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강문화산업대학교가 주관하는 '청강게임컨퍼런스(이하 CGC)'가 금일(8일),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올해 CGC 역시 풍성한 세션들이 마련됐다. 먼저 오프닝 특강에서는 서울미술관 학예연구실의 류임상 학예연구실장이 참여해 '비대면 시대의 완전 예술, 게임!'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으며, 이어서 청강대 학생들의 졸업작품 포스트모템이 진행됐다.

어느 하나의 결과물을 통해 좋은 점과 부족한 점을 분석해 다음 일의 지표로 삼는 일을 뜻하는 포스트모템이다. 과연, 청강대 학생들은 그들의 졸업작품을 통해 무엇을 깨달았을까? 미래의 게임 업계 유망주를 꿈꾸는 그들의 이야기와 발표된 게임들을 살펴보았다.



■ 비대면 시대의 완전 예술, 게임!


  • 주제: '비대면 시대의 완전 예술, 게임!'
  • 발표자 : 석파정 서울미술관 류임상 학예연구실장
  • 내 용 : 비대면 시대, 완전하게 원래의 형태를 전달할 수 있는 예술인 '게임'에 대하여

  • 석파정 서울미술관 류임상 학예연구실장이 '비대면 시대의 완전 예술, 게임!'이라는 주제로 특별강의를 진행했다. 류임상 실장은 먼저 게임의 특수성과 예술과의 관계를 간략하게 설명하고, 예술의 특징과 함께 비대면 시대의 게임이 가질 수 있는 예술적 특징에 대해서 소개했다.

    예술은 기본적으로 '공간성'이 중요하다. 미술을 예로 들면 진짜 작품을 전시회 혹은 미술관에 '가서' 보는 게 중요하다. 이는 '원본성'의 특성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음악과 연극뿐 아니라 영화도 마찬가지의 속성을 지닌다. 인류가 대부분 예술이라고 생각하는 레오나르드 다빈치의 모나리자만 해도 구글 검색을 통해 세밀하게 볼 수 있지만, 직접 전시를 보는 경우가 많다. 이는 예술에 있어서 원본성과 동시성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원본성과 동시성을 함께 확보할 수 있는 '공간'이 매우 중요한 요소다.

    ▲ 직접 '가서' 보고 듣고 하는 원본성과 동시성의 특징으로, 예술은 공간이 매우 중요하다.

    현시대는 COVID-19로 인한 팬데믹이다. 때문에 공간 확보가 쉽지 않아 영화 및 콘서트, 미술 전시 등도 VOD 서비스나 유튜브, VR 등으로 대체되는 현실이 많다. 그러나 게임은 '판'이 다르다. 기본적으로 게임은 복제의 속성과 비대면 소통의 속성을 갖고 있다. 이는 '공간'에서 자유롭다는 뜻이 된다. 실물 구매한 게임이나 DL로 구매한 게임이나 모두가 '원본'이다. 또한 기본적으로 사람과 사람이 직접 대면하지 않으며, 현대인들은 이미 같은 공간 속에서도 비대면이 익숙하기에 게임이 쉽게 다가갈 수 있다. 그렇기에 게임은 비대면 시대에서도 완전하게 원래의 형태를 관람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 예술의 위치를 갖는다.

    류임상 실장은 "지금이 바로 게임이 진짜 예술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평가했다. 중세 시대는 흑사병이 창궐한 이후 개인을 돌아보는 르네상스 시대가 왔고, 현 비대면 시대에서도 '새로운 르네상스'를 가져다줄 수 있는 게 게임이라는 견해를 내비쳤다.

    그는 게임이 앞으로 더 많은 세대와 성별이 공감할 수 있는 예술이자 작품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함께 앞선 강연 내용에서도 무리하게 독자들에게 생각을 주입하지 말고, 전달하는 방식을 세심하게 다듬기를 권했다. 류 실장은 "앞으로 게임을 제작할 많은 기획자들과 지망생들이 예술을 보고 느끼며, 그렇게 차곡차곡 쌓인 예술이 게임에 반영되기를 기대한다"라고 전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 CGC2020 세션 발표 졸업작품

    팀 누누군단 - ROXY
    언리얼4로 개발된 3D 숄더뷰 핵앤슬래시 액션게임


    'ROXY'는 서부를 배경으로 하는 3D 숄더뷰 타입의 핵앤슬래시 액션 게임으로, 플레이어는 주인공 '록시'를 조작해 몰려오는 적들과 보스를 물리치며 콜라를 찾아헤메는 여정을 그렸다. 'ROXY'는 찰친 타격감과 독창적인 카툰그래픽이 특징이며, 스피디한 액션성을 살리고자 노력한 프로젝트다. 'ROXY'는 BIC Award 루키 부문에 선정되어 전시되기도 했다.

