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제경찰서 관계자 등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전 11시47분쯤 거제의 한 중학교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던 A군(13)이 친구의 다리에 걸려 넘어져 의식을 잃었다. A군의 친구들은 A군 마스크를 벗기자 입에 거품을 물고 있는 걸 보고 교사에게 이 상황을 알렸다. 이를 전해 들은 보건교사는 달려 나와 119에 신고했다. A군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을 거뒀다. A군 사망 당시 응급상황 대응에 대한 책임을 놓고 유가족들과 학교 측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유족들은 사고 당시 선생님과 보건교사 등이 현장에서의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해 A군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유족들은 A군 부검 결과 외부 충격에 의한 뇌출혈로 사망했다는 소견을 받았다며 "주변에서 교사 등이 심폐소생술을 해야 한다고 3~4번 말했는데도 양호선생(보건교사)은 아무 조치도 하지 않았다"며 "제대로 대응했다면 충분히 살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학교 측은 "소방이 현장에 도착하기 전까지 A군의 맥박과 호흡이 불규칙하지만 (유지되고) 있었다"며 "보건교사는 호흡·맥박이 있는 상태에서 심폐소생술이나 자동제세동기(심장 충격기)를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폐쇄회로(CC)TV 상 다른 친구들과 부딪힌 것도 확인할 수 없다"며 "저희에게도 소중한 학생이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에게 애도를 표한다"고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학교 측 설명과 달리 당시 소방대원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A군은 이미 심정지 상태였다. 심장이 멈춘 뒤 통상 4분이 지나면 뇌 손상이 오고 10분 이상 경과 하면 뇌 손상이 심각해지거나 뇌사 상태에 빠진다. CCTV 영상 확인 결과 A군이 쓰러진 지 3분 후 119에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고를 접수한 소방대원들은 약 7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이는 A군이 쓰러지고 약 10분 만에 생사가 갈렸다는 걸 뜻한다. 소방 관계자는 "운동장 외곽 트랙 쪽에 A군이 누워있었고 옆에는 자동제세동기가 있었지만 사용하고 있지는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경찰은 유족을 상대로 A군의 병력 등을 조사하고 목격자와 부검 등을 통해 정확한 사망원인을 파악 중이다. 또 A군이 쓰러진 뒤 10분간 어떤 조치를 받았는지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