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불의 신전부터 시작해서 파슈만디르 사원까지, 아이온에는 많은 인스턴스 던전들이 있습니다.

대부분 파티 공략이 요구 되지만, 카스파나 최근의 제 2 템페르와 같이 솔로 던전도 생겨나고 있는데요.

PvP 컨텐츠가 빈약한 아이온에서 PvE 컨텐츠, 그 중에서도 인던은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PvP 컨텐츠보다는 인던 플레이를 주로 즐기는 유저들을 보고 인던성이라고 비아냥거리기도 하지만,

지금 아이온을 즐기고 있는 유저들의 절대 다수는 PvP 보다는 인던 공략에 열을 올리는게 사실입니다.

또, PvP 나 RvR 컨텐츠라는 것들도, 결국 PvE를 통한 아이템 파밍이 요구되기 때문에 더 그렇지요.

 

이런 이야기를 하다보면 상층 황금방이 생각나는데, PvP 컨텐츠의 보상을 PvE를 통해 획득한다는게

종종 문제가 있다며 지적되어왔죠. 그저 몇 몇의 문제제기로 그쳐버리곤 했지만요. 조금 다른 이야긴데,

사실 오늘 이야기도 주로 소수 파티로 공략되는 황금방이나 아라카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는 하네요.

 

 

 

 

1. 소수 인원으로 공략되고 있는 인던들

 

 

일단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현재 소수 인원으로 공략되고 있는 인던들이 어디인지 한 번 짚어봤습니다.

가장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것은 황금방이나 아라카 인데요. 여기에 드라웁이나 버다 & 우다 등도 있겠죠.

테오 & 아드마도 만렙이라면 6인으로 공략하는 경우는 드문 편이고, 강철갈퀴는 요즘 어떤지 모르겠네요.

 

그렇다면 이 인던들의 공통점이 뭘까요? 얼핏 생각하기엔 공략이 "쉬워서" 라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장비의 상향 평준화, 만렙의 확장 등 여러가지 요인들이 있겠지만 공략이 쉬워진 것은 분명하니까요.

단순히 공략이 쉬워졌기 때문에 소수의 인원으로 공략하게 되었고 아무런 문제도 없다..로 끝 일까요?

 

아니면, 몇 가지 문제점은 있지만 공략이 점차 쉬워졌으니 어쩔수 없는 자연스러운 흐름인걸까요?

등장한지 3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아라카의 케이스는? 공략이 더 쉬워졌나요? 처음부터 쉬웠다구요?

아직 만렙이 50 레벨이던 시절, 아니 더 거슬러 1.5 시절에도 황금방의 4인이나 5인 공략은 있었습니다.

 

 

 

 

2. 왜 6인 공략이 아닌 4인 또는 5인 공략일까?

 

 

경제학을 조금 보면, 사람들은 경제적 유인에 반응한다.. 라는 유명한 이야기(사실 상식)가 있습니다.

NC 게임이 현금거래를 유도하는 경향이 있다곤 하지만 게임에서 경제적 유인 운운하긴 좀 웃긴가요?

하지만 이 부분을 '이익' 이라고 바꿔 생각해보면 상황을 많이.. 아니, 아주 잘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하루에 한 번 가는 인던, 당연히 조금이라도 더 많은 수확을 거두고 싶은게 지극히 정상 아닐까요?

설사, 재입장 대기시간이 없이 하루에 무한히 입장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 상황이겠지요.

비슷한 시간을 투자해서 조금 더 나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있다면 그쪽으로 몰릴 수 밖에요.

 

그렇습니다. 여섯이 유물을 나누는 것 보다, 다섯이 나누는 것이 낫고, 넷이나 셋이라면 더 좋겠죠.

테오 & 아드마나 드라웁의 창 판매를 위한 파티가 대개 6인 파티로는 구성되지 않는 이유도 같습니다.

보상의 최대치가 공략 인원과 무관하게 한정되어 있는 것이라면, 자기몫을 늘릴 방법은 분명합니다.

 

1/n 의 분모 n 을 줄이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 되고, 결국 소수 인원 공략의 강한 유인이 될 수 밖에요.

반면, 난이도 문제도 있지만 직업별로 아이템을 분리시킨 암포나 파슈는 6인 공략이 절대다수인데,

외부판매 등이 있지만, 인원과 무관하게 자신의 보상은 이미 정해져 있다는게 가장 크지 않을까요?

 

특히 암포의 경우에는 그런 경향이 더 뚜렷하게 나타나고, 파슈에서는 영웅 방어구나 무기 문제로..

수호성과 검성이 서로를 배척하거나, 2로브 구성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등 조금 다른 모습도 있죠.

그러나 결국 이런 모습도 소수 공략은 난이도 보다 자기 몫을 늘리기 위해서임을 잘 설명해줍니다.

 

 

 

 

3. 소수 인원 공략의 문제점

 

 

물론, 소수 인원의 인던 공략에는 좋은 점들도 많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파티매칭 시간 단축이 되겠죠.

파슈의 공략을 위해서 파티원을 구하다 보면 특정 한 두 직업이 잘 구해지지 않던 경험 다들 있으실텐데요.

