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워치 초창기부터 최고의 팀을 언급할 때마다 빠지지 않는 팀 엔비어스.

그 명성에 맞게 APEX 시즌 1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최강이 무엇인가 보여주기도 했지만, 이어진 시즌 2에서는 다소 실망스러운 성적을 거두며 팬들을 아쉽게 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진행 중인 시즌 3에서도 신규 멤버인 이펙트 선수를 영입하며 좋은 출발을 보여준 것과 달리, 시즌 중반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며 8강 탈락의 위기를 맞이하기도 했죠.

하지만 자신들을 위기로 몰고 간 X6 게이밍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다시 한번 결승을 위한 마지막 계단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이번 주 콩두 판테라와의 대결을 앞둔 가운데, 인벤에서는 엔비어스를 상징하는 선수인 타이무 선수와의 자리를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가 진행되는 내내 미소를 잃지 않고, 친절하고 솔직하게 답변을 해주었던 타이무 선수. "한국에 오래 있다 보니 이젠 우리가 북미 팀인지 한국 팀인지 모르겠다"며 너스레를 떠는 이 유쾌한 선수를 지금부터 만나보겠습니다.


▲ 엔비어스의 중심, 타이무 선수를 만나다.






■ 복수와 4강 진출 성공! 다시 한번 위대한 팀이 되고자 하는 엔비어스

Q. 지난주 최종 진출전에서 X6 게이밍을 꺾고 4강에 진출했습니다. 소감이 어떻습니까?

일단 4강에 진출하게 되어 기분이 좋습니다.

시즌 2에서는 패배하더라도 정신 차리고 다시 일어나야지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이번 시즌 8강 첫 경기에서 X6에 패배하고서 팀 내부적인 갈등이 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문제들을 극복했고, 엔비어스는 다시 경쟁력 있는 팀이 되었습니다.


Q. 8강전에서 X6를 처음 만났을 때는 안좋은 모습을 보이며 패배했습니다. 최종 진출전에서는 달라진 모습이었는데 두 경기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사실 첫 게임을 했을 때는 말씀드리기 어려운 내부 사정이 좀 있었습니다. 팀 전반적인 분위기가 꽤 안좋았어요. 오버워치에서 승리하려면 동료와의 결속이 매우 중요한데, 첫 경기에서는 서로를 믿지 못하고 팀플레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죠.

그런데 두 번째 게임 전에 코치인 카이카이(kyky)가 월드컵 관련으로 미국에 갔다 오면서 나흘가량 휴식을 취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에 연습은 하루밖에 못했지만, 상당히 좋은 효과를 보았습니다. 사실 우리에게 필요했던 건 바로 그 휴식이었어요. 우리는 휴식 동안 긴장을 풀면서 커뮤니케이션을 향상시킬 수 있었습니다.


Q. X6에게 패배한 경기(할리우드)에서 리퍼를 고집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우리 팀은 솜브라와 리퍼 조합을 많이 연습했었습니다. EMP와 죽음의 꽃을 연계하면 매우 강력한 효과를 볼 수 있었고, 스크림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뒀 거든요.

그러나 그 경기에서는 그리 효과적이지 못했습니다. 저 스스로는 다른 영웅으로 바꾸고 싶었지만, 팀원들이 "괜찮아. 계속해"하고 말해서 계속 플레이를 했습니다.

많은 분이 기억하는 부분 장면 중에 A거점의 엘리베이터로 순간이동을 하다가 아나의 수면총에 맞은 장면일 겁니다. 그때 팀원들에게 아나를 마크해달라는 요청을 했지만, 미키도 코코도 반응이 없었습니다. 만약 그날 의사소통이 좀 더 원활했다면 더 나은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었을 것 같네요. 리퍼가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고 하더라도요.


▲ X6 게이밍과의 경기에서 나온 타이무 리퍼의 숙면 장면


Q. 4강전부터는 경기가 7전 4선승제로 늘어납니다. 늘어난 경기 수가 부담된다거나 하진 않나요?

우리는 많은 대회에 참가했기 때문에 7전제에 익숙합니다. 장기전을 해도 체력 문제가 없을 정도로 많은 경기를 하기도 했고요.

