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PC방 운영하는 거야 다 아는 사실이니까 각설하고.



알바 고용하는 사장들 중에 진짜 악덕인 사람들도 분명히 있음. 나도 알음.


나도 20대 때 알바 정말 많은 곳에서 짧게도 해보고 오래도 해봤음.


업소 숫자로만 따지면 대략 25곳 정도. 기간으로 따지면 365일 기준으로 5년 가까이 했음.


(띄엄띄엄 5년이 아니라 빡빡하게 따져서 5년임. 실제로 일한 날 수가 1825일 정도 된다는 의미)



최저 안챙겨주는 사장도 만나봤고 주휴 안주는 사장도 만나봤고 2년 6개월 넘게 일했는데 퇴직금 안주는


사장도 만나봤음. 나는 내가 받아야 할 몫 제대로 안 챙겨주는 업소에서는 급여 수령 후 계산해보고 바로 그만두겠다고


통보하고 다음 날부터 일 안갔음. 왜? 내가 일하는 분량이면 못 받을만큼은 아니라고 분명히 생각했기 때문에.


(그땐 노동청 이런 것도 몰라서 신고도 못했지만. 알았으면 다 신고해서 받을 거 다 받았을 것임)



또 제대로 급여 챙겨줬어도 매장 관리 개판으로 하는 곳 역시 그만 뒀음. 내가 PC방을 나중에 차릴 때 나에게 도움이 되는


노하우를 가진 사장님 밑에서 오래 일했음. 사나흘 일 해보고 여긴 진짜 PC관리 / 재고관리 / 손님관리 개판인데 사장이


개선할 의지조차 없는 곳들은 빨리 그만 뒀음. 그만 둘 때 왜 그만 두냐고 물어보면 [말씀드리기 죄송하지만, 여기서는


제가 배울만한 게 없는 것 같습니다.]하고 말했음. 정말 이렇게 말하고 관뒀음.



하지만 내가 건의하는 사항들에 대해 [해 봐봐. 할 때 필요한 거 있으면 이야기해.] 이렇게 말하는 사장님 밑에서는


오래 견뎠음. 재고 관리하기 쉽게 재고판 새로 만들고, 유통기한 관리를 위한 선입선출 방법(군대에서 1종 관리병이라


맨날 하던 게 선입선출이었음), 거기에 더해서 이렇게 하면 더 좋을 것 같다 싶은 것들은 사장님한테 건의해서


소품비 받아서 만들고 그랬음. 알바지만 매장에 오래 상주하면서 정말 내가 차린 가게처럼 돌봤음. PC관리, 단골관리는


기본이었고 에어컨 같은 거 고장나면 내가 AS에 전화해서 부른 후 내역을 사장님께 전화로 이야기하고 금고에서


내가 수리비 지불하고 그랬음. 오죽하면 내가 사장님 아들이나 조카인 줄 아는 손님들도 무척 많았음. 나중에 PC방


차리고 싶다고 하니까 그때까지 장사하면서 생긴 매출 데이터를 다 공개하고 데이터베이스를 엑셀로 저장시켜서 보라고


주신 사장님도 계셨음.



그렇게 6개월 일하니까 다른 알바들이 3480원(2007년) 최저시급 받을 때 내 시급은 5900원이 되어있었음.



그리고 그때로부터 7년이 지난 후 난 내 PC방을 차렸고, 일하는 알바생들에게 제일 적게 받는 사람도 시급을 8300원,


많이 받는 친구들은 시급 10000원을 줄 수 있고, 계약서상 근로일 외에도 땜빵 나와서 주 15시간 이상 일하면 무조건


주휴수당 다 챙겨주고 한달에 두세번 술도 사주고 퇴직금도 지급할 수 있는 사람이 됐음. (퇴직금 받아간 친구는


이제까지 총 4명임. 오픈 후 4년동안 월 60시간 x 12달 이상 일한 친구가 총 4명이 있었다는 소리임.)



