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에게 걸려온 전화를 본 M군이 당황했다. 하지만 그는 자연스럽게 전화를 받았고 스피커폰으로 대화를 하기 시작했다.

내가 E군과 대화를 하는듯한 디코 소리가 들렸고, 대화를 하며 이상한 느낌이 들고, 내가 전해준 사과문에서 M군과 E군이 뭔가 말한거 같은 내용이 있다는 소리였다.

나는 마물런 디코에 참여하고 있고, 마물런 디코에서 수없이 많은 알림이 뜬다 그걸 나와 통하면 듣고 오해를 했다는 사실에 나는 알수없는 소름이 돋았다. 그리고 그 사과문엔 그런 내용은 일절없다. M군은 통화를 하면서 나에게 눈짓으로 지금 이게 무슨 내용인지 말해줄수 있냐는 눈빛을 보내왔다. 나는 부의 질문이 나도 모른다는 제스쳐를 보냈다. M군에게 자기는 다알고있고 나한테 뭔가 말했다면 빨리 먼저 말하면 다 이해해준다고 말하는 부의 말에 또다시 소름이 돋았다. 자연스러운 거짓말과 함께 나의 뒷조사가 시작된 통화를 눈앞에서 보고있는 나는 믿을수 없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별 소득이 없자 부는 통화를 끊었다. 나는 솔직히 이때까지만 해도 E군이 스토커고 망상에 빠질만한 상황이 우연히 만들어져 이사건이 시작되었고, 나는 아직 그 상황을 발견하지 못한것이다라고 세뇌아닌 세뇌를 하고있었다.
왜냐하면 평소 부의 언행이 내가 보고있는 이 현실이 너무나도 달랐기에 나는 이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심지어 나는 부에게 차인 E군이 나에게 거짓 정보를 흘린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들었지만 상황을 거듭하고 거듭할수록 내가 이해하고 있는 상황이 현실이라는 것을 믿기 시작했다. 그리고 치킨을 시키고 소주를 편의점에서 사와서 M군, E군과 같이 현재 상황을 정리해보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만약 부가 우리가 본대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면 보통 목적이 있을텐데 목적이 불명확한것이 가장큰 난제였다.
말로 풀어보자면 부대에 10살 가까이 어린친구에게 꼬리를 치고 가지고 놀다 적당한 구실 삼아 내쫒는다는게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 되지않았다. 그러다가 충격적인 이야기를 E군이 알려주었다. 부에게 과거에 여러사람이 짝사랑하다 부대를 쫒겨나게된 이야기였다. 지금의 E군의 상황과 유사했다. 그러다가 나도 문뜩 과거에 한사람이 기억나기 시작했다.

기억난 한사람은 나와 코드가 맞고 이상한 커마를 즐기는 유저였다. 같이 다른 지방에 정모를 갈때 부와 나를 차에 태워주고 정모를 갔었다. 인게임에서도 둘의 관계를 보고있으면, 부는 H군을 친동생 처럼 부려먹었다. 이게 과장이 아니라 뭔일이 있으면 찾고 이거해라 저러해라 하는둥 뭔가 친동생 인가 싶을 정도로 친한 사람이라서 당연하게 시켜먹는다는 느낌을 인게임이든 현실에서든 느끼게 하였었고, 무언가 둘이 관계가 정상적으로 보이진 않았다. 그러다 듣게 된게 같은 회사의 다른 부서에 근무하고 회사 후배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런 관계가 된거 같아 납득이 되는부분이었는데, 어느날 그사람이 사라졌고, 그사람이 부와 민속촌에 같이 가고싶어하는 말을 언급했던걸로 기억했다. 

나는 갑자기 알수없는 퍼즐이 왠지 여기에 딱 맞아들어갈거 같은 기분에 그 퍼즐 조각을 줏어들어서 끼워맞춰 보았다. 이사람도 혹시 E군과 비슷한것을 당해서 사라진게 아닐까? 하는 근거없지만 내 감이 그게 사실일거라는 강한 열망을 주체할수 없었다.

그래서 그사람에게 연락해 보았다 단도직입적으로 묻기엔 너무 오랫만에 대화인지라 시덥지않은 농담을 하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렇게 대화가 무르익고, 나는 조심스래 부대에서 나가게 된 연유를 물어보았다. 정확한 이유를 말하지 않았지만 정황상 그는 짝사랑을 했던거 같고 그게 문제가 되어 나갔는지 아닌지 싶게 애매하게 답변을 하였다.

퍼즐이 맞는지 안맞는지 알수는 없지만 내 의심에 부합하는 상황인것 같았다. 그럼 도대체 왜 이렇게 사람들을 가지고 노는지 알수가 없었다. 그리고 명확한 동기도 보이지 않는다. 나는 담배를 피웠다면 영화에서 답답한 마음을 가라 앉히기 위해 담배를 피는 배우처럼 담배불에 불을 붙이고 싶었다. 아직도 나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있다.

그리고 다시금 E군과 M군에게 물었다. 몰래 카메라라면 이제 충분하니까 제발 그만하라고, E군은 자기도 몰래 카메라 였으면 좋겠다고 답하고, M군은 그냥 ㅋㅋㅋ웃기만 하였다.

하 아무것도 모르겠다. 파판에 개근상이 있다면 3년 내내 개근상을 탔을만큼 매일 접속하던 애정어린 게임이 파판이었다. 그러나 이젠 아니다. 파판에 접속하고 싶지 않다. 그렇게 파판을 접속하진 않았지만 나에게 향한 부의 의심을 확인한 나였기에 일단 평소처럼 행동하려고 했고 디코에 시덥잖은 농담을 억지로 쓰고 종종 음성 채팅방에 마이크는 안키고 참여하였다. 그래 내가 착각했고, 이 모든건 E군의 스토킹에 의해서 일어난 일일 거야! 하고 나를 다독였다.

그렇게 사태가 일닥락 됬다는 착각과 함께 시간이 지나 부와 대화를 하게 되었고, 그 내용인즉 자기는 사람들을 면밀히 파악하고 이사람이 어떤사람인지 판단해서 부대에 안좋은 영향을 끼치는 미꾸라지 라면 다른 부대원을 위해 추방하는게 힘들다는 것이었다. 무슨 게임을 그렇게 일처럼 하냐고 좀 쉬엄쉬엄하고 그만 신경쓰라고 말해주었다. 근데 자긴 그런사람이라 그게 안된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의미없는 대화가 반복된 후 나는 마지못해 말했다. 그럼 다른 사람과 같이하던가 도와달라고 하라고 하였다. 부가 갑자기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이 그래!! 너가 말한거야 ㅎㅎ 다른사람이 말하면 너가 말해서 그렇게 한거라고 할게 ㅎㅎ 이러는 것이다. 그리고선 공지에 운영진을 모집하고 내가 하라고 했다는 둥 불만있으면 나에게 하라는 글을 썼다.

이 대화이후 갑자기 불현듯 3명이 모였던 그날의 술자리에서 대화가 떠올랐다.