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깨 볼테면 깨봐라,라는 심정으로(개발했다)"

금강선 로스트아크 총괄 디렉터가 '시련 레이드' 모드를 공개하면서 했던 말이다. 실제 지난 15일 추가된 '시련 레이드'는 엄청난 난이도를 자랑했다. '시련 레이드'는 특별한 보상 없이 전용 칭호와 클리어 업적이 게시판에 기록되는 것이 전부다. 하지만 게이머로서는 누구나 탐낼 만한 '최초 클리어' 업적에 많은 유저들이 파티를 모아 도전했고, 모두 실패했다.

그런 한 번도 깨기 어려운 '시련' 모드를 두 번이나 최초 클리어 한 길드가 있다. 비록 초회 클리어는 길드 버프 관련 문제로 회수당하긴 했지만, 두 번째 '시련 이그렉시온'은 당당히 퍼스트 클리어에 성공했다. 도전 12시간, 오픈 2일 만이다. 루페온 서버의 '기력이다한겜돌이' 길드다.

"절대 깨지 못할 것"이라 여겨지던 시련 난이도 이그렉시온을 당당히 클리어하며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이들 4인의 용사들을 인벤이 직접 인터뷰해 보았다.


■ '시련 이그렉시온' 최초 클리어 팀원 이름 및 직업




▲ 팀원들의 모습과 서버 최초 클리어 '이그렉시온 슬레이어' 칭호


■ 각 멤버별 세팅과 스킬트리(링크)

- 서머너 "분신" ☞스킬 트리
정령의 가호 / 아드로핀 물약 / 화염병 / 만능약

- 데모닉 "광역 공포" ☞스킬 트리
정령의 가호 / 아드로핀 물약 / 화염병 / 만능약

- 창술사 "웥창석" ☞스킬 트리
정령의 가호 / 아드로핀 물약 / 화염병 / 강화 특화 물약

- 바드 "고독한연주자" ☞스킬 트리
정령의 가호 / 각성약 / 보호의 부적 / 신호탄

*요리는 모두 '스윌렛 볼로네제 Vl'와 '겨울나기 전골' 사용


Q. 먼저 팀 소개 부탁한다.

고독한연주자(바드): 안녕하세요. 루페온에서 바드(고독한연주자), 서머너(갓끼늪)을 키우고 있는 '고독한연주자'입니다.

광역공포(데모닉): 안녕하세요. 루페온에서 데모닉을 키우고 있는 '광역공포' 입니다. 내~가 광역공포!

웥창석(창술사, 이하 월장석): 안녕하세요. 저는 배틀마스터, 창술사를 주로 플레이하고 있는 '월장석'이라고 합니다.

분신(서머너) : 안녕하세요. 저는 루페온 지박령 '분신'입니다. '기다겜(길드)' 실세이기도 합니다. 저희 길드는 레이드, PVP 모두 좋아하는 유저들 위주로 모인 길드인데, 실마엘 대항전 1위를 목표로 뭉친 길드이고, 매주 1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Q. 시련 난이도 오픈 2일 만에, 트라이 12시간 만에 킬이 나왔다. 소감 한마디씩 부탁한다.

고독한연주자(바드): 클리어 했을 때 너무 기분이 좋았다. 다들 너무(플레이를) 잘해주었고, 파티 구성도 괜찮아서 클리어가 된 것 같다.

광역공포(데모닉): 배틀 아이템 부담이 상당했는데, 그래도 최초 클리어에 성공해 기분이 아주 좋았다. 파티원들 덕에 최초 클리어를 가져갈 수 있었다.

월장석(창술사): 팀원들에 비해서 장비 레벨이 낮아 아이템 레벨이 보정되는 이번 시련 레이드에 기대가 많았다. 이를 위해 전날부터 각종 캐릭터를 육성하고 열심히 준비했는데, 결과가 나와서 다행이다.

분신(서머너) : 레이드를 정말 좋아하는 로아 유저다. 대학생이라 그동안 오랜 시간을 투자 못했다. 우연히 시련 난이도 레이드와 방학이 겹쳐 재밌는 레이드를 마음껏 즐길 수 있었던 것 같다.


Q. 시련 이그렉시온은 아카테스에 비해 몇 배는 어렵다는 평이다. 트라이 끝에 포기를 외친 파티가 정말 많다. 정확히 몇 시간 도전했나?

고독한연주자(바드): 중간에 '겨울나기 전골'이 떨어져 해산한 시간을 제외하면, 총 11시간~12시간 정도 트라이 한 것 같다.

