌 오직 영상 컷신과 더빙을 통해 연출해낸 결과다.

게임이 진행되는 내내 티나와 발렌타인, 프렛, 그리고 '초보'인 '나'는 쉴 새 없이 페이트메이커의 여정에 대해 왈가왈부하며 떠들고 개입한다. 물론 이게 실질적으로 게임에 정말 개입하는 건 아니다. 벙커 마스터인 티나는 갑자기 폭탄의 이름을 바꾼다거나, 없던 뭔가를 만들어내고는 하지만, 여튼 실제 플레이어가 게임을 하는 데 있어 이들이 직접 등장하는 등의 '개입'은 없다.


하지만 게임 내내 들려오는 그들의 목소리는 마치 꿈속의 꿈처럼 내가 게임 속의 게임을 실제 즐기고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즉 타이니 티나의 원더랜드라는 타이틀에 아주 강하게 몰입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그리고 이건 특유의 유머러스한, 아니 어이없는 스토리와 또 아주 기가막히게 어우러진다. 메인 퀘스트건 사이드 퀘스트건 하나같이 참 헛웃음을 유발하는 진행을 보여주는데, 내가 느끼는 이 당황스러움을 외부에서 함께 상황을 지켜보던 발렌타인과 프렛이 정확히 대변하기 때문. 이 친구들은 등장인물이 뭔가 예상을 깨는 행동을 하면 함께 나쁜 말을 하고, 뭔가 마음에 드는 퀘스트가 발생하면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함께 '게임'을 플레이한다.

이런 말이 어떻게 보면 이상할 수 있지만, 분명 혼자하는 게임임에도 마치 여럿이 함께하는 느낌이다. 혼자 이 말도 안 되는 세상의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지켜보는 게 아니라, 티나와 발렌타인, 프렛과 함께하고 있다는 기묘한 소속감이 느껴진달까.

▲ 우측 상단 초상화와 함께 들려오는 티나의 목소리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건 풀 더빙 덕분에 느껴볼 수 있는 장점이다. 셋은 쉴 새 없이 '외부'에서 떠들고, 또 이 원더랜드 속 등장 인물들은 그들 나름대로 열심히 떠든다. 여기에 중간 중간 내 캐릭터도 신나게 혼잣말을 뱉어낸다. 이걸 더빙 없이 자막으로 확인해야 했다면 글쎄, 이 정도의 몰입감은 절대 경험할 수 없었을 테다.

주연 인물들인 티나, 발렌타인, 프렛 뿐 아니라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 그리고 내 캐릭터의 목소리까지 성우들의 극적인 연기가 어딘가 살짝 미쳐있는 동화 같은 게임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편이다.

스토리의 경우 메인 라인은 있지만 거의 옴니버스 스타일로 진행된다. 메인 퀘스트와 사이드 퀘스트 대부분이 각각의 이야기로 봐도 될 정도로 나름의 기승전결이 잘 구성되어 있다. 재미있는 건 이야기의 전개다. 뻔하고 익숙한 '판타지 세상'의 이야기를 꼭 한 번씩 비틀어서 웃음을 준다. 절대 단 하나도 예상한 대로 흘러가지 않더라. 당장 시작 영상부터 악역인 용의 군주의 근엄한 말이 끝나기도 전에 등장하는 영웅들이나, 피규어 색칠도 하지 않아 회색 캐릭터로 등장하는 '초보'의 모습은 헛웃음을 짓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다양성과 관련된 내용도 자연스럽게 들어가 있다. 억지스럽게 이해시키려고 넣어두는 것이 아니라, 유머러스한 스토리 내에 마찬가지로 유머러스하게 녹아들어 있다.

퀘스트별로 편차가 좀 있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본다면 크게 지루하지 않게 플레이할 수 있는 정도다. 그리고 이 역시 외부, 티나 파티의 상황과 섞여드는 순간부터 좀 더 흥미롭게 즐길 수 있다. 퀘스트 하나에도, 내 움직임 하나에도 궁시렁거리는 이들의 목소리가 들려오다 보니 당연한 이야기다.




원하는 전투 스타일을 고르세요

이곳은 판타지 세계다. 거기에 맞게 6개의 클래스도 아주 판타지스러운 개성을 가졌다. 소환수와 함께 독 데미지를 줄 수도, 액션 스킬 대신 주문만 두 개를 쏠 수도, 거대한 망치를 던지며 번개 데미지를 줄 수도, 체력을 깎아서 강력한 데미지를 줄 수도 있다. 게임의 극초반이 지나가면 멀티 클래스를 배워 이런 다양한 스타일을 입맛대로 2개씩 선택, 연계할 수도 있다.