물론 아누비스 신전이나 하나무라 같은 거점 점령 전장을 많이 플레이하지는 않았기에 거점 점령 전장이 약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무라는 꽤 괜찮게 플레이할 수 있어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아누비스 신전을 더 연습해야 할 거 같네요.


Q. 화요일 최종전에서 어느 팀이 올라오길 바라고 있습니까?
※ 해당 인터뷰는 지난 일요일 진행되었습니다

가능하다면 루나틱하이가 LW 블루를 잡고 올라왔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콩두나 아프리카 블루에 대해서는 상대할 만하다고 생각하지만, LW 블루는 다른 한국팀과는 스타일이 다르거든요.

플라워를 비롯해 LW 블루의 딜러진은 정말로 강력한데, 파인이 투입되는 경우 팀 구성과 전술에 다양성도 추가됩니다. 루나틱하이보다 LW 블루를 상대하기 까다로워서 되도록이면 그들을 피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Q. 시즌 1에선 미키가, 시즌 3에서는 이펙트가 엔비어스의 멤버로 추가되었습니다. 새로운 선수들이 팀에 어떤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하나요?

해리훅이나 코코, 칩샤엔 등 기존 멤버들과는 오랜 기간 함께했기에 새로운 선수가 추가되면 기존의 전술에 맞춰나가는 식으로 연습합니다.

그런데 이펙트는 정말 경이로운 선수입니다. 사실 그는 영어를 잘하지 못해서 우리의 전술을 제대로 이해시키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단편적으로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나머지는 알아서 해라" 정도로 알려주는 정도로도 우리와의 플레이를 잘 소화해내고 있습니다.

우리 팀은 새로운 선수들이 우리의 전술에 쉽게 적응할 수 있게 하는 게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걸 위해선 개인 기량이 좋은 선수여야 하겠지만요.


▲ 이번 시즌부터 엔비어스 소속으로 활약 중인 이펙트 선수


Q. 시즌 초반과 비교하면 중반에 기세가 많이 꺾였었습니다. 플레이가 수동적으로 되기도 했는데 어떤 이유 때문이죠?

예전 엔비어스는 잘 짜인 전략이나 계획 없이 뛰어난 피지컬을 바탕으로 상대를 찍어 누르는 플레이를 위주로 했습니다. 하지만 임기응변은 한계가 있었죠.

카이카이가 팀을 맡게 되면서 전략 전술을 만들기 시작했고, 우리는 그러한 의견을 존중해 팀을 바꿔 나갔습니다. 물론 피지컬 중심에서 전략 중심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경기력이 불안정해지기도 했지만, 지금은 새로운 스타일에 완벽하게 적응한 상태입니다.



■ 고민이 많았던 최근, 팬의 응원에 자신감 되찾아...

Q. 최근 트위터를 통해 고민을 밝힌 바가 있습니다. 팬들이 "이러다 은퇴하는 게 아닌가?"하고 걱정할 정도였는데…

최근엔 기분이 나아졌습니다. 운동도 다시 시작했고, 건강에 좋은 음식도 먹고 있죠.

일단 APEX 시즌 3가 끝나면 긴 휴식을 취할 계획입니다. 오버워치 컨텐더즈에 참가할지도 불분명하네요. 지난 1년 반 동안 제대로 쉬지도 못했거든요.

지금 메타도 별로 마음에 들진 않아요. 사실 3탱 메타도 썩 좋아하진 않았지만, 팀원들의 궁극기 활용을 조율하는 부분 같은 건 게임을 재미있게 만들어주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지원가의 궁극기 유무가 모든 걸 결정짓다 보니 모두 "아나, 아나! 젠야타, 젠야타!"를 외치면서 그들에게 모든 집중이 쏠립니다. 이건 정말 지루한 상황인 거죠.

가장 만족스러웠던 시기는 베타 시절과 출시 직후였는데, 이때 라인하르트와 자리야는 정말로 강력했습니다. 약간의 실수를 하더라도 만회할 기회가 있었고, 상대를 압도하는 플레이도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실수 한 번이 곧 죽음으로 이어집니다. 맥크리 같은 경우도 예전엔 하드 캐리가 가능했는데, 이젠 디바가 다가와서 우클릭을 누르는 것만으로 바보가 되어버리죠.