월장석(창술사): 고독한연주자, 광역공포는 12시간 정도지만, 나와 분신 둘은 다른 조합, 다른 파티에서 오랜 시간을 연습했다. 우리는 운이 좋았지만, 컨트롤이 좋아도 직업 때문에, 시간 때문에 못 깬 유저들이 많다.


Q. 트라이 도중 가장 활약한 파티원이 있다면?

일동: 고독한 연주자!

월장석(창술사): 시련 난이도 이그렉시온은 패턴 상 바드에게 포션 소모를 강요하는 부분이 많은데, 클리어 때는 물론이고 트라이에서도 죽지를 않았다. 안정적으로 끝까지 살아남아 버프와 파티 생존에 도움을 주었다. MVP 창에서 투사도 딴 거 보면 딜도 잘한 것 같다.


▲ 바드로 '투사'까지 달성한 '고독한연주자'

Q. 서머너, 데모닉, 바드, 창술사라는 조합을 클리어 조합으로 선택했다. 이유가 궁금한데?

분신(서머너) : 우리 팀의 콘셉트는 "최대 순간 시너지다."

트라이 할 때만 해도 아직 패턴에 숙련되지 않았고, 짧은 시간 내에 딜을 모으고 순간 최대 시너지를 이용해 빠르게 공격을 하고 빠지는 식으로 공략을 구성했다. 주력 스킬과 시너지 스킬이 쿨타임일 때는 생존에 신경 쓰며 서브딜만 하는 식이다.

이에 최적화된 직업들을 엄선해서 구성했던 것 같다. 받는 피해 증가, 치명타, 방어력 감소 시너지를 채우고, 여기에 정화 등의 요소까지 고려했더니 이런 조합이 완성됐다.


Q.공략 도중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

분신(서머너) : 시련 레이드가 나오고 나서 전체적인 배틀 아이템 가격이 올랐다. 트라이 실패 때마다 '정령의 가호', '화염병' 등 비싼 배틀 아이템이 소모되는 것이 부담이었다. 그래도 같이하는 분들이 친하고 좋은 길드원이라 도전 과정 자체가 즐거웠던 것 같다.

월장석(창술사): 일부 버그성 패턴이 힘들었다. (시련 레이드는)충분히 도전 의지를 자극하고 즐거운 콘텐츠라고 생각하지만, 워로드의 '증오의 함성'을 쓰니 네 방향 내려찍기(사이즈믹)이 연속으로 나온다거나, 레펠을 타고 내려가는 도중에 플레이어를 인식하고 브레스를 미리 준비하는 등 멘탈을 터뜨리는 패턴이 문제였다.


▲ 이동 직후 브레스 공격에 피격당하기도 했다(월장석 팀 제공)


Q. 많은 파티들이 2페이즈와 3페이즈에서 '생존' 문제를 어려워한다. 어떻게 극복했나?

광역공포(데모닉): 실제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다. 물약 관리가 정말 힘들었다. 어쩔 수 없이 물약이 빠지는 경우가 정말 많기 때문이다. 바드의 '빛의 광시곡' 스킬이 정말 유효했다.

월장석(창술사): 창술사를 채용한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절룡세'로 버티고 기동성을 이용해 도망 다니며 최대한 생존에 힘썼다. 우리는 파티 콘셉트 자체가 '딜링 후 생존'이다.


Q. 영상을 보면 악명 높은 '대지 강타(삼지창)'와 '내려 치기(사이즈믹)' 패턴에 정말 쉽게 대응했다. 특별한 노하우가 있었는가?

분신(서머너) : '대지 강타' 패턴은 어그로 대상자 1명에게 세 갈래 레이저를 쏘는데, 어그로 대상자가 지그재그 무빙을 해줘야 안전하다. 팀원들에게 움직인 순간 전멸을 피하기 힘들다. 시련 난이도 전용 기믹인 '사이즈믹 내려치기'는 안전 지역을 파악해서 피한다. 마땅치 않을 때는 광시곡의 세이브가 있었다.

월장석(창술사): 어그로 대상자가 빠르게 다음 패턴을 리딩하는 연습을 했고, 그게 이 패턴을 넘는데 큰 도움이 됐다.