여기에 근접 공격, 주문까지 합쳐지면서 그야말로 원하는 스타일대로 싸울 수 있게 됐다. 아니 엄밀히는 원하는 전투 스타일을 조합해서 만들어낼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이런 다양한 전투 스타일의 분화 덕분에 메인을 담당했던 총기의 경우 그 중요도가 100%에서 대충 7~80% 정도까지 내려왔다. 그저 열심히 총만 쏘는 비중이 100%에서 7~80%로 떨어졌다고 보면 될 듯하다. 나머지는 주문, 액션 스킬, 그리고 근접 공격이 차지한다.

아예 주문의 의존도와 활용도를 높이는 총기술사 같은 클래스는 총과 주문의 비중이 거의 6:4 정도까지 비슷해지기도 한다. 물론, 화끈하게 총 위주로만 사용할 수도 있다. 각 클래스의 스킬과 능력 포인트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달려있을 뿐이다.

그런데 이 활용법이 아주 다양하다. 멀티 클래스, 즉 두 가지 클래스를 선택할 수 있기에 기본적으로 패시브 특성을 두 가지 활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스킬 포인트들도 조합이 가능하다. 그리고 이 클래스별 특징이 확실하기 때문에 '총을 쏜다'는 것만 동일할 뿐 선택과 조합에 따라 그야말로 천차만별의 캐릭터가 탄생하게 된다. 원하는 대로 줄 수 있는 능력 포인트도 한몫 거들고.


총을 쏜다, 와드가 있다, 체력이 있다는 것만 같을 뿐, 누군가는 주문에 집중하는 마법사처럼 플레이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돌진을 통해 근접해서 공격하는 스타일의 플레이를 할 수도 있다. 누군가는 그 둘을 합쳐 마검총기술사..처럼 날뛸 수도 있고, 또 누군가는 그저 총을 난사할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때문인지 멀티 클래스를 활용하고 스킬을 어느정도 원하는 전투 스타일에 맞춘 이후부터 게임이 훨씬 재밌게 느껴졌다.

중요한 건, 주문과 근접 공격이라는 새로운 공격 스타일이 추가되면서 선택지가 늘어났다는 점이다. 모두가 다 똑같은 방식의 전투를 할 필요가 없어졌다. 당장 FPS를 잘 못하는 나도 별 문제 없이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었던 데는 이 주문과 스킬이 매우 큰 역할을 했다. 총을 좀 못 쏘고 못 맞추더라도 그 빈 곳을 주문과 관련된 스킬들로 충분히 메꿀 수 있어서다.

'총으로 쏘는 것'의 의존도가 줄어들면서 슈팅이라는 장르에서 막혀 쉽사리 보더랜드 시리즈를 플레이하지 못했던 사람도 타이니 티나의 원더랜드를 충분히 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젠 총 말고 다른 것도 파밍하세요

그래서 주워서 쓸 수 있는 것이 더 많아졌다. 총만 주워서 될 게 아니다. 주문도 입맛에 맞춰야 하고, 다양한 효과를 지닌 근접 무기도 전투 스타일에 맞춰서 껴야 한다. 심지어 멀티 클래스 시스템을 지원하는 만큼 방어구에도 여러 클래스의 능력이 붙어있기에 선택지는 더 넓어졌다. 여기에 쉬움과 보통 난이도를 플레이한다면 좀 덜하지만, 어려움 난이도를 선택할 시 공격의 속성도 신경 써야 한다.


여러 갈래로 나뉜 전투 스타일은 그만큼 파밍의 중요성과 다양성을 끌어올렸다. 물론 가장 큰 파밍 요소는 당연하게도 총이지만, 노랗게 반짝이는 전설 아이템이 총이 아니라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총만큼은 아니더라도 전설 주문이나 전설 근접 무기는 꽤 괜찮게 사용되니까.

