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세계기상기구(WMO)는 이날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뜨거운 기단으로 인해 많은 유럽 지역에서 올해 첫 폭염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WMO에 따르면 이 폭염은 이달 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WMO 독일 오펜바흐 지역센터에 따르면 26일부터 유럽 대부분 지역의 최고 기온은 섭씨 30도(℃)를 훨씬 웃돌고, 일부 지역에서는 35도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측됐다. 중부 유럽은 평년보다 기온이 섭씨 3~6도 이상 오르고, 그 외 다른 지역은 섭씨 1~3도씩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 기상청도 26일~28일 사이 기온이 섭씨 40도 이상 급격히 올라갈 것이라고 봤다. 니스에서는 이미 24일~25일에 걸쳐 밤기온이 섭씨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등 열대야 현상이 보고됐다. 독일 기상청은 25일 51개 관측소에서 이달 최고기온을 경신한 기록이 나왔으며, 특히 베를린에 있는 기상관측소에선 1947년 이후 독일 역사상 6월 최고기록인 섭씨 38.6도까지 올라갔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유럽 지역에 발생한 이상 더위의 원인으로 지난주 말부터 사하라 사막에서부터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뜨거운 기단을 지목하고 있다. 이집트 등 북아프리카 지역은 이미 섭씨 40도가 훨씬 넘는 기온을 기록하고 있다. WMO는 "평년보다 일찍 찾아온 이상 더위 현상이 전세계적 기후변화로 인한 것인지는 아직 단정하기 이르다"면서도 "증가하는 온실가스가 전세계 기온을 높이면서 점점 더 잦은 가뭄과 폭염이 지속적으로 찾아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WMO는 이상 더위로 인해 동부 유럽 일부 지역에 가뭄이 발생하고, 남동부 지역에는 우박을 동반한 잦은 폭풍우가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폭염으로 인한 열사병과 산불 위험도 경고했다. 유럽 각 당국에서는 저마다 폭염에 대응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독일 작센안할트주에서는 도로 표면 손상을 우려해 아우토반(고속도로)에서 속도를 시속 120㎞로 제한했고, 발트해 인근 도시 로스토크에서는 철도 운행이 일시적으로 중단됐다. 프랑스 일부 지역에서는 이번주 말까지 휴교령이 내려졌고, 파리·리옹·마르세유·스트라스브루 등 도시에서는 온실가스 방출량이 많다는 이유로 연식이 10년 이상 된 차를 몰고 다니는 것이 금지됐다. 스페인 카탈루냐에서는 25일 산불이 발생해 2500헥타르(ha)에 달하는 산림이 불탔고, 폴란드 국무부는 이른 더위에 물놀이를 하러 갔다가 익사한 사람 수가 이달에만 90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