아라카와 같이 심한 경우 3인, 또는 4~5인 정도로 파티매칭을 할 경우 대체로 더 빠른 시간에 구성됩니다.

 

가볍게 어딘가를 다녀오고 싶은데, 항상 6인 풀 파티로만 구성해야된다면 시간적으로 많이 부담스럽겠죠?

또, 각 유저들이 그 까다로운 기준의 소수에 들어가기 위해서 노력을 기울이다보니 면접 등 몇 가지 폐해를

낳기도 했지만 전반적인 유저들의 장비나 컨트롤의 상향 평준화를 불러오기도 했고, 도핑 개념도 생겼구요.

 

문제는.. 이런 장점들이 있지만 지금의 아이온에서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부분도 적지 않다는 점 입니다.

가령, 황금방 4인 공략의 경우 전문 탱커인 수호성 보다는 탱커 겸 딜러인 검성을 선호할 수 밖에 없고,

전문적인 힐러 치유성 보다는 버퍼 겸 어느정도 힐링 능력도 보유한 호법성을 선호할 수 밖에 없습니다.

 

여기서 다시 3인으로 줄어들면 탱커 겸 딜러인 검성 조차 제외하고 딜러인 살성이  탱커의 역할까지 맡죠.

한 번 더 줄여 2인이 되면 하이브리드 딜러와 하이브리드 힐러라는 가장 근본적인 막장 조합이 탄생합니다.

딜러가 탱커도 하고 (가능하다면) 매즈도 하고, 버퍼가 힐링도 하고 반대로 힐러가 열심히 딜도 하겠네요.

 

그렇게도 비판받는 탱-딜-힐 조차도 아닌 딜-힐 막장까지 치닫고 나면 그 다음엔 완전체라도 나오려나요?

지금 자신이 현재의 소수 공략 추세에서 유리한 입장의 유저라고 해서 무작정 좋아하기만 할 일일까요?

최소한 5인 이상의 공략 형태가 아니라면 언젠가 또다른 곳에서 뒤통수를 맞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습니다.

 

수호성 분들, 왜 상층 4인 파티에 검성만 찾고 나는 안껴주느냐, 치유성 분들, 상층 4인 가기 너무 힘들다

또 검성 분들 수호성은 상층은 못 가지만 파슈나 템페르 우리보다 잘 다니지 않느냐, 다 부질없지 않나요.

자신이 어디에선 환영받고 어느곳에선 환영받지 못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소수 공략 자체가 문제 아닐까요?

 

결국 최소한의 다양성을 보장해줄 수 있는 5인 이상 공략이 주류가 되도록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5인도 몇 몇 직업들을 소외시킬 가능성이 있어서 충분하지는 않다고 생각하지만, 최소한의 마지노겠죠.

예전 1.5 시절의 상층 5인 파티 구성 사례를 보면 수호성이나 궁성 정령성이 대체로 소외되는 편이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요즘의 아라카나 상층 4인 파티에서도 궁성은 조금 꺼려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네요.)

 

 

 

 

4.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단순하게 5인 이하 파티 구성시 입장이 불가능하게 막거나, 소수 인원으로 진행시 튕기게 만들 수도 있겠고,

공략 난이도를 대폭 상향해서 소수 인원으로는 현실적으로 공략이 불가능하게 해서, 6인을 유도할 수 있겠죠.

제가 예전에 주장했던 것이 바로 인던을 어렵게 만들자는 것인데, 왜 항상 쉽게만 내놓는지 이해가 안가네요.

 

결국 쉬워지니까 탱 없어도 되고, 조금 까탈스럽다 싶으면 탱 되는 딜러를 데려가고, 힐러 없어도 힐 되고..

전반적으로 매즈가 필요없어진 추세가 된지 오래고, 일반 정예 대상이라면 디버프의 효율은 매즈만도 못하죠.

루드라처럼 정상적인 공략이 불가능한 무작정 어렵게가 아닌 공략 가능한 어려움 이라는건 불가능한가요?

 

강제로 파티 인원을 고정시키거나 난이도를 올려서 접근성을 떨어트리는게 껄끄럽다면 다른 방법도 있습니다.

지금의 아라카나 황금방처럼 보상의 한도가 정해져있고 공략 인원에 따라 더 많은 보상을 얻는 구조가 아닌,

보상의 한도가 공략하는 인원에 따라 늘어나거나 줄어들어 자연스럽게 다수 공략을 유도할 수는 없을까요?

 

혹은 암포처럼 각 개인별로 가져갈 수 있는 보상이 정해져있어서 소수 공략이 무의미하게 만들수도 있겠죠.

특정 한 두 직업이 잘 구해지지 않는다면 소수 직업군으로 도전하고, 대개는 풀파티로 진행하되 보상은 같게.

각기 장단점이 있겠고, 저는 인던의 난이도 상승을 더 바라는 편이지만.. 이런 방향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p.s. 테스트 서버에 업데이트 된 유일 상자도 점차 더 확대된다면 분명히 문제가 생길거란 생각이 듭니다.

       아라카나 상층을 소수로 공략하는 이유와 마찬가지로 공략 인원이 줄어들면 더 이익이 되는 구조인데,

        분명히 가능한 소수 인원으로 공략하게 될 거라는 부작용은 인지하고서 업데이트 하고 있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