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국제 게임쇼 일정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지스타'가 올해도 어김없이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올해는 작년에 비해 더욱 풍성해진 VR 게임들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는데요, VR스포츠게임 개발사 앱노리는 '베이스볼킹즈VR'과 '핑퐁킹즈VR'을 통해 캐주얼하게 즐길 수 있는 스포츠게임을 선보였습니다.

부산 VR클러스터와 HTC VIVE 체험 부스 등을 통해 BTC와 BTB를 막론하고 누구나 즐길 수 있었던 캐주얼 스포츠게임 '핑퐁킹즈VR'. 앞으로도 다양한 종목의 실감나는 VR 스포츠 게임을 만들고자 한다는 앱노리의 형제 개발자 이현욱 대표(동생)와 이상욱 이사(형)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앱노리 이상욱 이사(왼쪽), 이현욱 대표(오른쪽)

만나서 반갑습니다! 먼저, 앱노리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합니다.

앱노리는 캐주얼 스포츠게임을 전문으로 만드는 VR게임 개발사입니다. 이번 지스타에서도 확인할 수 있지만 VR을 이용한 게임이 상당히 많이 등장했는데, 대부분 액션, 슈팅장르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FPS같은 분야에서는 대형 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경쟁력을 갖기가 어렵다고 생각해 캐주얼한 스포츠게임을 위주로 포지셔닝을 하자고 생각했습니다.

이전부터 모바일 야구 게임을 출시해서 서비스해오던 경험을 바탕으로 작년 지스타에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지원사업에 선정된 바 있는 '베이스볼킹즈 VR'을 선보였던 적이 있습니다. 게임은 내년 1월 중으로 출시를 계획하고 있고, 오큘러스와 스팀(VIVE), PS VR까지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형제가 함께 게임을 개발한다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어떻게 게임 개발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어릴적부터 저희 형제가 게임을 아주 좋아했습니다. 대표님(동생)이 개발자로서 삼성 햅팅 시리즈같은 GUI를 개발해오다 2011년에 돌연 사표를 쓰고 게임을 하겠다고 선언을 했죠. 저는 그 때 은행에 다니고 있었고요.

첫 6개월동안은 대표님 혼자 고시원에서 1인개발을 해왔습니다. 그 때 개발하던 게임이 '토이샷'이었는데, 앱스토어에서 인기 1위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 이후부터 지금까지 간단하면서도 재미있는 게임을 개발하겠다는 모토로 함께 개발을 해오고 있습니다.


베이스볼킹즈VR에 이서 이번에는 신작인 '핑퐁킹즈VR'을 새롭게 선보였습니다. 어떤 게임인가요?

캐주얼 스포츠게임을 만들자고 결심하고 계속 다양한 스포츠 종목을 만들어가자는 계획으로 개발했습니다. 핑퐁킹즈 VR 같은 경우는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의 지원사업에 선정이 되서 개발하게 되었고, 베이스볼킹즈VR 과 마찬가지로 내년 1월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작년에 이어 올해 지스타에는 두 가지 스포츠 게임을 선보이게 됐는데요, 향후로도 저희는 스포츠 게임에 집중해서 모두가 캐주얼하게 즐길 수 있는 종목으로, 이를테면 볼링이나 양궁 등의 종목도 개발해 나갈 예정입니다.

▲ 난처한 영상 9. '핑퐁킹즈 VR'

게임을 하면서 느꼈던 것 중 하나가 물리효과가 상당히 사실적이었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구현할 수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그 부분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옛날부터 물리효과를 적용한 게임은 많이 다뤄왔지만, 탁구라는 특정 스포츠에서 탁구공에 적용되는 물리효과는 관련 소스가 없다보니 물리학 관련 서적까지 찾아가면서 개발을 해야만 했죠. 지금은 공에 스핀을 넣거나, 슬며시 밀 때 달라지는 공의 방향 등 모든 동작에 대한 물리효과가 거의 완벽하게 적용되어 있다고 할 수 있는데요, 이 부분은 저희 앱노리만의 특별한 강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지금까지 탁구 게임들은 패턴이 있었거든요. 타이밍에 따라 버튼을 누르면 미리 입력되어 있는 값으로 공이 움직이는 형태였다면, 핑퐁킹즈 VR은 실제로 공이 물리효과에 따라 움직인다고 보시면 됩니다.


'핑퐁킹즈VR'을 시연하는 동안 계속 상대 AI만 서브를 하더라고요. 이 부분은 의도된 요소인가요?

서브 자체는 VIVE의 컨트롤러 두 개를 이용해서 한 손으로 공을 올리고, 다른 손으로 서브를 하는 형태로 개발을 했습니다. 생각보다 실제와 똑같은 서브가 가능해져서 내부적으로는 아주 뿌듯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전시회에 (게임을)들고 나가면 시연하는 분들 중에 서브를 제대로 성공하는 분이 없더라고요. 실제 탁구를 칠 때도 힘든 것이 서브인데, 거의 그대로 게임에 적용해놓으니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았죠.

