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오브 워쉽에서는 현금 재화인 더블룬이나 게임 재화인 크레딧과 별개로 함선을 구입할 수 있는 무기고라는 콘텐츠가 있다. 현금 재화를 바탕으로 구입하는 프리미엄 상점과 달리 무기고에서는 게임 플레이를 통해서 획득할 수 있는 '석탄'과 '강철'이라는 특수 재화를 사용하기에 게임 플레이만 꾸준히 하면 얼마든지 프리미엄 함선을 보유할 수 있다.

그중에서 가장 많은 석탄을 요구하는 10티어 미국 함선인 세일럼의 경우 무기고에서 배를 구입하려는 유저들의 로망이나 다름 없다.

특히 최근에는 크리스마스 상자 판매로 인해 석탄 보유량이 늘어나 공방에서도 세일럼을 타고 다니는 유저들이 점점 늘고 있는데, 이와 별개로 무려 240,000 석탄을 요구하는만큼 과연 사고 나서 후회하지 않을지 불안해할 유저들이 많을 것이다.


▲ 매일 석탄 캐는 고통을 이겨내며 구입할 가치가 과연 있을까?



준수하지만 OP는 아니다? 세일럼 본격 해부
오래된 떡밥, 디모인 vs 세일럼 누가 더 강할까?

바로 결론부터 내자면 세일럼은 10티어에 걸맞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OP쉽은 아니다. 이는 클랜전과 같이 최상위 콘텐츠에서 활용도를 봐도 알 수 있다.

무작위 전투를 예시로 들더라도 다른 10티어 함선에 비해 왠지(?) 포스가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는데, 특히 구축함 입장에서 디모인이나 우스터에 비하면 상대하기 쉬운 편이다.

승률에서도 디모인보다 훨씬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는데, 신기하게 대미지면에서는 앞서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 데이터상으로는 살지 말지 종잡기 힘든 배다.


▲ 본인이 구축함 유저여서 그런지 우스터나 디모인에 비해 위압감이 덜하다



■ 티어에 안어울리는 레이더 성능

우선 가장 체감되는 차이점은 레이더 소모품일 것이다. 디모인은 명실공히 레이더쉽의 대명사격인 존재로 사거리 9.9km 지속시간 40초의 최상급 레이더 성능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세일럼은 무슨 연유에서인지 8티어는 커녕 7티어 애틀랜타급의 레이더 성능을 지녔다. 군함 탐지 거리는 8.49km에 불과하며 지속시간은 소련 순양함들과 비슷한 25초밖에 안된다.

세일럼의 최대 피탐지가 10.6km기 때문에 경보가 울리더라도 무려 2km나 더 접근해서 사용해야 겨우 자신을 탐지하고 있는 군함을 포착할 수 있다.

디모인은 세일럼과 피탐지가 동일하나 레이더 사거리에서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느낌표 표시를 보는 순간 레이더를 키면 바로 구축함을 찾을 수 있다. 지속시간도 기본 40초로 세일럼보다 15초가 더길며, 레이더 강화 장치를 장착할 경우 48초로 확실히 구축함을 제거할 수 있다. 세일럼은 강화 장치를 등에 업어도 28초가 고작이다.

이처럼 저열한 레이더의 성능은 클랜전 같은 최상위 매치에서 세일럼을 기용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라 볼 수 있다. 공방만 따지더라도 레이더쉽들이 난립한 지 꽤 시간이 지난만큼 구축함 유저들의 숙련도가 오른 마당에 7티어 레이더로는 10티어 방에서 상당한 답답함을 느낄 것이다.


▲ 주륵...피탐지에 불 들어와서 레이더 켰는데 보이는 구축함 하나 없네



■ 장갑 배치와 대공 및 기동력과 피탐지는 대동소이

디모인과 동형함이기 때문에 배 자체의 스펙에서는 다를게 없다. 차이가 있다면 대공에서 근거리 방공망을 형성하는 오리콘이 제거되어 있다는 점이지만, 어차피 대공의 핵심인 중장거리 능력치는 동일하기에 큰 차이라 보기는 힘들다.

