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칠흑 비화는 시르쿠스 트위닝까지 이르기까지 시드일행이 무엇을 하였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번 화자는 ... 읽다보시면 알게 되십니다.





제 8재해 서사록
第八霊災叙事録



나는 기록한다.
인간이 '제 8재해'라고 부른 이 시간을 기록한다.
시드 갈론드에 의한 증언을 요약하자면, 그가 맞닥트린 일의 발단은 다음과 같다.

갈레말 제국의 속국이였던 도마와 알라미고가 당시의 총독을 쓰러트리고 재독립.
그걸 계기로 다른 속국에서도 해방 활동이 활발해져 그들을 지지하는 에오르제아 동맹·동방 연합과 갈레말 제국은 본격적으로 대립하게 되었다.
제국군은 알라미고와의 국경지대인 김리트로 진군했고, 이것을 막기 위하여 동맹군도 집결하였다.
평화협상이 열렸으나 결렬되었고 전쟁으로 치달았다.
처음으로 무력이 더 우세한 제국군이 이기고 있었으나, 전투가 장기화되자, 동맹군이 우세해졌다.
많은 병사들을 속국에서 징집하는 제국군과 조국을 위해서 일어선 동맹군의 '의지' 차이라고 이후에 시드는 말했으나, 그 원리는 아직도 내가 이해할수 없었다. 그렇기에 다른 요인을 꼽자면, 새벽의 혈맹이 동맹군에 가담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 존재가 전략 전술면에서 향상을 가져와 승리에 공헌했다는 것은 전투기록으로부터 분석 가능한 사실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날.
시드와 갈론드 아이언 웍스의 핵심을 맡는 스탭들은 동주 오사드 소대륙의 일각인 더 번이라고 불리는 장소에 모여 있었다.
거기에 배치되어 있는 청룡벽이라고 불리는 방어기구를, 제국군의 다음번 침공에 대비해 강화해 주었으면 한다는 의뢰를 받았기 때문이였다. 그것을 추척하고 회수한 네로 스카이와도 포함해 현지에서 작업을 하던 도중에 '사태'는 발생했다.

처음에 받는 보고는 간결했다고 시드는 말했다.
'에오르제아 쪽의 전장에서 뭔가 엄청난 무기가 사용된거 같다. 랄거스 리치 지사와 연락이 되지 않는군.'

차질은 없었다. 모순도 없었다. 그 시점에서 이미 전원은 사망했기에 당연했다.
전쟁터에서 사용되었던 것은 '흑장미'라고 불렸던 제국제 무기였다.
생명체가 갖는 에테르의 순환을 강제로 정지시켜, 순식간에 죽음에 이르게 하는 병기.
영향 범위는 광대했고, 투하지점에 가까웠던 알라미고에서는 생존자가 적었다. 인근의 검은장막 숲이나 다날란은 물론 제국령에 이르기까지 넓은 지역에서 다수의 사망자가 나왔다고 기록되어 있다.

덧붙이자면, 이것들은 모두... 이 보디에는 아이 센서와 녹음 마이크 이외의 관측 기능이 갖춰지지 않았기에 나중에 수집,보존한 사실이다. 그당시의 나는 오고로모 산 중턱에 있었기에 무기가 사용되었던 현장에는 없었다.
단지, 나의 곁을 걷고 있던 노란색 날개를 지닌 동행자가 무엇인가를 알아차린듯 고개를 든 것은 기록하고 있었다.


-------------------



나는 기록한다.
인간이 '제 8재해'라고 부른 이 시간을 기록한다.
언어를 말하는 기능을 갖지 않아 장난감이라 인식하겠지만,
불가사의하게도 다시 만난 시드일행은 빈번하게 나에게 말을 걸었다.
상세한 것은 각 데이터를 참조할 것을 권장하지만, 대략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검은 장미가 가져온 것은 다수의 사망자뿐만이 아니였다. 환경의 변화도 가져왔다.
정체의 힘을 가진 그 무기에 의해 여러개의 지맥이 흐름을 멈췄다.
에테르의 공급이 끊긴 땅은 말라 붙어 생명이 살기 어려운 곳으로 바뀌었다.
그러자 주변지역의 에테르 밸런스가 깨지기 시작했고, 때로는 그 왜곡이 생물의 성질을 변화시켰다.
예전까지 주식으로 삼았던 농작물이 하룻밤 사이에 독으로 바뀌었던 사례도 있었다.
그로 인하여 사망자는 날이갈수록 증가했다. 재해 이전과 같은 생활을 계속할수 없었으며, 사람이 갖고 있는 사회성이라는 힘을 증폭시키는 '나라'라고 하는 형태도 머지않아 형태를 유지할 수 없게 되었다.
변화는 에오르제아 뿐만이 아닌, 갈레말 제국령에까지도 차근차근 번지기 시작했다.
그들의 생활과 군사력을 지탱하던 마도 기술은 청린수가 격렬하게 연소할때 생기는 에너지에 의하여 성립된다. 그러나 흑장미로 바뀌어진 세계에서는 청린수는 완전하게 연소되지 않았다. 기존의 청린기관은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결국 고철이 되었다.

