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VR의 칼 크란츠(Karl Krantz) 대표

점점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가상 현실은, 활용도가 무궁무진한 만큼 앞으로의 발전 방향도 쉽게 예상하기 어렵다. 이전까지의 발전 방향을 대부분 하드웨어 스펙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이제는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도 주목해야 하는 상황이다. 본격적으로 VR이 보급되고 있는 시점에서 더 많은 활성화를 위해서는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 즉 '소프트웨어'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

그러나, VR의 소프트웨어의 발전 방향의 미래를 짚기는 정말 쉽지가 않다. 게임과 4D 어트랙션, 엔터테인먼트 분야뿐 아니라 의료와 건축, 교육 등 많은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VR이기에 앞으로 다가올 키워드나 트렌드를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VR에 대해서 가장 활발하게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 '실리콘밸리'는 VR의 미래에 대해서 어떻게 내다보고 있을까? 그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강연이 마련됐다.

금일(1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 VR 페스티벌 컨퍼런스'의 첫 번째 기조 연설로 나선 'SVVR'의 설립자 '칼 크란츠(Karl Krantz) 대표는, 강연에서 조심스럽게 미래의 VR이 주목하게 될 트렌드를 분석했다. 'SVVR'은 미국 실리콘밸리에 2013년 5월 설립된 전 세계 최대규모의 VR 커뮤니티 조직이다. 2014년부터 가상 현실(VR),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관련 2천 명 이상의 개발자들과 투자자들이 참여하는 가장 큰 규모와 역사를 자랑하는 ‘SVVR 엑스포’를 매년 개최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부산 VR 페스티벌'에 참여해 국내 지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매년 VR관련 많은 연구와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SVVR.

크란츠 대표는 강연의 서두에서 과거 VR과 현재 VR 기술의 변화 과정, 그리고 SVVR의 설립 과정과 활동에 대해서 간략하게 소개하고 본격적인 강연을 이어나갔다. 크란츠 대표가 미래의 가상 현실 분야에서 주목하게 트렌드의 세 가지 키워드는 '아바타', '가상화된 세계',그리고 '메타버스(Metaverse)'였다. 이중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과 오랜 설명을 이어갔던 부분은 '아바타'였다.

'아바타'는 정말 재미있는 존재지만, 아직 가상 현실 세계에서는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현실에서는 3가지 축으로 사람이 움직인다고 판단하지만 가상 현실은 여섯 개의 축으로 움직인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구현이 쉽지 않다. 그래서 아바타를 구현하기는 어렵다.


아직 VR은 '외로운' 경험이다. 다양한 사람들이 몰려드는 MMO 게임과는 달리 가상 현실은 아직은 '싱글'이라는 개념이 강하다. 이와 관련해 크란츠 대표는 앞으로 가상 현실을 이끌어갈 '킬러 콘텐츠'로 '소셜 VR'로 꼽고 있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바로 가상 공간에 사람이 모여들어야 진정으로 '살아 움직이는 세계'가 구축되어 우리가 꿈꾸는 마법 같은 가상 현실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소셜 VR은 어렵다. 기술과 콘텐츠뿐 아니라, 사람들을 '속일 수 있는' 소프트웨어들을 개발해야 한다. 가상 현실 속에서는 실제로 사람을 보는게 아니므로, 다른 이를 볼 때 '사람'을 보고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움직임이나 표정이라는 '속임수'를 만들어야 한다.

이는 그가 개발해온 '텔레프레젠스'와 연관이 있다. 텔레프레젠스를 진행하면서 가장 난감했던 부분이 바로 사람들끼리 '눈을 맞추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지연 현상, 혹은 센서로 인해서 서로 눈을 마주치지 않게 되다보니 같이 회의를 하거나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많이 떨어지게 된다. 가상 현실 공간의 아바타들도 눈을 마주칠 수 있을정도의 센서링이 필요하다.

현실은 X,Y,Z의 3축이지만 가상현실은 6개의 축이 필요하다.

현재의 가상 현실의 아바타들은 현재 '사람을 닮아가는 과정'을 겪고 있는 중이다. 실제로 현재 페이스 트래킹이나 아이 트래킹 등의 기술이 계속 발전 중이고, 이 기술이 탄탄해졌을 때 가상 현실에서 완전한 '새로운 세상'이 구현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그는 현실의 세상이 지금 가상세계로 만들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실 세계의 어떤 것이든지 스캐닝을 하고 콘텐츠로서 가상 현실에 투입될 수 있다는 것이다. 누구나 이런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이 되어가고 있고, 더욱 가속화되면서 더 많은 콘텐츠가 가상 현실로 유입되게 되면서 '가상화된 세계'가 점점 더 확장되고 탄탄하게 구축되고 있다.

이런 세계는 무한대로 연결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단순히 가상 현실 세계들을 연결하는 게 아니라, 현실의 '웹'과 '인터넷 '등 가상세계가 현실세계와 융합되어 또 다른 네트워크가 생성된다. 강연의 끝에서 크란츠 대표는 미래에는 인터넷이 3차원 네트워크로 진화하고 있는 만큼, 향후 VR 산업에서도 '메타버스'는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