물론 당장 미드웨이 철갑 급폭이 날아오고 있는 순간만큼은 숟가락 방공이라도 도움되는 디모인이 한 수 위라 보는 것이 맞다.

기동력은 최고 속도 33노트에 선회 반경 770m 조타 시간 8.6초로 완전히 동일하며, 대함 피탐지 거리 역시 최대 세팅 시 10.6km로 동등하다.

특유의 선수 플레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27mm/30mm 장갑 배치도 동일하여 레이더를 제외한 플레이의 방향성은 완벽히 일치한다. 사실상 디모인에서 대공을 소폭 줄이고, 레이더 성능을 덜어낸 것이 세일럼이라고 보면 된다.


▲ 배 자체는 동형함이기 때문에 스펙에서 차이나는 것은 없다




■ 레이더 페널티의 보상으로 주어진 수리반과 피해 복구반

이렇게만 본다면 석탄으로 구할 수 있다는 점과 유지비가 적다는 것을 제외하면 디모인의 완벽한 하위호환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세일럼 역시 자신만의 특기할 부분이 있는데, 바로 소모품의 군함 수리반과 피해 복구반의 월등한 성능이다.

레이더만큼이나 눈에 띄는 부분으로 일반적인 순양함의 군함 수리반이 아닌 영국이 사용하는 성능이 향상된 수리반을 사용한다.

영국 순양함이 사용하는 슈퍼 수리반에 비하면 시타델 복구 능력이 33%와 50%로 조금 갈리지만, 틱당 2%씩 회복되는 순간 회복력은 괄목할만한다.

오히려 슈퍼 수리반을 가졌음에도 전함이 쏜 탄에 수리반을 쓰지못한 채, 그대로 용궁으로 떠나버리는 영순양보다 튼튼하기에 짭잘하게 슈퍼 수리반을 굴릴 수 있다.


▲ 그 와중에 사람들에게 잊혀진 누에베 데 줄리오의 회복력이 눈에 띈다



그리고 이와 강력한 시너지를 일으키는 것이 버그가 아닌가 의심이 갔던 피해 복구반의 존재다. 복구반이 일반 순양함과 달리 구축함과 같은 성능으로 프리미엄 소모품 장착 시 쿨타임이 고작 40초에 지나지 않는다. 함장 스킬과 깃발까지 달아놨다면 36초로 줄이는 것이 가능하다.

이말인즉슨 미순양 특유의 섬 뒤에서 선수 플레이를 할 경우 철갑탄 유효타를 내기 어렵기에 고폭탄으로 맞상대하게 되는데, 아무리 불을 붙여놔도 30초대 복구반으로 모조리 다 꺼버리며 잃은 체력도 슈퍼 수리반으로 100% 복구한다.

상대와 서로 고폭탄을 주고 받는 상황에서는 디모인보다 훨씬 잘버티고 수리하기가 쉽다는 것이다. 실제 강화 장치나 함장 스킬이 동일한 상태에서 디모인과 포격을 주고 받으면 세일럼이 어지간해서 이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장점은 미순양 특유의 섬 뒤 플레이보다 개활지에서 회피 기동을 하면서 싸울때 더 드러나는데, 섬 뒤로 나가기 부담스러운 디모인과 달리 세일럼은 수리반과 복구 능력을 믿고 개활지에서 충분히 딜교환을 걸 수 있다.


▲ 복구반 쿨타임 실화? 화재딜은 세일럼에게 아예 통하지 않는다고 보면 된다.