전시회에는 게임을 잠깐 즐기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또 경험상 많은 사람들이 서브를 실패하는 것을 보기도 했고, 게다가 VR기기를 처음 사용하는 분들도 많을것이라는 생각에 시연 버전에서는 서브 기능을 제거하고 오직 리시브만 할 수 잇도록 설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내년에 출시될 버전에서는 하드코어 탁구 유저들도 즐길 수 있도록 서브가 추가될 것입니다.


난이도도 생각보다 쉬웠던 것 같습니다. 역시 전시용 버전이기 때문일까요?

서브같은 경우도 마찬가지지만, 탁구의 물리효과가 아주 사실적으로 적용되어 있다 보니 이를 그대로 설정해놓으면 난이도가 확 높아지더라고요. 그래서 시연 버전은 약간의 난이도 보정을 해 놓은 상태입니다. 공을 조금 못 치더라도 상대 테이블에 잘 들어갈 수 있게, 또 AI와 몇 번 랠리를 하다 보면 실수를 해서 쉽게 이길 수 있도록 해놨습니다.

아무래도 인공지능은 한계가 있다 보니까, 결국은 사람들끼리 플레이하는 것이 가장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이를 위한 멀티플레이 기능도 개발이 완료되었습니다. e스포츠를 염두에 두고 (게임을)만들었던 부분도 있죠.


멀티플레이를 이용한 e스포츠라니 흥미롭네요. 좀 더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사실은 중국 시장을 목표로 (핑퐁킹즈VR)을 만들었던 것이 컸죠.

처음 야구게임을 만들어서 동남아쪽 전시회에 참가했을 때는 반응이 별로 좋지 않았어요. 중국에서 온 바이어들도 마찬가지였고요. 동남아 사람들은 축구를 좋아하고, 중국 사람들은 탁구를 대부분 좋아하는데, 야구는 그 시장에 잘 맞지 않았던 거죠. 그래서 그 쪽 바이어들이 제한했던 것이 "탁구를 가지고 게임을 만들보면 어떻겠냐"는 것이었어요. (중국에) 탁구를 즐기는 인구가 워낙 많다면서 말이죠.

그때부터 VR로 탁구 게임을 개발하고자 마음을 먹었고, 올해 지스타에서는 핑퐁킹즈VR 가 반응이 가장 좋았습니다. 이런 반응들을 보면서, 향후로는 중국과 한국에서 원격으로 예선전부터 치르는, 그런 형식으로 e스포츠화 하는 방향은 어떨까 하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멀티플레이 기능이 상당히 매력적으로 들리는데, 반대로 '둘이서 탁구를 치려고 한다면 그냥 (실제)탁구를 치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라고요.

그것과는 차이가 있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탁구 동호회들이 많이 있는데, 동호회라고 해봐야 보통은 동네 주변 사람들하고만 하게 되는 것이 탁구거든요. 만약 '핑퐁킹즈VR'이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하게 되면, 중국에 있는 분과 멀티플레이를 이용해 시합을 할 수 있게 되는거에요. 온라인으로 결승전으로 치를 수도 있죠. 요즘은 탁구장에 연습 머신들도 많이 배치되어 있는데, 이런 VR 기리를 하나씩 비치해 놓는다면 자연스럽게 해외에 있는 사람들과도 시합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실제 탁구를 즐기는 것 같은 물리효과를 제대로 구현해야죠.


오렌지팜 부산센터에 입주하고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계기로 입주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처음에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글로벌앱센터에 입주해 약 4년간 개발을 해왔어요. 하지만 역시 부산 출신의 두 형제가 게임을 개발하다 보니까 서울은 아무리 오래 있어도 적응이 안되는 것이 있더라고요. 그러던 와중에 오렌지팜 부산센터가 오픈해 이를 통해 부산으로 내려올 수 있었습니다.

게임 개발사다 보니까, 개발에 대한 것들은 잘 알아도 투자나 지원사업 같은 부분에 대한 정보는 잘 몰랐거든요. 그런데 오렌지팜에 입주하니 여러 지원사업에 지원하는 방법부터 컨설팅, 홍보나 마케팅에 대한 부분까지 지원을 해 주셔서 여러모로 든든한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 오픈한 오렌지팜 부산센터는 스마일게이트와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청년 창업지원센터로, 스마일게이트는 매달 입주사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멘토링 및 외부 전문가 강연 등에 대한 지원을 하고 있다. 현재 오렌지팜 부산센터는 총 21개 업체가 입주하여 모바일, VR 게임 등을 개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포부나 각오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현재로서는 VR 스포츠게임 전문 개발사로 포지셔닝에 성공해서, 세계적으로 '스포츠게임 개발사 앱노리' 라고 알려지는 것이 가장 큰 목표입니다.

여러 장르로 VR 게임들이 출시되고 있지만, 저희는 스포츠 게임이야말로 VR에 알맞다고 생각합니다. 해외의 경우는 기후나 환경상 야외에서 스포츠를 즐기기 힘든 경우도 많아요. 너무 뜨겁거나, 혹은 너무 춥기 때문에 스포츠를 즐기기 힘든 나라에서는 VR을 이용한 스포츠를 통해 해소할 수 있는 등 활용도가 굉장히 높다고 생각합니다. 향후에는 이런 VR스포츠 게임들을 종목별로 만들어 패키지로 만들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