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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이 걸린 명승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본 경기...
A조의 최강자를 가리는 승자전. 1경기를 승리한 IG와 2경기에서 압승을 거두며 올라온 KT 불리츠의 아시안 더비. IG는 1경기 당시의 승리 카드를 다시 한 번 꺼내들었다. 쉬바나, 오공의 광역 에어본과 이어지는 야스오의 난입. 1경기에서 프나틱에게 세계구급 칼침을 놔주었던 그 조합이었다.
반면 KT 불리츠는 국내 경기에서 유행하는 픽을 선택했다. 레넥톤이 밴을 당해 파충류 매치는 성사되지 못했지만, 제 3의 카드로 쓰이는 문도 박사가 간만에 소환사의 협곡에 등장했다. 초반은 격렬하게 흘러갔다. '마파' 원상연의 레오나가 틈이 날 때마다 싸움을 걸어 2:2 딜교환을 시도했고, 미드에서는 'ZziTai'의 야스오가 '류' 류상욱의 룰루를 상대로 전혀 밀리지 않는 실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상대적으로 정글러들은 큰 역할을 할 수 없는 구도였다. '인섹' 최인석의 카직스는 'PDD'의 쉬바나를 노렸지만, 소환사 주문을 소모시키는 정도에서 끝났고, 'illusion'의 오공도 미드 라인에 지속적으로 갱킹을 시도했지만, 큰 소득은 거두지 못했다.
승부의 분기점이 될 첫 싸움은 봇에서 일어났다. 탑과 미드를 지속적으로 노렸지만, 큰 소득을 거두지 못한 양측 정글러의 선택은 봇 라인. 양측의 정글러가 합류하며 벌어진 3:3 싸움은 경기의 흐름을 삽시간에 흔들었다. 오공의 회전격에 호되게 당한 KT 불리츠는 큰 피해를 입었고, IG는 경기의 분위기를 가져가게 되었다. 연달아 이어진 미드 라인의 2:2 싸움 역시 IG의 우세였다. KT 불리츠는 야스오를 집중적으로 노렸지만, 오히려 야스오가 엄청난 대미지 딜링을 보여주며 카직스를 처치하자 경기는 더욱 기울고 말았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은 KT 불리츠. 봇에서 1킬을 만들어낸 KT 불리츠는 각지에서 교전을 만들어내며 IG를 추격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었다. IG는 야스오의 하드 캐리라는 뚜렷한 테마가 있었고, 이에 대한 선결조건인 '야스오와 오공의 성장'이 어느정도 이뤄진 상황이었다. 반면 KT 불리츠는 라인전에서 큰 손해를 본 상황이었기에, 앞으로 치러야 할 한타에서 조금은 불리할 수 있었다.
KT 불리츠의 추격은 맹렬했다. IG의 챔피언이 드러날 때 마다 공격적으로 싸움을 건 KT 불리츠는 IG의 챔피언들을 하나하나 잡아내며 손해를 메꿔나갔다. 다만 주도권을 뺏어오지는 못한 상황. KT 불리츠로서는 한 번의 큰 승리가 절실한 순간이었다.
결국 양 팀이 정면으로 맞부딪힌 곳은 드래곤 앞. KT 불리츠는 막상막하의 싸움을 펼쳤지만, 끝내 루시안을 처리하지 못해 아쉽게 손해를 보고 말았다. 하지만 가능성은 볼 수 있었던 한타. 그러나 바로 다음 이어진 싸움은 경기의 분위기를 또다시 바꿔놓았다.
유리함을 확신한 IG. IG는 곧장 바론을 시도했다. 이를 눈치챘지만, 신중하게 기회를 본 KT 불리츠는 불시에 IG를 급습했다. 이 교전에서 바론은 IG가 차지했지만, KT 불리츠는 네 명의 챔피언을 잡아내며 큰 이득을 가져왔다. 이어 드래곤까지 처치한 KT 불리츠는 글로벌 골드와 킬 스코어 모두를 역전하며 역전의 발판을 딛고 올라왔다.
기세를 잡은 KT 불리츠는 방어쪽으로 돌아가 있던 스위치를 공격으로 돌렸다. 하지만 쉽지는 않았다. 분위기는 가져왔지만, 근본적으로 큰 우세를 점한 것은 아니었던 KT 불리츠는 IG의 방어를 뚫지 못했다. 결국 양 팀의 공방은 막상막하. 하지만 IG의 반격은 결코 멈춘 것이 아니었다. 5명이 뭉쳐 공격을 가한 IG는 KT 불리츠의 방어를 뚫어내며 미드 억제기를 파괴했다. IG의 한타 공격력은 엄청나게 무시무시했고, KT 불리츠는 아직 이를 막을 충분한 1선 방어력을 갖추지는 못한 상황이었다.
이어 또 한번 바론을 시도한 IG. 그러나 이번에도 KT 불리츠는 쉽게 승기를 내주지 않았다. 문도 박사가 사망했지만, 적시에 뛰어든 최인석의 카직스가 바론을 스틸하며 KT 불리츠는 벼랑 끝에서 한번 생존하는데 성공했다. 불리한 상황에서도 차근차근 역전을 노린 KT 불리츠는 유리한 상황이 올 때마다 이를 놓치지 않고 이득으로 연결시키며 추격을 가했다. 이제는 한 번의 승부로 끝이 날 경기. 양 팀은 마지막 차분히 마지막 싸움을 준비했다.
마침내 벌어진 싸움. IG의 맹공격을 맞이한 KT 불리츠는 신중했다. 기회가 온 순간 시작된 시비르의 사냥 개시와 레오나의 흑점 폭발. KT 불리츠는 IG의 챔피언을 하나하나 잡아내며 기적과도 같이 한타를 승리했다. 많은 피해를 본 IG는 순식간에 두 개의 억제기까지 잃으며 순식간에 수세에 몰리게 되었다.
기세를 탄 KT 불리츠는 맹렬히 역전을 향해 달려갔다. 바론까지 확보하고 IG의 챔피언들을 침착하게 하나하나 잡아낸 KT 불리츠는 역전을 거듭하는 명 경기 끝에 IG를 꺾고 A조 1위로 4강에 진출하게 되었다.
Laffa@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