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시작하기 앞서, 이번 칼럼은 개인의 뇌피셜입니다.

뇌피셜이기에 틀릴 수 있고, 보시는 분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지적은 당연히 환영합니다.


1년 중 세 번의 확장팩. 그 사이에는 언제나 큰 변화가 있기 마련이다. 세 번의 시기동안 이 게임을 하는 많은 사람들이 카드에 대한 기대를 품기도 하고, 메타에 대해 실망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실망과 기대 속에서도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이 게임에 대한 애정이다. 이 게임에 대해 플레이를 하기 때문에 기대를 가지기도 실망을 가지기도 하는 것이다. 
소련 이전 러시아의 문학가인 '네크라소프'가 말했듯, "슬픔도 노여움도 없이 사는 자는 이 게임을 사랑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점점 하스스톤에 대해 슬픔도 노여움도 없이 플레이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들의 잘못이 아니다. 하스스톤에 대한 총 플레이 시간, 하스스톤 매출, 하스스톤의 여러 통계들은 이미 이 게임이 하락세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게임이 하락세이면 게임을 운영하는 블리자드에 책임을 묻지 않을 수가 없다. "이 게임은 어떻게 해서 이렇게 되었나?"

이런 와중, 블리자드에서는 새 확장팩의 정보들을 차근차근 공개하고 있다. 7월 초에 '울둠의 구원자'라는 이름의 새 확장팩을 공개하고, 확장팩만의 키워드, 여러 카드들을 공개하는 중이다. 이렇게 열을 내는 와중, 블리자드에겐 유감스럽게도 이번 확장팩이 도통 기대가 되지 않는다. 메타, 키워드, 카드들 모두.

이번 칼럼에서는 이번 확장팩의 키워드를 통해서 지금 현재 하스스톤의 문제점을 짚어보고자 한다.


1. <환생> 키워드와 어그로의 멸종.





<구원>이라는 키워드는 과연 하스스톤을 구원할 것인가? 


이번 확장팩의 키워드의 배경인 '울둠'이라는 공간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엿볼 수 있다. 와우에서 울둠이라는 공간에 들어서면 곳곳마다 아누비스의 석상과 피라미드, 모래로 가득찬 사막을 통해 누구나 이집트라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이런 이집트와 이집트의 고유의 양식(이라고 오해받는)인 미라를 통해 환생이라는 키워드를 뽑아낸 것은 매우 자연스럽다. 이렇게 배경과 컨셉 아이디어가 자연스러운 것은 매우 칭찬할만한 일이다. 그러나 환생 키워드로 인해 변할 것 같은 메타의 변화는 매우 실망스럽다.


기계냥꾼 덱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현재 가장 강력한 덱으로 꼽히는 어그로덱인 기계냥꾼 
이미지 출처 : '겜겜월억이'님의 유튜브(제목 : 슈두띠 하스스톤 6연승 기계냥꾼)


어둠의 반격에서 기계냥꾼은 어그로덱 중 가장 강력한 덱이라고 손꼽힌다. 여러 덱들을 상대하는 데 있어서 부족함이 없고 상성이 없다는 게 크다. 비셔스 리포트만 봐도 어둠의 반격 확장팩에서 기계냥꾼(Bomb Hunter)이 52% 승률에서 내려간 적이 한번도 없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그러나 이전의 확장팩들과 비교해 기계냥꾼이 다른 어그로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라고 생각하는가? 가젯잔 때의 해적전사, 카라잔 때의 미드쓰랄(씹랄)과 기계냥꾼을 비교하면 답은 쉽게 나온다. 단지 기계냥꾼은 '어둠의 반격'의 확장팩 가운데 가장 최적화된 어그로 아키타입일 뿐이다.

다시 어둠의 반격을 생각해보자. 이번 확장팩은 유례없이 어그로덱들이 사라진 해였다. '어둠의 반격'을 되돌아보면 어그로 쪽으로 강세를 띈 직업은 이전 오리지널부터 어그로쪽에 틘 직업군밖에 없다. 예컨대 영웅능력부터 어그로쪽으로 기울인 '사냥꾼'. 이전부터 강력했던 어그로 드루이드(토큰), 이전부터 밀어줬던 멀록 주술사 등등. 

이런 점들은 게임이 점점 컨트롤 쪽으로 가고 있다는 걸 뜻한다. 게임이 컨트롤 쪽으로 가는 건 캐쥬얼하게 즐기는 카드게임이라고 강조했던 전제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뜻이다. 통계만 살펴봐도 게임이 점점 길어지고 죽는 턴 수 자체가 늘어난다는 점은 이 게임이 초창기의 캐쥬얼스러운 점과 거리가 생긴다는 것이다. 

