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그)에서 가장 인기있는 모드는 무엇일까. 서양에서는 1인칭 모드, 즉 FPP 모드가 큰 인기를 달리고 있다. 3인칭 모드(FPP 모드)에서 유용하게 쓰이는 시점을 활용한 상대 위치 파악 여부가 FPS 장르의 본질을 해친다는 이미지 때문이다. 물론, 동아시아권을 포함한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TPP 모드가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시점과 관련된 분류 말고, 배그의 큰 축을 이루는 분류에는 솔로 모드와 듀오, 스쿼드 모드가 있다. 주변에 배그를 즐기는 친구가 얼마나 있는지에 따라 솔로 모드를 주로 즐기는 사람들도 있고, 듀오나 스쿼드 모드를 주로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중에서도 오늘은 현재 배그를 있게 한 모드이자 각종 대회에서 주요 종목으로 자리잡은 '스쿼드 모드'를 다루고자 한다. 물론, 이번에도 주된 내용은 내가 했던 플레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저번과 달리 나 혼자 했던 플레이가 아닌, 나와 팀원 세 명이 했던 게임 내용을 가지고 이야기를 풀어보려고 한다. 그리고 내가 쓰는 기사니까 당연히 내가 잘해서 돋보였던 이야기만 할 거다.


약진, 앞으로!
상대 위치만 파악하면 바로 달라붙는 나


내 배그 플레이 성향을 굳이 따져 보자면, '여포'에 속한다. 그렇다고 대도시나 초반 격전지에 내리진 않는다. 솔로 모드에서는 초반에 안전한 곳으로 향해서 파밍을 대충 마치고, 그 다음부터 총성이 들리거나 싸울 확률이 높은 곳으로 향한다. 그런데 스쿼드 모드에서는 팀원들의 성향상 초반 격전지만 간다. 전투 본능에 충실한 사람들이다. 현실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총싸움으로 푸는 양반들 같으니라고.

아무튼 그렇게 시작되는 초반 싸움에서 승리한다면, 우리 팀원들은 상황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안정적인 운영을 좋아한다. 차량을 타고 가다가 상대가 우리를 쏘면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지나가길 좋아하고, 배율을 들고 있어도 상대가 완벽한 각을 주지 않으면 격발하지 않는다. 하지만 난 그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상대가 우릴 쏘거나 우리가 먼저 상대를 봤는데 쏘지 않으면 너무 답답하다. 그래서 그 타협안으로 난 상대 쪽으로 몰래 진입해 그곳에서 싸우는 역할을 자주 한다.

이러한 내 스쿼드 모드 플레이 성향이 잘 드러났던 게임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맵은 미라마였다. 우리는 언제나처럼 아시엔다 델 파트론으로 향했고, 초반 교전 승리로 그 지역을 장악했다. 빠르게 파밍을 마친 다음 우리는 근처 다른 장소로 이동했다.

그 다음 자기장 지대가 잡힌 상황. 우리는 앞쪽에 있던 한 스쿼드와 대치하게 됐다. 둘 다 안전지대 안쪽이었던 만큼, 상대를 먼저 제압해야 다음에 들어오는 상대들과 안정적으로 싸울 수 있었다. 그래서 이번 싸움이 중요했다. 아니나 다를까, 우리 팀원들은 자신의 위치에서 발을 떼지 않고 상대가 있는 쪽을 주시할 뿐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러지 않았다. 자연스럽고 조심스럽게 상대 위치 쪽으로 잠입을 시도했다. 기회를 엿보던 찰나, 우리 팀원 중에 한 명이 살짝 바깥으로 나갔다가 돌아오는 걸 확인한 상대. 곧장 엄폐물 밖으로 나와 우리 팀원을 쏘기 시작했다. 나는 지체없이 그 상대를 쓰러뜨렸다. 상대가 내 위치를 몰랐을 정도로 기민하게 잠입해 위치를 잡았던 덕분이었다.

