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홀의 '플레이어언노운즈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만큼 2017년을 뜨겁게 달군 게임은 없을 것입니다. 또 지난 8월 게임스컴에서 열린 '배틀그라운드 인비테이셔널'을 시작으로 전 세계에서 배틀그라운드의 e스포츠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데요. 대한민국 역시 예외가 아니죠. 벌써 수많은 배틀그라운드 프로팀이 창단됐고, 선수들은 밤낮없이 연습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배틀그라운드 프로팀을 소개해드리는 릴레이 인터뷰, 오늘의 주인공은 433입니다. 433은 결성된 지 오래된 팀도, 유명한 팀도 아닙니다. 하지만, 그들은 지스타 2017에서 열린 '카카오게임즈배 배틀그라운드 아시아 인비테이셔널(이하 아시아 인비테이셔널)' 스쿼드 모드 대회에서 아시아 3위, 한국 팀 중 1위의 성적을 기록하며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의 역사를 만들어갈 준비를 마쳤습니다.

연습으로 바쁜 일정 속에, 강남에 위치한 한 스튜디오에서 433 선수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뚜렷한 개성을 가진 네 명의 선수들는 인터뷰 내내 유쾌한 모습을 잃지 않았는데요. 인벤에서만 볼 수 있는 배틀그라운드 프로 선수들의 첫 인터뷰! 433의 이야기를 지금 바로 시작합니다.





▲ 좌로부터 '태민' 강태민, '버블' 김동현, '세라프' 유지훈, '핏유' 유수홍


Q 안녕하세요! 먼저 인벤 가족분들께 소개 부탁드립니다.

'세라프' 유지훈 : 안녕하세요. '세라프' 유지훈입니다. 부산 출신이고, 433의 리더와 모태솔로를 맡고 있습니다.

'태민' 강태민 : 433의 막내 '태민' 강태민입니다. 학생 때 운동을 하다가, 배틀그라운드 선수로 전향했습니다.

'핏유' 유수홍 : 433의 선오더를 맡고 있는 '핏유' 유수홍입니다.

'버블' 김동현 : 기존에 '동동주' 아이디를 사용했던 433의 서포터 '버블' 김동현입니다.



Q 배틀그라운드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세라프' 유지훈 : 저는 H1Z1을 재밌게 했는데, 군대를 전역하기 전에 후임이 배틀그라운드를 추천해 주더라구요. 그래서 전역 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습니다.

'태민' 강태민 : 원래 서든어택 생존모드를 자주 플레이했어요. 그러다가 배틀그라운드를 우연히 접해서 해봤는데, 스케일이 워낙 커서 재밌더라구요. 그래서 서든어택을 그만두고, 배틀그라운드를 하게 됐어요.

'핏유' 유수홍 : 전역 후에 한동안 오버워치를 했는데, 주변에서 배틀그라운드가 재밌다고 해서 시작해봤어요. 근데 게임 특성이 저한테 잘 맞아서 계속하다 보니 랭커가 됐고, 433에 합류하게 됐습니다.

'버블' 김동현 : 저도 오버워치를 하다가 배틀그라운드를 접하고 바로 넘어왔습니다.



Q 선수분들이 생각하는 배틀그라운드의 가장 큰 재미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세라프' 유지훈 : 배틀그라운드는 자기장 때문에 재밌는 것 같아요. 숨통을 점점 조여오는 게 스릴 있잖아요.

'태민' 강태민 : 상대방을 쓰러뜨릴 때의 쾌감이죠. 적을 쏘는 맛이 다른 어떤 게임보다 좋아요.

'버블' 김동현 : 랜덤 요소가 많아서 매 판마다 다른 변수가 있는 게 재밌어요. 게임 후반에 안전 구역이 작아지면서 찾아오는 긴장감도 좋구요.

'핏유' 유수홍 : 1등을 했을 때 쾌감이 제일 좋아요. 아무래도 한 게임에 참여하는 플레이어가 많다 보니, 성취감이 특별하죠.



Q 랜덤 요소에 대해 말씀해주셨는데, 배틀그라운드에서 소위 말하는 '운빨' 요소가 어느 정도 작용한다고 생각하시나요? 특히 안전 구역에 대해서요.

'핏유' 유수홍 : 옛날엔 영향이 정말 많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아니에요.

