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리그 초반 이변이 자주 일어나는 LCS EU지만, 이 정도인 적은 없었다. 프나틱의 연승 행진이야 많은 사람이 예상했던 것이라고 치더라도, 지난 시즌 상위권을 차지했던 팀들이 기를 못 펴고 있다. 반면, 새롭게 복귀한 팀이나 중하위권을 밑돌던 팀들이 상위권으로 쭉쭉 치고 올라왔다.

LCS NA는 그야말로 혼란의 도가니다. 무려 여섯 팀이 공동 3위에 올랐던 1주 차와는 또 다른 모습을 보였다. 춘추전국시대라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다. 아니면 군웅할거? 모두 자신이 진짜 북미의 왕이라고 외치는 듯하다. 과연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LCS EU와 NA의 2주 차를 정리해보자.


■ 같은 순위 다른 방식, 프나틱과 오리젠

▲ LCS EU 2주 차 결과

1주 차에 이어 2주 차에도 프나틱과 오리젠이 연승 행진을 이어가며 공동 1위 자리를 지켰다. 프나틱은 로캣과 갬빗 게이밍을 상대로 승리했고, 오리젠은 SK 게이밍과 코펜하겐 울브즈를 쓰러뜨렸다. 두 팀 모두 비슷한 수준의 팀을 상대했기 때문에, 프나틱과 오리젠을 단순 비교하기엔 제격인 타이밍.

프나틱은 2주 차 들어 진흙탕 싸움을 자주 했다. 실제로 2주 차 들어 프나틱의 평균 KDA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로캣에게 거둔 짜릿한 승리가 원인인 듯하다. 선수들 모두 공격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 역시, 프나틱의 평균 KDA를 떨어뜨리는 주된 원인이다. 하지만 방식이 어떻든 프나틱이 보여준 결과는 '4전 전승'이다. 싸움을 좋아하는데 전부 이겨서 1위에 올랐다. 이것이 바로 유럽 최고의 인기 게임단으로 프나틱이 꼽히는 이유가 아닐까.

반면, 오리젠은 두 경기 모두 손쉬운 승리를 거뒀다. 1주 차에 이어 2주 차에도 오리젠은 높은 평균 KDA를 기록하고 있다. 프나틱과 마찬가지로 전투를 사랑하긴 하지만, 오리젠은 아웃복싱의 대가 같은 느낌이다. 실제로 SK 게이밍과 코펜하겐 울브즈를 상대로 깔끔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공동 1위를 굳게 지키고 있는 프나틱과 오리젠. 스타일이 다른 두 팀이 만났을 때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지 벌써 기대된다.

※ 프나틱과 오리젠, 두 팀의 평균 KDA 순위 변화
프나틱 : 7.61 (2위) -> 4 (5위)
오리젠 : 9.29 (1위) -> 14.31 (1위)


■ 자존심 회복한 TSM과 첫 패배 경험한 팀 리퀴드

▲ LCS NA 2주 차 결과

LCS NA는 여전히 혼란스럽다. 1주 차에는 여섯 개 팀이 1승 1패로 공동 3위에 올랐다면, 2주 차에는 다섯 팀이 3승 1패로 공동 1위를 기록했다. 이 중에서 누가 3주 차에도 1위라는 타이틀을 그대로 달고 있을지 사실 잘 모르겠다. 서로 자신이 왕이라고 우기는 상황 속에서 TSM과 팀 리퀴드는 약간 다른 행보를 보였다.

1주 차에 불안한 출발을 보였던 TSM이 2주 차에는 연승을 기록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그 시작은 팀 임펄스와의 대결에서 '비역슨'의 르블랑이 보여준 활약이었다. 라인전 솔로 킬을 시작으로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CLG와의 대결에서는 팽팽한 상황 속에서 상대의 다이브 시도를 잘 막아내 승점을 챙겼다. 지난 MSI 조기 탈락 이후, LCS NA 1주 차에도 아쉬운 모습을 보였던 TSM이 연승으로 자존심을 회복했다.

한편, '피글렛' 채광진의 팀 리퀴드는 연승 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그래비티와의 대결에서 패배하며 이번 시즌 첫 패배를 경험했다. 이번 시즌 들어 팀 리퀴드는 '쿠아스'의 든든한 지원 아래 팀원들이 활약하는 것을 승리 공식으로 삼았다. 이를 그래비티가 잘 노렸다. 초반부터 팀 리퀴드의 탑 라인만 집중적으로 공략해 승리를 따냈다. 앞으로 팀 리퀴드를 상대하는 팀들에게 교보재가 될 만한 경기였다.