한방한방은 약하지만 연사 위주 총을 주 무기로 사용한다면 단일 데미지가 강한 주문을 사용하면 되고, 반대의 경우에는 광역 폭발 데미지를 주는 주문을 선택하면 된다. 주문 위주의 플레이를 한다면 타격 시 주문 쿨타임을 줄여주거나 주문 데미지를 증가시켜주는 근접 무기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여러가지로 갈라진 전투 스타일 덕에 좀 더 유동성 있는 파밍도 가능해졌다. 또 어떻게 본다면 더 많은 부위를 신경 써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고. 이는 특히 방어구 쪽에서 더 자주 발생하는데, 더 높은 점수의 장비를 얻었다 하더라도 자신의 전투 스타일과 아예 맞지 않아서 버리는 경우도 많다. 물론 이게 크게 스트레스 요소로 작용하지는 않으니 걱정할 필욘 없다. 장비는 쏟아진다.


그리고 이 파밍 과정과 아주 밀접하게 연계된 게 바로 오버월드다. 타이니 티나의 원더랜드만의 독특한 요소인 오버월드는 보통의 게임에서 그저 전체 맵으로 그쳤을 부분을 보드 게임판으로 인게임에 구현해 낸 '살아 움직이는 맵'이라고 보면 된다. 단순히 특정 구역과 구역이 연결된 것이 아니라, 오버월드라는 커다란 맵 위에 구역들이 존재하는 개념이다.

재미있는 건 이 오버월드가 단순히 맵의 구실만 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오버월드에서도 캐릭터를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고, 끊겨 있거나 막혀있는 길을 오픈하는 퀘스트를 진행할 수도 있다. 작아진 SD 캐릭터를 활용해 자잘하게 또 다른 플레이를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수풀 속 숨어있던 적과 마주치거나 던전에 입장해 전투가 일어나기도 하는데, 이런 조우전은 짧게 진행되며 클리어 이후 반드시 보상이 주어진다. 그래서 퀘스트를 진행하다 막힐 경우 파밍 구간으로 활용하기에 매우 좋다. 보스가 등장하지 않아 본 퀘스트라인에 비해 전투의 난이도가 심하게 높지 않은 것도 장점이다.

와중에 오버월드에는 또 오버월드만의 수집 요소들이 존재한다. 물론 대부분 미니게임, 혹은 짧은 던전을 클리어하는 정도라 차지하는 분량이 그렇게 큰 편은 아니다. 하지만 어쨌든 귀여운 듯 우스꽝스럽게 생긴 SD 캐릭터들이 열심히 뛰어다니며 주먹질하는 모습을 보다보면 나름의 즐거움이 느껴진달까.




이게 티나가 만든 세상

개인적으로 가장 놀란 것은 바로 커스터마이징이다. 그래 봤자 몇 개 선택지에서 고르는 정도겠지 싶었는데, 아니다. 생각보다 훨씬 본격적으로 캐릭터를 꾸밀 수 있다. 커스터마이징에 꽤.. 오랜 시간을 들일 정도로 아주 본격적이다. 세부 사이즈 조정부터 방어구의 색, 무늬, 여기에 브라이트후프 정 가운데에 세워진 내 동상까지도 죄다 손볼 수 있다.

아참, 커스터마이징은 마음대로 인게임에서 수정할 수 있으니 망했다고 크게 슬퍼하거나 캐릭터를 다시 만들 필요는 없다.


그래픽은 더 세밀하면서도 거칠어졌고, 색감은 더 화려해졌다. 굵은 펜으로 슥슥 그린 듯한 선에 선명한 색상이 더해져 정말 '이상한 나라'가 만들어졌다. 뭐랄까 전체적으로 화사한 건 아닌데, 임팩트가 있다. 분명 모든 색이 실제로 밝은 것도, 알록달록한 것도 아닌데 선명하게 보인다.

덕분에 게임 전체가 마치 어린 아이가 칠해놓은 색칠놀이 책과 같은 느낌을 준다. 판타지 세계, 티나의 어딘가 살짝 나사를 풀어버린듯한 독특한 세계에 딱 어울리는 그런 분위기를 색과 선을 통해 잘 살려냈다.

또한 선명한 색감 덕에 공격하는 즐거움은 배로 다가온다. 총도 총이지만 특히 주문의 경우 그야말로 쏘는 맛을 느끼게 해줄 정도로 얼음, 불, 전기, 독, 흑마법 등 투사체들이 각각의 속성에 따라 화려하게 날아다닌다.