이렇게 죽음이라는 변화에 직면한 생물들이 무엇을 시작했는가 하면,
...생존을 위한 투쟁을 시작했다.

그 안에서 인간은 적극적으로 전쟁을 했다.
살수 있는 토지를 둘러싸고.
적은 자원을 둘러싸고.
규제되지 않는 욕심에 의해.
복수라는 이름으로.
가장 많이 동족을 죽인 것도 인간이였다.

시드일행은 이 상황을 '늪'이라고 자주 말했다.
실제 늪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늪으로 여겨질 정도의 점도와 깊이, 나쁜 전망에 의해 해결하기 어려운 사태를 나타내는 비유이다. 기록 데이터를 열람할 때에 차이가 없도록 하고 싶다.

그렇게 '늪'의 싸움을 시작한 인간은 문화나 사회성이라는 특유의 힘을 잃고, 보다 원시적인 짐승에 가까워졌다고 나는 인식했다.
그러나 그런 와중에도 인간으로 계속 남으려고 하는 개체도 있었다.
갈론드 아이언 웍스의 생존자들이 그 예다.

그들은 번져가는 전쟁의 불씨를 막기 위해 착취당하는 자를 보호하고 착취하는 자를 억제하기 위해 계속 힘을 썼다.
그것은 때로 찬동자를 낳았고... 그보다도 빈번하게 그들의 동료를 잃기도 했다.
한 라라펠족의 기술자는 난민들의 마을에 우물을 만들러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노상강도에게 당해 치명상을 당했다. 동료들이 손을 써봐도 쇠약해져갈 뿐이였다.
그와 평소에 같이 행동하던 덩치 큰 기술자는 그의 침대 곁을 떠나지 않았다. 격려와 함께 손을 잡자, 그는 간신히 의식을 되찾아, 살아줬으면 한다고 동료들에게 부탁했다.
그리고 가능하면 자손들에게 목숨을 이어달라고.
부탁받은 쪽은 "너는..."이라고 손을 잡은 채로 대답했다. 목소리가 흔들리고 있었다.
그러자 그는 약하게 웃으며, 사그라지는 목소리로 말했다.
"저는 아직 타타루 씨만임다."
나의 동행자도 아직, 그에게 볼을 대고 계속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 눈물이 마를 무렵.
더 초췌한 얼굴을 한 시드 일행은 거점의 한 방에서 장시간에 걸쳐 논의를 했다.
그들만으로는 지금의 세계를 고칠수 없다.
한편, 그들만이 갖고 있는 지식을 이용함으로서 몇개의 효과적인 선택을 미래에 남길수 잇기 않을까 하고 추측하고 있었다.
그것은 동시에 자신들과 같은 시대에 사는 동료들을 버리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시드는 이를 수긍했다.
고개를 끄덕인 뒤,
"하지만, 우리가 살았다는 것이 무의미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들의 행동이 정해졌다.




나는 기록한다.
인간이 '제 8재해'라고 불렀던 이 시간을 아직도 기록중이다.

갈론드 아이언 웍스가 추구했던 것은 흑장미의 효과가 예상을 훨씬 넘어 제 8재해의 원인이 된 이유의 해명이였다. 그리고 그것을 근본적으로 회피하는 방법. 즉, 과거를 개편해 '재해가 일어나지 않았던' 역사를 성립시키기 위한 수단이였다. 그들은 지금까지 겪은 경험에 의하면 그것이 확립 가능한 이론이라고 믿고 있었다.
그렇다곤 해도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선 찬동하기 어려운 행동이였다는 것은 나도 이해할 수 있었다. 짐승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현재와 예상하기 쉬운 가까운 미래의 안정이다. 시드 일행의 행동은 그들에게 가치가 없다.

실제로 배반하는 자도 있었다.
협력을 거부하는 자도 있었다.
'아무래도 좋으니 물자를 내놓으라'고 덤벼드는 자도 있었다.

그러한 자들이 대부분이였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자가 확실히 존재했다.

제 8 재해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서 마법과 에테르에 정통한 지식가들이 협력을 할수 있기를 원하였다. 그 안에 "영재가 일어나지 않았다면 그 영웅이 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면 여러 문제가 생기겠지만, 지금의 세계만큼 심각하진 않을 것이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자가 있었다. 주변의 지식가들은... 여러 각각 그 인물과 안면이 있던 것 같았다...
찬동한다는 의지를 표했다.
그 가설이 뭔가 긍정적인 작용이 있었는지, 혹은 그렇지 않더라도 그들의 지적 향상심이 있었기에 이룰수 있었던 것인지는 판단이 불가능했지만, 이후에 그들은 재해의 구조와 제 8재해의 진실을 밝혀냈다.