■ 미묘한 주포 집탄율? 장거리 포격전에서 세일럼의 우위

소모품 차이에 비해 눈에 띄는 큰 차이는 아니지만 집탄율도 디모인보다 미세하게나마 우세하다. 시그마값 자체는 같으나 분산도에서 세일럼이 좀 더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즉, 통계에서 승률이 낮더라도 평균 대미지가 디모인보다 높은 비밀은 바로 이 집탄율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이 집탄율이 과연 플레이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느냐고 묻는다면 거기까지는 아니라는 평가다. 수직, 수평 분산도가 좁아 탄이 디모인보다 잘뭉치는 것은 사실이나 그렇다고 디모인이 집탄율이 나쁜 배는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집탄율이 좋은것은 엄연히 사실이기 때문에 일정 거리 이상에서의 교전이나 구축함 같이 작은 타겟을 노릴때 디모인보다 소소하게 이득을 챙길 수 있다. 대공이 뽑혀나간 아쉬움은 이것으로 충분히 달랠 수 있을 것이다.


▲ 집탄율이 디모인과 차이나지만 눈에 확 띌 정도의 차이는 아니다




■ 실전 플레이 - 포지셔닝 재정립

어차피 디모인이랑 똑같다고 생각하며 디모인과 같은 포지션을 잡았다가는 레이더 사거리 1.5km의 차이를 뼈저리게 느낄 수 있다.

상대하는 구축함 입장에서 눈이 마주치자마자 레이더를 써서 공격해오는 디모인과 달리 세일럼은 일방적으로 관찰하며 데리고 놀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디모인의 경우 존재 자체만으로 상대 구축함의 기동에 큰 제약을 걸 수 있지만, 세일럼은 피탐지 대비 레이더 사거리가 형편 없기 때문에 되려 불시에 레이더가 날아오는 소련 순양함보다 상대하기 더 쉽다.

레이더쉽 자체의 역할을 수행하기에 상당히 무리가 있기 때문에 디모인 포지션보다는 널널한 수리반과 복구반을 믿고 함대 보조 역할을 자처하는 것이 차라리 승률에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다행히 모스크바와 같이 시즈 모드를 하는 배를 태워죽이거나 딜교환을 하기에는 디모인보다는 편하기 때문에 이쪽으로 연구가 진행될지도 모른다.


▲ 결국 세일럼의 핵심은 수리반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이다



미중순 트리를 올리지 않은 사람들의 유희용 함선
범용성에 있어서 디모인이 우위! 메타에 따라서는 세일럼의 우세!

이미 유저들 사이에서도 평가가 내려진 함선으로 전체적으로 디모인과 동형함인만큼 같은 플레이가 가능하지만, 10티어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아이덴티티인 레이더의 성능이 받쳐주지 못하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는 상대적으로 하위호환이라 불리는 배다.

실제 어느 서버 통계를 돌아봐도 대부분 디모인의 승률이 앞서고 있으며, 경험치나 K/DA도 디모인이 앞선다. 현재 유저들 사이에서 굳어진 디모인의 포지셔닝을 그대로 세일럼이 수행하기에는 부적절한 경우가 많다.

오히려 디모인과는 완전히 다른 세일럼만의 색다른 플레이를 추구해봐야 할 시점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인지 최근 슈퍼 수리반을 이용한 플레이로 차별화를 꾀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개활지에서 서로 딜교환을 하면 상황에서는 디모인보다 낫기에 이를 응용하면 미순양의 새로운 포지션을 찾을지도 모른다.

최종 결론을 내리자면 향후 석탄으로 구입할 수 있는 배의 종류는 계속 늘어날 전망인데, 본인이 미순양 트리를 이미 키울만큼 키워놨다면 세일럼보다 다른 배를 노리는 것이 좋다.

다만 미순양이 없는 유저라면 충분히 10티어에서 돌려볼만한 포텐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큰 고민 없이 구입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 디모인이 있다면 당연히 굳이 사야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 아예 모스크바 같은 플레이를 해보면 의외의 좀비력(?)에 놀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