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달이라는 긴 기다림 끝에 새로운 지원가가 등장했다. 희망의 대천사 '아우리엘'은 티리엘에 이은 두 번째 대천사로 카라짐의 뒤를 잇는 디아블로 세계관의 지원가 영웅이다.

아우리엘은 다른 지원가 영웅과 다르게 마나를 사용하지 않는 노코스트 영웅으로 적에게 준 피해를 치유 에너지로 사용한다. 또, 태사다르 못지않은 공격로 정리 능력을 자랑하고 적을 밀어내며 기절시킬 수 있는 군중 제어기를 지녔다.




출시부터 유저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던 아우리엘은 간편한 조작감과 뛰어난 기술 구성을 자랑한다. 지원가 유저들은 아우리엘을 "'정화'가 없는 점이 아쉽지만,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매력을 지닌 영웅"이라고 평한다. 이에 인벤에서는 아우리엘에 대해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줄 개발자를 만나보았다.



Q. 인터뷰에 앞서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네이슨 라뮤제 :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의 게임 디자이너이자 이번 아우리엘의 메인 디자이너를 맡은 네이슨 라뮤제(Nathan LaMusga)라고 한다.


Q. 히어로즈의 게임 디자이너는 구체적으로 어떠한 일을 하는지 궁금하다.

네이슨 라뮤제 : 게임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설명할 때, 개인적으로 "재미를 찾는 일"이라는 표현을 즐겨 쓰는 편이다. 게임 디자이너는 게임 플레이에 집중하면서 유저들이 가장 재미있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나는 새로운 영웅을 디자인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 내가 구상한 영웅 디자인을 다른 디자이너들에게 보여주고 그에 대한 피드백을 받는 것은 물론이고 개발자들이 해당 영웅을 게임에 추가하는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진행되는 업무에 대한 관리/감독을 담당하고 있다.


Q. 아우리엘 이전에 작업했던 영웅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네이슨 라뮤제 : 트레이서, 줄, 아르타니스가 있다. 영웅 디자인은 팀 전체가 함께 만들어가고 있으며 모든 디자이너의 의견이 새로운 영웅 출시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 이번 인터뷰에 응해준 아우리엘의 메인 디자이너, 네이슨 라뮤제(Nathan LaMusga)


Q. 아우리엘을 시공의 폭풍으로 옮겨놓으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네이슨 라뮤제 : 아우리엘이 희망의 대천사라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아우리엘이 있는 팀은 언제나 희망을 품고 있다는 것을 유저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불리한 상황에서도 적극적이고 대담한 플레이에 대해 보상을 해줄 수 있는 지원가로 만들고자 했다.


Q. 아우리엘의 외형은 디아블로3에서의 익숙한 모습이다. 하지만 마스터 아우리엘의 경우, 대천사보다는 타락한 말티엘과 비슷한 느낌이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네이슨 라뮤제 : 아우리엘의 마스터 스킨과 악마 스킨은 모두 '사악한' 느낌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에 대해 특별하게 생각하진 않는다. 또한, 이것이 아우리엘의 '타락설'을 뒷받침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우리는 많은 스킨을 개발하고 있으며 영웅의 배경과 직접적인 연관을 가지고 있지 않은 스킨도 많다. 예를 들자면 공격수 리밍 역시 리밍의 배경과 무관한 스킨이지 그녀가 몰래 배구 선수 부업을 뛰고 있다는 건 아니지 않는가.


Q. 아우리엘의 기술 구성을 살펴보면 과거 디아블로3의 애니메이션 '분노'에서의 액션과 상당히 유사하다. 의도한 것인지 궁금하다.

네이슨 라뮤제 : 그렇다. 아우리엘의 '억류의 일격(E)'은 다른 디자이너의 아이디어였다. 그 디자이너의 의견을 들은 후 영상을 보니 "이거다!"라는 느낌을 받았다. 또, 테스트해본 다음에 해당 기술이 그녀에게 너무나도 잘 어울린다는 것을 느꼈다.

특히, 아우리엘의 '신성한 휩쓸기(Q)'는 내가 처음 아우리엘을 구상했을 때 생각했던 기술로 당시 기술의 모양은 물론이고 긴 리본으로 주변을 휩쓰는 아이디어가 마음에 들었다. 중앙에 추가 피해를 주는 부분도 단순한 광역 공격에서 시전시간 및 대상의 이동 같은 여러 가지 고려 요소를 넣어 난이도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 아우리엘의 기술 구성에 모티브가 된 디아블로3 애니메이션 '분노'


Q. 그렇다면 다음에 이테리얼이 등장한다면 순간이동을 활용한 공격이나 임페리우스의 화끈한 돌진 공격을 기대해봐도 괜찮을지 궁금하다.

네이슨 라뮤제 : 물론이다. 임페리우스가 나온다면 역시 돌진 기술이 잘 어울릴 것 같다. 개인적으로 임페리우스는 참 멋있는 영웅이고 언젠간 시공에 폭풍에 추가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는 이테리얼도 마찬가지로 디아블로3의 애니메이션에서 매우 인상적인 전투를 보여줬다. 마치 미래를 예측하는 듯 적들의 움직임을 알고 먼저 그곳을 공격하는 모습이 멋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티리엘의 돌진 공격은 "화끈한 돌진"을 잘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티리엘의 '심판(R)'은 내가 히어로즈 개발팀에 참여하고 가장 먼저 도입한 기술 중 하나이다. 기술의 타이밍, 돌진 모션, 타격감 등 많은 노력을 들여 만든 기술이다.


