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 정도의 기동성
중간 정도의 방어력
중간 정도의 공격력

중형전차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 '어중간한' 전차는 실전에서 매우 다양하고 막중한 임무를 짊어지고 있다.


경전차 대신 정찰을 하거나
불리한 전선으로 빠르게 지원을 가거나
때로는 중전차를 대신해 라인 유지를 하거나
적의 후방을 기습하여 대열을 붕괴시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


하지만 능력치 대부분이 다른 병과에 비해 특출나지 않은 중형전차는
단독으로 무엇하나 온전히 해결하기 버거운 것이 현실,
자연스레 '어려운 병과'로 간주하며 외면받기에 십상이다.



▲ 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아 '어렵다'는 평을 종종 듣는 중형전차


하지만 중형전차는 단독 행동을 할 때보다
3~4대 이상이 뭉쳐 조직적으로 움직일 때 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


전차 각각의 성능은 특별하지 않지만, 다수가 함께 움직이며
기동성과 수적 우세를 앞세워 소수 적을 압도하는 전략.


이것이 바로 울프팩으로 불리는 중형전차 특유의 운용 전술이다.




■ 울프팩이란 무엇인가?


울프팩(Wolf Pack)이란 고기동 중형전차나 고화력 경전차가 여럿 모여
분산된 적 전차들을 각개격파하여 병력을 줄이고
전선을 무너트리는 기동전술의 일종이다.


이러한 전술에 '울프팩'이라는 표현이 언제, 어디서부터 쓰였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늑대들이 무리지어 먹이를 추격, 사냥하는 모습에 빗대었다는 것만은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 늑대 무리라니, 왠지 멋지다...



■ 울프팩, 이렇게 운용하라!


울프팩이 효과를 거두는 가장 좋은 상황은 게임 초반,
적의 병력이 뿔뿔이 흩어져 전선을 향해 이동하는 시점이다.


적 전차 중에서도 기동력이 좋은 전차와 느린 전차가 섞여 있기 마련이므로
발 빠른 중형전차들이 주요 거점을 빠르게 장악한다면
홀로 이동중인 적 선두의 전차와 마주칠 확률이 높다.





전투 초반, 큰 피해 없이 적 전차 1~2대만 잡아낸다면
그 뒤로 등장하는 후속 병력은 훨씬 처리하기 쉬워진다.


이후 빠르게 본진의 자주포, 구축전차를 잡아내거나
다른 전선에서 대치 중인 적의 후방을 공격할 수 있다면 성공적인 작전이라 할 수 있다.


▶[참고] 란체스터의 법칙 : "고급전투의 전투결과는, 병력차의 제곱에 비례한다"




첫번째, 기동성을 활용하여 거점을 확보하라







영상에서 보이는 중국의 중형전차 Type 59가 빠르게 진격하여
북쪽의 적 진격로를 확보한 것에 주목하자.


근접전에 강한 Type 59가 시선을 끄는 사이 뒤이어 등장한 아군이 합세하여
적 선두의 구축전차 1대와 중전차 2대를 빠르게 파괴하고 전선 형성을 저지시켰다.


이후 반대편 전선에서 아군과 대치 중인 적 주력을
후방에서 화력지원함으로써 큰 차이로 전투에 승리한다.



두번째, 적이 예상치 못한 곳에서 기습하라







영국 6티어 중형전차 크롬웰 3대로 구성된 울프팩 영상


크롬웰은 장갑이 약하고 주포의 공격력이 낮아 저지력이 떨어지지만
경전차와 견줄 만큼 빠른 기동성을 가지고 있으며 주포의 관통력과 연사력이 높은 특징이 있다.


용마루는 지형 대부분이 좁고 굴곡진 산악지대로,
이에 따라 병력 대부분이 좁은 길목을 따라 길게 늘어선 전선을 형성한다.


그만큼 기동성을 살린 초반 기습, 각개격파가 어렵지만
전장을 크게 우회하는 북서쪽 진격로를 선택하면
적에게 발각되지 않고 확실히 적의 후방까지 도달할 수 있다.


