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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20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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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건그레이브3' 준비하는 이기몹,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게임의 완성도"

정필권 기자 (Pekke@inven.co.kr)

하드 보일드 느와르 그리고 스타일리쉬. '건그레이브'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있어, 시리즈의 특징은 다른 게임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것들이었다. 게임으로 처음 출시한 건그레이브는 무한탄창을 사용하는 시원시원한 액션을 선보였고, 2003년 방영된 애니메이션은 영상미를 보여주는 느와르물로 캐릭터의 매력을 한층 더 부여했다. 당시를 추억하는 게이머들에게 있어서 각별한 추억을 준 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2004년 출시한 건그레이브 OVER DOSE (건그레이브 O.D)를 마지막으로 후속작이 출시되지 않았다. 게임의 완성도는 별개로 치더라도, 독특한 디자인의 캐릭터와 게임 컨셉이 세월의 흐름을 따라 잊혀진다는 것은 아쉬움을 남기기 충분했다.

그리고 10여 년이 지나 '건그레이브'의 후속 시리즈가 출시될 예정이다. 국내 개발사인 이기몹을 통해 PS VR로 출시하는 '건그레이브 VR'을 시작으로 PS4로 정식 넘버링 타이틀을 개발하며 IP의 부활을 준비한다. PS 진영에서 '건그레이브' 후속작을 제작하고 있는 이기몹을 찾아, '건그레이브' 타이틀과 신규 VR 프로젝트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 이기몹 김민수 이사

Q. TGS 2017에서 '건그레이브VR'을 공개했다. 일본 내 반응은 어땠나?

김민수 : 일본 내 미디어만 17개가 참여할 정도로 관심이 많았다. 미디어 세션이 끝난 다음, 미디어 대상으로 플레이를 진행하기도 했다.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지만, 몇 가지 아쉽다는 부분이 나와서 현재 수정하고 있는 상태다. 지적된 부분은 개발진도 인지를 하고 있거나, 개발이 덜 된 부분들이었기 때문에 수정하는데 어려움 없이 보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일본 쪽 미디어들은 세계관과 설정에 대해서 질문을 던진다는 점이 기억에 남더라. 주인공인 '비욘드 더 그레이브'가 O.D 이후에 어떻게 돌아왔느냐, 죽었던 캐릭터들은 어떤 설정으로 다시 돌아왔느냐. 이런 질문들을 던졌다. 설정이나 세계관 같은 부분에 대한 준비를 치밀하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Q. 일반 참관객 대상 시연은 없지 않았나. 시연까지 했다면 더 많은 반응을 볼 수 있었을 텐데.

김민수 : 시연과 관련해서 시기 및 절차의 문제가 있었다. 일정 기간 전까지 소비자 버전의 콘텐츠를 담은 플레이 빌드가 나왔어야 했는데, 시간 내에 이를 준비하기에는 부족했다. TGS에서는 소니 부스를 통해 영상만을 공개했고, 미디어 세션에서는 당일 기기를 들고 가서 시연을 진행했다.

일본 트위터 실시간 트랜드에도 랭크 됐었고, 북미와 일본의 유명 트위터리안들도 건그레이브 VR에 대해서 기대를 보여주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다.

▲ TGS 2017에서는 미디어를 대상으로만 시연을 진행했었다.


Q. 이야기를 듣다 보니, 출시가 얼마 안 남은 것처럼 보인다. 출시일은 언제로 예정하고 있는가.

김민수 : 올해 안에는 출시될 것이다. 지금은 막바지에 폴리싱 작업하시고 있다고 보면 된다. 건그레이브가 알려진 일본에 먼저 출시하고 그 뒤로 다른 국가들에 출시할 계획이다.


Q. 퍼블리싱 계약을 블루사이드와 체결하지 않았나. 이후 블루사이드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나름의 애로사항이 있었을 것도 같다.

김민수 : 우리와 블루사이드 간에 자본 상 , 또는 주식 상의 연결점은 없다. 이것은 우리가 자본 상의 문제가 없다는 의미다. 그리고 블루사이드 측은 어디까지나 퍼블리셔였기 때문에 우선은 직접 서비스를 하는 방향으로 결정했다.

상황이 어려워졌다고 관계 청산을 한다거나 이런 의미는 아니다. 출시에는 문제가 없다고 보면 된다. PS VR로 출시할 때에는 퍼블리셔를 거치지 않고 출시할 생각이다.


Q. 일본 먼저 출시한다고 한다면, 심의도 직접 받는 것인가? 나라마다 심의 방법도 다르지 않나.

김민수 : 퍼블리셔를 거치지 않게 되면서, 심의도 개발사가 직접 해야 하는 부분들이 있다. CERO 심의를 진행해 보니까, 여기는 일단 전산으로 처리가 안 된다. 문서도 수기로 작성해야 한다. 문서를 주고받는 것들도 우편으로 일일이 보내야 하고, 게임 내 들어가는 영상들도 플레이어에서 직접 재생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제출해야 한다. 아. 영상도 MP4 포맷으로 DVD에 담아 보내면 안 되더라. DVD 플레이어에서 재생되는 형태 또는, 비디오 테이프인 VHS로 제출하는 구조다.