Q. 아우리엘을 플레이해보면 치유 에너지의 특성상 상당히 공격적인 플레이가 요구된다. 이는 '희망'보다 '용기'에 가까운 플레이가 아닌가?

네이슨 라뮤제 :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아우리엘은 직접 공격하는 것보다 '희망 부여(D)'를 받은 대상의 공격이 치유 에너지를 더 많이 충전한다는 것이다.

언뜻 보기엔 '희망 부여'는 대상에게 부가 효과를 주는 것도 아니고 단순한 왕관을 하나 씌어주는 다소 밋밋한 가시 효과를 지닌 기술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왕관이 씌워지는 순간 해당 영웅은 아무리 힘든 상황이라도 더 싸울 수 있다는 희망을 볼 수 있다. 체력이 없고 죽음의 문턱에 서 있더라도 꾸준히 싸우는 것이 오히려 좋은 결과를 만들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Q. 개발진이 생각하는 아우리엘의 '희망의 대천사' 같은 모습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는가?

네이슨 라뮤제 : 궁극기가 항상 희망을 잃지 말라는 아우리엘의 면모를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수정 방패'는 적들에게 완벽하게 둘러싸인 영웅을 구출할 수 있는 기술이며, '부활'은 전사한 아군을 다시 전장으로 불러 치명적인 실수를 바로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Q. 같은 디아블로 세계관의 지원가 '카라짐'도 공격을 해야만 치유를 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지녔다. 의도된 부분인가? 아니면 같은 개발진이 개발한 영웅이기에 비슷한 스타일을 지닌 것인지 궁금하다.

네이슨 라뮤제 : 카라짐의 경우, 특성에 따라 공격을 해야만 치유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카라짐은 공격적인 지원가 일뿐 공격성에 따라 치유량이 증가하지 않는다. 아우리엘을 제외한 모든 지원가 영웅들처럼 그의 치유는 마나와 재사용 대기시간에 의존한다. 내가 카라짐을 디자인하지는 않았지만, 그도 매우 훌륭한 영웅이라고 생각한다.


▲ 디아블로 세계관의 지원가는 모두 공격적이다?!


Q. 신성한 휩쓸기(Q)의 경우, 퀘스트 특성을 완료하면 기술 효과가 눈에 띄게 변한다. 이러한 변화를 다른 영웅에게도 적용할 계획인지 궁금하다.

네이슨 라뮤제 : 이번에 처음 시도한 부분이기에 확실하지 않다. 물론, 유저들이 원한다면 기존 영웅들에게 도입하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다.


▲ 아우리엘의 신성한 휩쓸기는 퀘스트 특성에 따라 기술 영상이 눈에 띄게 달라진다!


Q. 치유 기술인 '천상의 빛(W)'은 다른 지원가들의 치유 기술보다 재사용 대기시간이 극도로 짧은 기술인데, 다소 OP스럽다고 생각하지 않는지?

네이슨 라뮤제 : 상황에 따라 다를 것 같다. 짧은 재사용 대기 시간은 유저들에게 '천상의 빛'의 잠재력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이 기술은 20레벨 기준으로 최대 치유량이 1,000이 넘는 범위 치유 기술이다. 개발자들은 유저들이 4초마다 팀 전체에 1,000이 넘는 치유를 퍼붓는 아우리엘의 모습을 기대해주길 바란다.

하지만 누구나 이상적인 플레이를 펼치긴 힘들 것이다. 아우리엘은 유저들의 실력과 경험에 따라 치유량이 달라지는 영웅이다. 물론, 숙달된 유저라면 통계창에 엄청난 치유 수치를 기록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아우리엘은 모두가 좋아하되 마스터하기 어려운 영웅인 만큼 유저들끼리 서로 자극을 받아 아우리엘을 플레이해주길 바란다.


Q. 아우리엘의 출시 이전에 진행된 유닛 간 충돌 판정 변화는 '억류의 일격(E)'을 위한 사전 작업이었는지 궁금하다.

네이슨 라뮤제 : 무관하다. 어떤 것을 먼저 시작했는지 모르겠다.


Q. 아우리엘의 궁극기 '부활'은 무궁무진한 변수를 지닌 기술이지만 재사용 대기시간이 90초로 상당히 짧은 축에 속하는데, 3초의 시전시간을 고려하더라도 너무 파격적이지 않은가?

네이슨 라뮤제 : 처음 개발할 당시에는 120초였다. 하지만 밸런스 디자이너들이 계속 시간을 줄이는 것을 건의했고 테스트 과정에서도 '부활'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엄청난 OP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했다.

