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무스조의 명물인 32피트(약 9.75m) 높이의 ‘맥 더 무스’ 동상은 1984년 설치 이후 30년간 세계 최고(高) 타이틀을 지켜왔다. 철제 프레임에 콘크리트로 채워진 이 갈색 동상은 2013년 도시의 유명 인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영원한 1인자는 없는 법. 2015년 노르웨이가 불과 30㎝ 더 큰 33피트(약 10.05m)의 크롬 무스 동상을 만들면서 졸지에 2등으로 밀렸다. 수도 오슬로와 중남부 도시 트론헤임 사이에 자리잡은 이 동상에 ‘스톨엘겐(Storelgen)’, 즉 큰(stor-) 엘크(elgen)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별 잡음이 없다가 올해 들어 기류가 심상치 않게 흘렀다. 캐나다 코미디언 저스틴 리브스(32)와 그렉 무어(33)가 지난 15일 “맥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며 온라인 모금 호소 동영상을 제작해 주민들의 자존심을 건드리자 분위기가 돌변했다. 이들은 영상에서 “맥에게 커다란 모자를 씌우든, 긴 속눈썹을 붙이든, 아니면 큼지막한 받침대를 세우든 31㎝를 높여 오슬로를 밟아 버리자고 시장에게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무스조 시장 프레이저 톨미가 막 타오르는 불씨에 기름을 부었다. 톨미 시장은 이들의 장난스럽지만 진지한 요청과 관련해 19일 NYT에 “(노르웨이가) 우리의 자존심을 건드린 것”이라며 화끈하게 동조했다. 그는 캐나다 국민을 대상으로 어떻게 하면 맥을 다시 세계에서 가장 큰 사슴 동상으로 만들 것인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수렴해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다. 개인의 홍보영상이 전 국민의 이목이 쏠린 지방정부의 공식 사업으로 발전하면서 일이 커진 셈이다. 동영상 공개 이후 시민들이 하나둘 지갑을 열어 2,400달러(약 270만원)가 모였다. 목표금액인 5만달러(약 5,600만원)에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이제 막 시작인 것을 감안하면 기세가 만만치 않다. 이들은 노르웨이가 의도적으로 캐나다에 도전한 것이라며 “먼저 도발을 했으니 절대 그냥 넘어갈 수 없다”고 결의를 다졌다. 하지만 노르웨이는 별반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스톨엘겐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캐나다의 맞대응을 다룬 외신 보도와 함께 “최근 며칠간 쏟아지는 관심을 조금 즐기고 있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네요”라며 약간 조롱하는 듯한 여유 있는 반응이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