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아블로3의 원화 아티스트 제프 강(좌)과 시네마틱 선임 프로듀서 타카 야스다(우)]

블리자드의 신작 디아블로3 발매를 기념하는 전야제 행사가 성황리에 끝났다. 엄청난 인파를 불러모았던 행사 다음날, 서울의 한 호텔에서 디아블로3 개발팀의 아티스트 제프 강과 시네마틱 선임 프로듀서 타카 야스다를 만났다.

제프 강은 어두컴컴하고 음침한 디아블로3만의 특유의 분위기를 창조해내는 배경 아티스트이며, 타카 야스다는 많은 유저들의 찬사를 받았던 디아블로3의 시네마틱 영상 제작을 지휘한 선임 프로듀서이다. 과연 그들은 디아블로3가 한국에서 출시된 첫 날,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Q. 전야제 행사에 사람들이 많이 몰렸다. 간단한 소감을 말한다면?

제프 강 : 정말 꿈같은 일이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몰릴 줄은 몰랐다. 비가 오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열띤 성원을 보내준 것도, 큰 사고 없이 행사가 마무리된 것도 너무 감사하다.

타카 야스다 : 놀라운 일이었다. 디아블로3를 향한 한국 게이머들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이 행사에 참석할 수 있었던 자체가 큰 기쁨이다.


Q. 서버 오픈 6시간 만에 디아블로가 잡혔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제프 강 : 노멀 난이도라면 불가능한 타임은 아니다. 물론 그래도 빠른 기록이다. 게임에 열렬한 관심을 보여주는 것은 너무 좋고 감사하다. 다만 한 가지, 다른 컨텐츠를 충분히 즐기지 못하고 속도(컨텐츠를 빨리 소비하는 것)에만 집중하지는 않을까 우려가 된다. 게임 안에는 디아블로를 잡는 것 외에도 다양한 컨텐츠들이 있으니 그 모두를 충분히 즐기면서 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타카 야스다 : 와우! 대단하다. 정말 감명 받았다. 플레이하는 유저들이 존경스럽다. 다만 우리는 개발 전반에 걸쳐 굉장히 노력을 들여왔다. 빨리 잡는 것보다는 게임의 세계관이나 모든 컨텐츠를 충분히 즐기면서 플레이해주었으면 한다.


Q. 너무 빨리 공략이 이루어지면서 컨텐츠의 너무 빠른 소진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제프 강 :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 싶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할 필요 없이 그냥 플레이를 즐기면 된다. 랜덤 컨텐츠 시스템을 적용했기 때문에 매번 플레이할 때마다 다른 컨텐츠인 것처럼 느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타카 야스다 : 우리에게는 불지옥 난이도가 준비되어 있다. 그 한 마디로도 대답이 되지 않을까. 또한 캐릭터(클래스)도 여러 종류가 있고 저마다 다른 스킬, 다른 스토리를 가지고 있으니 그것을 모두 즐겨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Q. (타카 야스다) 오프닝 영상 중에서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이 있다면?

타카 야스다 : 스테인드 글라스가 등장하는 장면에 노력을 많이 했다. 레아와 케인 사이의 유대감을 표현하는 데 특히 신경을 썼던 부분이다.


Q. (타카 야스다) 특히 오프닝 영상 중에서 케인과 레아의 얼굴을 표현한 부분에 대한 찬사가 많았다.

타카 야스다 : 기쁘게 생각한다. 영화 시네마틱 작업에 참여했던 팀원들이 있어서 더욱 사실적인 표현이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와 같이 시네마틱 효과가 돋보였던 영화의 제작에 참여했던 팀원이 있었다.)

[▲ 질문에 대답하고 있는 제프 강]

Q. (제프 강) 베타 테스트 당시에는 액트1 밖에 공개하지 않았지만 정식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에는 디아블로3의 다양한 배경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배경을 디자인할 때 신경썼던 부분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제프 강 : 액트3에 등장하는 ‘아리앗 산 지하 지역(일반 던전의 4배 정도 사이즈)’을 꼽고 싶다. 지역 전체의 배경 요소(벽에 걸쳐져 있는 피부나 바닥에 흩어진 뼈 등)가 랜덤으로 구성되는 거대한 배경을 혼자서 작업해야 했다. 디아블로3 전체를 걸쳐 가장 큰 규모의 던전을 혼자 했기 때문인지 특히 기억에 남는다.


Q. (제프 강) 디아블로3를 직접 플레이 해보면 배경이 컴퓨터 그래픽이 아닌 손으로 그린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의도한 것인지?

제프 강 : 실제 손으로 그려서 작업한 것이다. ‘손으로 그리면 리얼리즘이 떨어질 수 있다.’라는 이유에서 처음에는 반대했었다. 하지만 오래지 않아 그게 옳은 결정이었음을 깨달았다. 수작업을 바탕으로 한 그래픽에 몇 가지 장점이 있다고 본다.