사실, 이런 과정들은 중소 개발사에서는 일일이 공을 들이기 어려운 부분이다. 북미도 출시하려면 ESRB의 심의를 따로 받아야 한다. 하지만 굳이 따지자면 어려운 것은 아니기에, 못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 PS VR버전은 블루사이드와 퍼블리싱을 거치지 않고 출시한다. 심의도 직접 받는다.


Q. 최근 VR 시장에서 긍정적인 소식이 들려오고 있지 않나. PS VR이 100만 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는 소식이 나왔고, 오큘러스와 MS가 신규 HMD를 공개하는 등 급변하고 있는 상태다. 시장 자체의 전망은 어찌 되리라 보는가?

김민수 : PS VR이 오큘러스 등과 다른 점은 '게이머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PS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게임을 구매하는 데 익숙한 유저층임을 의미한다. 이 부분이 PC를 기반으로 한 VR 기기들과 다른 점이라고 본다. PS VR은 결국 게이머를 대상으로 하는 기기다. 타겟층이 명확하다.

판매 대수는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다고 할 수 있는 수치다. 하지만 PS VR을 보유한 유저들을 대상으로 점유율을 늘려간다는 목적으로는 긍정적인 수치라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에서는 충분히 도전할 만한 시장이지 않을까.

지금 시점에서 시장 전망을 정의 내릴 수는 없겠지만, 하드웨어를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시도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1인칭과 3인칭을 오가는 건그레이브 VR도 그런 관점에서 설계하게 된 것이다. 이후 프로젝트도 마찬가지기도 하다.

VR 게임을 정의할 때,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야 한다' 같은... 교본 같은 것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에서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어떤 게임이 잘 나왔으니까, 비슷하게 만드는 것이 항상 옳은 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혹여나 실패하더라도, 다양한 시도 끝에 얻게 되는 경험들이 벤치 마킹보다 높은 수준의 노하우를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PS VR의 타겟층이 명확하다고 봤다.


Q. 신규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는 걸로 안다. 병행하기에는 개발 인력이 부족하지는 않나.

김민수 : 프로젝트가 추가된 상황이기 때문에 당연히 인력이 부족하다. 그래서 현재도 충원을 진행하고 있다. 꿈이 있는 분들의 많은 지원을 기다리고 있다.

Q. 원래 진행하던 모바일 버전의 프로젝트를 드랍하고, 신규 프로젝트를 PS4로 결정한 배경은 무엇인가.

김민수 :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는 데 있어서 BM은 굉장히 중요한 요소가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건그레이브를 기다리고 있는 팬의 입장에서 생각해본다면? 10여 년 만에 등장하는 신작이 '억지스럽게 캐릭터 뽑기와 무기 강화를 중요 요소로 삼아 출시했을 때, 실망감이 크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먼저 콘솔 버전을 통해 팬들의 기대에 부합하는 게임을 만들고, 모바일은 다음이라고 생각했다.

일반적인 액션 RPG 같은 형태의 BM을 갖추고, 액션과 그래픽만 다른 게임을 모바일로 출시한다고 했을 때, 과연 팬들이 좋아할 것인가? 라는 것에 대한 해답은 간단했다. 모바일 게임으로 출시를 하기 전에 우선은 콘솔 버전을 통해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주고, 이런 노하우가 축적된 상태에서 모바일 게임을 출시한다면 '콘솔급'이 아닌 '모바일화 가 잘된 콘솔식 게임'을 개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2004년 출시한 건그레이브 O.D. 팬층을 고려하자면, 콘솔 버전이 우선될 수밖에 없었다.

모바일 게임을 개발할 때 BM이나 출시 이후의 유지보수, 콘텐츠, 추가 상품 등등 게임 자체의 재미 외에도 신경 써야 할 부분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큰 조직이 아니므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우리의 기획자들이 '게임의 재미'라는 부분에만 집중해야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블루홀 은 '게임은 재미있으면 된다.' 라는 것을 증명해줬다고 생각한다. 우리 역시 기술을 뽐내기 위해 게임을 만드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게임을 만드는 게 아닌. 유저들이 재밌어할 게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블루홀의 사례는 강력한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블루홀의 성공은 우리 같은 중소 개발 스튜디오에게는 매우 의미 있는 사례라고 생각한다.

▲ '유저들이 재미있어할 게임'을 위해 개발 중인 '건그레이브 VR'


Q. 건그레이브 O.D가 2004년 출시되었으니, PS4로 출시되면 10여 년 만의 정식 후속작이 되는 건가?

허동조 기획팀장 : 프로젝트에 착수한 지는 약 5개월 정도가 지났다. 레드 엔터테인먼트 측은 캐릭터와 스토리라인을 담당하고 있고, 지금은 기본적인 전투와 게임 시스템에 대해서 내부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상태다.