▲ 시련 난이도에서 최악의 패턴으로 꼽히는 '대지 강타'(사진은 일반)


Q. 바드의 배틀 아이템 '보호의 부적'이 특이하다. 특별한 채용 이유가 있을까?

고독한연주자(바드): 정확히 사용하는 타이밍이 있다. 이그렉시온이 무작위 장판을 생성할 때 '빛의 광시곡'을 이용해 버티게 되는데, 이때 바드는 실드를 받지 못해 대미지 감소 효과를 받아도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보호의 부적을 광시곡과 함께 사용하면 약간의 실드로도 이그렉시온의 패턴을 전부 버틸 수 있다.


Q. 사실 평범한 파티는 3페이즈 패턴을 보기도 힘들다. 3페이즈 추가 패턴 중 까다로운 것이 있었나?

고독한연주자(바드): 30초 간격으로 사용하는 '불판' 패턴이다. 노말에서는 한 번이지만 시련에서는 이게 두 번에 걸쳐 터진다. 범위가 정말 애매한 패턴이기 때문에 무빙으로 제대로 피할 수가 없다. 결국 30초마다 중력장 바깥으로 빠져 대기하게 된다. 하지만 이 때 '브레스'나 '돌진'이 나오면 그대로 전멸할 수 있다. '패턴운'이 필요한 부분이다.

월장석(창술사): 우리는 1회 불판이 터지면 바로 들어가 한 명이 패턴을 확인했다. 창술사가 주로 그 역할을 한다.


▲ 시련에서는 두 번 터지는 '불판' 패턴(일반 난이도 사진)


Q. 생존만큼이나 어려운 것은 대미지부족이다. 많은 파티가 체력 40% 미만을 보지 못한다. 딜 부족의 원인이 무엇이라 보는가?

월장석(창술사): 파티원 간의 정확한 시너지 조율이 매우 중요하다. 주요 디버프, 버프 스킬을 미리 브리핑해서 딜을 최대한 집중해야 한다. 같은 파티여도 이런 호흡이 맞지 않으면 딜이 천차만별이다.

고독한연주자(바드): 우리는 여기에 전투 특성 '신속' 스텟을 정확히 조율해서 모든 시너지 스킬의 재사용 대기시간을 20초 정도로 맞췄다. 바드의 '천상의 연주', 서머너의 '끈적이는 이끼늪', 데모닉의 '하울링', 창술사의 '청룡진'이 동시에 쿨다운이 돌아온다. 이를 위해 서머너, 데모닉 조차 1,000 이상의 신속 능력치를 투자했다.


▲ 신속 능력치를 정확하게 조율하기 위해 모든 장비를 벗었다고 한다


Q. 시너지를 중요하다 했는데, 언제 파티 시너지를 모는 것이 좋다고 보는가?

고독한연주자(바드): 서로의 쿨타임을 동일하게 맞췄기 때문에 자신의 시너지 스킬 쿨타임이 왔다면, 다른 사람의 시너지 스킬도 쿨타임이 돈 것이다. 기다릴 필요가 없다. 위험 패턴이 나온 걸 브리핑한 후, 딜을 할 수 있을 것 같을 때 오더를 통해 한 번에 시너지를 모았다.

시너지에서 중요한 바드의 '용맹의 세레나데'는 2페이즈에서 중력장이 끝난 후, 나오는 채널링(자기장 변환 패턴) 시전 후 용맹을 사용하며 공격 기회를 가졌다. 버블이 모이는 타이밍과 정확히 일치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3버블 세레나데를 돌리는 대신 1~2버블이 모이는 족족 사용했다. 3버블을 모으다가 위험 패턴 한 번에 버프를 날리는 것보다, 약 5% 낮더라도 꾸준히 버프를 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드로핀 + 화염병 콤보의 경우는 타이밍을 맞추지 않고 개인이 알아서 사용했다. 시너지 타이밍은 서로 동일하고 본인 클래스의 딜이 최대로 나오는 시점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개인 판단에 따라 사용해도 무방했다.


▲ 채널링의 대미지 반감이 끝난 후를 공격 기회로 잡았다고 한다


Q. 앞서 현재 조합을 완성 조합이라 이야기했는데, 2순위 조합으로 도전한다면 어떤 조합이 나올까?

월장석(창술사): 워로드, 데모닉, 창술사, 홀리나이트를 생각하고 있다.

고독한연주자(바드): 그나마 차순위 클리어가 가능한 조합이라 생각한다. 워로드는 바드의 광시곡을 대체할 수 있는 도발, 넬라시아로 안정성을 가져가고 홀리나이트의 정화와 순간적인 공격 능력이 좋다고 생각한다. 2정화가 확실히 안정적이다. 트라이 중 서머너의 1정화가 아쉬울 때가 상당히 많았다.


