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한 주는 하스스톤 마스터즈 코리아 시즌2의 개막부터 하스스톤 인벤 토너먼트(이하 HIT)의 개막까지 풍성한 하스스톤 소식이 들려온 주간이었습니다.

한국 최고의 유저들이 총출동한 양 대회에서는 최근 등급전을 주름잡고 있는 최정상급 덱부터 기습적인 전략으로 상대의 허를 찌르는 덱과 최근 실험 중인 덱까지 다양한 형태의 덱이 등장했습니다.

오늘은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이 선보인 덱을 바탕으로 최근 메타에서 주로 사용되는 직업군과 그렇지 않은 직업군을 살펴보고, 특히 눈여겨볼 만한 덱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함께 살펴보고자 합니다.


▲ 마스터즈 코리아와 HIT가 모두 한 주에 개막했다!


■ 전사와 흑마법사의 시대 개막! 암울한 사제의 미래는?

최근 각종 대회에서 등장하고 있는 덱들의 추이를 살펴보면, 최근 강세를 보이는 덱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한국에서 펼쳐진 대회에서 선수들이 가장 많이 선보인 덱은 흑마법사와 전사, 드루이드였습니다. 고블린 대 노움과 검은바위 산을 지나오면서 덱의 분화가 상당히 이루어졌으나, 이 세 직업의 경우 직업 내에서 사용하는 모든 형태의 덱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다만, 이 세 직업의 덱 중에서도 특히 더 좋은 평가를 받은 덱은 손님 전사와 컨트롤 흑마법사, 미드레인지 드루이드였으며, 특히 흑마법사의 경우에는 컨트롤 형태의 덱과 미드레인지-악마 형태의 덱, 위니 형태의 덱이 모두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국 선수들은 컨트롤 흑마법사를 더 선호하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으나, 'Pegasos' 심규성 선수 및 'Seulsiho' 정한슬 선수는 이주에 미드레인지-악마 형태의 흑마법사 덱으로 승리를 챙겼습니다.


▲ HIT 32강 A조 경기에서 'Pegasos' 심규성 선수가 선보인 흑마법사덱


전사의 경우 최근 등급전과 대회를 가리지 않고 활약하는 손님 전사의 영향으로 1티어급 직업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손님 전사 덱은 마치 예전의 주문 도적과 유사하게 무기와 주문으로 상대의 초반 공세를 저지하고, 드로우를 극도로 챙기면서 필승 콤보를 모으는 운영을 보여줍니다.

보통 직업마다 다르지만, 돌진형이 아닌 덱이거나 흑마법사 이외의 직업의 경우 보통 한 덱에 4~5장가량의 드로우 카드를 넣습니다. 이에 비해, 손님 전사 덱에는 고통의 수행사제와 전투 격노의 드로우 기댓값을 2장이라고 봤을 때 10~12장가량의 드로우 카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결국 전쟁노래 사령관과 험상궂은 손님 혹은 거품무는 광전사의 콤보 만으로도 충분히 게임을 끝낼 수 있기 때문에, 콤보를 찾는 것과 그 운영이 덱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타우릿산을 통해서 핵심 콤보의 마나 비용까지 줄일 수 있다면, 드루이드의 자연의 군대-야생의 포효가 부럽지 않은 극강의 콤보를 빠르게 구사할 수 있습니다.


▲ 마스터즈 코리아 시즌2 16강전에 출전한 'Dawn' 장현재 선수의 손님 전사덱


손님 전사 외에 기존에 있던 컨트롤 전사 덱도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이는 타우릿산 등장 이후 대회에서 경쟁력 있는 덱으로 평가받는 냉기 마법사나, 땜장이의 뾰족칼 기름 추가 이래로 예측할 수 없는 킬각을 보여주는 기름 도적에 컨트롤 전사가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주 초 진행된 하스스톤 마스터즈 스페셜 매치에서는 해외 선수들의 경우 손님 전사를, 한국 선수들의 경우 컨트롤 전사 덱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Orange 선수의 경우 드물게 활용되는 용전사 덱을 들고 나오기도 했습니다.

