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경제계에 따르면 29일 방한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오전 10시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한·미 주요 기업인들과 간담회를 연다. 행사는 주한 미국대사관과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암참)가 주관한다. 이날 간담회에는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한화 GS CJ 두산 신세계 동원 한국타이어 한진 네이버 농심 풍산 등 10대 그룹을 포함한 주요 기업인 20여 명이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4대 그룹 관계자는 “대부분 미국에 투자했거나 인연이 있는 기업인을 초청한 것으로 안다”며 “총수급이 참석하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되진 않았다”고 말했다. 한국GM 3M 등 암참 소속 기업 10여 곳의 최고경영자(CEO)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초청장을 받아든 한국 주요 기업인의 속내는 복잡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특유의 직설 화법으로 ‘청구서’를 날릴 가능성이 작지 않아서다. 일부 그룹 총수는 미국 투자 및 미·중 무역전쟁 현황 등과 관련한 문답 자료까지 작성해 ‘열공’에 들어갔다는 후문이다.









재계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기업의 대미(對美) 투자 확대를 적극적으로 요청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취임 이후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을 강조하면서 지속적으로 자국에 현지 공장을 세우라고 압박해왔다. 한국엔 무역 불균형 문제도 끊임없이 제기했다. 삼성 SK 롯데 등 한국 기업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지금까지 40조원 가까운 돈을 미국에 쏟아부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 경제단체 임원은 “지난달 일본을 국빈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도착 당일부터 주요 기업인들을 불러모아 대미 투자 확대를 요구했다”며 “특정 기업을 찍어 투자 얘기를 꺼내면 난감한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른다”고 걱정했다. ‘반(反)화웨이’ 이슈를 꺼낼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고조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껄끄러운 요구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최악의 경우엔 중국 화웨이의 5세대(5G) 이동통신 장비를 사용하는 LG유플러스와 화웨이에 메모리 등을 납품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을 대놓고 압박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한 대기업 임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돌직구 스타일이기 때문에 어떤 ‘폭탄발언’을 할지 예측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눈을 마주치지 않는 게 상책이란 말이 나올 정도”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