적은 진격 반대 방향에서 들어오는 기습에 적절히 대응치 못하고
차츰 병력을 잃는 것을 볼 수 있다.



세번째, 끊임없이 기동하라







울프팩의 또 다른 목적은 적 교란이다.


전선 유지와 화력 지원 시에는 안전한 엄폐위치를 찾아 몸을 숨긴 채
적에게 확실한 유효타를 성공하는 것이 관건이었다면,
울프팩은 쉴새없는 기동으로 적이 미처 대응하기 전에 각개격파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별도의 지휘체계가 없는 일반 전투에서는
울프팩의 조직적인 움직임에 신속한 대처를 하기 어려워
더욱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울프팩은 필승의 전술이 아니다!


빠른 기동성, 준수한 화력을 갖춘 경, 중형전차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이며
적을 각개격파 하여 적의 진형을 붕괴시키는 '기동 타격대', 울프팩 전술.


하지만 이 전술은 성공 시의 효과만큼이나 큰 위험부담을 안고 있다.


의도치 않게 초반부터 적의 주력 병력과 조우하는 경우 각개격파는커녕
4~5대의 전차를 적에게 내어주고 시작하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하며


울프팩에 참여한 전차의 수만큼 주 전선을 유지해야 하는
아군 중전차들이 받는 부담도 늘어난다는 위험요소를 안고 있다.



※ 울프팩 구성시 주의사항


- 원활한 의사소통 수단 확보

팀워크가 중요한 만큼 의사소통의 수단을 열어두어야 한다.
미리 플래툰을 맺고 전술 구상과 역할분담을 한 뒤에 전투에 참여하거나
음성채팅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 단독행동은 금물

울프팩을 구성하는 각각의 전차들은 1 : 1 전투가 어려운 연약한 전차이다.
단독으로 적과 조우 시 큰 활약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적진에서 단독행동을 하는 일이 없도록 하자.


- 정면대결은 피하자

적 본대의 시선을 끌지 않도록 진입 타이밍을 계산하자.
전선이 형성되지 않은 전투 초반, 적 본대의 표적이 되었다면
무의미한 희생이 이어질 수 있다.


- 전차의 특징 파악이 우선

울프팩을 구성하는 전차가 모두 같은 차종일 필요는 없다.
하지만 기동력이 부족하거나 공격력이 크게 떨어지는 전차는
울프팩을 시도하기 전에 한번 더 고려할 필요가 있다.
어느 정도의 기동성과 화력이 뒷받침 되어야 순발력 있는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 프랑스 전차로 구성된 울프팩은 무시무시한 화력을 자랑한다
(출처: http://scblood.egloos.com/)


울프팩 전술은 일반적으로 공방에서 볼 수 있는 소대전투(플래툰)의
연계 플레이와 크게 다르지 않고, 실제로도 종종 혼용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울프팩은 단순한 연계 이상의 '중형, 경전차 특화전술'로
적지 않은 위험을 감수해야 하며, 그만큼 치밀한 팀워크와 컨트롤을 요구한다는 차이가 있다.


울프팩은 이러한 위험 부담과 조건에도
성공 시 전황을 휘어잡을 수 있는 강력한 모습을 보이기에
클랜 단위의 대규모 전투나 중대전투에서 자주 사용되는 매력적인 전술이다.


그뿐만 아니라 동료와 함께 전장을 최고속도로 가로지르며 통쾌한 기동전을 펼치다 보면
그동안 은폐, 엄폐를 기본으로 한 라인전의 신중함과는 또 다른 재미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친구와 함께 플래툰을 즐기고 싶다면,
평소 중형전차의 단독 운용에 한계를 느껴왔다면,
보다 수준 높은 팀워크와 연계 플레이를 느껴보고 싶다면
울프팩을 구성해 전장을 누벼보는 것은 어떨까?




Inven Uzz
(Uzz@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