▲ 본인의 고민과 심경을 밝혔던 게시물 중


Q. 많은 팬이 타이무 선수의 글을 보고 걱정을 해주었습니다. 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까?

그 글을 올렸을 때, 게임을 즐기지도 못하고 개인적인 문제로 잠도 제대로 못 이뤘습니다. 잠들기 위해 술에 의존해야 할 정도로요.

하지만 지금은 많은 분이 나를 염려해준다는 것을 깨닫고 숙면을 취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모든 분께 감사드리고, 많은 사람이 나를 지지해주는 것이 정말로 멋진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가족뿐만 아니라 오랜 기간 e스포츠에서 활동한 분들의 조언도 많이 받을 수 있었고, 한국 팬들에게서도 다양한 메시지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아직 그중에 절반도 답변을 드리지 못했지만, 이러한 성원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혹시 저와 같은 고민을 하는 분들이 있다면 자신의 주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깨닫고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아무리 사소한 문제라고 하더라도 숨기고만 있으면 결국 커다란 문제가 되어버립니다.

그리고 약간 주제에서 벗어난 얘기지만 적절한 스케쥴링도 중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정해진 일들을 하는 식으로 스케쥴을 정해 활동하는 것에서 전 행복감을 느끼거든요.


Q. 과거 이펙트 선수와의 인터뷰에서 배틀그라운드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언급된 적이 있습니다. 최근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팀원들이 그 게임을 함께 했던 걸로 알고 있는데요?

네, 사실 한 게임만 계속 하면 지루해지는 게 인간의 본성이니까요. 가끔씩 한걸음 물러나서 다른 것을 하는 것은 정말 도움이 됩니다.

배틀그라운드나 다른 게임을 하는 동안 우리는 긴장을 풀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저는 쉽게 질리고 지루함을 느끼는 성격인데, 하루를 꼬박 배틀그라운드를 하고 나니 그 다음날 "그래, 역시 오버워치가 재밌어"하고 의욕을 찾았습니다.

듣기로는 최근 루나틱하이가 연습을 안하고 배틀그라운드를 했다고 팬들의 질타를 받은 적이 있는 걸로 아는데, 우리가 프로 이전에 게이머라는 것을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아무리 좋은 게임도 어느 시점에선 질리기 마련이고, 주의를 환기할 필요가 있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오버워치 자체가 재미있다기보다는 그 안에서 펼쳐지는 경쟁 자체에 재미를 느낍니다. 남들보다 나은 실력을 가지고, 새로운 경쟁을 벌이는 것이 지금 프로게이머로 활동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주는 것입니다.


▲ 최근 멘탈 케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배틀그라운드


Q. 한국 팬들의 우스갯소리 중에 옆자리에 앉는 미키 선수가 타이무 선수의 멘탈을 붙잡는 억제기 역할을 한다고 하는데 사실은 어떤가요?

많은 분이 경기에서 불리할 때 제 모습을 보고 화를 낸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플레이가 만족스럽지 않아서 자신에게 화를 내는 때는 있지만, 동료들에게 화를 내는 경우는 없습니다. 다른 팀원들에게 화를 내는 것은 프로라면 대회 무대에서 절대로 해선 안 될 일이기도 하고요.

미키에 대해서 얘기하자면 그는 멋진 친구입니다. 매우 유머 있고, 팀원들을 계속 웃게 해주죠. 때때로 그가 웃는 소리만 듣고도 팀원들이 빵 터질 때도 있고요. 그가 팀에 합류한 후로 전체적인 분위기가 더 밝아졌고, 그와 함께 하는 것은 즐거운 일입니다.



■ 현재의 메타는 지루한 메타, 블리자드에 개선 요구하고 싶다.

Q. 현재의 메타에 대한 불만이 많은 것 같습니다만…

지금 메타는 에임의 중요성이 별로 없어요. 에임이 중요한 딜러들의 공격은 방어 매트릭스나 튕겨내기, 방벽에 다 막히는데 이런 딜러들을 물러 들어오는 겐지나 윈스턴은 일방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상황이죠. "누구누구 물어!"하면 윈스턴과 겐지, 디바가 날아들고 포커싱 된 딜러들이 할 수 있는 건 도망치는 것뿐입니다.

트레이서 같은 경우는 열심히 움직이면서 적의 뒤를 잡고, 교란하는 등 노력을 해야 하지만 디바는 그냥 우클릭만 누르면 대부분의 공격이 막히니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블리자드 개발자들에게 이 부분을 고쳐달라고 직접 얘기하려고 합니다.