김민수 : 새로운 그레이브의 캐릭터 디자인은 나이토 야스히로씨와 우리 내부 작가님이 협업을 진행했으며, 기획 부분은 완료된 상태다. 인게임 관련한 전투신 등에서 고민하는 과정에 있다.

스토리 역시, 원작과 관계없던 사람이 세계관과 스토리를 설정하게 되면 괴리감이 발생하는 경우들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세계관과 스토리 역시 오리지널 멤버들이 작업한 것을 토대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IP에 대해 건드리지 말아야 할 부분은 건드리지 않고, 변화된 모습이 기존의 건그레이브 팬들에게 거부감 없이 전달되는 것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있다.

허동조 : 전투는 복잡한 콤보와 액션을 구현할 수 있는. 그러면서 단순한 조작만으로도 화려한 액션을 할 수 있게 만들고자 한다. 조작은 쉽지만 깊이 파고들수록 다양한 액션을 할 수 있다든지 하는 식이다. 초보·하드 유저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전투를 생각하고 있다.

▲ 허동조 팀장 (좌측) 조선익 팀장 (우측)

김민수 : PS VR과 PS4 간에 스토리적 연관성도 있다. VR은 O.D 이후의 세계를 배경으로 하며, PS4로 출시할 '건그레이브3'의 프리퀄 역할이 될 것이다. 건그레이브3 -G.O.R.E-의 시작 부분은, 원작의 팬들에게는 다소 충격적일 수 있다.

왜 그런 상황들이 펼쳐지게 되었는지를 VR 에서 최대한 보여주고자 한다. 건그레이브 VR의 베이스판 출시 후, 업데이트되는 DL 콘텐츠도 뜬금없는 이야기를 보여준다든가 하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VR을 즐기지 않은 분들도 위화감 없이 스토리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Q. PS VR부터 PS4까지 개발하면서 소니 쪽에서 지원을 해주기도 하는가.

김민수 : 콘솔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 작은 회사에서는 쉬운 일이 아니다. 아무래도 모바일이나 PC에서 접해보지 못했던 프로세스들이 있다. 이를 소니코리아에서 가이드 해주기도 한다. 기술적인 지원 외에도 여러 방면에서 한국 개발사를 지원하려는 의지를 느끼고 있다. 사실 귀찮을 만큼 문의도 많이 하는데, 그럴 때마다 적극 대응을 해주셔서 매우 감사드리고 있다.


Q. 건그레이브 VR이 마무리되면서, 차기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라고 하지 않았나?

김민수 : 프로젝트는 11월부터 시작할 예정이며, 인력을 채용 중인 상태다. 세 번째 프로젝트는 언리얼 엔진으로 개발하고, 일본의 대전 액션 게임 IP를 가지고 제작 중이다. 정확하게 무엇인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하기 어렵다.

다만, VR e스포츠를 지향한다는 방향성은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게임을 만들 때에는 특별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건그레이브 VR도 3인칭과 1인칭을 오가는 형태로 구성한 것이다. 다음 VR 프로젝트를 1인칭 시점의 '제스쳐' 컨트롤 방식을 입힌 게임으로 개발한다면, 우리가 추구하는 특별함이란 것이 사라진다고 생각한다.

이미 1인칭에 제스쳐 조작의 VR게임은 많이 보이고 있기 때문에, 다음 프로젝트도 '체험'이 아닌 '게임'에 집중하되, 지금까지 VR게임에서 보여주기 어려웠던 실시간 PVP 액션 대전 장르를 준비하고 있다. 많은 분들이 멀미가 날 것이라며 말리기도 했다. 하지만 재밌을 것 같았다. 그래서 도전하고 있다. 물론 실패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우리 개발자들 역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다음 프로젝트도 '건그레이브 VR' 처럼 특색을 보여줄 예정


Q. 해외시장에 먼저 출시하게 될 텐데, 부담감은 없나

김민수 : 부담감이라기보다는 의욕이 높은 상태라고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게임을 지켜봐 주는 팬들이 있다는 것 자체가 힘이 된다고 생각한다. 건그레이브 팬들이 영상을 보고 응원을 많이 해주기도 한다.

프랑스 등 유럽 유저들 중에서는 자신이 비욘드 더 그레이브를 코스프레한 사진을 보내며 응원의 메시지를 남겨주기도 하고, 우리는 전혀 홍보하거나 언급한 적이 없는데도, 북미나 유럽까지 건그레이브 VR에 대한 뉴스들이 업로드 되고 있는 것을 보면 큰 힘이 된다. 이런 응원들을 받으면서 '조금 더 해야 한다'라고 지속해서 환기하는 상황이다.

단순히 '돈을 많이 번다' 이런 것보다, 게임이 잘 나와야 하지 않을까. 지금 하고 있는 우려들도 게임이 잘 나오면 문제가 없는 것이니까, 완성도에 집중하고 있는 상태다. 게임의 재미는 결국 개발자 개인의 삶 또한 윤택하게 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우리 팀 모두 열심히 개발해서 좋은 게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 완성도에 집중해서 유저들에게 찾아갈 '건그레이브 V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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