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으리라 예측한 가상현실 시장은 막상 현실적으로 따져보면 그리 '폭발적'이지는 않다. 분명히 얼마전만 해도 2016년이 VR 원년이고 2017년이 보급의 해라고 보던 관점보다는, 2017년을 다시 VR 원년의 해라고 보는 관점이 많아졌다. 2015년부터 급격하게 주목을 받으며 많은 관계자들이 VR은 폭발적인 성장이 있을 거라고 예측했지만, 예상보다는 한참 뒤떨어진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정말로 VR의 시대, VR의 시장을 제대로 열릴 수 있다고 미래를 긍정적으로 봐도 되는 것일까? 이런 고민에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는, 현재의 VR 시장을 분석하고 앞으로의 전망을 분석하는 강연이 '부산 VR페스티벌 컨퍼런스'에서 열렸다. 서울VR스타트업스의 이동원 센터장은 'VR 시장은 열린다'는 주제로 현재 VR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추세와 투자 전망, 그리고 VR 게임을 제작할 때 참고할만한 키워드들을 발표했다.

▲ 서울VR스타트업스의 이동원 센터장

"VR은 생각보다 잘 성장하고 있다"고 운을 뗀 이동원 센터장은, 2016년 추정 VR 유저는 1,800만이지만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며 '아케이드' 등 여러 형태로 VR 유저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매출 부문에서도 분석가들은 2017년 VR 시장에서 전년 대비 약 168%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2020년에는 약 20조 원의 규모로 성장한다고 보고 있다.

물론 예상과 달리 현실적인 수치로 따져보면 VR 시장의 성장은 '폭발적'이지는 않다. 사실 냉정하게 말하면 '기대'가 컸을 뿐, VR 시장은 긍정적인 수치로 확산되고 있다. 이는 이전에 등장했던 VCR, 컬러 TV, PC 등의 확산속도와 비슷하기에 업계에서는 큰 걱정은 하지 않고 있다.

이동원 센터장은 "현재 VR을 인식하고 있는 유저는 전체의 32%밖에 안된다. 나머지 68%의 소비자들이 VR을 제대로 인식하게 되면 시장은 자연스럽게 성장하게 될 것 같다. VR 게임 시장은 100% 다운로드 형식에 의존하는 시장이라 앞으로는 다운로드가 발생하는 콘텐츠들이 시장을 선도해나갈 것이다"라고 시장의 미래를 예측하기도 했다.

VR의 성장추세는 괜찮다고 한다. 다른 신기술 기기들과 큰 차이가 없는 편이다.

2017년에에 VR에 투자하는 기업들도, 참여하는 기업들도 2016년에 비해 대폭 상승했다.

이어서 이동원 센터장은 VR유저의 분포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하고, 그동안 VR 시장에 있던 굵직한 사건과 투자 현황을 간략하게 소개하며 현재 VR 게임의 트렌드 키워드를 소개했다. 그는 이후 소개할 내용이 투자 심사를 할 때 만들었던 게임들이 이런 요소를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는 일종의 '필수사항'이라고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첫 번째는 바로 '단순 포팅 하지 말 것'이다. VR은 VR에 맞는 특수적인 요소들이 있으며, 이는 단순히 '플랫폼'의 변화로 치부하고 무시하기에는 결코 작지 않은 요소다. 간단하게 테스트해볼 목적으로의 포팅은 괜찮지만, 이 콘텐츠로는 추가 투자 유치를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현장감을 살리는 스케일의 설정과 고퀄리티의 오브젝트도 중요하다. VR이 정말 '오픈 스페이스'라서 광대한 세계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막상 가상현실은 그렇게 방대한 규모의 공간은 아니다. 오히려 현실에서 인지하고 있는 정도의 크기가 딱 좋은 편이다. 너무 방대하면 한눈에 들어오지 않고, 너무 옆으로 퍼진 경우는 현실과 동떨어진 느낌이 나게 된다. 그리고 오브젝트나 사물의 퀄리티를 상승시키면, 멀미가 어느 정도 해결될 뿐 아니라 사용자 경험이 좋아지게 된다.


굳이 '하이 퀄리티'의 콘텐츠나 세계가 아니더라도 카툰풍이나 캐주얼 풍의 그래픽이 먹힐 수도 있다. 대신 카툰이나 캐주얼 풍의 그래픽을 채택했을 경우, 사용자들이 직접 '여기는 또 다른 세계구나'하고 인지할 수 있게 만드는 부분이 중요하다. 유저들은 현실에서 느끼지 못할 일들을 가상세계에서 캐주얼, 카툰풍으로 즐기면서 즐거워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현재까지 등장한 VR 게임들은 스토리를 활용하지 않은 작품이 많은 편인데, 이제는 달리 생각해야 한다. 스토리와 시네마틱의 적극적인 활용은 유저들이 가상세계에 몰입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만약 아케이드 매장에 자신의 게임을 설치하고 싶다면, VR 게임을 제작할 때 기존 버전과 다른 '아케이드'용 버전을 제작하는 게 좋다. 스팀이나 다른 상점에 런칭하는 버전 외에도, 직접 매장에서 플레이 시간이나 스테이지, 캐릭터들을 선택하고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이 있어야 아케이드 매장에서 게임 운영이 수월하다.

스토리와 시네마틱은 VR게임에 있어서 '몰입'을 위한 중요한 요소로 여겨진다.

마지막으로 이동원 센터장이 꼽은 중요한 요소는 바로 '반복 플레이'다. 다양한 모드와 콘텐츠를 마련하고, 성장 시스템을 포함해서 유저가 다시 가상세계로 돌아와 플레이하는 동기 부여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이를 뒷받침할 수 있을만한 '네트워크 모드' 역시 최근에 VR 게임의 중대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이동원 센터장은 "PC든 모바일이든, 정해진 규격에서 게임을 개발하고 만드는 시대라면 지금의 VR은 '열려있는 공간'이다. 그동안의 틀에서 벗어나서 VR에 특화된 콘텐츠를 개발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전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