▲ 상당 수의 딜러를 무력화시키는 디바의 방어 매트릭스


Q. 1.12 패치로 밸런스 조정과 신규 전장이 등장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아직 새로운 패치를 제대로 플레이해보지 않아 잘은 모르겠습니다. 콩두와의 4강전에서 어떤 패치 버전으로 진행되는지 아직 전달받지 못했고요.

하지만 새로운 패치가 적용된다면 개인적으로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맥크리의 상향은 저에게 확실히 유리하니까요. 로드호그 너프의 경우 양 팀 다 잘 쓰는 픽이기에 양쪽 모두 손해겠네요. 개인적으로 저나 버드링 선수 모두 세계 최상급 로드호그 플레이어라고 생각하니까요. 리퍼 같은경우는 쓰게 될지 모르겠지만, 깜짝 전략을 잘 활용할 수 있으니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Q. 타이무 선수의 경우 맥크리나 위도우메이커 같은 히트스캔 영웅을 잘 다루기로 유명합니다. 특별한 비결이 있나요?

글쎄요, 예전에 언급한 적이 있긴 한데 오버워치는 적을 잘 맞추는 것보다 적의 공격을 잘 피하는 게임입니다.

카운터스트라이크는 캐릭터의 이동에 가속도가 존재해서 적의 공격을 휙휙 피하기 어렵지만, 오버워치는 항상 최대 속도로 움직일 수 있어서 공격을 피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적을 명중시키는 게 더 어려운 편입니다.

만약 적을 잘 맞춘다면 그건 내가 잘 맞춘다기보단 상대가 잘 못 피한 거겠죠.


Q. 최근 메타에선 솜브라가 고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타이무 선수가 솜브라를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면 썩 선호하지 않는 것 같은데요?

저는 팀플레이를 할 때만 솜브라를 사용하다 보니 플레이에 익숙해지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사실 팀플레이만을 위해서 새로운 캐릭터를 플레이해야 하는 것은 썩 유쾌한 일만은 아니니까요.

겐지 같은 경우도 사실 선호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 팀에서 그러한 영웅들이 필요하다면 능숙하게 다룰 수 있게 배워나갈 것입니다. 항상 팀이 우선이니까요.


▲ 팀을 위해서 선호하지 않는 영웅도 열심히 배우겠다고...


Q. 북미에서는 시메트라를 플레이하는 플레이어가 많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시메트라의 포탑은 디바나 윈스턴이 너무 쉽게 파괴할 수 있어서 그리 좋은 픽이 아닙니다.

시메트라나 메르시, 솜브라 같은 픽이 북미에서 자주 사용되는 이유라면 지금의 평점 시스템에 문제가 있어서라고 봐요. 아군의 단체 부활을 몇 번 성공하면 패배하더라도 점수가 별로 안깎이고, 이기면 점수를 많이 받다보니 상위 100위 안에 승률이 고작 45%인 메르시가 보일 정도입니다. 반면에 한국에서는 팀이 승리하기 위한 픽을 더 많이 합니다.

어쨌거나 블리자드는 이런 시스템을 고쳐야 할 겁니다. 비주류 영웅을 한다고 평점에서 더 이득을 줄 이유가 없으니까요. 다른 영웅과 마찬가지로 승리와 패배에 따라 공평하게 점수를 얻고 잃어야 합니다.



■ 월드컵 대표팀엔 만족, 한국과 러시아, 프랑스가 강적

Q. 올해도 월드컵 대표로 선정되었습니다. 팀원 구성에 만족하고 있습니까?

네, 핀란드는 인구는 적지만 재능 있는 인재가 많다는 점에서 자랑스러운 나라입니다. 하지만 프로게이머들 사이에서 그리 좋은 평판을 가지고 있진 않은데, 프로답지 않은 모습을 보이거나 이적 시장 등에서 좋지 않은 이슈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버워치에서는 이런 부분이 많이 나아졌다고 생각합니다.


Q. 월드컵 참가국 중에서 경계가 되는 나라가 있다면 어디인가요?

우리의 가장 큰 경쟁 상대는 한국과 러시아, 그리고 프랑스일 겁니다. 이 3개 나라는 상대하기 힘들어 보여요. 4강 이상, 가능하면 결승에 올라가고 싶은데 결승 상대는 한국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이 상대라면 매우 힘든 경기를 하게 될 것 같네요. 아마 그 선수들은 벌써 연습을 하고 있지 않을까요?


