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촛불집회 그림은 민중미술가인 임옥상 작가의 ‘광장에, 서’라는 작품이다. 2016년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를 그린 작품으로 캔버스(90.9㎝×72.7㎝) 78개가 모여 한쪽 벽면을 꽉 채운 대형 그림이다. 이 그림은 ‘문재인 정부=촛불 정부’라는 상징성을 가장 잘 나타내는 작품으로 평가돼왔다. 청와대 핵심 건물인 본관에, 그 중에서도 왕래가 잦은 로비 한켠에 설치돼 있었기 때문에 정치적 의미가 컸다. 현재 이 자리에는 오용길 작가의 수묵화인 ‘서울-인왕산(2005년작)’과 허계 작가의 ‘장생 2(1988년작)’가 새로 걸려 있다. 인왕산 그림은 서울 종로의 옛 한국일보사에서 인왕산을 바라본 모습으로 경복궁 마당과 인근 주택가 모습이 묘사돼있다. 소나무 그림은 80년대 초반부터 20년 넘게 소나무를 그린 허계 작가가 소나무 기상을 화려한 붉은 색과 녹색으로 표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11일 “주기적으로 청와대 내 그림을 바꾸고 있기 때문에 이에 따라 교체한 것일 뿐 특별한 배경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 기조가 정권 출범 당시 강조한 적폐청산에서 집권 3년차인 올해 경제 활력으로 방점이 옮겨온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신년행사에서 적폐 청산과 촛불 정신을 강조해 온 문 대통령은 올해 신년회와 신년기자회견에서 ‘촛불’‘적폐’라는 단어를 1~2회 언급하는데 그쳤다. 대신 10일 신년기자회견에서 “올해는 국민의 삶 속에서 정부의 경제정책이 옳은 방향이라는 것을 확실히 체감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혁신으로 기존 산업을 부흥시키고,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신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