다만 조금 어두운 맵에 들어설 시 적을 눈으로 구분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 맵의 색도 무거운데 등장하는 적의 색도 똑같이 무겁다보니 순간적으로 눈에 확 들어오지 않더라. 선도 굵고, 오브젝트 색도 무겁고, 적의 색도 무겁고. 때문에 중간 중간 미니맵을 보고 적의 위치를 찾아 공격하곤 했다. 마찬가지로 투명한 적 역시 확실히 구분할 수 없어 대충 위치를 파악하고 일단 쏜 뒤에 맞는 곳을 계속해서 공격하는 경우도 있었다.


오히려 가장 큰 장애물로 다가온 건 구역 지도다. 단층형 구조였던 초반 구역에서는 헷갈릴 일이 적었지만, 몇 층씩 겹치기 시작하는 중반이 지나가면서부터는 도대체가 이게 어디서 연결되는 것인지, 이 위로 가려면 어떻게 가야 하는지, 반대로 저 아래로 떨어지면 여기로는 어떻게 돌아와야 하는 것인지, 확인하기가 너무 힘들었다. 물론 방향치인 내 문제가 있긴 하겠지만, 지도는 어쨌든 어느 정도 확실히 구분은 되어야 한다고 본다.

아쉬운 점은 또 있다. 바로 번역과 관련된 부분이다. 정작 더빙이나 퀘스트 부분에서는 오히려 현지화가 잘 되었다 생각이 들 정도로 문제가 없으나 클래스 명칭을 비롯해 스킬을 보다 보면 굳이 이렇게 번역해야 했나 싶은 것들이 꽤 있는 편이다. 특히 묘태사도의 경우 클래스명만 본다면 도대체 이건 무슨 능력을 가진 클래스인가 싶다. 포자 감시자 역시 '원거리 데미지에 집중하는 곰팡이 친구'라는 어딘가 어색한 소개문구를 가지고 있다.

물론 같이 제공되는 스킬 정보를 통해 어떤 클래스인지 하나하나 확인은 가능하지만, 딱 클래스명과 그 아래 한 줄의 문구만으로 정확히 이 클래스가 마법, 근접, 총기 중 어디에 중점을 둔 어떤 캐릭터인지 확인할 수 있었다면 훨씬 좋지 않았을까 싶다. 당장 비룡전사는 그냥 '화염 및 번개 데미지에 집중하는 와이번 조련사'라고 되어있기에 액션 스킬을 통해 근접 데미지를 준다는 부분을 읽지 않으면 클래스 특징을 확실히 알기 어렵다.

이외에도 초반에는 자주 등장하던 영상 컷신이 중반부터는 등장 캐릭터를 설명하는 부분 외에 크게 보이지 않는 점이나, 멀티클래스를 오픈하기 전까지 조금 단조롭게 흘러가는 전투, 정식 출시 빌드와 차이가 없는 리뷰 빌드였음에도 갑자기 게임이 꺼지거나 능력치의 툴팁이 보이지 않는 등 발생한 자잘한 버그 역시 아쉽게 느껴졌다.

▲ 곰팡이(의) 친구가 아닐까



정말 게임이 플레이어에게 줄 수 있는 오락적 요소는 다 가지고 있다. 보는 재미, 조작하는 재미, 듣는 재미는 기본이고 여기에 비록 B급이라 그렇지 흥미롭게 전개되는 이야기들, 비록 나사가 빠진 것 같지만 매력 넘치는 등장 인물들, 각기 다른 수많은 장비들까지. 없는 게 없다.

그만큼 그냥 고민 없이 재밌게 즐기기에 딱이다. 1인칭 슈팅이 너무 싫어 미친 듯이 싫어라는 것만 아니라면 누구나 크게 호불호없이 플레이할 수 있을 게임이다. 심지어 이것도 RPG 요소가 강해지면서 충분히 커버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기 때문에 진입 장벽은 더욱 낮아졌다. 여기에 난이도까지 쉬움 보통 어려움 세 가지로 늘어났다.

그냥 이리저리 길게 말할 필요가 없다. 게임에서 제일 중요한 건 재미다. 시간 가는지 모르고 플레이할 정도의 재미가 있느냐 없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타이니 티나의 원더랜드는 어쨌든 재미라는 측면은 확실히 잡았다. 여기에 평소 혼자 게임을 플레이하며 외로움을 느꼈다면, 이만한 게임이 없다. 쉴 새 없이 떠드는 캐릭터들 덕분에 외로움이라는 걸 느낄 새가 없을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