    첫 번째 주제 발표자인 박송이 AD는 졸업작품 프로젝트인 'ROXY' 개발 배경과 컨셉 및 간략한 개발 과정, 졸업작품을 하면서 AD로서 가져야할 마음가짐과 게임에 대해 자신의 경험을 공유했다. ROXY의 프로그래머인 이민수 팀장은 언리얼 프로젝트로 게임을 제작하게 된 배경 및 개발 특징과 함께 프로젝트 진행의 어려움과 비대면 상황에서의 게임 제작 프로세스, 팀을 이끄는 팀장 입장의 소회를 강연으로 풀어냈다.


    팀 포뉴 - 스타폴
    플랫포머에 더해진 흥겨운 리듬 액션 게임


    '스타폴'은 도트 그래픽의 프리시전 리듬 액션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하늘에서 떨어진 작은 별이 되어서 어두운 하수구를 거슬러 올라 눈부신 별들이 떠있는 하늘로 돌아가기 위한 여정에 나서야 한다. 전통적인 플랫포머 장르에 박자에 맞춰 점프하는 등 흥겨운 리듬 액션을 접목한 게 특징이다. 한편, 정겨운 도트 그래픽과 완성도 높은 퀄리티에 지난 BIC 2020 루키 부문에 선정된 바 있다.

    이번 청강게임컨퍼런스에서 팀 포뉴의 이호재 기획자는 '학생 프로젝트의 포스트모템 과정과 결론'을 주제로 '스타폴'을 개발하면서 깨달은 기획자가 가져야 할 자세 등을 전하는 시간을 가졌다. 3번의 프로젝트 변경과 4명의 팀원 교체. 현업은 물론 학생 개발팀으로서도 쉽게 이겨내기 힘든 위기를 겪은 팀 포뉴다. 그들과 비슷한 과정을 겪을지도 모를 학생 개발자들을 위한 그들의 조언을 들어볼 수 있었다.


    팀 아이덴티티 - 카르타
    DOT 액션과 덱빌딩, 그리고 랜덤 던전


    팀 아이덴티티가 개발한 '카르타'는 도트 액션과 카드 게임이 결합되어 쿼터뷰 시점으로 플레이하는 독특한 게임이다. 플레이어를 카드를 획득하여 제한된 수량 내에서 덱을 구성하고, 구성된 덱을 바탕으로 랜덤하게 생성된 던전을 클리어해나가며 다양한 스킬과 액션 및 전략을 경험할 수 있다.

    '카르타'는 경기지역 전문대학연합 창업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였으며, 2022년 3월 얼리 액세스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으며, 스토브를 통해 12월 중 데모플레이를 공개한다.

    이번 청강게임컨퍼런스에는 팀 아이덴티티의 김인 기획총괄은 '카르타'를 개발하게된 과정과 향후 개발 과제를, 신정원 원화가는 몬스터의 디자인 및 원화와 실제 게임에 적용하는 과정의 경험을 소개했다. 황승하 AD겸 팀장은 제작 과정에서 겪었던 위기와 DOT 및 그래픽 작업에 대한 소회를 공유했다.


    팀 카우카우 - 원티드
    보물을 얻기 위한 꼬마 해적들의 대난투


    팀 카우카우의 '원티드'는 보물을 얻기 위한 꼬마 해적들의 대난투를 그린 게임이다. 플레이어들은 제한 시간 내에 다양한 무기를 통해 상대방을 맵 밖으로 밀쳐내야 한다. 밀쳐낸 상대에 따라 점수를 획득,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한 플레이어가 우승하는 시스템을 통해 원초적인 즐거움을 안겨준다.

