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정말 재밌게 했습니다. 이렇게 게임에 열정을 가지고 했던게 얼마만인지 기억도 안나네요.

어릴 때 디아2를 하면서 친구가 준 좋은 템 낄 레벨이 되기 만을 바라보며 열심히 렙업 하다가 지나가던 아저씨의
템 복사해준다는 속삭임에 넘어가 시폭당하고 템 다 뺐겨서 접은 뒤로 디아 쳐다도 안보고 있었습니다. 
스토리랑 시네마틱만 유튜브로 대충 보고 음..재밌군 하고 넘어가던게 전부였네요. 

6월이었나요? 디아4 나온다고 친구들이 꼬셨는데 이제 이런 류 게임에 맘 진작에 떴었고 하고 있던 일도 잘 안되던 시기였던지라 절대 안한다고 못박고 어쩌다 롤이나 접속해서 간간히 즐기던 중 이었습니다. 

친구 한놈이 야 사주면 하냐? 그래서 그럼 하지? 라고 대답했던게 화근이었네요. 2달안에 하코 80렙 못찍으면 위약금 지불하라며 친구놈이 디아4를 선물해줬고 그까이꺼 걍 소심하게 게임하면서 천천히 만렙찍으면 되는거 아닌가? 라는 머가리 터진 생각을 하며 게임을 시작했습니다(아직도 후회합니다).

전 효율충이기에 가장 핫하고 좋은 케릭을 추천해달라 했고, 친구들은 고단의 희망이라며 육중하고 짙은 냄새나는 드루이드를 추천 해줬습니다. 야만과 원소 키우는 놈들의 추천을 받은게 잘못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많이 죽을 줄 미리 알았다면, 이렇게 초반이 지독하게 지루한 케릭인줄 미리 알았다면 하코를 드루이드로 시작하는 짓은 하지 않았을것 같네요.

정말 지독한 신고식을 당했습니다. 9렙에 던전에 들어가보니 템도 잘 주고 사냥도 할만하고 재밌더군요. 오오...세월 참 좋아졌군 하면서 돌고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신선한 고기!!!!! 소리가 들리더군요. 잉 뭐지? 하고 있는데 제 육중한 드루이드가 마른 멸치처럼 보이게 만드는 육중한 놈이 미친듯이 달려오더니 제 드루이드를 그대로 다져 놨습니다. 그렇게 10렙도 못 찍은 저의 드루이드는 위대한 용기조차 기억되지 못한체 첫번째 죽음을 당했습니다. 

친구들은 그 만나보기도 힘든 놈을 9렙에 만나 뒤졌냐며 조롱과 멸시를 던졌고 하코에 세계에 온걸 환영해줬습니다.  결론적으로 그 뒤로 16번을 죽음을 더 겪고, 18번째 케릭이 만렙을 달성했으며, 오늘 마지막으로 릴리트에게 성불을 당하며 시즌을 마무리하게 됐습니다. 

정말 개죽음 많이 당했네요. 지금은 페이지가 넘어가버려 기억하게 될 수 없게된 9렙의 영웅과 8명의 영웅들은 기록에선 지워졌지만 영원히 제 가슴속에서 살아 숨 쉴 것입니다. 기록에 남아있는 8명의 영웅들도요. 

기억에 남는 죽음 몇개를 적어보자면

처음으로 악몽을 뚫고 키야 쉽네~ 하다가 사냥을 돌아보니 너무 빡쎄길래 베테랑에서 렙업하고 와야지~ 하고 보루갔다가 장판이 무섭다는걸 경험하게 된 죽음과 

처음으로 고행을 뚫고 고행맛좀 볼까? 하고 지하실 갔는데 맷돼지 같은 놈 돌진에 죽음의 비약 빠는 것도 잊은채 한방에 터져버린 죽음

다시 고행을 찍고 안전하게 릴리트 찍어야지~ 하고 모험가 난이도로 월드멥 돌아다니다 이상한 나무 보스가 있길래 한방에 쳐죽이고 템 줍다가 장판에 한방에 터져버린 죽음

죽음의 비약과 탈출의 두루마리 다있어서 절대 안죽을거라 생각했는데 CC기였는지 멍해짐 장판이었는지 모를 cc기에 죽음의 비약이 터졌음에도 탈두가 안쎠져서 어이없게 터져버린 죽음

지인들과 만렙 경쟁중 만렙에 가장 가까운 친구가 해외를 가게되는 바람에 내가 1등이다!!!! 하고 달리던 중에 99.9렙에서(던전 1바퀴 남았었습니다) 갑자기 4인 던전이 되버리는 바람에 적의 피가 늘어난걸 생각못하고 뛰어들었다가 터진 죽음

쳐부수기의 한계를 깨닫고 회늑으로 바꾼뒤에 너무 널널해진 사냥에 야...이게 게임이지 하고 있다가 비약 빠진거 모르고 한방에 터져버린 죽음. 