▲ 최대한 가까이 붙다가 '탕탕탕탕'


▲ 깔끔하게 마무리까지


내 마무리로 대치 중이었던 상대를 몰살시킨 우리 스쿼드는 우승을 향해 계속 나아갔다. 나는 이동 중에 팀원이 기절당한 상황에서 빠르게 아군을 쏜 상대방 쪽으로 붙었고, 또 다시 킬 포인트를 올렸다.

▲ 팀원을 살리는 약진 후 마무리


이제 남은 상대 스쿼드는 단 하나. 우리는 모두 생존했고, 우리를 제외하면 남은 사람은 두 명 밖에 없었다. 이번에도 내가 사이드 쪽으로 돌아가서 상대의 위치를 파악, 팀원들에게 브리핑해준 상황이었다. 우리가 절대적으로 유리했다. 결국, 아군의 지원 사격 하에 내가 또 다시 더블 킬을 기록, 우리 스쿼드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번에도 상대 몰래 그 쪽으로 진입했던 내 플레이가 주효했다.

▲ 이겼닭!


이런 플레이 성향이 최근 이전보다 월등히 좋아진 내 실력과 맞물리면서 난 스쿼드 모드를 플레이했다 하면 다수의 킬 포인트와 함께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할 때가 잦아졌다. 상대가 예상할 수 없는 타이밍에 빠르고 날렵하게 돌격해 그 곳에서 상대를 갑자기 덮치는 플레이. 이것 덕분이었다.


"나이스!"
배그에서 날 키운 건 8할이 칭찬


사람은 누구나 칭찬받길 원한다. 칭찬이라는 건 듣는 사람의 기분을 참 좋게 해준다. 예쁘다는 말을 듣고 좋아하지 않을 여성은 없고, 잘생겼다는 말을 듣고 기뻐하지 않을 남자도 없다. 각자 맡은 일이나 직책, 하는 일 등에 따라 칭찬의 내용은 달라지겠지만, 그 본질적인 기쁨에는 차이가 없다.

나 역시 칭찬 듣길 원하는 사람이다. 사실 그 정도가 조금 지나쳐서 칭찬을 들을 만한 일이라면 범법 행위 말고는 무엇이라도 했다. 어렸을 때 유치원 졸업식에서 무대에 올라가 졸업반 대표로 송사를 낭독했던 것이 그 시작이었다. 송사를 달달 외울 정도로 연습해서 졸업식 당일에 이를 완벽하게 낭독하고 무대에서 내려왔을 때 들었던 그 박수 소리와 칭찬의 말들. 그때부터 난 항상 칭찬에 목말랐다.

그리고 이런 내 성향은 배그를 플레이할 때도 그대로 드러난다. 솔로 모드에서는 다른 이의 칭찬을 들을 수 없지만, 듀오나 스쿼드 모드에서는 그렇지 않다. 초반 싸움 이후에는 꽤 안정적인 운영을 하는 우리 스쿼드 팀원들 사이에서 내 플레이 스타일은 돋보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결과도 대부분 좋았으니 그때마다 칭찬을 받는다.

팀원들이 나에게 해주는 "나이스!"라는 말이 너무 좋다. 처음에 나와 함께 스쿼드 모드를 할 때는 거리를 좁히는 내 플레이 성향에 대한 부정적인 피드백도 많았다. 그 플레이로 우리 스쿼드의 패배를 유발했던 적도 많았으니까.

하지만 이젠 그러지 않는다. 아군의 칭찬은 내 실력이 내 플레이 성향에 맞게 더 발전하도록 만들어주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난 칭찬을 먹고 계속 발전했던 것이다. 이제 난 스쿼드를 캐리하는 능력을 충분히 갖춘 사람이 됐다. 배그에서 날 키운 건 8할이 칭찬이었고, 난 여전히 칭찬에 목마르다.

▲ 요새 이런 성적을 자주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