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은 결렬됐다.


서버게시판은 새로고침을 누르기 무섭게 페이지가 뒤로 밀려났다.
온통 '히츠' 군주와 하이클래스를 비난하는 글들 뿐이었다.
이러한 반응을 예상하지 못했을 그들도 아니었을텐데 도대체 '히츠'는 무슨 생각으로 그랬던걸까
또, 신의연합의 대표이자 1순위 혈맹인 카마엘 혈맹의 총군 '사나이'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분명 둘 사이 가타부타 어떠한 커넥션이 오고 갔을텐데 시간이 지나도 알 수 없었다.
혹시나 했던 나의 생각이 확실시 되는 순간이었다.


'이들은 악에 받칠대로 받혔다. 남은건 독기 뿐이다'


사생결단
비록 게임이지만, 먹은 마음이 그러했을것이다.


상황은 계속 하이클래스를 벼랑 끝으로 몰아넣었고, 결국 타개되는일이 없이 비상상황이 유지됐다.
연합이 걱정하는 문제는 하이클래스가 아니었다.
어찌됐든 고작 30여기 정도의 하이클래스 상대로는 어떠한 어려움도 없을것이라 낙관했다.
다만, 패전했던 과거 미르연합의 잔당들이 하이클래스 사태로 자극을 받아 다시 표면으로 나올 것을 우려했다.
그들은 흥미가 식었을 뿐이지 여전히 과감히 투자할만한 능력이 되는 집단들이니깐.


하지만, 우려와 달리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기회 비용과 같이 이미 투자한 그들의 인재와 자본으로도 과도기의 쟁에서 밀려나버렸으니 당장은 어떠한 투자도 거부 했으리라.


다만, 과거 미르연합이었던 몇명이 하이클래스 혈맹으로 가입했다.
선수의 스펙을 정확히 알 순 없었으나, 간부진 쪽에서는 별다른 변수요소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3일뒤 공성날이 다가왔다.
수성에 있어, 인의 장막으로 외성과 내성 모두 철저히 준비했다.
혹시 모를 일때문이었다.
하지만, 하이클래스로부터의 공격은 공성 종료 시간이 다되어 두어번 몰아친것이 전부였다.
그정도로는 각 성에 주둔한 수백명의 인원을 흔들 수 도 없었다.
다섯 곳의 성 모두 무사히 수성에 성공했다.




단골 겜방 나의 옆자리에서 항상 같이 게임하는 형님이 하이클래스가 어떤 목적을 갖고 있는지 모르겠다 말씀하셨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그때 까지는..


앞으로의 스토리를 위해 어쩔 수 없이 그 형님 얘기를 좀 할 수 밖에 없다.
내가 고등학생 시절 벙거지모자로 앳댄 얼굴을 감춘채 동네 게임방에서 야간 알바를 할 당시
그때가 리니지2의 가장 전성기였을땐데, 비쩍 마른 몸으로 매일 수동 사냥을 해가며 오만의 탑에서 당시 4섭에서 순위에 들만한 속도로 만렙을 다셨던 분이였다.
캐릭명은 '길섶에 앉아' 
독신주의자 이자 실제 직업은 초등학교 교사였다.
졸려서 꾸벅꾸벅 고개가 넘어가면서도, 밤새도록 게임을 하다 아침께에 들어가던 사람이 교사라니.


어린나이의 기성세대와 딱히 인간적인 교류가 있을만한 상황도 아니었음에도, 많은 조언과 도움으로 나를 75레벨 만렙까지 도달 할 수 있게 도와주신 분이었다.


그 후로 3년만에 성인이 되어 우연히 인게임에서 다시 만나뵙게 되어, 같은 게임방에서 게임하게 돼었다.
원래 그 형님은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고, 일단은 서버가 중반기에 접어들때까지 혼자 게임하실려는 분이었다.
고렙이자 교사 월급을 상당 부분 때려넣은 고강 장비 , 혈맹없는 은둔 고수의 느낌을 지닌 그 형님이
한창 신의연합과 하이클래스의 전쟁 상태가 심화될때 돌연 'Go'라는 혈맹에 가입한 상태셨다.
형님의 말로는 본인의 군주가 사냥터에서 자주 마주치던 사인데, 어느날 입맹을 제의 했다고 하셨다.
왠만한 설득으로는 넘어갈 만한 분이 아닐텐데도 과연 온갖 말로 혈맹이 어떻게 커 나갈 것이니 가입해달라고 설득을 하더라는 것 이다.


형님말로는 그 군주가 미국의 MIT 출신이라고 했다.
당시 그 군주의 캐릭명은 '핏빛게이샤'


그 인물로부터 서버내 모든것이 무너지고, 혼돈과 암흑의 시대가 생긴다.
철의 권력 그 자체가 된 인물의 개입이 그즈음 부터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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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도 반응을 보여오시는 분이 있군요 .
사실 이글은 제가 타싸이트에 이미 다른 제목들로 올렸던 글들입니다.
원본들은 차후 몇번씩 수정을 가했기에, 여기 게시되는거구요.
편수 조정도 있었는데 사실 지금은 4편이 아니라 6편이되는겁니다. 
좀 더 제대로 보시길 원하시면 네이버에 "언젠가 겪었던 서버 스토리" 를 검색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