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 게임사에 '러시아 제재'를 요청한 우크라이나 부총리 트윗

러시아가 올해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여파가 게임시장에도 감지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올해 러시아 게임산업이 전년 대비 50% 감소할 것이라 전망했다.

IDG 컨설팅(IDG Consulting)에 따르면, 2021년 러시아 게임 매출은 약 34억 달러(약 4조 3,911억 원)에 달한다. 뉴주(Newzoo)에 따르면, 러시아는 유럽에서 6번째로 큰 시장이며, 세계에서 15번째로 큰 시장이다.

러시아 게임시장은 모바일 위주다. 구글은 3월 10일 러시아에서 플레이스토어 결제를 차단했다. 애플은 새로운 기기 판매는 중단했지만, 앱스토어에 대한 공식적인 조치는 취하지 않고 있다. 2월~4월 러시아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린 모바일 게임 타이틀을 살펴보면, 이용자 매출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

콘진원은 지난 3월 플레이스토어와 앱스토어에 대한 게임 이용자 지출은 전달 대비 각각 64%, 41% 감소했다고 전했다. 콘진원은 2월 집계 데이터와 4월 잠정 데이터를 비교하면 러시아 모바일 게임 시장 매출은 8,700만 달러(약 1,123억 원)에서 1,400만 달러(약 180억 원)로 두 달 만에 84% 감소했다. 시장 규모는 당분간 계속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 자료: 한국콘텐츠진흥원

러시아매체 앱투톱(App2Top)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게임산업 종사자의 최대 42.3%가 자국을 떠났거나 향후 몇 달 안에 떠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85%가 러시아 출신이었고, 나머지 15%는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지역 출신이었다. 17.8%는 이미 러시아를 떠나 터키, 아르메니아, 그루지야 등에서 생활 중이라고 말했다. 24.5%는 빠른 시일 내에 러시아를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중 29%는 향후 러시아로 돌아올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에 머물고 있다고 응답한 게임산업 종사자 57.7% 중에서 도 1/3은 “언젠가 출국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직군별로는 비주얼 아티스트와 게임 마케터들이 이주 및 도피를 선택한 응답자의 대다수를 차지한 반면, 프로그래머는 잔류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앱투톱은 대부분의 러시아 게임 회사들이 더 이상 러시아에 본사를 두고 있지 않으며, 해외 사업을 촉진 등을 이유로 다른 나라에 법인을 설립했다고 덧붙였다.

콘진원은 "러시아는 신흥 게임 시장이다. 따라서 러시아 시장을 차단하는 것은 분명 주요 퍼블리셔 및 개발 업체들의 수익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며 "일각에서는 불법 복제가 만연한 러시아 게임 시장의 특성과 침공 직후부터 루블화의 실질가치가 하락함에 따라 판매 중단의 피해는 크지 않을 것이라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전쟁에 대한 주요 게임사의 태도는 단순히 개별 기업의 비즈니스 전략 방향을 넘어 산업적으로도, 문화적 영향력 측면에서도 성장한 게임 산업이 국제적인 분쟁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가치에 대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콘진원은 "러시아 게임산업의 근간이 무너지고 국가 경제의 위기도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러시아 게임시장이 회복하는 것은 전쟁이 종료된 뒤로도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