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도전자의 입장이에요. 반드시 이겨내야할 상대라고 생각합니다."

11일 강남 넥슨 아레나에서 열리는 2017 LoL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 스플릿 준플레이오프 경기에 나서는 kt 롤스터(이하 kt)의 이지훈 감독이 이번 정규 시즌 1, 2라운드 모두 씁쓸한 패배를 맛봤던 MVP와 다시 한번 마주한 소감과 각오를 전했다.

kt는 이번 스프링 정규 시즌에서 상대적 약팀으로 분류됐던 MVP에게 2전 전패를 당했다. 세트 스코어로 따지면 1승 4패. 게다가 멘탈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는 역전패를 당한 경기도 다수다. 초중반에 강하지만 뒷심이 부족한 kt와 라인전은 최약체지만 중후반 한타 플레이에 엄청나게 강한 모습을 보이는 MVP의 성향이 부딪히면서 만들어진 결과다. kt 역시 이에 대해 정확히 진단하고 있었다.

"(정규 시즌에는)저희의 최대 단점이 MVP의 장점과 맞물리면서 극상성이 됐죠. 저희 팀이 초중반에 많이 유리하게 가면서 스노우볼을 굴리기는 하는데, 경기 마무리를 못해요. 반면 MVP는 그런 부족함을 잘 받아치면서 역전해나가는 운영 스타일을 보여줬어요.

사실 저희도 이런 약점을 너무 잘 알고 있어요. MVP전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드러난 약점이에요. 시즌 초부터 지금까지 가장 중요시 여기는 부분이기도 하죠. 준비 기간 동안 이 점을 가장 중점으로 두고 연습했던 것 같아요.

와일드카드전은 MVP가 그들의 스타일을 그대로 보여준 경기였던 것 같아요. 자신들이 선호하는 챔피언과 CC 조합을 가져갔을 때의 강력함을요. 아프리카 프릭스 입장에선 줄 건 주면서 카운터를 치려고 했는데 먹히지 않았던 것 같아요. 여전히 MVP는 기세가 좋고, 톡톡 튀는 챔피언으로 상대를 괴롭히는 팀이에요. 하지만 저희는 이미 많이 당해서(웃음). 누구보다 분석도 잘했고, 이번만큼은 다른 모습을 당연히 보여드릴 수 있을 거에요."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정규 시즌을 3위로 마무리한 덕에 kt는 약 일주일 간의 텀을 벌 수 있었다. 선수들의 컨디션을 묻는 질문에 이지훈 감독은 컨디션도 좋고 연습이 상당히 잘 되는 편이라며 자신감 있는 모습을 드러냈다. MVP를 잡고 기세를 이어 받아 전진하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선수들이 우리가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는지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어요. 그런 식으로 경기를 풀어나가고 있고, 연습도 상당히 잘 되는 편이에요. 지금 컨디션은 2라운드 때와는 달라요. 저희가 1라운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을 때의 컨디션이죠. 그때 경기력을 많이 되찾았어요. 무기력한 플레이는 나오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MVP는 이번 스프링 스플릿에서 가장 무서운 팀이에요. SKT T1에게도 두 경기 모두 지긴 했지만, 세트 득실은 MVP가 가장 커요. 배울 점이 많은 팀이라고 생각해요. 팀 플레이가 뭔지 잘 보여주는 팀이니까요. 정규 시즌 순위는 저희가 높지만 오히려 도전자의 입장이고, 그래서 반드시 이겨내야할 상대라고 생각합니다. MVP를 꺾고 올라가면 그 기세를 고스란히 받아서 치고 나갈 수 있지 않을까요. 준비 많이 했으니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