▲ 전년도 우승팀인 한국은 E그룹에 속해 있다.


Q. 해외에서 한국 선수들을 영입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이 어떤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까?

좋은 현상이라고 봅니다. 사실 북미 팬들은 한국 선수를 영입하는 것을 그리 좋게 보진 않아요. “우리 실력으로 이겨야지”라는 생각이 있는데 막상 한국 선수가 오면 기존 선수들을 눌러버립니다. 대신 기존 선수들이 경각심을 갖고 노력하게 되는 좋은 자극제가 되고 있습니다.

서구권과 한국은 팀 분위기가 전혀 다릅니다. 서구에서는 코치도 친구 같은 느낌이라면, 한국에서는 연장자나 코치를 존중하는 문화가 있습니다. 이런 부분은 팀 커뮤니케이션에 도움이 되고,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잠재력이 되곤 하죠.

경쟁전 분위기도 다른데, 북미에서는 그리 진지하게 플레이를 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북미 서버에서는 전부 다 이겼는데, 한국 서버에 와서는 금방 따라 잡혔습니다. 한국은 승리에 대한 집착이 강하고, 진지한 플레이를 하는데 훌륭한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Q. 해외의 평가 중에 한국 플레이어는 겐지나 트레이서 같은 영웅을 유독 잘 다룬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러시아의 쉐도우번 선수 같은 경우 겐지에 대해 많은 연구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한국 플레이어들은 더 심화한 수준으로 영웅에 대해 연구해요. 플레이도 많이 하고, 새로운 테크닉도 만들어내고 있죠.

겐지와 트레이서는 제대로 쓰기만 한다면 높은 기동성을 바탕으로 게임 내에서 가장 좋은 캐릭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맥크리 같은 영웅은 에임이 좋으면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뒤에서 나타난 트레이서가 탄창을 다 쏟아내면 꼼짝 못 하죠.

솔직히 왜 그렇게 이 두 개의 영웅을 선호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한국의 경쟁전이 치열하다 보니 서로 이기기 위해 연구하는 과정에서 이 두 영웅의 강점에 주목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상성을 무시하는 상황을 자주 연출하는 겐지


■ 오버워치 대회, 선택 가능할 정도로 다양하게 열려야...

Q. 향후 엔비어스는 북미 지역의 오버워치 컨텐더즈를 중심으로 활동하게 될 것 같은데 어떠한 계획이 있습니까?

당장은 APEX 시즌 3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최고임을 APEX에서 다시 증명해 보일 것입니다.

만약 결승에 진출하게 된다면 미국으로 돌아가기까지 2주 정도 여유 기간이 있을 것 같은데, 이 기간에 오버워치 컨텐더즈 참여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 같습니다. 일단 지금은 APEX에 집중하고 싶어요.


Q. 최근 은퇴하는 선수나 해체되는 팀에 대한 뉴스가 나오곤 합니다. 선수 입장에서 오버워치 e스포츠의 미래를 어떻게 보시나요?

지금 당장은 팀에서 비용을 들여 대회에 참가하는 식이라 스폰서가 없으면 팀을 유지하기 힘듭니다.

또한, 오버워치의 판 자체가 매우 작습니다. 다른 게임과 비교하자면 카운터스트라이크는 매주 큰 대회가 있고, 중소 규모의 대회가 그사이를 채우고 있습니다. 리그오브 레전드도 LCK나 LCS 같은 대회 말고도 MSI나 리프트 라이벌즈, 롤드컵 등 여러 대회가 연중 이어집니다.

오버워치처럼 큰 대회 하나만 있는 것보다는 여러 대회가 꾸준히 열리는 것이 훨씬 낫다고 봅니다. 대회가 많으면 팀 입장에서는 하나를 건너뛰더라도 곧바로 다른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데, 지금은 그게 불가능한 구조네요.

만약 지금의 오버워치 e스포츠의 주류가 몰락하더라도, 1-2년 내로 비공식 대회들이 많이 늘어나지 않을까 하네요.


▲ 좀 더 많은 대회를!


