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스프링 시즌 초반이지만, T1 흔들리고 있다. 현재 T1의 성적은 1승 3패, 한화생명e스포츠-DWG KIA-젠지 e스포츠로 이어지는 초반 대진이 험난하다곤 해도, 패배를 거듭하다 보면 나아질 호흡이나 경기력도 안 좋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번 시즌 T1은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걸출한 베테랑 '커즈' 문우찬과 '테디' 박진성을 과감히 빼고, '엘림' 최엘림, '구마유시' 이민형이 주전 자리를 한 차례도 내주지 않고 출전 중이며, 기량 측면에서 합격점을 받고 있다. 새롭게 합류한 '케리아' 류민석 역시 영입의 이유를 증명하고 있다.

가장 많은 팬덤을 보유한 팀인 만큼 사람들의 관심도 뜨겁다. T1을 종합적으로 봤을 때 하위권으로 평가하는 이는 많지 않다. 경기력 자체가 나쁘진 않았지만, 거두절미하고 결과만 놓고 보면 1승 3패로 7위다.

일단 탑 라이너인 '칸나' 김창동의 부진이 뼈아프다. '칸나' 김창동은 작년에 혜성처럼 등장한 슈퍼 루키다. 2020 LCK 서머 정규 시즌 기준 솔로킬 28회 1위, KDA 5.2 1위, CSM 8.8 2위 등 T1의 실질적 에이스였다. 그래서 올해 '칸나'에 대한 기대감도 높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칸나'의 지표는 대부분 최하위다. 10분 골드, CS 모두 최하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물론 좋은 지표도 있다. 첫 킬 기여도는 33%로 2주 차 기준까지 공동 1위였다(현재는 라스칼 38% 1위). 팀 내 골드 지분도 이번 스프링 시즌 기준 22.9%로 중상위권이다. 그러나 이는 초반 출발이 기분 좋아도 후반으로 갈수록 힘이 빠지는 라이너라고 해석이 가능하다.

미드에서도 문제가 없진 않다. T1은 미드 라인에 '페이커' 이상혁과 '클로저' 이주현이 번갈아 가며 출전 중인데, 페이커는 이번 시즌 총 여섯 세트에 출전해 아지르로 1승 3패, 조이로 1승 1패, 총 2승 4패, '클로저' 이주현은 매 세트 다른 챔피언을 사용하며 3승 3패를 기록 중이다.

또한, '페이커'의 후픽 비율 83%, '클로저' 이주현은 17%다. '페이커' 이상혁이 자주 사용한 아지르가 현 메타에서 1티어 챔피언은 아니지만, '페이커' 이상혁의 통산 아지르 전적이 57승 25패임을 감안했을 때 현재 폼이 썩 좋다고 볼 순 없다.

이번 시즌 T1은 그 어떤 팀보다 두터운 선수층을 확보한 팀이다. 그런 만큼 다양한 선수들 가운데 가장 베스트 조합의 윤곽이라도 빠르게 잡아야 한다. 성적이 좋다면 행복한 고민이겠으나 패배를 거듭하면 주전이 다섯으로 고정인 팀보다 올바른 길을 찾기도 훨씬 어려울뿐더러 시간도 많이 걸린다.

더 많은 연패를 거듭하고도 극복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던 T1이라 아주 잠깐 부진했던 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지만, 28일 2021 LCK 스프링 스플릿 정규 시즌 12일 차 2경기에 예정인 리브 샌드박스전마저 패배한다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가짐으로 시즌에 임해야 할 수도 있다.


■ 2021 LCK 스프링 스플릿 정규 시즌 12일 차 일정

1경기 DRX VS kt 롤스터 - 28일 오후 5시
2경기 T1 VS 리브 샌드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