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경제학  - 사람은 상황에 지배 당한다 (1편)

 

 

정말 비극적으로 결말을 맞았던 2003년 대구 지하철 방화 사건. 총192명의 사망자와 148명에 

달하는 부상자가 나왔다. 왜 이렇게 비극적인 결말이 나왔는지에 대한 연구가 진행이 되었고 

어이없게도 사망자와 부상자가 이렇게 컸던 데에는 사람의 심리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 결과가 

나오게 되었다. 어떤 점이 이렇게 사상자를 크게 만들었고, 우리가 여기서 알아야 할 부분은 

무엇인지 살펴보자.

 

 

‘EBS 다큐프라임‘에서 ’인간의 두얼굴’ 이라는 심리 분석에 대한 방송을 내보냈다. 여기에서 

대구 지하철 방화 사건에 대해서 심도있게 분석하는 장면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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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한가지의 실험을 진행했다. EBS 건물 내에 5명 정도의 사람을 한 방에 넣어놓고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이다. 테스트의 내용은 실험의 내용과는 아무 상관이 없었고, 1명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은 모두 사전에 모의한 사람들이었다. 시험이 시작하고 몇 분 뒤에 제작진은 문 밑으로 가짜 

연기를 피우기 시작했다. 피실험자는 연기를 알아채고 나서는 처음에 움찔하며 약간 놀라는 기색을 

보였지만, 그룹 내의 다른 4명의 사람들이 가만히 있는 것을 보고는 풀고 있던 테스트지를 다시 풀기 

시작했다. 매번 다른 사람으로 총 4번의 실험이 진행되는 동안, 처음 연기를 피우기 시작했을 때부터 

10분 내에 일어나서 어떠한 조치를 취한 피실험자는 아무도 없었던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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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결과가 왜 충격적이냐면.. 이 실험이 실제 상황이었다면 방안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죽었을 

이기 때문이다. 화재가 발생하고 10분 이내에 대피하지 못하면 화재로 인한 유독 가스 발생으로 

생존률은 극도로 낮아지게 된다.

 

 

이 사람들은 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을까..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연기를 보고도 

왜 가만히 있었냐고 물어봤을 때 피실험자들의 대답은 한결 같았다. ‘다른 사람들 가만히 있는데 

혼자 나서기가 눈치가 보여서..’ 목숨이 걸려 있는 상황인데도 다른 사람의 눈치를 살피는 것이 

사람이다. 개인적으로는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그 정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서 더 심할 것이라고 본다. 

 

 

대구 지하철 방화 사건 역시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 생존자들에게 질문을 했을 때 살아남은 사람들 

모두 연기를 보고 10분 이내에 탈출하려고 시도했고 지하철 문 열기에 성공해서 살아 남았다. 죽은 

사람들 혹은 부상당한 사람들은 연기를 보고도 다른 사람들이 아무것도 안하고 가만히 있으니 ‘눈치’가 

보여서 모두 가만히 있던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모두 가만히 있으니 별거 아니겠지라는

추측을 해버린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행동하는 것을 보고 눈치를 보며 따라 해야 하는 것이 우리의 

문화인 것이다. 여기서 행동경제학의 효과인 집단 동조 효과도 나오게 된다.

<◎참  행동경제학 - 집단 동조 효과>

 

결과를 듣고 굉장히 어이가 없을 것이다. ‘연기를 보고 가만히 있어? 바보 아니야?’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자신이 저 상황에 맞닥뜨리게 되면 용기 있게 앞에 나서서 

무엇인가 행동을 할 사람은 많지 않다는 것이 EBS 실험의 결과이다. 말로만 배짱을 부리지 실제 

액션을 취하는 용기는 없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이처럼 남의 눈치 보기에 굉장히 민감하다. 사회 생활을 하면서 눈치를 잘 봐야 상사

에게 이쁨을 받으면서 승진도 빨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목숨이 달린 상황에서도 남의 눈치를

보고 있다. 물론 목숨이 걸려 있는지 아닌지는 지나고 나봐야 아는 것이다. 하지만, 위급 상황에서는 

초반 10~15분 이내에 사람의 목숨을 좌한다. 무엇인가 안 좋은 낌새를 느낀다면 다른 사람의 

시선을 생각하지 말고 바로 행동에 들어가야 한다. 이 전 포스팅에서 다뤘듯이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굉장히 의식하지만, 실제로 현대 사회의 바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무슨 

짓을 하든 잘 알지도 못한다.

<◎참고 ▶ 행동경제학 - 조명 효과>

 

 

현재 돌아가는 상황이 평소와는 다름을 크게 느끼고 본능이 무엇인가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다면 

남의 눈치를 보지 말고 바로 행동에 들어가야 한다. 실제로 아무 일도 아닐 가능성이 보통은 

더 높지만, 그래야 혹시나 잘못된 상황에서 목숨에 큰 위협을 받지 않고 살아 남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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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상황을 약간 변경해서 다른 실험을 진행한다. 이번에는 연기 나는 방안에 피실험자 혼자만을 

두는 것이다. 이때는 대부분의 피실험자들이 모두 연기 발생 이후 1분 이내에 방안에서 뛰쳐나왔다. 

다른 사람들이 없으니 위급 상황이라고 본능을 느끼고 밖으로 나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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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들이 나를 보고 있는 것이 그렇게 크게 심리적인 요인으로 작용할까? 대답은 ‘그렇다‘ 이다. 

그냥 그렇다가 아니라 ’매우 그렇다‘이다. 이처럼 사람은 상황에 지배를 당하는 존재이다.

 

 

다음 시간에는 이런 상황의 힘에 대해 다른 상황을 통해 더욱 자세히 살펴보자.

[출처] 행동경제학 - 사람은 상황에 지배 당한다 (1편)|작성자 Sigmalpha

 

 

 

 

 

 

 

이번 여객선 참사도 별반 다를바 없는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