한국 대회에서만 이 두 직업이 인기를 얻고있는 것은 아닙니다. 해외에서 하스스톤 프로팀을 운영하고 있는 liquid나 TempoStorm은 매주 선수들을 대상으로 덱의 파워 랭킹을 평가하고 있으며, 이 두 순위표에서 공통적으로 1티어로 꼽힌 덱은 손님 전사와 컨트롤 흑마법사, 하이브리드 사냥꾼 덱이었습니다.

이외에 지역의 선호에 따른 차이는 있겠으나, 기름 도적과 냉기 마법사, 미드레인지 드루이드, 기계 주술사 등이 2티어로 손꼽히고 있으며, 실제 한국 선수들도 흑마법사-전사와 함께 드루이드-사냥꾼-도적을 주로 선택했으며, 빠른 템포의 기계 마법사나 기계 주술사도 종종 등장했습니다.


▲ liquidhearth.com에서 평가한 5월 3주차 덱 파워 랭킹


다만 덱의 강-약이 전형적으로 정해져 있었던 오리지널-낙스라마스 시기와는 달리, 고블린 대 노움과 검은바위 산 이후 덱이 다분화되면서 덱의 상성이 서로 물고 물리는 경우가 많아졌으며, 실제로 위에서 언급한 1티어급 덱인 컨트롤 흑마법사나 손님 전사를 사용하지 않고도 대회에서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도 있었습니다.

특히 HIT 32강 A조에서 3승으로 8강에 진출한 심규성 선수는 스스로 손님 전사 덱을 준비하지 않은 것은 물론 이날 손님 전사 덱에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으며, 손님 전사를 상대로만 3연승을 거두는 기염을 토해내 화제가 되었습니다.

마스터즈 코리아 시즌2의 8강에 진출한 'Surrender' 김정수 선수도 "손님 전사는 카운터가 많아서 들고 나오지 않았다"고 인터뷰를 통해 밝히기도 한 만큼, 덱의 강약이 대회에서 바로 통용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하겠습니다.


▲ HIT 32강전에서 2패 뒤 손님 전사를 상대로 3연승을 거두는 심규성 선수


그러나 이런 덱의 전체적인 평준화 경향에도 상당한 하향 곡선을 유지하고 있는 덱과 직업이 있습니다. 바로 사제입니다.

등급전을 즐기는 유저들과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 사이에서 최근 가장 저평가되고 있는 직업으로는 성기사와 주술사, 사제가 꼽힙니다.

다만 성기사는 극도의 카운터 덱이 없는 특징과 함께 드루이드를 상대로 강력하기에 아직 대회와 등급전에서 명맥을 이어가고 있고, 주술사는 극도의 공격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계형의 덱이 유행하면서 빠른 템포의 덱을 즐기는 유저나 대회용 어그로 덱을 선택하는 선수들에게 하나의 선택지가 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주에 진행된 마스터즈 스페셜 매치의 최종전에서도 Savjz 선수가 기계 주술사의 위력으로 3킬을 하면서 올킬러스 팀을 위기에 빠뜨리기도 했으며, 마스터즈 코리아 시즌2에서는 정한슬 선수와 'Miracle' 이상렬 선수가 성기사 덱으로 완승을 거두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 마스터즈 코리아 시즌2에서 정한슬 선수가 선보인 미드레인지 성기사덱


다만 사제는 이런 흐름에서 다소 벗어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해외 주요 팀에서 평가한 파워 랭킹 상에서는 약 2~3티어 직업군에 빛폭탄을 활용하는 사제가 자리 잡고 있는 경우가 있지만, 실제 대회에 사제를 준비하는 선수는 많지 않은 상황입니다.