회늑은 몸이 약하구나...하고 대방으로 갈아탄뒤에 이야 ㅅㅂ 개 안정적이네 이게 게임이지 하코는 이거지 하다가 비약 빠진거 까먹고 장판 딜 얼마나 들어오나 확인 해보려다가 한방에 터져버린 죽음

도저히 초반을 다시 할 자신이 없어서 버스에 탑승 한 후 말도 안되는 렙업 속도에 신나 있다가 문양 먹게 해준다는 말에 신나서 던전 돌아다니던 중에 알 수 없는 곳에서 튀어나온 해골에 한방에 터져버린 죽음

친구가 같이 키우잔 말에 저렙은 쉽지 하고 용사런하다가 비약이 빠진 후 cc기에 당해 누워있다가 탈두도 못써고보 40도 못찍고 터진 죽음

친구와 같이 버스받다가 실수로 몹 끌고와 친구를 살해한뒤 미안하다고 엄청 빌었는데 다시 같이 버스 받다가 멥 반대편에서 날아온 장판에 어이없이 입구에서 터져버린 죽음

친구가 버스 태워준다고 따라오라고 하곤 번개 폭풍 속성으로 데려가서 터진 죽음
사무실에서 노트북으로 몰래 디아하다 GPU에러로 튕기면서 터진 죽음

95렙 달성하고 이야..이번엔 꼭 찍는다 만렙. 야 기대해라. 만렙 찍으면 부케 뭐키우지...또 드루할까 하고 친구랑 카톡하다가 피씨방 도착하자마자 두번째 던전에서 렉사했던 죽음 등....

다 적진 않았지만 하나하나의 죽음이 다 기억에 박혀 이젠 추억이 됐네요. 

릴리트 못잡고 시즌을 마무리하는게 아쉽지만 위상교체로 인해 답을 찾은 상황에서 1페이즈가 계속 쉽게 넘어가지길래 너무 몰입했다가 탈두 다쓴거 까먹고 죽은거라 크게 아쉽진 않고 시원섭섭하네요. 

요즘 자게에 보면 망겜이다 쓰레기다 이런 글만 너무 많아서 아쉽습니다. 분명 부족한게 많고 덜 만들어진 게임인것도 맞는것 같아 어느 정도 공감은 가지만 불만만 가지고 게임하다 접으시면 너무 아쉬운것도 많은 게임이라 목소리는 높히시되 비난보단 비판을, 꼬접보단 응원과 격려를 하며, 우리가 사랑했던 디아블로가 더 나아지길 바라는 것이 모두에게 건강한 방향이 아닐까 싶습니다. (디아2도 디아3도 첫술에 배부르진 않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디아4가 재미가 없다거나 도전욕구가 생기지 않아 할맛이 안나신다면 꼭 하코를 해보시라고 말씀드리며(나만 꽃될 순 없지!!) 하코 팁 몇개 남기며 글 마무리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드코어 유저의 행동강령
1. 나는 언제 어디서든 죽을 수 있다. 그렇기에 비약과 탈두를 항상 체크한다
2. 던전에 입장한다면 육성으로 비약 체크! 탈두 확인!! 던전 출발~ 을 외치며 시작한다
3. 죽음회피비약은 아낀다고 끝날때까지 안먹지 말고 이번 던전 중에 비약이 끝날 것 같다면 그냥 먹어라. 마을에서도 게임을 끌게 아니라면 비약이 끝났을 시 비약을 먹어두고 볼일을 보는게 어이없는 급사를 피하게 해준다
4. 케릭 이해도를 위해 고행까지는 꼭 한번은 손수 키워보길 추천하며 이후엔 죽을 경우엔 자존심을 버리고 버스를 적극 이용한다
5. 생명보험에 가입해라. 나는 언제든 죽을 수 있고 버스를 받으면 템이 없으니 60렙부터 80렙까지의 스페어템은 항시 보관함에 있어야 한다(60까지는 버스타면 금방 찍음)
6. 각종 비약들을 함부로 쓰지마라. 특히 극확, 공속, 행적 비약은 추후 릴리트에 도전 할 때 빛과 소금이 된다. 
7. 탈출의 두루마리를 무조건 모아라. 그리고 아끼지 마라.
8. 공략을 맹신하지마라. 공략자의 대부분은 소코유저이며 하드코어에선 안맞는 빌드이거나 템을 모으기 힘들어 공략을 그대로 이행하기 힘든경우가 많기에 참고는 하되 끊임없이 고민하라
9. 무리하지 마라. 한발 먼저 가려는 행위는 한발 먼저 가게 해준다
10. 죽지마라

이상으로 글을 마치며 여러분의 앞으로의 여정에 득템과 무운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