※ '쿠아스'의 KDA와 팀 리퀴드 승리의 상관 관계
1주 차
vs TDK : 6킬 1데스 13어시스트 (승리)
vs Team 8 : 9킬 3데스 8어시스트 (승리)

2주 차
vs NME : 5킬 1데스 10어시스트 (승리)
vs Gravity : 0킬 5데스 1어시스트 (패배)


금주의 UP & DOWN


(UP)자이언츠 게이밍 - 비상! 거인 주의보 발령


최근 가장 눈에 띄는 팀은 자이언츠 게이밍이다. 지난 승강전에서 '류' 류상욱과 '호로' 조재환이 속해 있었던 밀레니엄을 꺾고 당당히 LCS EU에 합류한 팀이다. 보통 승강전에서 올라온 팀의 첫 시즌 성적은 좋지 않은 것이 일반적이지만, 자이언츠 게이밍은 좀 다르다. 2주 차 들어 엘레멘츠와 SK 게이밍을 상대로 승리하며 기세를 타고 있다.

자이언츠 게이밍은 엘레멘츠와의 대결에서 치고받는 난타전 끝에 승점을 챙겼다. '프레데릭'의 이블린이 엄청난 존재감을 과시했고, 이를 바탕으로 다이애나와 시비르가 엘레멘츠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SK 게이밍 전에서도 경기 시작 약 25분경에 열린 대규모 한타에서 승기를 잡아 상대에게 4연패의 악몽을 선사했다. 특히, '워립'의 잭스가 폭풍 성장해 상대 주요 딜러를 녹여 버렸다.

지금 자이언츠 게이밍에는 구멍이 없다. 챔피언 폭이 중요한 포지션인 탑과 미드 라이너가 방대한 챔피언 폭을 자랑하며, 봇 듀오 간의 호흡도 좋다. 특히, 정글러인 '프레데릭'이 경기 내내 활약하며 팀 승리를 이끄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 자이언츠 게이밍을 상대하는 팀은 '프레데릭'을 경계 대상 1호로 삼아야 할 것이다.


(DOWN) 갬빗 게이밍 - 무력, 그 자체... 예전 포스는 어디로?


LCS EU가 생소하던 시절에도 국내 팬의 시선을 사로잡은 팀이 있었다. 갬빗 게이밍이 그 주인공이다. 과거 CJ 블레이즈와의 악연으로도 유명하다. 그 당시 갬빗 게이밍은 분명히 강팀이었다. 그랬던 갬빗 게이밍의 현재 모습을 초라하다. 갬빗 게이밍은 이번 시즌 들어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예전 같았으면 찍어 눌렀을 H2K에게 대패했고, 비등한 대결을 펼쳤을 프나틱에게도 무너졌다.

현재 갬빗 게이밍은 총체적 난국이다. 어느 라인 하나 흥하지 못한 채 무력한 모습을 자주 보인다. 유럽의 맹주에서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되어버린 갬빗 게이밍. 그들에게 과거의 영광 재현을 바라는 것은 지나친 요구일까? 다가올 3주 차는 갬빗 게이밍에게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RANDOM MOMENT


LCS NA 3일 차 팀 리퀴드 vs 에너미 이스포츠

이번에 소개할 장면은 LCS NA 3일 차 팀 리퀴드와 에너미 이스포츠의 대결에서 나왔던 타워 다이브 장면이다. '쿠아스'의 라이즈를 타워 쪽으로 밀어 넣고 4인 다이브를 시도한 에너미 이스포츠. 하지만 여기서 와드의 중요성이 드러난다. 미리 설치해둔 와드로 이를 확인한 팀 리퀴드가 빠르게 합류해 역으로 킬을 쓸어 담는 장면이다. 솔로랭크 전사들이여. 이래서 와드를 사야 한다.

▲ 21분 20초 ~ 22분 15초(출처 : LoL esports)


MUST HAVE MATCH


LCS EU 3일 차 프나틱 vs 로캣

프나틱과 로캣이 LCS EU 3일 차에 벌였던 대결은 치열하다 못해 처절했다. 실제로 두 팀은 경기 내내 주고받는 '핑퐁 게임'을 이어갔다. 하지만 프나틱의 노련함이 승리를 이끌었다. 킬 포인트에서 밀리고 있음에도 글로벌 골드 격차를 내주지 않고, 오히려 역전시키며 반전을 노렸다. 이는 곧 후반 한타 파괴력에서 힘을 발휘했다. 아무리 킬을 많이 기록해도 글로벌 골드가 최고라는 것이 입증된 경기였다.

▲ LCS EU 3일 차 프나틱 vs 로캣 (출처 : LoL esports)


▲ LCS EU와 LCS NA 2주차 순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