지난주 펼쳐졌던 마스터즈 스페셜 매치에서 'Palmblad' 곽웅섭 선수가 한 차례 사제 덱을 선보이기는 했으나, 이 경기에서 패배한 이후에는 한국 대회에서 사제 덱이 출현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사제 덱이 어그로-위니형 덱에는 강한 면이 있으나, 현재 최상위 티어로 꼽히는 전사와 도적, 컨트롤 흑마법사 등에 모두 약하다는 점에서 발목이 잡힌 것으로 보입니다.


▲ HCC All-Star에서 곽웅섭 선수가 선보인 빛폭탄 사제덱


다만, 아직 사제 덱의 가능성을 충분히 높게 보고 있는 선수들이 있습니다.

유럽의 사제 장인이자 최근 SK Gaming에 입단한 Zetalot 선수는 계속해서 사제 덱을 연구 중이며, Kolento 선수도 이번달 초에 펼쳐진 KPL2015에서 컨트롤 사제 덱을 통해서 승리를 거두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과연 고블린 대 노움과 검은바위 산 등장 이후 침체를 거듭하고 있는 사제가 또 다른 돌파구를 찾아낼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 KPL2015 우승 당시 Kolento 선수가 사용한 사제덱


■ 이번주 하스스톤 유저의 이목을 사로잡은 덱은?

이번 주는 새롭게 시작된 대회가 많았던 만큼, 유저들의 이목을 사로잡는 신선한 덱도 여럿 등장했습니다.

이중 이번 주 유저들에게 가장 주목을 받았던 덱을 꼽는다면, 마스터즈 코리아 시즌2에서 'Tranzit' 김건중 선수가 선보인 청지기 마법사 덱과 이상렬 선수가 사용한 어그로 성기사 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청지기 이그젝큐투스는 검은바위 산으로 추가된 카드 중에서 가장 극적이고 재미있는 효과를 지닌 카드라 할 수 있습니다.

죽음의 메아리를 통해 본체를 라그나로스로 바꾸며 영웅 능력으로 8의 피해를 입히는 불덩이를 무작위 적에게 날릴 수 있지만, 본체의 생명력 또한 -마치 전설 카드 라그나로스처럼- 8로 낮아지기 때문에, 많은 유저들이 '예능용 카드' 정도로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 카드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유저들의 실험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해외 커뮤니티인 Hearthpwn을 통해서 공개된 북미 전설 유저 SirFunchalot의 덱을 시작으로 Savjz 선수까지 공개적으로 개인 방송을 통해서 실험하는 등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었던 가운데, 김건중 선수는 과감하게 이 덱을 수정하여 대회에서 꺼내는 판단을 했습니다.


▲ 김건중 선수가 16강전에서 선보인 청지기 마법사덱


이 덱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직업은 단연 마법사를 꼽을 수 있습니다. 청지기의 활용 이후 낮아지는 생명력의 위험을 얼음 보호막과 얼음 방패로 보완할 수 있으며, 이후 알렉스트라자까지 활용한다면 사실상 게임을 상당히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게 됩니다.

덱의 기본적인 운영 컨셉은 '버티기'라 할 수 있습니다. 얼음 방패와 얼음 보호막을 채용한 것은 물론, 2장의 변이와 나 이런 사냥꾼이야, 2장의 불기둥까지 활용하면서 최대한 상대방의 주요/핵심 하수인을 모두 끊어내면서 버티는 운영이 필요합니다.

기본적으로 초반에 등장하는 하수인이 미치광이 과학자와 고통의 수행사제라는 점에서 이 덱을 처음 마주한 상대는 상대 마법사 덱을 냉기 마법사라 착각하기 쉬우며, 이런 점에서 마법사 덱을 활용하는 선수는 심리적인 우위에 설 수 있게 됩니다.


