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판사가 길거리에 휘발유 폭탄을 던진 소년을 "홍콩을 사랑하는 우수한 아이"라고 칭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홍콩 시위를 반대하는 입장인 중국 관영매체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환구시보 등에 따르면 지난 26일 홍콩 툰먼 법원의 수자리 판사는 길거리에 휘발유 폭탄을 던진 15살 소년에게 18개월 감화령을 판결했다. 감화령이란 일정 기간 관계자와 정기적으로 만나 평가를 받아야 하는 형벌로, 소년은 이중 9개월은 소년원에 수감될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소년은 지난 1월8일 홍콩의 한 거리에서 휘발유 폭탄을 던진 혐의로 기소됐다. 소년 측 변호인은 소년의 행동으로 아무도 다치거나 손해를 입지 않았으며, 피고가 깊은 반성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변호인은 피고가 범행을 저지른 이유는 사회운동의 영향으로 정부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며 이제 소년은 '홍콩을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한 방법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년이 학업을 마친 후에는 구의원 선거에 나가 사회를 변화시키고 싶어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판사는 피고를 "훌륭한 아이"라며 "어린 나이에도 이미 능동적으로 홍콩을 돕고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법을 어기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강조하며 소년이 복역 후 홍콩에 적절한 봉사를 할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경무처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지난 4월 15일까지 홍콩에서는 약 8001명이 체포됐다. 이 중 학생은 3286명으로 전체의 41%에 달한다.

환구시보는 소식을 전하면서 판사의 판결이 홍콩 누리꾼들을 분노하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환구시보에 따르면 일부 누리꾼들은 "폭탄을 던지는 사람이 어떻게 훌륭한가", "받아들일 수 없다" 등의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 환구시보는 캐리람 홍콩 행정장관이 지난 26일 저녁 페이스북에 "학생들이 선동을 당해 심각한 형사 범죄를 저지르고 진로가 망가질 수 있다"라는 글을 올렸다며 우려를 표했다. 관영 매체인 환구시보의 이같은 보도는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홍콩에서는 작년 3월부터 범죄인 인도법(송환법)에 반대하는 시위가 일어났다. 이 시위는 같은 해 6월 1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시위로 확산됐으며 이후 장기화되어 송환법 폐지를 넘어 중국의 정치적 간섭에서 벗어나려는 민주화 운동으로까지 성격이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