알바하는 친구들이 자기 친구 정말 좋은 애 있는데 알바 자리 나면 넣어주실 수 있냐고, 그렇게 해서 알바 자리 나길


기다리는 애들이 5명이 넘음. (그런데 울 매장은 제일 짧게 일하고 나간 친구가 9개월 했던 친구고 보통 20살~21살때


알바 들어와서 군대 혹은 4학년 취업반 되서 취업 문제로 그만 둠. 평균적으로 1년 6개월 ~ 2년 가까이 일함.)



거짓말 같으면 울 매장 와서 알바들에게 물어보시면 됨. 시급 얼마 받고 있는지, 따로 월 말에 보너스 받는 건 얼마씩


받는지. 식사와 음료를 전부 사장님이 제공해주는 것이 맞는지. 난 한 치의 거짓도 없이 적어놓은 것임.



내가 떼돈을 벌어서 이렇게 해주는 게 아님. 나도 한달동안 100만원 씀. 주거비 + 용돈 합쳐서 100만원임.


다행히(?) 아직 결혼을 안해서 부양할 아내도 아이도 없어서 가능한 것일수도 있음. 그리고 알바 생활이 길었고


악덕 사장들 밑에서도 단기간이나마 일해봤기 때문에 [나는 그러지 말자]하고 생각한 부분도 분명히 있음.




최저임금 올려야하는 건 물론 맞음. 맞는데 그 최저임금을 받으면서 그냥저냥 시간 떼우고 월급만 받으면 되지 하고


생각하는 경우가 정말 95% 이상이라고 생각함. 자신의 능력을 어필하면서 자기 가치를 스스로 높여가려고 노력한 적이

 

있었는지 진심으로 묻고 싶음.



1년 8개월 째 알바하다가 (지금은 없어진 서울 양천구 목동오거리 클릭 PC방 홍진우 사장님) 게임 회사에 취업이


되어서 그만둔다고 하니까 시급 5천원 줄테니 남아달라는 제안도 받았었음. (물론 게임회사로 갔지만...)


그때가 2004년도니까 최저시급이 2480원이었는데 2배가 넘는 시급을 줄테니 매니저로 일해달라고 하셨음.



일하던 게임회사에서 프로젝트가 자빠진 후 팀이 해체되서 퇴사하고 서울 양천구 목동 13단지 상가에 지하에 있는,


지금은 사장님이 바뀌었지만 2년 넘게 일했던 네이처피아 PC방(당시 양선우 사장님)에서 알바를 했을 때,


다른 알바들 3480원 받을 때 내 시급은 6개월 만에 5900원으로 올라갔고 일을 그만 두었던 2009년 1~7월에는 


시급 6800원 받았었음. (2009년 최저시급이 지금 찾아보니 4000원)




나는 군대에 있을 때부터 [언젠가 꼭 내 PC방을 운영한다]라는 목표를 생각하고 있었고 전역 후에도 그 목표를 위해서


알바를 했음. 알바하면서도 내 가게면 어떻게 할까, 내가 사장이라면 매출을 어떻게 상승시킬까, 손님들을 만족시킬만한


유용한 방법은 없을까, 같은 일이라도 알바생들이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는 노하우가 있지 않을까, 항상 이런 생각을


하면서 근무했고 실천에 옮겼고 지금 내 매장을 운영하며 그때 배웠던 것들, 생각했던 것들을 또 다시 개선하는 중임.




최저임금 받으면 편의점에서 일하는 요즘 친구들은 어떤 목표를 가지고 일을 하는지 사실 잘 모르겠음.


스마트폰 보면서 시간 보낸다고만 하기엔 할 일이 많다는 것도 알지만 (요즘 편의점은 솔직히 해야하는 게 너무 많음)


[목표 의식]을 가지고 일하는 것과 [최저임금 받으니깐 일도 최저 수준으로] 일하는 것은 분명히 다름.


내 가치는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걸 알았으면 함. 자영업자가 자기 업소의 가치를 자기가 만들어가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