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스포츠 전용 케이블 채널 ESPN에서 e스포츠 섹션을 만들고 미국 프로농구(NBA) 댈러스 매버릭스의 구단주 '마크 큐번'이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게임단 팀을 창설하고 싶다고 밝히는 등, 해외에서는 e스포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중국 최대 기업인 완다 그룹의 회장 왕젠린의 아들 왕쓰총은 중국 프로게임단 invictus Gaming을 소유하고 있기도 하죠. 미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이 게임 방송 플랫폼 트위치tv를 1조원에 사들인 것도 e스포츠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을 잘 보여줍니다.

그러나 e스포츠 종주국임을 자부하는 한국은 스타크래프트1 시절과 비교하면 기업들의 후원과 참여가 줄어든 편이기에 안타깝기만 합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프로게임단을 운영하거나 리그를 후원하는 것이 즉각적인 마케팅 효과로 나타나길 바라지만,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신촌에 위치한 에버8 서비스 레지던스 호텔의 LoL 프로게임단 '위너스' 창단은 이러한 이유로 크게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일반 기업이 아닌 호텔이라는 새로운 후원자의 등장은 여러 가지 면에서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인벤은 에버8 '위너스'의 총괄을 맡은 박현민 팀장을 만나 더욱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Q. 이 글을 읽는 독자를 위해 자기 소개 부탁한다.

에버8 호텔의 개발 사업팀 박현민 과장이다. LoL 프로게임단 에버8 위너스의 팀 총괄을 맡고 있다. 원래는 스타크래프트를 즐겨하고 피파온라인을 좋아하는 매니아였는데 지난해 프나틱과 CLG가 우리 호텔에 묵으면서 LoL을 접하게 됐다. 요즘은 퇴근 후, 두 세판 씩 게임을 즐기고 있는 라이트 게이머다.


Q. 호텔 프론트에 CLG와 프나틱 선수들 사진이 있어서 놀랐다. 어떻게 된 일인가?

작년에 프나틱과 CLG가 한국에 전지훈련을 오게 됐다. 이때 인연이 닿아 연습실과 숙박을 제공했다. 어느 호텔도 시도하지 않았던 일이기 때문에 유치하게 되었는데, 예상보다 좋은 마케팅 효과가 있었다.


Q. '위너스' 팀 창단을 하게 된 것도 이러한 이유인가?

호텔 경영자인 장문익 대표가 작년 프나틱, CLG의 전지훈련 모습을 보고 e스포츠에 대한 가능성을 크게 느꼈다. 그래서 e스포츠에 대한 후원과 투자가 이루어지게 됐다. 위너스팀 창단 같은 경우, 프로게임단에게 숙식은 꽤 어려운 문제인데 호텔은 이 부분이 다 해결되는 상황이기에 최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Q. 호텔이 위너스 창단을 하면서 마케팅 효과를 보고 있는지 궁금하다.

위너스팀을 창단한 것이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뚜렷한 마케팅 효과를 보진 못했다. 단기간에 효과를 보기 위해 프로게임단을 창단한 것은 아니기에 충분히 시간을 가지고 기다릴 생각이다. 지금은 팀이 성적을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승강전을 통과해 1부 리그로 올라가는 것이 목표다. 연습만 충실히 하면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 믿는다.

지난해 해외 게임단이 우리 호텔에 전지훈련을 하며 만든 영상이 해외 동영상 사이트에서 엄청난 조회 수를 기록했다. 이는 우리 호텔이 다른 마케팅 투자로 얻은 것보다 더 큰 효과였다. 최근 우리 호텔을 이용하는 젊은 중국 청년들도 호텔 프론트의 프로게임단 사진을 보고 신기해하며 기념사진을 찍는다. 앞으로 마케팅 효과를 볼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믿는다.


Q. '프로게임단이 호텔에서 연습한다'라고 상상을 하면 굉장히 파격적으로 느껴진다. 진짜 이곳 호텔에서 연습과 숙식을 모두 해결하고 있는가?

그렇다(웃음). 조용한 곳에 연습실을 마련해놨고 직영으로 편의점과 카페, 헬스장, 네일샵 등을 운영하고 있어서 선수들이 굳이 밖으로 나갈 필요 없이 모든 것이 안에서 해결할 수 있다. 게임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다.


Q. 선수들의 반응도 궁금하다. 숙식에 만족하고 있는가?

넌지시 물어봤는데 좋다고 하더라. 그전에는 후원이 없었기 때문에 모여서 연습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좋아하더라. 처음 서로 인사를 나눌 때 선수 중 한 명이 주말에도 밥을 주느냐고 묻더라. 그 이야기를 듣고 좀 마음이 짠했다. 그런 부분은 절대 걱정 없이 지내게 해주겠다고 말했다.


▲ 에버8 위너스 연습실 풍경. 통화중인 서포터 '복구' 정재우

Q. 이번 시즌 에버8 위너스가 1부 리그로 올라갈 수 있을까?

단기간에 성적을 낸다면 가장 좋겠지만, 우리 친구들이 이렇게 모이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서로 호흡을 맞추고 섬머 시즌까지 제 궤도에 오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절대 짧게 보지 않고 있다.

어린 선수들에게 부담을 주기 싫기도 하다. 잘했다는 말을 해주고 싶어 경기가 있을 때마다 응원을 가고 있다. 선수들과 친하게 지내고자 노력하고 있고 인생 선배로서 조언도 해주고 싶은 마음이 크다. 최근에는 선수들을 위해 어학 수업과 서비스 관련 수업을 준비하고 있다. 다양한 교육을 통해 선수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을 찾아갈 것이다.


Q. 이번 시즌 위너스팀에서 기대되는 선수가 있는가?

원거리딜러 'Odd' 이근호에게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후니' 허승훈과 외모가 비슷해 정감이 간다. 요즘 이 친구와 이야기도 많이 하고 장난도 많이 치고 있다.



Q. 호텔 기업의 e스포츠 투자가 처음이기에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주변에서 우리에게 정말 잘 되길 바란다고 이야기한다. 우리가 잘돼야 다른 기업들도 투자하러 들어올 것이라 말한다. 그래서 창단한 것인데 어깨가 아주 무겁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서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을 찾아가야 하지 않을까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Q. 에버8 위너스팀에게 혹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이기는 것도 중요하고 대회에서 1등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자기 스스로 능력을 키워나가면서 다른 팀에 가더라도 우리가 함께했던 시기가 좋은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와 영원히 함께할 순 없지만, 경기를 치르는 동안은 계속 열심히 도울 것이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장문익 대표님이 도와주신 것이 정말 크기 때문에 뒤에 계신 든든함에 정말 감사드린다. 에버8 위너스 새롭게 시작한다. 응원 많이 해주시고 창단식 기사에 긍정적 댓글이 많아 감사했다. 앞으로도 많은 응원 부탁하고 위너스가 좋은 성적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