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준비된 사은품은 모두 소진됐습니다."

19일 오후 서울 강남에 위치한 일본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 매장에 들어서자 직원의 안내 방송이 나왔다. 구매 고객에게 선착순으로 증정하는 발열 내의가 조기에 소진됐다는 내용이었다.

반일 운동으로 매출에 타격을 입은 유니클로가 자사의 히트 상품인 ‘히트텍’ 10만 장을 증정하는 행사로 공격적인 판촉에 나섰다. 앞서 가을·겨울 신상품 출시에 맞춰 펼친 할인 행사에도 매출이 오르지 않자, 공짜 이벤트를 진행한 것이다.

유니클로는 15일부터 21일까지 구매자를 대상으로 발열 내의를 증정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금액에 상관없이 제품 하나만 사도 발열 내복(하의)을 주는데, 반응이 꽤 좋다.

한산했던 매장에 사람이 다시 모이기 시작했고, 대부분 매장에선 점심시간을 전후해 당일 준비된 사은품 증정이 종료됐다. 일부 매장에는 개점 시간에 맞춰 사은품을 받으려는 사람들로 대기 줄이 늘어서기도 했다.

소비자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매장에서 만난 대학생 김 모씨는 "친구가 히트텍을 사고 하나를 더 받았다기에 매장을 찾았는데, 사은품이 소진됐다고 해서 그냥 돌아가는 길"이라며 "나도 오긴 했지만, 생각보다 매장에 사람이 많아서 놀랐다"고 했다.

반면 직장인 박상현 씨는 공짜 마케팅에 흔들린 민심을 이해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박 씨는 "원하는 치수나 사이즈의 제품을 주는 것도 아닌데, 공짜 제품을 받으려고 우르르 매장을 찾는 모습이 좋아 보이지 않는다"라고 했다.

인터넷상에서도 비난 여론이 거세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니클로 매장 앞에 줄을 선 사람들의 사진을 게재하며 "개인의 선택을 존중하지만, 한 번만 더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한국인을 비하하고, 최근엔 일본군 위안부를 조롱하는 광고를 제작한 회사에서 공짜로 나눠주는 내복을 꼭 받으러 가야 하겠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앞서 유니클로 임원이 '한국 불매운동은 오래가지 못한다'고 했던 발언을 상기시키며 "이런 상황을 두고 일본 우익과 언론은 얼마나 비웃고 있겠나? 우리 모두 최소한의 자존심만은 지켰으면 좋겠다"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