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여름 바다에서 고생하시는 토벌군인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몇가지 바람이 있어서 적어봅니다.

유해의 정의를 '유저들의 항해를 방해하는 행위를 하는 자'로 본다면 유해토벌은 '유해의 행위를 방해하는 모든 행위'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유해는 전투에서 이기는 것만으로는 근절되지 않습니다.
그들도 돈내고 게임하는 사람이므로 뭔가 재미를 위해서 그러한 행동을 할 것입니다.
바꾸어 말하면 재미가 사라지면 유해를 안하거나 다른 것을 하게 되겠죠.
이점을 주목하면 토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 정리될 것입니다.
토벌의 목표는 유해를 전투에서 이기는 것뿐만이 아니라 유해들이 이 게임을 즐기지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계정비가 아까워지게 하면 설령 전투에서 지더라도 토벌의 목표는 100% 달성된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몇가지 고려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첫째, 유해와의 어떠한 대화도 유익하지 않습니다.
심리적인 고립이 가장 유효한 무기입니다. 그들만의 리그, 그들만의 대화, 그들만의 보급을 만드는 순간 성공하는 것이죠.
대화를 나눠주면 온라인게임을 하는 주요한 목적이 달성되게 됩니다.
패키지게임에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의사소통'이라는 것이지요.

둘째, 염색은 금물입니다.
토벌자체가 어려워지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토벌군인들의 감정조절 실패는 유저들의 믿음을 약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물론 토벌군인도 인간인지라 화도 나고 상대방의 영리한 행위에 대해 짜증이 나겠지만, 여러분은 이미 일반유저들의 우상이며 '공인'이니 최대한의 인내를 발휘하셨으면 합니다.

셋째, 유해들에게 '해골'을 띄운 다음엔 놀아주면 안됩니다.
어떻게든 '해골'을 띄운 다음에는 미련없이 볼일들 보셔야 합니다.
추가로 나타나는 활성화유해들 빼고는 일절 교전하지 않는게 좋습니다.
놀아주면 비활성화 유해들은 그들이 받아야 할 패널티에 해당되는 시간동안 충분히 '즐기게' 됩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유해들이 게임상에서 얻는 재미를 박탈하여 그들이 계정비를 결재하지 않도록 해야 유해가 줄어들 것입니다.
일반유저들은 해골유해와 전투중인 토벌군인을 보면 고마운 마음을 가지면서도 한켠으론 씁쓰레한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넷째, 상대방의 최선을 겸허히 수용해야 합니다.
토벌당하는 분들도 나름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갖은 전술/전략을 궁리할 것이고 토벌을 방해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토벌대의 내부분열을 꾀하여 동력을 약화시키는 것은 물론, 토벌을 진행하는 동안 각국의 투자전을 부추겨서 토벌군인의 수를 원천적으로 감소시키려 할 것입니다.
특정국가의 사략을 표방하는 유해들은 보급항을 확보하고 자국의 일반유저들을 볼모로 이를 유지하려 할 것입니다.
적대도 높은 국가의 동맹항을 근처에 두지 않으면서 자국동맹항을 유지할 수만 있다면 대토벌대 작전에서 그만큼 유리할 테니까요.
덤으로 상대방을 염색시키면 상대의 보급을 어렵게 하는 유효한 수단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서버통합이라는 변수까지 감안하면 자신들을 지원하는 흰둥이 캐릭의 도움을 적절히 이용한다면 누가 유해고 누가 토벌군인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 어지러운 상황을 조성하여 일반유저들로부터 염증 내지는 진절머리를 이끌어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열거한 이외의 모든 행위는 누가뭐라하건 그들의 몫인 것입니다.
우리는 그것까지 감안하고 우리의 몫을 다해야 합니다.
시스템과 환경을 고려하여 아군의 장점으로 상대의 약점을 추궁하는 것은 모든 다툼의 기본적인 전술일 것입니다.
이쪽역시 저쪽이 최선을 다하는 만큼 차분하고 영리하게 대처해야 하겠지요.
토벌이라는 행위자체가 상대를 게임으로부터 몰아내는 적대적인 것인만큼, 상대의 분전을 나무랄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유해토벌의 정당성은 중저렙유저들에게 물어보면 자명하다 하겠습니다.
일부 고렙분들은 유해가 있어야 동기부여가 된다고 하겠지만 그것은 자신만의 이기주의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어떤 게임이나 조직이건 신입이 없으면 말라죽습니다.
지금처럼 유해가 많을 경우는 신규유저가 위험해역을 꺼리게 됩니다.
그러므로 이들을 보호하는 토벌군인들분들의 노력은 아무리 칭찬해도 부족한 감이 있습니다.
모쪼록 기왕하는 토벌이 결실을 맺어서 평화섭 '셀레네'를 만드는 초석이 되었으면 합니다.

일개 촌부의 외람된 글이지만 참고가 되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