디아블로3만의 독특한 그래픽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게임 그래픽이라는 것은 플레이를 지원하는 역할이어야지 플레이에 해가 되어서는 안 된다. 디아블로3의 그래픽은 직관적으로 잘 보이고, 오래 플레이해도 눈이 덜 피로하다고 본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새로 도입한 테크닉도 많았고, 스스로도 배운 것이 많다. 전체적으로 보면, 2D 위에 3D 느낌이 나도록 (손으로) 그린 것이라고 하겠다. 그 외에는 원근감을 살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3D 안경을 쓰고 보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 통역을 통해 질문을 듣고 있는 타카 야스다]

Q. (타카 야스다) 지난해 '검은 영혼석 영상'이 'VES(Visual Effects Society) Award'에서 수상한 바 있는데,
해당 영상의 프로듀서로서 상을 받았을 때 어떤 심정이었는지?


타카 야스다 : 물론 영광으로 생각하고, 매우 행복했었다.


Q. (타카 야스다) ‘검은 영혼석’ 영상을 만들 때 후기라든가 에피소드가 있다면?

타카 야스다 : ‘검은 영혼석’ 영상은 3막 이후에 등장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제일 먼저 작업했던 동영상이다. 심혈을 기울인 작업이면서 동시에 어떻게 보면 실험적으로 만든 영상이다. 실제로 이 작업 이후 다른 영상을 만드는데도 많은 보탬이 되었다. 어려운 점이 있었다면 영상에 등장하는 ‘수정’을 진짜 수정처럼 느껴지게 표현하는 것을 꼽고 싶다.


Q. (타카 야스다) 시네마틱 영상을 작업할 때 스케줄 관리는 어떻게 했는가?

타카 야스다 : 스케줄링 자체는 특별한 것은 없다. 인트로, 검은 영혼석, 천상문 등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만나게 될 동영상에는 시간적인 순서가 있다. 하지만 작업할 때도 그 순서대로 진행되지는 않았다. 검은 영혼석 영상의 경우 레아의 클로즈업 부분을 개발해야했기 때문에 가장 먼저 작업하게 되었다. 트레일러 영상과 이번 영상을 보면서 레아의 얼굴을 비교해보면 아마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Q. 각자 생각하는 디아블로3의 강점(매력)은?

제프 강 : 개발 도중의 테스트하던 경험을 꼽자면, 중도 테스트는 완벽하지 않은 상태에서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에서 손을 뗄 수 없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다. 똑같은 컨텐츠에 대해서 테스트 작업을 반복하다가도 똑같지 않다는 느낌을 자주 받았기 때문에 멈출 수가 없었다. 랜덤 배경을 제외하고서라도 타격감이라든가 음향 등 전체적으로도 말이다. ‘왜 내가 이걸 하고 있지?’ 라는 의문을 가지면서도 계속 하고 있는, 바로 그런 경우랄까. 장시간 몰입하여 게임을 했던 유저에게 그 매력을 물었을 때, 수많은 요소에서 느꼈던 만족감을 막상 콕 집어서 말할 수는 없는 느낌이 이렇지 않을까 싶다.

타카 야스다 : 나는 시네마틱 프로듀서의 입장에서 말하고 싶다. 인트로 영상에서 2D로 이어지면서 게임이 시작되는데, 이 부분이 음침하고 어두운 디아블로의 세계관을 잘 표현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영상을 통해 표현한 ‘스토리 아츠’ 그 자체, 혹은 게임 전체에서 얻을 수 있는 포괄적인 경험이 디아블로3의 핵심적인 매력 요소가 아닐까.


Q. 디아블로3 출시 이후 각자의 일정 계획은?

제프 강 : 구체적인 일정을 밝힐 수는 없지만, 팬 여러분들에게 피드백을 받는 데 주력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타카 야스다 : 시네마틱 트레일러 팀은 디아블로3 작업 외에도 할 일이 많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WoW)의 '판다리아의 안개'를 비롯해서 이후에 출시될 다른 작품들이 많다. 아마 이후로는 그런 프로젝트들의 시네마틱 작업을 하게 될 것이다.


Q. (타카 야스다) 부인이 한국인이라고 들었다. 한국에 대한 특별한 감상이 있다면?

타카 야스다 : 별로 ‘다른 나라’라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웃음) 김치를 비롯한 한국 음식도 좋아한고, 찜질방도 좋아한다. 이제는 오히려 자연스럽다는 느낌이다.


Q. (제프 강) 커뮤니티 게시판의 반응을 보면 디아블로3는 디아블로2에 WoW를 혼합한 것 같다는 의견이 종종 있다. 단순히 패키지 게임이 아니라 WoW처럼 지속적인 서비스를 하겠다는 의지가 보여서 같은데.

제프 강 : 예전에 비해 커뮤니티가 잘 발달되어 있어서 피드백을 얻을 수 있는 경로도 훨씬 다양하게 열려 있다. 회사 내에서 직원들이 플레이하는 것만으로 발견할 수 없는 부분이라든가, 예상하지 못했던 플레이 방식 등의 피드백을 예전 보다 더 적극 수렴해 나갈 것이다.


Q. 마지막으로 한국유저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한다.

제프 강 :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 어제 행사에서 너무 감동해 눈물이 날 정도였다. 디아블로3는 팬 여러분들이 있어서 출시할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한다. 그런 고마운 분들이 더욱 즐겁게 게임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개발자와 팬 모두가 다 같은 게이머의 입장에서 말이다.

타카 야스다 : 10년 이상의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온 멋진 순간이 왔다고 생각한다. 디아블로의 세계를 직접 느끼고 경험하면서 모두가 함께 이 순간을 즐겨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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