    대부분의 포스트모템은 어찌 보면 성공담에 가깝다. 하지만 팀 카우카우는 자신들의 실패기를 가져왔다. 게임의 근본인 재미가 아닌, 멋있는 게임. 그리고 화려한 그래픽에 집착했던 그들은 어떤 난관에 봉착했을까? 청강게임컨퍼런스에서 팀 카우카우의 김지우 팀장, 이소연 PD는 '가성비 내다버린 개발 - 비효율적으로 개발하기'를 주제로 그들이 겪은 시행착오에 관해 이야기했다.

    이소연 PD는 혈기왕성한 학생 개발팀이기에 개발에 있어서 간과하는 요소들에 대해 이날 설명했으며, 이어서 김지우 팀장은 팀장의 역할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팀 LIMITED - 여명
    타임컨트롤을 이용한 3D 3인칭 슈팅 액션


    '여명'은 3인칭 하이퍼 슈팅 게임으로, 시간을 다루는 능력을 가진 주인공 '마야'가 인류를 구하기 위한 이야기를 그린다. 플레이어는 '마야'를 조작해서 저격과 산탄, 그리고 시간 정지장과 시간 역행을 활용하는 독특한 슈팅 게임을 경험해볼 수 있다.

    '여명'은 BIC Award 루키 부문과 다양한 부문에서 파이널리스트에 선정되었고 상하이 WePlay 2020에 전시되기도 했으며, Unite Seoul 2020 Education Day Top 1위에 오르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여명은 12월 11일, 스팀을 통해 무료로 유저들에게 제공될 예정이다.

    이번 청강게임컨퍼런스에서 박성준 디렉터와 김수연 AD는 '시행착오를 줄이는 디렉팅 방향'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박성준 디렉터와 김수연 AD는 프로토 타입에서 시작해 '여명'을 개발하게 된 과정과 컨셉 및 보스 디자인 및 AD의 역할 등에 대해서 소개하면서 '장르 본연의 재미'와 차별점의 의도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 팀 FINDER 포스트모템


  • 주제: '다시 한번 읽어보는 졸업작품 QA'
  • 발표자 : 청강문화산업대학교 양건일
  • 내 용 : 잘 짜여진 규칙을 깨는 생각과 시도

  • 어떤 제품도 만들기만 하고 끝나지 않는다. 그 제품이 정말 제대로 동작할지 확인하는 작업을 한다. 게임 개발에서는 동작을 확인하고 문제를 체크하는 이러한 과정을 QA라고 한다. 당연히 QA가 잘 되면 버그도 적고 잘 동작하는 좋은 게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쯤에서 한 가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어떤 QA가 좋은 QA라고 할 수 있을까? 이거다 싶은 방법이 있으면 좋겠지만, 수많은 방법론이 존재하듯이 상황에 따라 다르다. 그렇다면 청강대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QA를 진행했을까? 이번 청강게임컨퍼런스 마지막 세션에서는 QA 팀 FINDER가 나서서 좋은 QA에 대한 이야기를 진행했다.

    좋은 QA를 하려면 먼저 게임의 레벨 디자인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예를 들어 무엇이든 지나가지 못하게 막는 벽이 있고 플레이어가 반드시 적의 등뒤로 가는 스킬이 있는 상황에서 벽을 등진 적에게 이 스킬을 쓴다면 어떻게 될까. 단순하게 보자면 벽과 적 사이에 캐릭터가 이동하거나 스킬이 사용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플레이어가 벽 밖으로 튕겨나가는 이슈가 발생하거나 스킬 코스트는 소모되지만 정작 스킬은 사용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예상치 못한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는 부분이다. 크러쉬가 발생해 게임이 아예 멈출 수도 있다. 그렇기에 QA는 이러한 예상치 못한 부분도 신경 써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이런 예상치 못한 이슈를 파악할 수 있을까.

    가장 쉬운 방법은 시스템의 의도를 이해하는 것이다. 각 시스템의 의도를 파악하면, 그 의도와 반대되는 시스템을 찾을 수 있고 이를 활용하면 예상치 못한 이슈를 발견할 확률이 높아진다. 막연히 추상적으로 좋은 게임을 만들려고 하면 좋은 게임을 만들 수 없고, QA 역시 명확한 의도를 갖지 않고 하면 제대로 살펴볼 수 없기 때문이다. 끝으로 양건일 강연자는 다양한 방법 가운데 "명확한 개발 의도와 시스템의 흐름을 파악하는 기본에 충실하기를 바란다"며, 강연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