아우리엘을 플레하면서 느꼈겠지만 부활은 게임 후반에 사용해야 더욱 빛나는 기술이다. 10레벨에서 16레벨까지의 부활은 그다지 임팩트가 없다고 생각한다. 부활 대기시간이 길어지고 다음 한타가 게임의 승패를 가릴 시기가 되면 '부활'의 진정한 가치가 발휘된다고 생각한다.


Q. 또 다른 궁극기 '수정 방패'의 경우, 우서의 '천상의 보호막'과 비슷한 궁극기라는 평가가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네이슨 라뮤제 : 비슷한 피드백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이는 '수정 방패'의 광역 폭발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말이라고 생각한다. '수정 방패는 폭발할 때 적에게 상당한 피해를 줌과 동시에 아우리엘의 치유 에너지를 충전시킨다. 무적 시간이 끝나자마자 아군을 치유할 수 있다는 뜻이다.

만일 우서의 '천상의 보호막'이 “아군 영웅 한 명을 2초 동안 무적 상태로 만들고 만료 시 주변 적들에게 피해를 주면서 동시에 대상 아군을 치유한다”고 설명되어 있다면 '천상의 보호막'의 활용 방법도 달라질 것이다.


Q. '수정 방패'의 이펙트를 살펴보면 마치 둔화를 거는 듯한 착각을 주는데, 실제로 대미지만 있는 기술이다. 개발진의 실수인지?

네이슨 라뮤제 : 오랜 기간 테스트를 진행했는데, 둔화를 거는 것 같다는 착각을 준다는 이야기는 처음 듣는다. 처음 듣는 이야기인 만큼 이 질문의 답은 "둘 다 아니다", 만약 이러한 피드백이 계속 들린다면 그때는 답변을 "둘 다 맞다"로 바꾸고 싶다.


▲ '수정 방패'는 피드백에 따라 둔화 효과가 추가될 수 있는 기술?!


Q. 아우리엘은 원작인 디아블로 세계관에서 티리엘이나 임페리우스, 말티엘만큼 존재감을 드러낸 대천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특히, 말티엘은 탈것이 먼저 나온 상황인데, 이들보다 앞서 아우리엘이 등장한 이유가 있다면?

네이슨 라뮤제 :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지원가를 개발하고 싶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떤 지원가 영웅을 개발할지 논의했다. 임페리우스나 말티엘을 지원가 영웅으로 만들 순 없지 않은가? 물론, 언젠가 임페리우스나 말티엘도 시공의 폭풍에 합류할 것이다.


Q. 아우리엘과 연관된 질문은 아니지만, 현재 히어로즈에는 다양한 블리자드 게임에 등장하는 여러 종족이 등장했다. 하지만 아직 영웅이 없는 '드레나이'나 '트롤'은 언제쯤 만나볼 수 있을지 궁금하다.

네이슨 라뮤제 : 조금 더 기다려보면 좋은 소식이 나올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나 역시 그런 영웅을 기다리고 있으며, 개인적으로 가장 바라는 종족은 '나루'이다. 그들의 외형은 정말 멋지다고 생각한다.


▲ 언젠간 시공의 폭풍에서 빛의 종족이?! 워크래프트 세계관의 나루



Q. 지난번 굴단 인터뷰를 진행한 개발진이 검을 사용하는 영웅을 개발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조금 더 힌트를 줄 수 없는가?

네이슨 라뮤제 : 흠? 한 자루의 검이라...

Q. 아우리엘 이후 9월에 예정된 신규 영웅은 어떤 영웅인가? 혹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 군단'에 등장하는 영웅을 기대해볼 수 있는지?

네이슨 라뮤제 : 이미 일리단과 굴단이라는 굵직한 영웅이 나와 있는 상황이다. 역으로 군단에서 등장하는 영웅 중 시공에 폭풍에서 가장 보고 싶은 영웅이 누구인지 되묻고 싶다.


▲ 슬슬 시공의 폭풍으로 넘어오셔야죠, 폐하! 워크래프트 세계관의 '바리안 린'


Q. 한국에서는 개발진이 일을 느리게 한다는 비판이 상당한 편이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네이슨 라뮤제 : 우리는 새로운 영웅이 재미는 물론 다른 영웅들과 상성을 잘 맞는 영웅을 개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 커뮤니티의 피드백은 항상 유심히 살펴보고 있으며, 모두가 만족할만한 속도로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마지막으로 못다한 말이나 인벤 유저들에게 인사를 부탁한다.

네이슨 라뮤제 : 진심을 담아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을 사랑해주고 아우리엘에 관심을 가져준 한국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진심이다. 우리가 개발한 콘텐츠를 여러분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은 커다란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아우리엘과 함께 시공의 폭풍에서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