▲ Savjz 선수가 등급전에서 활용하였던 청지기 마법사덱


북미에서 활용된 청지기 덱에서는 양폭탄까지 활용하면서 필드 정리에 만전을 기했으나, 김건중 선수의 경우에는 불안정한 차원문으로 변수를 만들고, 여기에 복제까지 활용하여 상대의 계산을 더 복잡하게 만드는 구성을 시도했습니다.

상대의 주요 하수인을 제압한 이후 필드에 더이상 자신에게 위협이 될 만한 하수인이 없을 때 청지기를 내놓게 되며, 이때 자신을 보호할 얼음 보호막이나 얼음 방패가 시전되어 있는 것이 좋습니다.

이로 인해서 이 덱이 승리하는 시나리오는 사실상 상대의 모든 하수인을 제압한 이후라 할 수 있으며, 따라서 덱의 모든 카드를 뽑을 정도의 장기전으로 게임이 흐르게 됩니다.

이와 같은 특징으로 인해 이 덱은 피니셔가 마땅치 않은 컨트롤 덱을 상대로 좋은 상성을 보여주며, 초반부터 몰아치는 어그로나 위니형 덱을 상대로는 손패의 영향을 상당히 많이 받게 됩니다.


▲ 북미 서버에서 전설 53위까지 달성한 SirFunchalot의 청지기 마법사덱


두 번째로 살펴볼 덱은 이상렬 선수가 마스터즈 코리아 시즌2에 들고나온 어그로형 성기사 덱입니다.

사실 이 덱은 상당히 유서 깊은 형태의 덱입니다. 이 덱의 원형은 비공개 베타 테스트 당시 위력을 떨쳤던 비트 성기사에서 찾을 수 있으며, 몇몇 공용 하수인의 하향과 함께 비트 성기사가 자취를 감춘 이후에는 이와 같은 형태의 어그로 덱이 출현하였습니다.

이 덱은 기본적으로 어그로 덱이라 할 수 있지만, 천상의 보호막을 활용하여 교환 우위에 설 수 있을 때 효율적인 교환을 시도하는 것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 마스터즈 코리아 시즌2 16강전에서 'Miracle' 이상렬 선수가 선보인 성기사덱


덱의 승부처는 1~3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천상의 보호막을 통해 교환 우위에 서기 위해서는 필드에 반드시 하수인이 배치되어 있어야 하며, 따라서 첫 손패에 은빛십자군 종자나 오염된 노움, 단검 곡예사, 보호막을 쓴 꼬마로봇 등의 하수인을 확보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일단 하수인이 배치된 이후에는 힘의 축복과 가혹한 하사관, 여명회 파수병 등을 통해서 지속적으로 교환 우위에 설 수 있으며, 천상의 보호막으로 인해 상대는 반드시 한 하수인 당 두 번 이상의 행동을 취해야 하기 때문에 초반 광역기를 확보한 직업이라 해도 처리가 쉽지 않게됩니다.

상대 필드에 하수인이 없는 경우 밀림의 왕 무클라를 배치하면서 쉽게 필드 우위에 설 수 있으며, 이렇게 되면 상대는 무클라 효과로 받은 바나나를 활용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실상 무클라의 페널티는 사라지게 됩니다. 여기에 상대가 2장의 손패를 더 들고 있게 되므로, 중반으로 넘어가 자신의 손패가 마르게 된다면 신의 은총으로 한 번에 많은 드로우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 상대가 광역 주문도, 초반 하수인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2기의 천상의 보호막 하수인이 배치되면 사실상 승기를 잡은 것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이 덱은 초반 손패와 함께 상대가 자신의 덱을 얼마나 파악하고 있는가에 게임의 승패가 달려 있습니다.

상대 또한 초반부터 필드를 장악하는 형태의 덱이라면, 이 덱을 구성하고 있는 하수인 하나하나의 생명력은 무클라와 병참 장교 외엔 모두 2 이하이기 때문에 의외로 허무하게 패할 수 있으며, 특히 상대가 안녕 로봇과 같은 하수인을 기용한다면 초반에 흐름을 잃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