'태민' 강태민 : 맞아요. 그래도 가끔은 운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나와요. 안전 구역이 저희 위치에서 완전 반대로 잡힌다거나 할 때요.

'핏유' 유수홍 : 그런 것도 실력으로 커버칠 수 있을 거 같은데.

'세라프' 유지훈 : 그건 아니지. 적이 바위 뒤쪽에서 대기하는데, 우리가 그쪽으로 가야 하는 상황 같은 게 있잖아. 차라도 있으면 다행인데 없으면 아예 답이 없지.

'버블' 김동현 : 확실히 안전 구역이 중요하긴 해요. 후반에 안전 구역이 불리하게 잡힌 팀들끼리 멸망전이 시작되는데, 거기서 살아남기가 쉽지 않아요. 살아남는다 해도 유리한 안전 구역에 있었던 팀과 계속 싸워야 해요.

'세라프' 유지훈 : 그래도 역시 운보다 실력이 훨씬 중요해요. 대회가 단판이었다면 모르겠지만, 스쿼드 경기는 최소 3라운드씩 진행하니까요. 결국 잘하는 팀이 이기는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Q 아무래도 스쿼드 모드는 협동이 중요하잖아요. 433의 팀 호흡은 좋은 편인지?

'핏유' 유수홍 : 정말 그때그때 달라요. 잘 맞으면 1등이고, 안 맞으면 꼴찌에요.

'세라프' 유지훈 : 맞아요. 저흰 중간이 없어요(웃음). 그래서 안정적으로 순위권에 드는 걸 연습하고 있어요.



Q 배틀그라운드도 다른 게임처럼 정해진 포지션이 있나요?

'세라프' 유지훈 : 저희를 포함한 대부분의 팀에 포지션이 있을 거에요. 저랑 '태민'이는 슈터, '핏유'는 선오더, '버블'은 서포터를 맡고 있어요.

'버블' 김동현 : 스쿼드는 총만 잘 쏜다고 이기는 게 아니에요. 본인이 제일 잘 할 수 있는 역할을 찾고, 맡은 일만 열심히 해도 1인분 이상은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Q '핏유'님이 오더라고 하셨는데, 어떻게 플레이를 조율하는지 궁금해요.

'핏유' 유수홍 : 제가 선오더긴 하지만, 모든 플레이를 제가 만드는 건 아니에요. 게임 내내 서로 의견을 나누고, 그중 제일 좋아보이는 선택을 하죠. 특히 경기 후반엔 총을 잘 쏘는 '태민'이랑 '세라프'의 느낌을 믿는 편이에요. 가끔 말도 안 되는 걸 하자고 하면 강하게 제지하긴 하지만(웃음). (혹시 오더가 제일 많이 갈릴 때는 언제인가요?) 경기 후반에 안전 구역으로 이동할 때요. 저는 무조건 안전해 보이는 곳을 선호해요. 대회에서 교전은 무조건 손해니까요. 그런데 다른 친구들은 아니죠. 싸움을 워낙 좋아해서요.



Q 배틀그라운드 대회가 자리를 잡아가면서 전략이 정말 중요해지고 있어요. 433이 선호하는 전략은 무엇인가요?

'버블' 김동현 : 연습 중인 게 여러 개 있는데, 공개할 수는 없어요. 그래도 이건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 중국 팀들은 '원하는 곳 점령하기' 메타를 주로 사용하고 있어요. 그래서 그 전략에 대응하고,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위주로 연습 중입니다.



Q 답변 감사합니다. 이제 배틀그라운드 초보 유저분들, 소위 말하는 '배린이'들을 위한 질문을 몇 가지 드릴게요. 배틀그라운드를 잘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을 꼽는다면?

'세라프' 유지훈 : 당연히 '샷빨'을 키우는 게 제일 중요하죠. 본인의 사격 실력이 좋지 않다면 계속 노력해서 실력을 키워야 해요. 팀원 없이 스쿼드를 플레이하는 일명 '솔쿼드'를 하면서 사격 연습을 하면 좋아요.

'핏유' 유수홍 : 저는 사격 연습으로 듀오 모드를 추천해요. 교전이 가장 많이 벌어지니까요. (솔로 모드나 스쿼드 모드는 좋지 않나요?) 솔로 모드는 다들 숨어있어서 사격 연습이 어려워요. 스쿼드 모드는 교전도 적고, 다들 몰려다녀서 게임 시간에 비해 사격을 많이 못 해요.

