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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26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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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니 조상 이야기저는 광산 김씨 39세손입니다. 물론 가짜 족보일 수 있겠죠. 그리고 광산 김씨에 관한 옛 기록을 보면 신라의 왕자로 경주 김씨의 분파입니다. 하지만 기록마다 아버지 왕이 다르고 신뢰성 높은 자료는 없습니다.
그런데 제 어머니는 여흥 민씨입니다. 저는 1대만 올라가도 절반만 광산 김씨가 되죠. 2대를 올라가면 한 명의 광산 김씨와 어떤 성씨인지 모를 3명이 나옵니다. 정말 광산 김씨라고 하더라도 확인 가능한 광산 김씨 조상의 유전자는 3대에 1/8이 되고 점차 급격하게 줄어들죠. 그래서 10대만 올라가도 1/1000만 광산 김씨라는 걸 증명할 수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추론하면 지극히 당연한 결론에 이릅니다. 나의 조상은 광산 김씨보다 인구가 많았던 성씨를 가진 조상이 더 많다는 거죠. 제 조상 중에 광산 김씨보다 경주 김씨나 전주 이씨나 밀양 박씨가 더 많다는 겁니다. 다시 말하지만 제 집안 족보는 엉터리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조상을 쭈욱 올라가면 과연 평민이나 노비만 있을까요? 천만의 말씀이죠. 그리고 설령 특정 시대에 노비만 나오더라도 그 이전 시대에는 몰락한 귀족일 수 있습니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라 형편 없는 집안에서 출세해서 귀족이 되었을 수 있습니다. 가장 극단적인 예는 명나라를 세운 주원장일 겁니다. 똥꼬 찢어지는 최하층의 집안에서 태어나서 최강국의 황제가 되었으니까요. 어쨌든 족보가 맞든지 틀리던지 나의 조상 중에는 광산 김씨가 없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다른 성씨들은 엄청나게 많고요. 그렇게 거슬러 올라가보면 나의 조상의 가장 많은 비율은 평민일 것이고 그보다 적은 수의 노비와 그보다 적은 수의 귀족의 유전자들이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든 것이죠. 그리고 이건 이 글을 보는 분들도 (귀화한 분이 아니라면) 모두 마찬가지겠고요. 심지어 중국인과 일본인 조상도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 외에 별의 별 외국 사람들이 많을 겁니다. 시대를 더 쭈욱 거슬러 올라가면 아시아에는 우리 조상들이 살지 않았거나 살았더라도 아라비아 반도 근처에 살았겠고요. 이런 원리로 거리에서 스쳐 지나가는 낯선 사람들도 조상을 거꾸로 올라갈 수록 우리 자신과 공통되는 조상이 많아 집니다. 4대 5대 정도에서 조상이 겹치는 일이 있으면 먼 친척이겠지만 먼 친척으로 인식하지 않는 사람들도 더 올라가면 거의 대부분의 조상을 공유한 모두 같은 조상의 후손들이 됩니다. 물론 같은 가족끼리도 죽이는 세상에 이런 게 무슨 소용이냐 하실 수 있지만, 그래도 조상님들의 숨결을 잠깐 느껴보고 싶어서 적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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