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가 시작되자  우리  구축함은 C 거점을 향해 풀속도로 달리기 시작하는데

어찌된 일인지 같이 있던 전함 한대와 순양 두대는 중앙거점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구축함을 따라가던 내 리용은 잠시 고민했다.


양팀 모두 전대가 많은 매칭이었으니 전대를 찾아 간건가?

그리고 앞서 가는 구축함은 믿을만 할까?

내 전함은 대개 구축함의 실력과  판단을 신뢰하는 편이지만

이런 6~8티어 방에서는 어이없는 구축함을 만나는 일도 종종 있기 때문이었다.


동쪽 전체를 구축함 한대에게 맡겨둘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한쪽을 포기한 전투는 중반에 협공을 당해 대개 진다.

속도를 올려 거점으로 향했다.

프랑스 전함은 속도가 빠르다. 많이들 간과하고 있는데

이 게임에서 배가 빠른 것은 보이지 않는 많은 장점을 가진다.


우리 구축이 먼저 거점에 도착했고

상대 구축과 순양이 거의 동시에 섬사이로 진입을 시도하고 있었다.

순양에게 한살보를 쏘았는데 운이 좋았다.

시타가 나가지도 않았는데 피가 14000이 깍였다.

방향을  트는  순양에게 또 한살보를 쏘아 침몰시켰다.


그동안 구축함들은 서로 어뢰를 쏘며 포격전을 벌이고 있었는데,

상대구축은 연막을 피우며 큰섬 앞에 붙은 작은섬 사이로 숨으려고 했다.

딱 배한척 정도 숨을만한 작은 통로다.


노련한  구축은 함부로 연막을 쓰지 않는다.

지원 받아야 할 뒤쪽 아군의 시야를 가려버리기 때문이다.

뒤쪽에 있던 적 비스마르크와 뉴멕 그리고 순양한대는 섬 뒤편으로 천천히 돌기 시작했다.


섬사이로 적선이 보일때마다 사격을 하면서

섬사이 통로에 숨은 적 구축을 통로 앞 뒤에서 협공으로 우리구축이 침몰시켰다.

한바퀴 선회해서 큰섬을 거의 돌아 반대편까지 나오려고 하는 적 전함의 머리를 때리러 갔다.


섬뒤로 전함의 뱃머리가 사분의 일쯤 보이자 한살보를 쏘고 방향을 틀었다,

그제서야 그 전함이 비스마르크인것을 알았다.

부포의 포탄이 메뚜기떼 처럼 날아들었다.

일자로 도망가며 꽁무니포를 계속 쏘아 피를 깍았다.

적 비스는 거점안에 아직 우리 구축이 있다는 사실을 잊은듯했다,

나를 쏘며 돌진하다가 옆구리에 여러발의 어뢰를 고스란히 맞고 침몰했다.


그 사이에 적순양 한대와 뉴멕이 방향을 돌려 큰섬의 반대편으로 들어와 우리 구축에게 사격하고 있었다.

비스에게 어뢰를  쏘기위해  거의 멈춰있던 아군 구축은 몇발의 포탄을  맞고 그제서야 연막을 폈다,

내 전함은 적 순양과 뉴멕에게 번갈아 포를 쏘며 연막안으로 돌진해서

우리구축의 앞에서 순양의 포탄을 막으면서 두살보를 더 쏘아 후진으로 섬뒤로 숨으려는 순양을 침몰시켰다.


아군구축은 무사히 거점밖으로 피신했고

뉴멕은 연막안의 내가  보일정도까지  다가왔다.

이게임을 하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순간이다.

주변에 다른 적이 없는 전함끼리의 초 근접전.

마치 서부영화의 대결같은 스릴이 있다. 1~2티어의 차이도  이때는 한방으로 승부가 난다.


그러나 이때는 한방으로 서로를 끝내지 못했다.

먼저 쏜 뉴멕은 내피를 거의 못 깍았고

내 전함은 한방으로 34000의 피를 깎았지만 침몰시키지 못했다,

빙빙 돌며 서로 두살포를 더 쏘고서야 뉴멕의 딸피를 남긴채 내 리용이 먼저 침몰했다.

뉴멕은 우리 구축의 사격으로 바로 침몰했다,


내 전함이 침몰하자

챗창에 '잘했다' '수고했다 리용' '뒤는 우리가 맡겠다' 등등 칭찬이 올라왔다.

ㅜ.ㅜ  너희들 이쪽 전투도 보고 있었구나....


사실  이쪽  거점전투는 우리구축함이 노련하고 잘해서 승리한 것이다

그런데 구축함은 아직 살아있어서  침몰한 내게 칭찬이 쏟아진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분통터지고 멘탈만 나간대서야 어찌 이게임을 계속하겠나.

아래 어떤이의 글처럼 이런날도 있고 또 다른날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