Q. 시련 클리어에 처음으로 '서머너' 이름이 올랐다. 두 서머너 유저들의 소감이 궁금한데.

분신(서머너) : 길드에서 서머너 스승님인 '갓끼늪(고독한연주자)'에게 레이드, PVP 등 많은 것을 전수받았다. 그런 내가 갓끼늪과 함께 서머너로 이름을 올릴 수 있어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고독한연주자(바드): 잠깐 서머너로 트라이할까 생각했는데, 결국 바드를 하게 됐다. 서머너에서 바드를 키우게 된 것도 길드 바드가 잠수하는 바람에 대타로 끌려 나왔다가 여기까지(메인 캐릭터로) 하게 됐다. 현재도 바드만 쭉 하고 있다.


▲ 첫 '서머너' 시련 클리어 파티의 다음 클리어 유력 후보는 '워로드'


Q. 시련 아카테스는 최초 클리어 이후 기록이 16분대까지 줄었다. 시련 이그렉시온도 가능하다 보는가?

월장석(창술사): 영상을 다시 보니 시간을 줄일 요소가 제법 많았다. 패턴 대응법이나 공격 기회를 조금 섬세하게 잡으면 신기록도 가능할 거라 생각한다.

실제 트라이 도중 실패했을 때 남은 시간이 3분, 체력이 8% 남았다. 그때 클리어까지 했다면 조금 빠른 기록이 나왔을 것이다. 여기에 신앙심에 따른(?) 주력 스킬 '치명타' 여부도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Q. 비공식이지만 '월장석'은 시련 레이드를 두 번이나 최초 클리어했다. 비결 같은 게 있는가?

월장석(창술사): 아카테스는 적정 레벨에 길드원과 공략하며 엄청 고생했던 기억이 있다. 당연히 정석 공략도 체득하고 있었고, 쉽게 공략에 성공했던 것 같다. '암속성 파티를 꾸리자'는 아이디어도 그때 경험에서 나왔다. 이그렉시온도 비슷하다. 길드 내에서 MVP 대결로 이그렉시온 솔플을 자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그렉시온 숙련자가 많았고, 길드 내에서 파티를 구하기도 쉬웠다.

시련 아카테스는 억울한 부분이 있다. 길드 버프가 적용 가능한지도 모른 상태에서 최초 클리어에 성공했다. 보상이 회수되어 두 번째 최초 클리어를 노렸는데, 점검이 30분 일찍 끝나는 바람에 근소한 차이로 최초 클리어를 놓쳤다. 그래도 이그렉시온에서는 노력한 만큼의 보상을 받은 것 같다.


▲ 취소되긴 했지만, '암속성 파티'라는 아이디어로 최초 클리어에 성공했다


Q. Q. 이그렉시온 시련 레이드 최초 클리어를 방금 달성했다. 마지막 남은 '엘버하스틱'도 도전 예정인가?

월장석(창술사): 당장은 재련이 문제라 트라이를 하진 못하고 있다. 시련 난이도에 도전하고 싶어도 아이템 레벨이 낮다면 도전 자체가 불가능한 점이 아쉽다. '바훈투르'와 상담 후 적정 레벨이 된다면 도전할 생각이다.


▲ 앗...아아


Q. 끝으로 마지막 한마디씩 부탁드린다.

고독한연주자(바드): 오랜만에 555레벨 시절이 생각나는 게임을 했다. '시련'에 도전하시는 다른 분들도 깰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도전하길 바란다.

광역공포(데모닉): '욘' 이후로 레이드는 아이템 레벨 위주로 흘러가 재미가 없었는데, 20분 내내 긴장감 있는 레이드를 해서 즐거웠던 것 같다.

월장석(창술사): 바훈투르님이 저를 엘버하스틱으로 보내줬으면 좋겠다.

분신(서머너) : 루페온 서버에서만 활동해왔는데, 이번에 생긴 전 서버 파티 모집으로 다른 서버와 만날 수 있게 됐다. '서머너'와 파티할 다른 서버 동료들을 구하는 중이니 많은 문의 부탁드린다.


※ 인터뷰에 응해 주신 루페온 서버 '분신', '고독한연주자', '웥창석', '광역공포' 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 인터뷰 당사자에 대한 무분별한 인신 공격성 발언과 악플은 사전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