이전부터 짧은 시간(30분, 1시간)동안 하스스톤을 즐길 수 있다는 점과 모바일 게임 중에서 수위권의 퀄리티였던 하스스톤이 성장하는 데 가장 큰 기여는 모바일로 쉽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게임이 길어지면 이런 장점들이 모두 사라진다. 게임 한판에 못해도 10분, 20분이 걸리는데 쉽게 돌리기 꺼려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번의 확장팩 키워드로 '환생'을 줬다. 환생이라는 키워드는 본질적으로 어그로를 카운터칠수밖에 없다. 어그로덱은 당연히 명치를 때리기에 필드교환을 먼저 해주지 않는다. 그렇게 명치를 치면 컨트롤덱은 환생카드를 통해서 어그로덱의 필드를 정리할 것이다. 환생으로 나온 체력 1은 어차피 중요하지 않다. 상대 하수인과 교환할 거니까.


2. <역병> 키워드와 광역기.






이번 확장팩에서 준, 하스 역사상 최고의 광역기인 사제의 '죽음의 역병'


(역병 키워드는 아직까지 공개된 게 많지 않기에 단편적으로 이야기합니다)

거기에 이번 확장팩의 키워드로 역병이라는 것을 내세웠다. '역병'이라는 의미는 사전에서는 "대체로 급성이며 전신 증상을 나타내어 집단적으로 생기는 전염병"이라는 뜻이다. 집단적으로 생기는 전염병이라는 의미처럼 '역병'이라는 키워드는 필드의 여러 하수인들을 정리하는 광역기가 될 확률이 매우 높다. 이런 광역기가 직업마다 주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광역기를 많이 준다는 점은 어그로덱에게 매우 치명적일 확률이 높다.

지금까지 공개된 카드인 사제의 '죽음의 역병' 과 주술사의 '지진' 카드(지진은 역병 키워드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는 이전에 광역기 대비 키워드였던 '죽음의 메아리'까지도 카운터를 친다. 어그로덱에서 광역기나 제압기에 대비해서 죽음의 메아리 카드를 기용하는데 역병은 그런 죽음의 메아리도 없애버린다. 어그로의 힘이 빠질 수 밖에 없다. 



3. <퀘스트> 키워드와 과금 문제


약한 직업들은 퀘스트를 통해 살아날까?


퀘스트라는 컨셉이 처음 나왔던 것은 '운고로를 향한 여정' 확장팩이었다. 운고로의 여정 확장팩에서의 키워드 중 하나였던 '퀘스트' 자체는 몇몇 나사빠진 성능의 퀘스트를 빼면 성공적이었다. 2연너프를 맞은 도적의 '지하동굴', 안정적이면서 보상도 좋았던 전사의 '불길의 심장', 램프덱에 성공적인 드루이드의 퀘스트, 엄청난 밸류로 밝혀졌던 마법사의 '고대 차원문 개방' 까지. 밸류의 유무를 떠나 퀘스트라는 컨셉은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위의 말과 별개로 퀘스트를 모두 즐긴 유저들은 극소수였다. 운고로 이전까지는 전설카드가 없으면 없는 대로 대체카드를 넣고 부족한 대로 즐길 수 있었지만, 전설카드로 출시된 퀘스트에서 퀘스트가 없으면 덱 자체의 존립이 불가능하다. 확장팩을 이용하는데 핵심 키워드가 전설 등급이라는 것은 접근성 자체를 떨어트린다. 그냥 카드를 던져준 것도 아니고 확장팩 핵심 키워드 중 하나를 이용을 못하는 점은 너무 크다. 하다못해 퀘스트를 '특급' 등급에 맞췄으면? 최소한 확장팩을 이용하는 모든 유저들이 퀘스트 한번씩은 다 굴려봤을 것이다. 



A. 총평


처음 이 게임을 즐겼을 때는 '고대놈'이었다. 하스스톤이 폰으로 들어왔다는 광고가 TV에서 흘러나왔고, 잠깐 즐기기에는 재밌겠다라는 마음으로 했던 게 지금까지 이어졌다. 군대 휴가 나왔을때도 매일 하루씩은 투자했던 게임이 하스스톤이었고, 공군 내에서 엑셀로 만든 파일로 재미를 느꼈었던 게 하스스톤이었고, 지금까지도 퀘스트 숙제를 깨기 위해 들어오는 게임이 하스스톤이다.

그런데 이제는 그러지 않다. 이번 확장팩에서 도무지 기대가 되지 않는다. 갑자기 11번가에 상품 내논것은 그렇다 쳐도, 예전의 영웅들로 울둠을 구원한다는 이야기는 재미없다. 흥행했던 영웅들의 등장도, 이전의 최전성기였던 탐험가 연맹으로 돌아가자는 느낌밖에 안든다. 블리자드는 탐험가 연맹이 왜 흥했는지 모르는가? 탐험가 연맹의 우월한 가성비, 단언컨대 모험모드 중 최고의 재미, 어그로, 컨트롤 간의 균형, 적절한 카드 밸류 등이 확장팩을 우월하게 했던 요인이다.

부디 돌아갔으면 한다. 나 또한 바란다. 플레이어가 탐험가들과 함께 라팜의 손에 지팡이를 뺐기 위한 모험을 했던 그 때 말이다.


한줄요약


1. 환생, 역병 키워드는 어그로를 다 죽일것.
2. 퀘스트는 가루 부담이 더 커져 가뜩이나 적은 유입들을 더 줄일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