'태민' 강태민 : 경험이에요. 게임을 많이 하면서 감을 키우는 게 제일 중요해요.

'버블' 김동현 : 배틀그라운드의 아이템 특성을 모두 파악하고 있어야 해요. 총기 외에도 수류탄, 연막탄 등의 아이템을 적절하게 사용할 줄 알면 도움이 많이 돼요.




Q 게임 후반에 안전 구역이 급격하게 줄어들잖아요. 그땐 어떤 플레이를 하는 게 좋은가요?

''태민' 강태민 : 사격에 자신이 있으면 일어나서 돌아다녀도 돼요. 적이 있으면 싸워 이기면 되니까요.

'세라프' 유지훈 : 응 아니야~

'태민' 강태민 : 난 솔로 모드에선 그러는데.

'핏유' 유수홍 : 게임 후반엔 어느 방향으로 이동하든, 한쪽으로만 가는 게 좋아요.

'버블' 김동현 : 배틀그라운드는 매판 달라서, 좋은 플레이라는 걸 정할 수가 없어요. 그래도 기본적인 건 숙지해야 해요. 맵의 지형지물을 모두 외우고, 능선이나 엄폐물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쪽으로 움직이는 거요. 사람들이 적은 곳을 찾는 것도 중요한데 이건 경험으로 배우는 수밖에 없어요.



Q '배린이'분들께 총기를 추천한다면?

'버블' 김동현 : 조만간 탄도학 패치가 있을 것 같아 함부로 말씀드리기 어렵네요.

'세라프' 유지훈 : 전 AKM이요. AKM를 연사로 쏘면서 반동을 잡는 연습을 하면, 다른 어떤 총을 쓰든 반동을 잡을 수 있어요.

'핏유' 유수홍 : SCAR-L를 연습하는 게 제일 좋아요. 저지력이 높아서 적이랑 맞싸움할 때 먼저 한 대라도 맞추면 대부분 이겨요. 파츠를 끼면 반동도 적고.



Q '배틀그라운드, 이건 꼭 알아야 한다!'라는 팁이 있다면?

'태민' 강태민 : '앉아 기울여쏴'는 무조건 연습해야 해요. 적을 만나면 자연스럽게 나올 정도로 몸에 배야 해요. 다른 자세들보다 명중률이 압도적으로 좋아요.

'버블' 김동현 : 적이랑 대치할 때 유리한 포지션을 잡는 게 중요해요. 배틀그라운드 캐릭터들이 전부 오른손잡이다 보니까, 오른쪽 시야가 훨씬 커요. 나는 오른쪽으로, 적은 왼쪽으로 기울여 쏴야 하는 곳으로 적을 유인하면 승률이 많이 올라갈 거에요.



Q 이제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얘기로 넘어갈게요. 이번 아시아 인비테이셔널에서 스쿼드 모드 3위를 달성하셨는데, 소감이 궁금해요.

'세라프' 유지훈 : 솔직히 말하면, 아직도 아쉬움이 남아요. 1위랑 딱 40점 차이잖아요. 마지막 라운드에서 조금만 더 잘 했다면... 앞으로는 더 노력해서 꾸준히 좋은 성적 보여드릴게요.

'태민' 강태민 : 저도 3위를 해서 기쁜 것보다 아쉬움이 더 크네요.

'버블' 김동현 : 아시아 인비테이셔널에선 저희가 부족한 점이 많았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연습도 더 많이 하고, 팀원들끼리 서로 보완해가면서 더 좋은 팀이 될 거에요.

'핏유' 유수홍 : 좀 얼떨떨해요. 저흰 정말 짧은 기간에 많은 것을 이뤘어요. 그래도 더 큰 사고를 칠 수 있었는데, 조금은 아쉽네요.



Q 이번 아시아 인비테이셔널에서 중국이 1, 2등을 했어요.

'세라프' 유지훈 : 중국은 정말 잘해요. 특히 사격 실력이 어마어마하죠. 중국팀은 가고 싶은 장소가 있으면 거기로 무작정 밀고 들어가는데, 그게 정말 무서워요. 그만큼 사격에 자신이 있다는 거거든요.