Q. 지역 연고제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오버워치가 내세울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이 될 수 있겠죠. 만약 실패한다고 해도 그렇게까지 치명적이진 않을 것입니다. 물론 실패해버리면 오버워치 e스포츠 입장에선 타격이 되겠지만, 그런데도 좋은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큰 위험성이 있긴 하지만요.


Q. 그동안 블리자드 e스포츠와 관련해 많은 비판의 의견도 있습니다. 그동안의 행보에 대해서 선수 입장에서 평한다면?

블리자드의 비밀주의는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이 바닥에서 활동하는 선수인데도, 물밑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수가 없어요. 이것은 미래에 대한 확신을 하지 어렵게 만드는 부분입니다. 프로를 꿈꾸는 플레이어와 이미 프로로 활동하는 선수들이 "이 게임을 계속할 가치가 있을까? 그냥 학교로 돌아가서 평범한 직업을 얻는 게 낫지 않을까?"하고 고민하게 만든다는 거죠.

그들은 좀 더 e스포츠와 관련된 정보들을 알리고 공개해야 합니다. 많은 돈이 걸려있기 때문에 비밀로 하는 부분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적어도 최소한의 정보는 알 수 있게 해줘야한다는 거죠. 너무 정보를 꼭꼭 숨기고 있다 보니 저 자신도 프로게이머로 계속 해나갈 수 있을지 고민할 정도였습니다.

두번째로 e스포츠에 대한 정보를 게임 내에서도 더 쉽게 알 수 있게 바꿔야 합니다. LoL 같은 경우 게임을 실행하면 대회와 관련해 플레이어에게 알려주는 팝업 창이 뜨고, 카운터 스트라이크 같은 경우는 클라이언트 안에서 대회를 바로 볼 수 있습니다. 도타는 더욱 발전한 형태인데, 방송으로 중계되지 않은 경기도 게임 내에서 옵저버 모드로 볼 수 있고 그 경기를 다른 사람이 해설하는 것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 승부와 관련된 베팅이나 이벤트도 쉬운 편이고요.

아무튼, 블리자드는 좀 더 많은 정보를 공개하고 마케팅도 적극적으로 해야 할 겁니다. 사실 전 수학을 잘했기 때문에 그쪽 직업으로 갈 수도 있었지만, 정말로 하고 싶었던 것이 프로게이머이기에 여기에 뛰어든 것입니다. 만약 오버워치를 포기하더라도 다른 게임에서 프로 게이머로 활동하게 될 것 같아요.


▲ 선수에게도 정보가 너무 없는 부분은 답답하다고...


■ 미트볼을 좋아하는 핀란드 청년, 이번 시즌 우승을 위해 달리다.

Q. APEX에 꾸준히 참여하다 보니 오랜 기간 한국에 머물렀습니다. 음식 등 생활하는 데 불편한 부분은 없나요?

음식 관련 문제는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코코 같은 경우는 한국 음식을 아주 좋아하고요.

유일한 문제라면 호텔 방에서 생활하느라 프라이버시가 없다는 것입니다. 동료에게 화가 나도 밖으로 표출할 수 없고, 표출하더라도 밖으로 나가야 하죠. 누구에게나 개인 공간은 필요한 법인데, 지금은 문자 그대로 24시간 팀원들과 부대끼는 상황입니다. 가족이나 친구가 그리운 상황인데, 팀원들뿐인 거죠. 물론 프로에게 있어서 팀원은 가족 같은 존재지만요.


Q. 고향에 돌아갈 기회가 생기면 주로 뭘 하나요?

팀에 합류한 이후, 고향인 핀란드에 한 번 갔습니다. 가장 먼저 부모님을 만나고, 내 아파트에 사는 형제들도 만난 후 친구들과 어울리고 했죠.

크리스마스는 핀란드에서 매우 큰 행사인데, 맛있는 음식을 준비해 먹으면서 즐겁게 지냈습니다.


Q. 혹시 그리운 고향 음식이 있습니까?

으깬 감자를 곁들인 북유럽식 미트볼을 좋아합니다. 지금 숙소 부근에도 스웨덴 출신 쉐프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이 있는데, 가격은 좀 비싸지만 거기 음식을 좋아해요.


Q. 자, 그러면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각오에 대해 한마디 부탁합니다.

우승.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이것뿐입니다.


▲ "이번 시즌, 우승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