또한, '제 8 재해가 발생하지 않은 역사를 성립시킨다'라고 하는 목적이 '그 영웅의 목숨을 잇기 위해서'라고 바꿔 말함으로서, 보다 많은 찬동자들이 나타나게 되었다.
물자의 부족이 만성적인 문제가 되는 중에도 식량을 전해오는 사람이 있었다. 장인으로서 도와줄게 없냐하고 오는 자도 있었다. 그들도 어느 한 영웅의 도움을 받은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 안에서 나마즈오라고 불리는 종족의 협력자는 역사의 개편에 깊은 이해를 하고 있었다.

"큰 메기님은 이런 미래가 될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음메. 그러니까 그래,내가 본것은 제 8재해가 일어나지 않았던 역사였다고,광풍원 세이게츠가 말했음메!"
... 그 발언의 의미는 이해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일단 그대로 기록해 두었다. 


세월이 지나도 협력자는 나타났다.
예를 들자면, 연구 기재를 옮기는 중에 강도를 만난 동료를 구한 것은, 거대한 비공정이였다.
그것을 조종하는 '하늘 도적'이라고 자칭하는 여성은 금발을 흩날리며 이렇게 말했다.

"나의 마마가,옛날에 그 영웅님께 도움을 받은 적이 있었다고 말했었어. 2대째의 하늘의 여왕으로서 빚을 갚도록 할게!"

조사나 실험을 위해 각지에 파견된 자에게서 인간이 아닌 존재에게도 도움을 받았다는 보고도 있었다. 홍옥해를 이동중이던 한 사람은 배위에서 습격당하여 바다에 던져져, 인근 섬으로 흘러 들어 갔다. 몽롱한 의식 속에서, 뭔가 큰 동물... 거북인가 뱀처럼 보이는 것이 자신을 간호해 준 기분이 들었다고 증언했다.
마찬가지로 솜 알 등반중에 사고를 당했던 자가 하얀 날개를 지닌 거대한 존재에게 도움을 받은 적도 있었다고 했다.
당사자는 드래곤족이 틀림없다고 말했지만, 그것들은 인간이 일으키는 전쟁을 싫어하여 그곳을 떠났다는 말을 들었기에 진실을 밝힐수 없었다.
그러한 사례를 그 영웅과 직접적으로 연결시킬 순 없었지만, 모두 그 사람의 활동 기록이 남았던 장소였기에 관련지어서 흥분하던 자들도 있었던 것 같다.


...그들을 거쳐, 지금.
늙은 시드의 주름투성이인 손이 그들이 추구한 이론의 최후의... 행을 기록했다.
그는 숨을 깊이 내쉬고 나서 옆에 서있던 네로를 바라보았다.
네로도 역시 늙었으나, 최근 수십 년 관측해온, 평소대로의 방식으로 어깨를 움츠렸다.

"...뭐 괜찮지 않을까?"

긍정치고는 애매하다.
그러나 시드는 눈을 감고 다시 깊은 숨을 내쉬며 웃음 지었다.
그리고 천천히 일어나 후방에 있던 물주전자를 조작하여 두개의 금속제 머그컵에 커피를 끓였다. 그 하나를 네로에게 건냈고, 가볍게 내세우는... 건배라고 하는 동작이다.
서로 커피를 마셨지만, 오늘의 네로는 그걸 "맛없어"라고 말하지 않았던 것을 기록해야만 한다.
그러던 중 시드가 자신들이 적어온 종이뭉치를 바라보며 말했다.


"실현... 될거라 생각하나?"
"글쎄다. 이대로 이론을 짜서 시험해보니 대실패라는 흔한 이야기가 있지. 
그것도 포함해서...성공할지는 풋내기들 손에 달렸지."
"그렇겠지."


이후, 말은 없음.
그 침묵 속에 있는 인간만이 관측할수 있는 무언가를, 나는 기록할 수 없다.
단지, 시드가 던진 물음에 대해서 사람다운 대답이라고 하는 것을 이끌어 낼수는 있었다.
마치, '그때'와 같이...

그들의 이론의 핵심을 담당하는 것은 크리스탈 타워와 기공성과 차원의 틈새에 관한 모험으로 얻은 경험이다. 그리고 그 모든 모험의 결말은 한마디로 표현할수 있다.
혹은, 오늘에 이르기까지 목숨을 잃었던 동료에게도, 같은 말을 들었을 것이다.

...안녕히 주무십시오.

그리고 나는 인간이 그 다음에 주고 받는 말을 알고 있다.
조용히 자고, 이윽고 해가 뜬 후에, 말하는 말을 알고 있다.

따라서 이것은...아무리 멀게 생각하여도 거기에 이르는 길이다.

나는 그것을 기록할 수 없어도,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