'핏유' 유수홍 : 그건 사실 딱히 전략이라고 할 게 아닌데. 그렇게 플레이하는 게 중국의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실제로 승률도 좋아요.

'버블' 김동현 : 아무래도 중국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일찍부터 배틀그라운드 대회를 시작하기도 했고, 프로 팀이 많다보니 스크림이 한국보다 훨씬 많이 이뤄지는 것 같아요. 지금 시점에서는 중국의 실력이 한국보다 확실히 앞서있는 것 같아요.




Q 의외의 답변이네요. 그럼 일본 팀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태민' 강태민 : 일본 선수들은 뭔가 오버파밍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콘솔 게임을 많이 해서 그런가. 너무 안전하게 플레이해요.

'핏유' 유수홍 : 일본은 한국이나 중국만큼 e스포츠가 발달하지 않아서, 대회에 나오는 선수들 대부분이 아마추어라고 해요. 그래서 아직은 미숙함이 보여요. 앞으로는 어떨지 모르지만요.



Q 이번 대회에서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세라프' 유지훈 : 저는 아쉬운 점이 훨씬 많았어요. 먼저 사운드 문제. 이건 아시아 인비테이셔널에 참가한 모든 선수가 공감할 거에요. 극단적으로 말씀드리면 관중 소리가 헤드셋을 뚫고 다 들어왔어요. 심지어 중계 스크린에서 나는 소리까지 들리더라구요.

'버블' 김동현 : 일정도 촉박했어요. 따로 연습할 시간도 없이 경기 전날 밤늦게까지 테스트를 진행했어요. 이번 아시아 인비테이셔널은 선수들의 역량을 최대로 끌어내기보다, 홍보를 위해 재미있는 대회를 연출하는 데 집중한 것 같았어요.

'핏유' 유수홍 : 맞아요. 비행기에서 내린 다음, 파밍만 하고 기다리기. 이런 것만 하루 종일 한 것 같아요. 저희가 시설 테스트용 스태프인 줄 알았어요(웃음).

'태민' 강태민 : 경기장이 너무 더운 것도 문제였어요. 또 책상이 너무 높아서 손을 어깨높이까지 들고 경기를 했어요. 나중에 받침대를 주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불편했죠.

'세라프' 유지훈 : 그래도 PC 사양만큼은 최고였어요. 핑도 좋았고, 렉도 전혀 없으니 경기 내적으론 쾌적했어요.



Q 앞으로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대회가 꾸준히 열릴 텐데, 주최측에 특별히 바라는 것이 있나요?

'세라프' 유지훈 : 배틀그라운드 정기 리그가 빨리 자리 잡았으면 좋겠어요. 리그 오브 레전드처럼, 국제 대회도 많이 열리면 좋겠구요. 저희도 밥벌이는 해야 하니까요.

'핏유' 유수홍 : 장비가 규격화되면 좋겠어요. 지금까지 대회를 치르면서 24인치부터 32인치까지 다양한 사이즈의 모니터로 경기를 진행했어요. 앞으론 연습도 경기도 같은 장비로 플레이하면 좋을 것 같아요.

'버블' 김동현 : 주최 측이 일정이나 시설 등을 잘 조정해서, 대회에 참가하는 모든 선수가 실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어요.



Q 벌써 선수분들의 연습 시간이 찾아왔네요.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포부를 말씀해 주세요!

'세라프' 유지훈 : 아시아 인비테이셔널에서 아시아 3위, 한국 1위를 기록했는데요. 꾸준히 좋은 모습 보여드리면서, 433이 세계 1위까지 올라가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때쯤이면 여자친구도 생길 것 같네요.

'태민' 강태민 : 모든 대회에서 1위를 해서 페라리를 살 거예요. 배틀그라운드 선수하면 '태민'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그 날까지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핏유' 유수홍 : 배틀그라운드 선수 중 최고의 오더가 되겠습니다. 433 많이 지켜봐 주세요.

'버블' 김동현 : 이번 아시아 인비테이셔널에선 플레이가 좀 아쉬웠는데요. 앞으로 열리는 배틀그라운드 대회에선 멋진 모습만 보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해당 인터뷰는 11월 23일에 진행되었으며, 현재 '핏유' 유수홍 선수는 팀을 탈퇴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